최순실·안종범 정호성의 대포폰..범행 숨기려다 발목잡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된 이들이 모두 대포폰을 사용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을 숨기기 위해' 대포폰을 썼던 이들은 도리어 대포폰에 발목이 붙잡혔다.
7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따르면,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모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포폰을 사용해 왔다.
대포폰은 통상 범죄자들이 증거를 은닉하거나 증거인멸을 시도할 때 주로 사용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사기관의 추적을 막겠다는 의도다.
이번 사건의 핵심 관계자 세사람이 대포폰을 사용했던 것은, 이들이 '수상한 일'에 얽혀 있었다는 방증이다. 결국 이들의 대포폰은 검찰에 확보돼 범죄 혐의를 증명할 증거가 됐다.
이들이 대포폰을 사용한 목적은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안 전 수석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회유하는데 대포폰을 사용했다고 한다. 정 전 사무총장은 앞서 언론을 통해 "안 전 수석이 대포폰으로 내 아내에게 수사 무마를 부탁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온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안 전 수석은 대포폰으로 증거인멸을 하려 했던 점이 고려돼 구속됐다.
정 전 비서관과 최씨는 서로 통화를 할 때 대포폰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비서관이 사용한 휴대폰 안에는 최씨와의 통화를 녹음한 파일이 담겨 있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의 지시사항을 놓치지 않기 위해 통화 내용을 녹음했고, 이들의 통화는 박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정 전 비서관이 최씨나 안 전 수석과 달리 검찰 소환 전 체포된 게 통화내역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이들의 대포폰을 확보했거나 통화내역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이 사용한 대포폰에서 발견된 녹음파일은 최씨가 사용했던 태블릿 PC와 함께 이번 사건에서 핵심 증거가 될 전망이다.
검찰은 우선 녹음파일을 통해 △청와대 자료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최씨에게 전달됐는지 △이 자료 전달을 요구한 사람은 애초에 누구인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 대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된다면, 대통령의 개입 여부와 개입 정도 등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녹음파일에 대한 분석 작업 중"이라며 "통화 내역을 분석해 본 결과,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모금과 관련해 최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재단 관련 비리는 안 전 수석과 최씨의 일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검찰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이모 상모와 박모 전무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전경련의 두 임원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업들이 수백억원의 출연금을 내게 된 경위와 과정 등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 대가성 거래는 없었는지 등도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박근혜(최순실, 측근) 비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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