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이 보내온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 틀자
당시 법률자문위원장이던 김 전 실장 “이름 못들었다 할 수 없겠다”
당시 법률자문위원장이던 김 전 실장 “이름 못들었다 할 수 없겠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증거가 나오자 “착각했다”며 거듭 말을 바꿨다.
7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김 전 실장은 의원들의 집요한 질의와 추궁에도 최씨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을 유지한 채 모르쇠로 일관했다.
김 전 실장은 조응천 당시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작성한 정윤회 문건에 대해서도 “정윤회 이름만 등장하고 최순실 이름은 등장하지 않아서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정윤회 문건’ 첫째 장에는 최씨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박 의원은 “문건 첫 문장에 등장하는 것이 최순실”이라며 추궁하자, 김 전 실장은 그제야 “착각을 했다”면서 “이름은 안다”고 발언을 정정했다. 김 전 실장은 “그 문서는 2014년 1월에 보고 여태까지 못봤기 때문에, 착오로 잘못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이후 박 의원은 네티즌이 보내온 2007년 한나라당 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을 틀었다. 당시 법률자문위원장이었던 김 전 실장도 참석한 이 청문회에서 최씨의 실명이 거론되는 장면이 나왔다.
박 의원이 “그런데도 최순실을 모른다는 것인가? 앞뒤가 안 맞는다”며 추궁하자, 김 전 실장은 이제는 “죄송하다. 저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라며 “이제 보니까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못 들었다고는 말할 수 없겠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김 전 실장은 “하지만 최씨와 접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실장은 최씨의 남편인 정윤회씨와의 접촉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실장은 2004년에 국회의원이었고, 정씨는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다. 그때 의원회관에 정씨를 만나러 갔다. 정씨가 국회를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추궁했지만 김 전 실장은 “몰랐다. 접촉한 일이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허승 고한솔 기자 raiso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