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확인한 석조여래좌상의 머리로 추정
경북 경주 남산 약수곡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에서 분리된 것으로 보이는 불상의 머리.(문화재청 제공)© 뉴스1
불상의 머리(불두)가 경북 경주 남산 약수곡에서 발견됐다.
이 불두는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에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경북 경주시 내남면 남산 약수곡(석조여래좌상절터) 제4지를 발굴조사하던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이같은 불두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불두는 큰 바위 서쪽, 즉 하대석 서쪽 옆의 땅속에 묻힌 상태였다. 머리는 땅속을 향하고 얼굴은 서쪽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였으며, 안면 오른쪽 일부와 오른쪽 귀 일부에서는 금박이 관찰됐다.
불두의 크기는 높이 50cm, 너비 35cm, 둘레 110cm, 목둘레 83cm, 귀길이 29cm, 귀와 귀 사이 35cm이다.
미간 사이의 백호를 장식했던 둥근 수정은 떨어진 채 불두 인근에서 같이 발견됐다. 이 수정은 통일신라시대 석조불상의 원형을 고증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학술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불두 주변에서는 소형 청동탑, 소형 탄생불상 등도 함께 출토됐다.
이번 발굴조사는 경주 남산 약수곡 경역에 방치된 석불좌상을 보수 정비하기 위한 전 단계로, 석조여래좌상의 원위치를 확인하고 주변을 정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
석조여래좌상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경주 남산의 불적'에 소개돼 있는데, 본래 있던 위치(미확인)에서 옮겨진 상태로 반듯하게 놓여 있었고, 그 옆 불상의 중대석과 상대석이 불안정한 상태로 노출돼 있었다. 불상의 하대석도 원위치에서 움직여, 동남쪽 위에 있는 큰 바위 아래에 바로 놓여 있다.
석조여래좌상은 통일신라 후기 작품으로, 경주 석굴암 본존불상과 같이 항마촉지인 도상을 하고 있다. 통일신라 석불좌상의 대좌(불상을 놓는 대)는 상당수가 팔각형으로 조성된 것에 비해, 이 불상의 대좌는 방형(사각형)으로 조각된 것이 특징이다.
이런 방형대좌는 최근 경주 이거사지 출토품으로 알려진 청와대 안 녹지원 석불좌상과도 동일한 형식이다.
이번 조사구역에서는 시기를 달리하는 두 개의 건물터 층이 위아래로 겹쳐진 채 확인되기도 했다. 위층에서는 고려 시대 기와가 출토됐으며, 북쪽에 자리한 마애대불과 같은 시기의 것이다.
석불좌상과 동시대 층인 아래층에서는 통일신라시대 평기와가 주로 출토되고 있으며, 여러 점의 연화보상화문수막새와 암막새도 함께 확인됐다. 아울러 주변에서는 통일신라 시대 건물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공석 등도 함께 발굴됐다.
이번에 발견한 불두에 대해서는 통일신라 석조불상·마애불상의 개금(불상에 금칠을 다시 함)과 채색 여부에 대한 학술적인 논의를 포함해 추가 조사가 있을 예정이다. 경주시는 이번에 찾은 불두와 석불좌상을 복원하고, 주변도 정비하기로 했다.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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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남산 일원에 머리부분이 떨어진 채 방치된 석불여래좌상 모습. 경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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