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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X' 대검 감찰부에 '한명숙 누명사건' 추가진술서 제출

道雨 2020. 12. 14. 15:12

'제보자X' 대검 감찰부에 '한명숙 누명사건' 추가진술서 제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누명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X'가, 대검찰청 감찰부에 진술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아주경제는 13일 제보자X가 대검찰청 감찰부에 보낸 진술서를 단독 입수했다. 이 진술서는 지난 9일 제출된 것으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누명 사건과 관련한 것이다.

제보자X는 진술서에서 "신빙성 문제를 제기하는 자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한명숙 전 총리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한모씨는 이미 이 사실을 오래전부터 (검찰에 의해 강요된 진술을 하려 했다는 점을) 폭로하려고 하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한씨가 폭로에 나서기까지 과정도 상세히 적혀있다.

제보자X는, 한씨가 한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자신(한씨)이 그 작업(한만호씨 진술 탄핵을 위한 진술 연습)에 직접 가담했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한씨'는 한 전 총리 뇌물 사건 핵심 증인이던 한만호씨와 가장 가깝게 지냈던 인물로, 올 초 뉴스타파가 보도한 관련 기사에서 '죄수H'로 등장한다. 당시 뉴스타파는 '한 전 총리 뇌물(누명)사건은 검찰에 의해 조작됐으며, 한만호씨가 그 사실을 법정에서 뒤집자, 이를 다시 뒤집고자 죄수 2명을 동원해 거짓증언을 시켰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죄수H는 검찰 측 증인이었던 김모씨와 최모씨를 포함해 자신까지 3명을 검찰이 불러, 한만호씨 법정 증언을 탄핵하기 위한 진술 연습을 시켰다. 최초에 협조를 거부하자, 아들과 조카를 별건으로 수사하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

이후 죄수H 주장은 검찰 측 강한 반발로 묻히는 듯했지만, 또 다른 죄수인 김모씨가 같은 내용으로 진정서를 낸 것이 확인되면서, 전면 재수사가 시작됐다. 

제보자X는 2014년 2월쯤 경기도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 수감 당시 "한씨를 변호인 접견장에서 만나 '한 전 총리 뇌물조작 사건은 검찰이 조작한 걸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한씨는 검찰에서 지속해서 출정 요청이 있었지만, 거부하자 징벌방으로 옮겨졌고, 징벌방에서 한 차례 만난 한씨가 당시 상황을 얘기해줬다"고 덧붙였다.

제보자X는 2014년 11월쯤 갑자기 서울구치소에서 서울 남부구치소로 옮겨졌다. 이감 뒤엔 한동안 한씨와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자, 제보자X는 한씨에게 "이제 한 전 총리 사건을 밝혀도 될 것 같다"는 편지를 보냈고, 2017년 6월 12일 한씨 답장이 오면서 위증 배경이 폭로됐다. 한씨가 보낸 답장에는 사건 당사자들 이름과 내용도 적혀있었다.

제보자X는 이후 뉴스타파에 "한 전 총리 뇌물 사건은 조작됐다. 이 사건을 세상에 밝혀야 한다"며, 한씨와 편지로 의사소통한 내용을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7일엔 "한 전 총리 사건은 검찰 증거조작으로 날조된 것"이라는 취지로 진정서를 접수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같은 날 대검 감찰부에 해당 민원을 보냈지만,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권감독관실로 이첩됐다. 하지만 당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이송 지시에 반발하고, 진정서 원본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기지 않았음에도, 사본을 바탕으로 인권감독관실에 배당되는 등, 감찰 무마 시도가 나와 논란이 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6월 18일, 대검 감찰부가 중요 참고인을 직접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한편, 수사 과정 위법 등 비위 여부와 결과를 보고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김태현 taehyun13@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