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진 측에 로비자금 4억 3천만 원 줬다"...윤우진 스폰서 폭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변호사 소개 의혹'의 당사자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스폰서 역할을 강요당했다고 뉴스타파에 폭로한 사업가 Y씨가 “2016~2018년 사이 윤우진 전 서장 측에 4억 3000만 원이 넘는 돈을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전달했다”고 추가로 주장했다. 윤 전 서장의 최측근인 사업가 최모 씨 등을 도와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정관계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것이다.
최 씨는 2012년 윤우진 전 서장이 경찰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했을 당시, 윤 전 서장과 함께 동남아 등을 떠돌며 도피 생활을 같이 했던 인물이다. 윤 전 서장이 공직자 등과 뇌물성 골프를 칠 때는 이름을 빌려주기도 했었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11월 사업가 Y씨가 검찰에서 작성한 검찰 진술조서와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다.
*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스폰서 노릇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한 사업가 Y 씨.
“윤우진, 5억 빌려주고 연 36% 이자와 고문료 뜯어갔다”
윤우진 전 서장의 스폰서 노릇을 했다고 주장한 사업가 Y씨는 “인천 영종도에서 대규모 낚시터를 운영하는 사업가 최모 씨를 통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을 처음 만났다”고 말했다.
최 씨는 윤우진 전 서장이 뇌물비리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2012년, 윤 전 서장과 함께 해외 도피생활을 했던 윤 전 서장의 최측근 인사로, 현재 인천 영종도에서 국유지를 빌려 대형 낚시터를 운영하고 있다. Y 씨는 이렇게 말했다.
최OO 씨가 시간이 날 때마다 저에게 무용담처럼 말했습니다. ‘윤우진 전 서장이 뇌물 관련 비리로 해외로 도피했을 때, 자신도 캄보디아 국경을 넘나들면서 도피생활을 같이 했었다’라고요. '어려운 해외 도피 생활을 도왔기 때문에, 자기와 윤 전 서장은 형제보다 더 가깝다'고요. 그래서 5억이든 10억이든 돈이면 돈, 세무 관련 일이면 세무 관련 일, 법에 관련된 일이면 법에 관련된 일, 이런 일들을 형제보다 더 가깝게 잘 도와준다고 했습니다. ‘윤 전 서장이 힘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설명했죠.
- - 사업가 Y씨 / 윤우진 스폰서
Y씨는 윤우진 전 서장을 소개받기 전에도, 최 씨가 운영하는 낚시터에서 윤 전 서장이 공무원들과 자주 회식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실제 윤 전 서장이 경찰들을 모아 회식하는 자리에 동석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Y 씨는 윤 전 서장의 최측근인 최 씨와 함께 사업을 하면서, 최 씨가 윤우진 전 서장에게서 빌려온 회사운영자금 5억 원에 대한 이자를 회사 대표인 자신이 지급했고, 이 일을 계기로 윤우진 전 서장과 본격적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Y 씨는 5억 원에 대한 이자를 매달 1500만 원 씩 윤 전 서장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연리로 계산하면 36%에 달하는 고리대금이다. Y씨는 또 월 1500만 원의 이자와는 별도로, 매달 윤 전 서장에게 고문료까지 지급했다고 증언했다.
윤우진 씨를 소개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최OO 씨가 ‘윤우진 전 서장이 세무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니 윤우진 씨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고문계약을 좀 해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매달 100만 원을 고문료로 주는 계약을 했는데, 이후 금액이 더 늘어나 매월 200만 원을 고문료 명목으로 주게 되었습니다.
- - 사업가 Y씨 / 윤우진 스폰서
*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최측근인 최모 씨. 최 씨는 현재 인천 영종도에서 대형낚시터를 운영하고 있다.
“윤우진, 로비자금 받아간 최OO 씨의 대관업무 뒷배”
Y씨가 지난해 11월 12일 검찰에 들어가 작성한 진술조서를 보면, Y씨가 윤우진의 최측근인 최 씨와 진행한 사업은 여러 개다. 빌라 건설, 호텔 부지 개발 등 대부분 부동산 관련 사업이다. 투자금은 주로 부동산 개발 전문가인 Y씨가 내고, 최 씨는 대관업무, 즉 인허가 관련 일을 맡는 대신 수익의 일부분을 받아가는 식이었다. Y씨는 최 씨의 대관업무의 뒷배에 윤우진 전 서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윤 전 서장의 뒷배를 믿고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최OO 씨와 윤우진 씨는 형동생 하는 사이였습니다. 그리고 윤우진 씨는 엄청난 인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동생이 윤대진 검사님이고, 더 높은 사람과도 친분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윤우진 씨에게 불려 다니며 높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요. 자연스레 ‘윤우진은 힘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 - 사업가 Y씨 / 윤우진 스폰서
Y씨는 “최모 씨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윤우진 전 서장 측에 로비자금으로만 4억 3000만 원이 넘는 돈을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Y씨의 이런 주장은, 지난해 11월 Y씨가 검찰에 윤우진 전 서장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낸 뒤, 검찰에 들어가 작성한 진술조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진술조사 내용 중 일부.
검사: 진술인(Y씨)은 피진정인 최OO, 김OO, 윤우진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하였나요?
Y씨: 예, 그렇습니다.
검사: 우선 최OO이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한다는 말을 했다는 것인가요?
Y씨: 예, 그렇습니다. 2016년 9월 추석, 2017년 설 및 추석, 2018년 설에 최OO이 ‘인사를 해야 하니 떡값 좀 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검사: 진술인은 실제 최OO에게 대관비용을 주었나요?
Y씨: 예, 그렇습니다. 제가 4억 3000만 원을 최OO에게 주었는데, 자기앞수표 1억 원, 현금 3억 3000만 원입니다.
- - Y씨 검찰 진술 조서 (2020.11.12)
이렇게 최 씨 등이 수억 원대의 로비자금까지 받아갔지만 사업은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윤우진 전 서장과 최 씨 등은 계속 돈을 뜯어갔다는 게 Y 씨의 주장이다. Y 씨는 이렇게 말했다.
윤우진 측은 사업이 안 되어 수익이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잘 됐을 때 받기로 한 수익금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심지어 윤우진 전 서장이 최OO 씨에게 빌려준 개인 채무까지 나에게 강제로 떠넘겼고, 윤 전 서장이 개인적으로 땅을 매매하면서 발생한 양도소득세까지 요구해 강제로 돈을 뜯어 갔습니다.
- - 사업가 Y씨 / 윤우진 스폰서
하지만 Y씨는 이 과정에서 윤우진 씨의 검찰과 경찰 뒷배가 두려워 별다른 항의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윤우진 전 서장 측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저는 더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부당한 요구를 들어줘서라도 윤우진과 최OO 씨를 사업에서 배제하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망가져 더 큰 금액의 피해를 제가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저와 관련된 사건보다 더 큰 뇌물사건도 무마했던 사람인데, 내가 법으로 문제를 삼는다 해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마음을 먹을 수도 없었습니다.
- - 사업가 Y씨 / 윤우진 스폰서
* 지난해 12월 31일 뉴스타파 취재진과 만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윤우진, “Y씨와 최OO 씨 사이의 문제는 나와는 무관”
Y씨는 윤우진 전 서장이 매달 이자와 고문료 등을 받아가면서 이런 말도 했다고 증언했다.
제가 매달 1500만 원의 이자를 주기 위해 윤우진 전 서장의 세무사 사무실에 방문했는데, 그럴 때마다 윤 전 서장은 저에게 ‘고맙다. 당신이 날 많이 도와주고 있다. 그런데 내가 이 돈을 나만 쓰는 건 아니다. 더 좋은 사람들과 나눠서 같이 쓴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윤 전 서장의 사무실에 가면 금고 옆에 항상 돈봉투 같은 게 준비돼 있었습니다. 윤우진 씨가 말한 ‘더 좋은 사람들’은 전현직 검사, 국회의원을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 - 사업가 Y씨 / 윤우진 스폰서
취재진은 "윤우진 전 서장, 윤 전 서장의 측근인 사업가 최 씨에게 정관계 로비자금 4억 3000만 원을 전달했다"는 Y씨 주장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윤 전 서장과 최 씨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최 씨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윤 전 서장은 “Y씨와 최OO 씨 사이에 벌어진 일은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뉴스타파 한상진 greenfish@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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