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무역적자 103억달러…역대 최대
산업부, ‘6월 수출입 동향’
2008년 이후 14년만에 석달 연속 적자
대외 의존도 높은 한국무역 우려되는 상황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 적자 핵심 요인
수출증가율 두자릿수 유지는 그나마 긍정적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이 6월에도 이어지면서, 석달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03억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내놓은 상반기 수출입 통계를 보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한 3503억달러, 수입은 26.2% 늘어난 3606억달러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0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의 상반기 역대 최대 적자 기록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의 91억6천만달러였다. 상·하반기를 통틀어 반기 기준으로는 1996년 하반기의 125억5천만달러 적자가 최대 기록이다.
6월 한달만 보면, 수출은 5.4% 늘어난 577억3천만달러, 수입은 19.4% 늘어난 602억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24억7천만달러 적자로, 4월부터 석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석달 연속 무역수지 적자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6~9월) 이후 14년 만이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대외 변수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무역이 상반기 전체적으로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정리된다“며 “에너지, 곡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상반기) 무역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라면, 상반기 전체로 수출 증가율 두자릿수가 유지된 점이다. 무역의 구조적인 문제를 노출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낳는 대목이다.
수출은 올해 들어 모든 월이 해당 월의 역대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3월과 5월은 각각 월간 기준 1위, 2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3412억달러) 기록을 뛰어넘으며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품목별로는 조선을 제외한 주요 14대 품목이 증가했다. 반도체, 철강, 석유제품, 바이오, 2차전지는 역대 상반기 1위의 실적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독립국가연합(CIS)을 제외한 주요 8대 지역에서 모두 증가했다.
상반기 수입은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출보다 많은 3606억달러에 이르렀다. 원유, 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10억달러가량 늘어난 879억달러로 집계돼, 무역적자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반기 수출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수출 주력 업종 150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수출 전망 설문조사를 벌여 이날 내놓은 결과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에 견줘 평균 0.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으로도 무역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달 내놓은 수출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9.2% 증가한 7039억달러, 수입은 16.8% 증가한 7185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무역수지는 147억달러 적자다. 연간 무역수지 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133억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조상현 원장은 “물가, 환율, 금리가 요동치고, 외생 변수에 너무 큰 영향을 받는 한 해여서, 하반기 전망이 어렵고 뾰족한 대응 수단도 없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공급망 불안정 심화 등 무역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7월중 ‘민관합동 수출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금융·물류·마케팅 지원과 규제개혁을 통해 민관협력형 수출의 확대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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