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후쿠시마 핵 오염수 '정부 괴담' 10가지에 답하다

道雨 2023. 8. 25. 16:10

후쿠시마 핵 오염수 '정부 괴담' 10가지에 답하다

 

 

 

 

반핵의사회 인의협 10문10답 '과학적' 반박

"투기 시작했지만 반대 운동 멈추지 말아야"

 

“후쿠시마 핵 오염수 괴담의 진짜 진원지는 정부다.”

 

일본정부의 핵오염수 투기를 반대하는 국민들과 시민사회에 대해 ‘괴담’을 유포하지 말라는 정부야말로 괴담을 퍼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핵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해도 그 바다와 거기에서 나는 해산물이 안전하다는 괴담이다.

 

반핵의사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에 대해 정부가 유포하는 괴담들을 10가지에 대한 문답으로 정리했다.

<한국정부 괴담 10문 10답>은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투기는 그 원인도 그 결과도 인류가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어서 그 불확실성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평가되지도 밝혀지지도 않은 상황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

 

<10문 10답>은 정부발 뉴스의 대표적인 괴담으로 '바나나 커피 괴담'을 들고 있는데, “커피 한 잔과 바나나 한 개에도 다량의 방사능이 들어 있다는 식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 몸의 필수 구성 전해질과 인공 방사능 삼중수소를 단순 비교하고 심지어 바나나와 커피를 위험하게 보이게 하는 괴담뉴스까지 만들다니, 참 이상한 정부다”면서 “정상적인 정부라면 '방사능이 안전하다'는, 정부가 해서는 안 되는 엉터리 광고에 이례적으로 한 달에 세금 10억 원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이틀째인 25일 광주 동구 남광주시장 수산물거리가 한산하다. 2023.8.25 연합뉴스

 

 

1.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정부의 핵 오염수방류가 안전하다는 보고서를 믿을 수 있을까?

답=국제원자력기구는 과학 단체가 아니라 핵산업 진흥기구로서, 이 기구가 말하는 ‘안전성’은 믿을 수 없다. 처음부터 ‘핵산업의 촉진과 확산’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구여서, 과학보다는 국제 핵산업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기구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방사선의 위험성을 사실보다 축소해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스스로 원칙으로 세운 방사선 보호 원칙을 어겼다. 한국정부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국제원자력기구가 그 안전성을 보증했으므로 핵 오염수 바다 방류는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이 기구의 최종보고서를 비롯한 그간 발표한 보고서들은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과학적 평가를 거치지도 않았다.

 

2. 그렇다면 핵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의 주장은 믿을 수 있을까?

답=과학적인 결정이 아니며, 안전하다고 믿을 근거가 없다. 지금까지 수많은 과학자들과 의사 단체들이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해 반대의견을 발표했다. 태평양도서국포럼이 평가를 위임한 전문가 패널들은 독립적 과학적 평가 끝에 만장일치로 내린 결론은 “오염수 탱크 1000여 개 중 약 4분의 1만 시료가 채취되었고, 대부분 64개의 방사성 핵종 중 9개 이하만 측정되었으며, 이 시료 분석 결과는 도쿄전력이 예측한 핵종 비율과 수천 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방사성 물질의 해류와 해양 생물에 의한 이동이 고려되지 않았고, 해양 생태계의 먹이사슬 및 퇴적물에 의한 축적과 농축 또한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미국 100여 개 해양연구소로 이뤄진 전미해양연구소협회나 국제반핵의사회와 같은 권위 있는 단체들의 견해도 그와 다르지 않다.

 

3. 최근 후쿠시마에서 식품 기준치의 180배나 되는 ‘세슘우럭’이 잡혔다. 그런데 일부 핵공학자는 이 세슘우럭을 먹어도 안전하다고 말하는데 사실인가?

답=안전하지 않다.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특히 내부피폭과 외부피폭을 똑같이 보는 입장은 위험하다. 엑스레이와 같은 외부피폭도 위험하지만, 방사선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을 경우 발생하는 내부피폭이 더 위험하다는 보고가 많다.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이후 피해자들은 90%가 음식물에 의한 내부 피폭이었다.

 

4. 일부 핵공학자들은 방사능이 안전기준치 이하면 안전하다고 말하는데 믿을 수 있는 말인가?

답=아니다. 방사능은 안전치가 없고 가능한 피해야 한다. 현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많은 핵 공학자들 그리고 불행하게도 일부 의사들까지도 방사능이 일정 수치 이하면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현대 과학에서는 근거가 없다고 부정된 지 오래다. 또한 안전치 이하라고 해서 위험이 제로가 아니라, 위험은 방사능 노출량에 직선적으로 비례하며 안전치(역치)가 없다.

 

5.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한국 근해 바닷물의 세슘 농도는 변화가 없었으니 안전하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답=사람은 바닷물이 아니라 해양 생물을 먹는다. 이 해양생물에서는 축적과 농축이 발생해 방사능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우선 정부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바다의 세슘 방사능 수치가 변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방사성 물질은 해저 퇴적물에서 더 높은 농도를 보인다. 그러나 일본정부(또한 한국정부)는 해양 표층에서의 방사선 농도만 이야기한다. 또 해양생태계의 변화와 생물에서의 축적과 농측을 진지하게 조사하지도 고려하지도 않았다.

더 큰 문제는 핵 오염수에 의한 해양생태계의 파괴가 최소한 30년 혹은 그 이상 동안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심화되고 있는 기후위기는 해양생태계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벌어지는, 수십 년에 걸친 해양생태계의 파괴와 변화를 지금 과학 수준으로 예측하기 힘들다. 당장 2011년 이후 후쿠시마 바다에서 어패류 수가 감소한 것은 큰 변화를 시사한다.

 

6. 삼중수소는 인체에 해가 없다고 하고, 오히려 한국·중국 원전이 삼중수소를 더 많이 배출한다고 하던데?

답=후쿠시마에서는 삼중수소만 배출하는 것이 아니며 삼중수소도 안전하지 않다.

한·중 원전에서 배출하는 삼중수소 때문에 원전 주변 주민들도 고통받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와 정부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이나 일본정부를 무리하게 옹호하다보니, 심지어 과학과 상식에 어긋난 괴담을 만들어 뿌리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이라는 정부발 카드뉴스에는 그야말로 괴담들이 들어 있는데,대표적인 것이 '바나나 커피 괴담'이다. 이 카드뉴스는 커피 한 잔에 4900베크렐, 바나나 하나에 6000베크렐의 방사능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은 커피에는 삼중수소가 아니라 포타슘 40에 해당하는 10베크렐, 바나나에는 15베크렐이 들어 있다. 게다가 사람 몸속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포타슘이 들어 있어서, 바나나 한 개나 커피 한 잔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 우리 몸의 필수 구성 전해질인 포타슘과 원전으로 만들어지는 인공 방사능 삼중수소를 단순 비교하고, 심지어 바나나와 커피를 위험하게 보이게 하는 괴담뉴스까지 만들다니, 참 이상한 정부다. 정상적인 정부라면 '방사능이 안전하다'는, 정부가 해서는 안 되는 엉터리 광고에 이례적으로 한 달에 세금 10억 원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7. 한국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야당들만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나?

답=태평양도서국포럼, 국제 반핵의사회 등 많은 전문가들이 반대하고 있고 일본 시민들도 반대하고 있다. 태평양도서국포럼 전문가 패널이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를 멈추고, 고체화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른 대안을 모색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국제반핵의사회 또한 과학적 검토가 부재함을 지적하며, 오염수 방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전국어업인연합회와 후쿠시마현 어업인연합회는 각각 6월과 7월에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밝혔다. 어민들은 겨우 되살아나고 있는 일본 어업을 다시 죽이는 일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8. 윤석열 정부는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인정하는 것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과 관계없다고 하는데.

답=일본정부는 오염수를 방류해도 후쿠시마 바다가 안전하다고 주장했고 한국정부는 이에 동의했다. 한국정부가 안전하다고 인정해버린 후쿠시마 바다의 수산물을 수입 금지할 근거가 사라지는 것이다. 일본정부의 핵 오염수 방류를 안전하다고 인정하면 수입금지 근거가 없어진다. 한국의 일본산 식품 수입금지조치는 이미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한국과 일본 정부가 국제분쟁으로 다투었던 문제다. 한국정부가 2심에서 이겨 한국의 후쿠시마와 인근 8개 현에서의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는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일본정부의 핵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인정하면, 이것은 일본정부의 주장 즉 “후쿠시마 바다는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며, 오염수 방출로 안전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주장을 긍정하는 것이 돼버린다. 핵 오염수 방류는 안전하다면서 그 오염수를 버린 물은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이 상식적으로 납득되는 주장인가?

 

9.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 변화할 수 있을까?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를 중단시킬 수 있을까?

답=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제한을 시킨 역사적 경험도 있다.

일본 정부가 원래 6월 말 방류에서 7월 중 방류로 입장을 바꾸었고, 다시 8월로 늦어진 것도 시민들의 항의와 반대가 크게 작용했다. 현재의 반대운동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 방류 반대에서 더 이상의 방류를 막기 위한 운동으로 지속되어야 하고, 나아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

 

10. 일본정부는 왜 저런 주장을 하나? 국제원자력기구와 한국정부는 왜 일본정부를 옹호하는 것인가?

답=오염수 투기는 핵발전의 위험을 폭로한 후쿠시마 사고를 마치 없었던 일처럼 만드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핵 산업으로 이익을 보는 자들에게는, 오염수를 바다에 버림으로써 마치 후쿠시마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마치 후쿠시마 사고 원전이 정상 가동하는 원전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는, 후쿠시마 사고 원전이 최소한 회복과정에 들어섰거나 사고가 수습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다. 윤석열 정부도 핵 산업 부흥에 열심히라는 점에서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와 이해를 같이 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에 공조하는 데는 더 중요한 의도가 있을 수 있다. 바로 핵 공조다. 일본 지배층의 일부를 이루는 일본 군국주의 우파들은 일본의 핵무장을 꿈꾸고 있다. 핵 재처리 시설의 가동을 위해서는 핵 발전소에 대한 부정적 생각의 원인인 후쿠시마 사고를 사람들 머릿속에서 지우고 마치 없던 일처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명재 에디터promes6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