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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인태사령부 누리집 지도 '일본해' 버젓이 표기

道雨 2023. 9. 21. 12:09

미군 인태사령부 누리집 지도 '일본해' 버젓이 표기

 

윤 정부 '미온적'…'일본해' 기정사실화 우려 커

미군, 동해-일본해 사이 오가다 '일본해'로 고정

이재명 "미 국방부는 더 늦기 전에 바로잡으라"

중국‧러시아 해군도 연합훈련장소를 '일본해'로

 

 

* 미국 인도태평사령부(USINDOPACOM)의 공식 누리집의 '관할 지역'(Area of Responsibility)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돼 있다. 2023 09. 21. 시민언론 민들레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USINDOPACOM)가 공식 누리집에 동해를 여전히 '일본해'라고 버젓이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미 인태사령부의 공식 누리집을 보면, '관할 지역'(Area of Responsibility)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돼 있다. 인태사령부는 미 국방부 통합사령부 산하 6개 지역 전투사령부의 하나이며, 관할지역인 인도태평양 내 미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통합 지휘한다.

 

인태사령부는 지난 2월 22일 한‧미‧일 3국 해상전력이 독도 인근 동해 공해상에서 연합 미사일 방어 훈련을 실시한 뒤 발표한 보도자료에, 훈련장소를 '동해'(East Sea)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때마침 그날이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 우기는 '다케시마의 날'이어서 윤석열 정부는 국민들의 거센 여론의 반발을 샀다.

 

그동안 인태사령부는 작년 9월 독도 인근 동해에서 한‧미‧일 3국 해상전력의 연합훈련이 시작한 이후, 훈련 장소 표기와 관련해 '동해'와 '일본해' 사이에서 왔다갔다 했다.

 

* 한미일 훈련 장소를 '일본해'로 표기한 미 인태사 누리집.  인도태평양사령부 누리집 갈무리]. 연합뉴스

 

 

미군, 동해-일본해 오가다 '일본해'로 고정

 

지난해 9월 26일 한미 해군의 연합작전 때는 '동해'로 표기했다가, 일본의 항의를 받고 '한반도 동쪽 수역' '한국 주변 수역'으로 바꿨다. 나흘 후인 9월 30일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CSG)의 참여 속에 진행된 3국 대잠수함전 훈련의 장소는 '한반도 동쪽 수역'과 '한국과 일본 인근 해역'으로 표기했다.

그리곤 10월 6일 3국 해상전력의 연합 미사일 방어훈련 장소는 처음엔 '일본해'로 표기했다가 '한국과 일본 사이 수역'으로 고치기도 했다.

 

'동해'에서 시작해 일본의 항의로 △ '한반도 동쪽 수역' △ '한국 주변 수역' △'한국과 일본 인근 해역' △ '한국과 일본 사이 수역' 등의 표기를 사용하다가, 결국은 '일본해'로 되돌아 온 것이다.

 

뒤늦게 윤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미 인태사령부에 '일본해' 표기 수정을 요구했지만, 7개월 지나서도 달라진 것이 없다. 인태사 누리집에는 지금도 '일본해' 보도자료가 그대로 있다.

 

문제는 미 국방부가 '동해' 관련 표기를 아예 '일본해'로 통일한 게 아니냐는 점이다. jtbc의 보도(8월 15일)에 따르면, 관련 질의에 미 국방부는 "'일본해'가 공식 표기가 맞다"며 "'일본해'라고 쓰는 건 미 국방부뿐 아니라 미국 정부 기관들의 정책"이라고 답했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인태사 관할 지역 지도 내 '일본해' 표기가 이 보도를 뒷받침해준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8일 미국 매릴랜드주의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을 좌우에 둔 채 3국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8.18. 로이터 연합뉴스 

 

 

윤 정부 '미온적'…'일본해' 기정사실화 우려 커

 

이에 대해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시민언론 민들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훈련할 때마다 (미국 측에) 지속적으로 우리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동해라고 표현 안 하고 중간수역이라고 표현한 적도 있지만, 어떻게 표현하든 그때그때 동해라고 계속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야 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거듭 말하며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도 우리 필요성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정부는 공해상 훈련 과정에 장소 표기와 관련해서 미국 측에 '동해'와 '일본해'의 병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21일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8‧18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와 관련해 "이번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에게 '동해는 동해다, 일본해가 아니다'라고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했어야 마땅하다"며 "동해냐 일본해냐, 명백한 주권 침해에도 항의조차 못 하는 윤 대통령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인근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윤석열정부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9.2

 

 

이재명 "더 늦기 전에 동해로 바로잡기 촉구해"

 

이 대표는 "미 국방부에도 분명히 전한다. 동해는 동해이고, 일본해가 아닙니다. 더 늦지 않게 동해로 바로잡기를 거듭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동해-일본해 공동 표기, 최소한의 우리나라의 요구를 외면한 것이며,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어정쩡하게 넘겨서는 안 된다"며 "미국은 동해가 동해이며,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역사적 현실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만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마찬가지라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국은 지난 7월 16일부터 시작된 러시아와의 연합해군훈련의 장소를 처음으로 '동해'로 옮겼다. 작년부터 동해상에서 진행하는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훈련 돌입 하루 전인 15일 중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일본해 중부 지역에서 진행될 중국 인민해방군 북부전구의 '북부·연합-2023' 훈련에 참가하고자 해·공군 전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동해 중부 해상에서 연합훈련을 진행 중인 중국과 러시아 함대  2023 07. 21 [글로벌 타임스 홈피 캡처]

 

 

중국‧러시아 해군도 연합훈련장소 "일본해"로

 

또한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도 "7월 18일 일본해의 특정 해상에서 보도한다"면서 "오늘 정오 무렵 '북부·연합-2023' 훈련에 참가한 중국 해군전력이 예정된 해상에 도착해 러시아 해군전력과 성공적으로 만났다"고 전했다. 그리고 7월 23일 연합훈련을 종료하면서도 "일본해의 특정 해상에서 보도한다"고 보도했다.

중국군에서도 공식 보도자료에서 동해 대신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의 8월 27일 자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러시아 태평양함대사령부 공보국도 러시아 해군 전함들이 3주 넘게 일본해와 오호츠크해, 베링해, 태평양에서 중국과 합동 순찰을 한 후 복귀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미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주요 국가의 군 당국이 모두 훈련장소를 표기할 때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제라도 윤 정부가 관련국들에 적극적 항의와 수정 노력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일본해 표기'는 기정사실화할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그 안에는 우리의 고유 영토인데도 일본이 자기 땅이라 우기는 독도가 포함돼 있어, 독도 영유권 분쟁에서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이유 에디터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