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자료, 기사 사진

성일종 "이토 히로부미, 인재키운 선례" 친일 망언 파문

道雨 2024. 3. 7. 16:10

성일종 "이토 히로부미, 인재키운 선례" 친일 망언 파문

 

 

 

"취지다르게 언급 송구" 뒤늦게 사과, 한동훈도 "부적절 발언 주의"
열등의식 발언도 논란 "이토 히로부미가 인재냐" "친일 공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조선 강토와 외교권을 강탈해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당한 이토 히로부미를, 인재를 키운 선례라고 미화해 파문이다.

야당은 '친일 망언이 쏟아진다', '친일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부적절한 발언에 주의해달라고 밝혔다.

성 의원은 취재와 다르게 비유가 적절치 못했다고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런 언급조차 금기시하는 건 열등의식”이라고 한 발언도 논란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오마이TV의 음성 녹취를 들어보면, 성일종 의원은 지난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해, 일본이 미국의 페리 제독에 굴복당한 이후, '하기' 지역에 있던 청년 5명이 주 정부의 재정국장을 찾아 장학금을 요구했다가, 대신 금고에 있던 금괴를 갖고 유학을 떠난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토 히로부미를 미화했다.

 

성 의원은 이들이 공부하고 돌아와 일본을 개화시키고 한반도에 끔찍한 사태를 부른 사람이 이토 히로부미로, 안중군 의사에 의해서 죽는다고 소개했다. 성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한테 불행한 역사이기도 했지만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었던 그런 선례를 볼 수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을 가장 먼저 보도한 곳은 연합뉴스다. 연합뉴스는 지난 5일 <성일종 의원, 인재육성 예로 이토 히로부미 언급…적절성 논란> 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성 의원의 입장을 실었다.

성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에 대한 비판을 두고 “여전히 (일본에 대한) 그런 언급조차 금기시하는 것은 그 자체가 열등의식”이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 축사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인재의 선례라고 미화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방관식 영상 갈무리

 

 

이후 비판이 쏟아졌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5일 “이토 히로부미가 잘 키운 인재라니,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제정신인가”라며 “강제동원 3자 변제, 위안부 합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에 이어, 이제는 이토 히로부미와 일본의 인재 육성을 찬양하는 지경에 이른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라고 비판했다.

 

조한기 더불어민주당 충남 서산태안 예비후보도 6일 “일본 극우주의자의 역사 인식을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대변하다니, 그야말로 아연실색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성일종 의원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냐”고 반문했다. 조 의원은 “민족을 짓밟고 침략한 원흉을 비판하는 국민이 '열등의식'에 찬 국민이라는 인식은, 식민지 조선인을 '조센징, 2등 국민'이라 경멸하던 일제의 시각과 똑같다”며 “국회의원의 친일 인식에 분명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자신과 공개토론 하자면서 “이토 히로부미는 인재입니까”라고 되물었다.

 

김도현 진보당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성 의원이 변명이랍시고 일본에 대한 언급조차 금기시 하는 것 자체가 열등의식이라며 반발한 것이 더 기가 막히다”라며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런자가 국민의힘에 단수공천되었다는 사실이다. 성일종 단수공천은 명백한 친일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5일 주요당직자 및 공천확정자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총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더 주의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며 “특히, 후보나 예비후보들은 우리 당의 얼굴이니, 잘못된 비유나 예시를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자. 낮은 자세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성일종 의원은 결국 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짤막한 사과를 했다. 성 의원은 “장학사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취지와 다르게 비유가 적절치 못했던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한 줄 사과문을 올렸다.

 

성일종 의원은 7일 낮 12시 현재 △마지못해 한 사과인지 △연합뉴스 통화에서 '열등의식'이라고 한 발언에는 사과하지 않는 것인지 △친일공천 아니냐는 비판에 어떤 견해인지 묻는 미디어오늘의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고, 전화연결도 되지 않았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