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당의 쿠데타 유전자

국힘당의 쿠데타 유전자

 

 

 

헌정을 중단시키는 방법은 두가지다. 혁명과 쿠데타.

 

혁명(革命)은 가죽(革)을 벗겨내듯 안과 밖을 완전히 뒤바꾸는 것으로, 기존 사회 질서를 전복하여 지배세력을 교체하는 것이다. 주로 민중의 봉기에 의해 체제 변혁에 성공하는 경우를 뜻한다. 프랑스혁명이나 러시아혁명, 우리나라의 4·19혁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쿠데타(coup d’État)는 국가(État)에 대한 타격(coup)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인데, 주로 군대를 동원하여 무력으로 정권을 빼앗는 일을 말한다. 지배 계급 내부의 권력 이동이어서 군사정변(政變)으로 번역한다.

 

혁명과 쿠데타 둘 다 헌법의 범위를 벗어난 일탈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다수 민중의 체제 변혁 의지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혁명과 달리, 소수 엘리트의 정권 탈취인 쿠데타는 역사적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더구나 친위쿠데타(self-coup)는 이미 권력을 쥐고 있는 세력이 더욱 강한 독재 권력을 얻으려고 벌이는 정변이므로, 역사적 정당성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지배세력 내부에서도 저항을 받는 경우도 있다.

여전히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는 윤석열이 지난 3일 저지른 비상계엄 선포는 의회 권력을 탈취하려 군대를 동원한 전형적인 친위쿠데타다.

 

100년도 안 되는 대한민국의 짧은 역사는 쿠데타와 친위쿠데타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4·19혁명으로 세워진 제2공화국은 1년도 안 돼 박정희의 5·16 군사정변(제3공화국)으로 무너졌고, 10월유신이라는 친위쿠데타로 영구집권을 꿈꾸던 박정희의 제4공화국은 김재규의 총탄에 막을 내렸지만,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제5공화국)으로 이어졌다.

쿠데타로 헌정을 중단시키고 새로운 헌법을 써 내려간 ‘성공한 쿠데타’의 역사가, 1987년 6월항쟁(제6공화국) 이전의 대한민국 역사였다.

 

 

지난 7일 대통령 윤석열 탄핵안을 부결시킨 국민의힘이 내놓은 변명은 “헌정 중단의 비극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명백한 위헌적 헌정 중단 행위인 친위쿠데타를 옹호하면서, 대한민국 헌법 제65조에 명시된 탄핵소추 조항에 따라 진행되는 헌법적 절차를 ‘헌정 중단’이라고 우기는 것은, 단순한 기만을 넘어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다.

이러니 ‘내란의힘’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 아닌가.

박정희의 공화당, 전두환의 민정당이라는 쿠데타 세력의 후예답다.

 

 

 

이재성 논설위원 s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