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인당 GDP 2022년부터 일본 추월
일본 내각부 발표, OECD 순위 첫 한일역전
올해 대만에도 뒤진 일본, 격차 갈수록 커져
2023년 말 예측치보다 8년 이상 앞당긴 것
한국 산정기준 개정, 엔 약세, 저출산 고령화 탓
근본원인은 디지털 낙오로 노동생산성 하락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한국이 2022년부터 일본을 추월했다고 일본 내각부가 23일 발표했다. 일본 내각부는 국민 1인당 명목 GDP를 달러로 환산할 경우 일본은 2023년에 전년 대비 0.8% 줄어든 3만 3849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8개국 중 22위라고 밝혔다. 일본의 이 순위는 전년도와 같지만, 3만 5563달러인 한국이 일본을 앞질러 21위가 된 것이다.
일본 내각부는 한국이 올해에 GDP 산출기준을 개정해 과거의 금액도 재산정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GDP는 2022년도부터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드러났다. OECD 가맹국 1인당 GDP 순위에서 일본이 한국에 뒤진 것은 비교 가능한 자료가 있는 1980년 이후 처음이다.
2023년 12월에 발표된 예측치에서는 한국이 1인당 GDP에서 일본을 앞서는 것이 2031년, 대만이 일본을 앞서는 것은 2033년으로 돼 있었으나, 이를 훨씬 앞당겨 한일 역전, 일본대만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 2021년 시점에서는 일본의 1인당 GDP가 4만 158달러로, 한국보다는 7%, 대만보다는 22% 더 많았으나, 2022년에 한국이 일본을 추월했다. 이 추세는 계속돼 2035년까지 일본의 재역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윤석열 친위 쿠데타 돌발 이후 계속되고 있는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야기할 수 있는 한국경제에 대한 마이너스 효과가 변수가 될지도 모른다.
일본의 1인당 GDP 순위는 2000년에 세계 2위였으나 이후 계속 떨어져 2022년에는 이탈리아에도 뒤져 14년만에 주요 7개국(G7) 중 최하위국이 됐다.
엔 약세, 노동생산성 하락, 저출산 고령화가 원인
1인당 GDP의 한일 역전은 일본 내각부의 설명대로 한국의 GDP 산출기준 변경 때문만은 아니다. 더 근본적인 요인은 따로 있으며, 그것이 바뀌지 않는 한 역전된 한일간의 격차는 앞으로 점점 더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은 이런 한일 역전과 일본 1인당 GDP 후퇴의 주요 원인을 일본 엔의 환율 상승, 즉 엔 시세 하락(엔 약세)으로 꼽았다. 내각부의 1인당 GDP 시산은 1달러=140.5엔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2024년 1~11월의 엔 시세 평균은 1달러=151.3엔으로 엔 시세는 더 떨어졌다. 따라서 달러 환산 일본 GDP는 앞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일본경제연구센터의 시산에 따르면, 일본의 1인당 명목 GDP는 올해 대만에도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근본원인은 낮은 노동생산성, 뒤진 디지털화
일본의 1인당 GDP 및 총GDP의 하락은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본생산성본부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56.8달러로, OECD 회원국 중 29위로 하위그룹에 속한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본질적인 문제는 일본의 노동생산성이 한국과 대만에 크게 뒤지고 있는 겻”이라고 지적하고, 일본이 디지털 전환(DX), 리스킬링(reskilling, 노동자 재교육)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엔 시세 하락과 노동생산성 저하에 따른 일본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외에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 등 인구 변화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본의 명목GDP 총액은 2023년에 4조 2137억 달러로, 세계 총 GDP의 4%. 이는 미국(25.9%), 중국(16.8%), 독일(4.3%)에 이은 4위다. 독일은 2023년에 명목GDP 4조 5257억 달러로, 처음으로 일본을 앞섰다. 일본의 명목GDP는 2025년에 인도에도 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승동 에디터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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