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전설, 설화

인재 기용의 양대 원칙

道雨 2010. 9. 9. 17:58

 

 

 

           인재 기용의 양대 원칙
 
 
기원전 570년 진(晉)나라의 고위 관직에 있던 기해는 자신의 나이를 고려해서 도공에게 은퇴를 요청했다. 도공이 후임을 추천하라고 하자 기해는 놀랍게도 자신과 원수지간인 해호를 추천했다. 그런데 임명을 앞두고 해호가 갑자기 병으로 세상을 떠버렸다.
도공은 기해에게 다시 후임을 추천하라고 했다. 기해는 이번에도 예상을 깨고 자신의 아들인 기오를 추천했다.
 
<좌전>에는 이 일을 두고 기해가 적합한 인재를 추천했다면서 “원수라고 모함하지 않고 추천했으며, 이것저것 비교하지 않고 자식을 세웠으니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았다 할 것이다”라고 논평했다.
 
사마천도 “기해는 당파를 짓지 않고 공평했다. 외부에서 인재를 선발함에 원수라 해서 피하지 않았고, 내부에서 인재를 선발함에 자기 아들이라 해서 피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여기서 중국 용인사의 유명한 인재 기용 양대 원칙인 ‘외거불피구(外擧不避仇), 내거불피친(內擧不避親)’이 나왔다.

 

 

인척이 되었건 원수가 되었건 그 사람이 진정 그 자리에 맞는 인재라면 회피할 이유도 기피할 이유도 없다. 공평무사함에 칭찬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기해는 인재를 아끼고 지키는데 온 힘을 다 쏟은 인물이다. 그랬기에 자신의 아들을 추천하고도 세간으로부터 칭찬을 들을 수 있었다.

 

문제는 공직자의 처신에 늘 사사로움이 개입하는 것이다. 이 사사로움이 가져다주는 폐해는 고위직일수록 더 크다.

기해의 사례는 공직자에게 합리적 이성과 충동적 감성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순과 갈등을 조절할 수 있는 투철한 책임감에 바탕을 둔 균형감각을 요구하는데, 이 균형감각은 인재를 기용하는 모든 문제에 적용되어야 할 필수요건이기도 하다.

 

 

<김영수 중국 전문 저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