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유방암 발생증가율 OECD 국가 중 1위
유방암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전세계 여성암 발병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8년에만 전세계에서 138만 명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했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유방암 공포는 북미나 유럽 등 빨리 성숙하고 기름진 식습관을 지닌 서구 지역의 전유물인 줄 알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 여성 유방암의 발병률이 심상치 않다.
◆ 국내 유방암 얼마나 늘었나
전남 광주에 사는 강모씨(47세)는 정부에서 실시하는 무료 검진을 통해 유방암 의심 소견을 발견했다. 급히 병원을 찾아 확진 받은 결과, 유방암 0기에 해당하는 상피내암이었다. 아무런 이상 증상도 없었던 상황이고, 가족력도 없었다.
얼마 전에는 이웃 여성이 유방암으로 사망했고, 같은 친목 모임에서도 유방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가 있다. 일찍 발견해 완치됐지만 조기검진이 아니었다면 '큰일'을 당할 뻔 했다.
강씨의 경우처럼 국내에서도 주변에서 유방암 환자를 만나는 게 흔해지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가 최근 발표한 유방암 발병률 추이를 보면 지난 1996년 3801명에서 2008년에는 1만3859명으로 13년만에 3.65배가 됐다. 발생률 역시 인구 10만명당 57.3명으로 크게 상승했다.
매년 평균 7%씩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지만, 최근 2년 간 나타난 유방암 발병률은 더욱 심각하다. 2006년에 연간 유방암 환자 수가 1만명(1만1275명)을 돌파한 이후 2008년에는 1만3859명이 발생해 최근 2년 사이에만 23% 이상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앙암등록사업부에 따르면, 일생 동안 우리나라 여성 25명 중 1명에서 유방암이 발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생 증가율을 보면 조만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거침없이 성장하는 국내 유방암 발병률은 이미 유방암 대란을 겪었던 북미나 유럽 등 상위 유방암 발생국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이 국가들에서는 지난 7년간(2002~2008) 유방암 발생 증가율이 감소하거나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기간 발생 증가율 91%로 OECD 국가 중 1위로 조사됐다. 2위인 일본과는 60%나 차이가 있을 정도로 격차가 컸다.
◆ 젊어지는 유방암 환자
은평구에 사는 김모씨(36)는 유방암 환자다. 2개월 전 직장인 건강검진을 통해 이상 소견이 발견됐고,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결혼 한 지 1년이 채 안됐으며, 2세 계획을 세웠던 상황이다. 유방암 환자임을 확인하던 날, 너무 어이가 없어서 침통한 표정의 의사 앞에서 헛웃음이 나왔다고 한다. 현재 항암 치료 중인 그녀는 "아이를 못 갖게 될까 봐, 너무 두렵다"고 불안한 심경을 토로한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유방암 발병률이 19세 이하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30대와 40대 발병 증가율이 심상치 않다. 지난 10년 간 각각 2배씩 늘었다. 유방암은 젊을수록 불리하다. 젊다고 방심하다가 조기발견에 실패할 확률이 높고, 진행이 빨라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연령대인 만큼 가정과 사회생활에서 큰 제약을 받게 된다.
김씨와 같은 30~40대 젊은 여성은 국내 전체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40대 이하 여성의 발병률이 약 56%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유방암 환자의 90~95%가 40대 이상 여성인 것과 대조적이다.
박찬흔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교수)은 "미국의 경우 유방암 환자 평균연령이 61세이지만 우리나라는 49.8세로 11년 이상 젊다"며 "조기발견에 실패할수록, 젊을수록 예후가 나쁘고 삶의 질이 저하되는 만큼 조기검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일찍 발견하는 게 급선무
유방암을 유발하는 환경을 개선하는 것만큼 정기적인 검진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조기검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유방암을 의심할만한 증상이 없는 상황에서 검진을 통해 유방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지난 13년간 5배나 상승했다.
발견 병기도 0기나 1기가 늘고 있다. 0기와 1기를 포함한 조기유방암 환자가 47.2%로 지난 13년 동안 약 2배 가량 상승했다. 유방암은 조기에만 발견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에 달한다. 게다가 일찍 발견하면 유방조직을 보존하는 유방보존술이 가능해 여성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한국유방암학회는 30대 초반에는 매월 자가검진을, 30대 후반에는 자가검진과 2년 마다 임상검진을, 40대 이후부터는 1~2년에 한번씩 임상 진찰과 유방 촬영술을 받도록 권고했다.
박찬흔 이사장은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완치는 물론 유방보존술의 가능성이 높아 생명과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다"며 "이상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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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의 위험인자
* 유방암의 위험인자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젊은 나이에 경구 피임약을 사용하는 것과 호르몬대체요법(HRT)이다.
유방암과 관련된 거의 모든 위험인자들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과잉의 에스트로겐 또는 에스트로겐 우세(프로게스테론과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은 에스트로겐) 현상과 관계가 되어 있다.
30~40대 중반의 나이에 유방암의 위험성이 급격히 증가하여 최고조에 이르고, 초기유방암이 발견되는 시기는 대부분의 경우 폐경되기 전 약 5년 즈음이다. 이 시기가 에스트로겐 우세와 관련된 문제들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그리고 폐경 후에는 유방암의 위험도가 급격히 감소한다.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는 보호작용을 하는 여러 호르몬들의 도움으로 유방암의 위험이 감소하지만, 경구 피임약에 의한 피임이나 임신중절(사산이나 낙태)의 경우에는 오히려 유방암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방사선도 유방암에 영향을 미친다.
더 많은 X-선에 노출될 수록, 더 높은 용량의 방사선에 노출될 수록 유방암의 위험성은 높아진다. 방사선은 유방조직이 아직 발달되지 않은 어린 아이와 사춘기의 소녀들에게 특히 큰 손상을 입히게 된다.
정제된 탄수화물과 정제당, 육류 위주로 구성된 서구식 식단도 유방암(유방암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만성질환에)의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
** 10대 소녀들이 피임약을 복용하면 유방암의 발병률이 증가된다.
13~18세 사이에(넓게 잡으면 21세까지) 피임약을 복용하게 되면 유방암 발생률이 600% 증가한다고 밝혀졌다.
피임약을 시작하는 나이가 어릴수록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진다.
오늘날에는 예전보다 여자 어린이들의 성숙이 더욱 빨라지고, 어린 나이에 더 자유롭고 쉽게 피임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사실들이 오늘날 유방암, 특히 폐경 전 유방암이 날로 증가하는 이유로 생각된다.
폐경 전에 발생하는 유방암은 보통의 유방암보다 더욱 진행속도가 빠르고 맹렬한 것이 특징이다.
- 『유방암의 진실(존 리 지음, 안우성 번역)』에서 부분 발췌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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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자궁 아프다고 꼭 잘라내야 할까
… 한국, 절제수술 OECD 최다
한국이 자궁과 유방을 잘라내는 수술 건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6일 발간한 '2009 환자조사 심층분석'에 따르면 2009년 국내 자궁절제 수술 건수는 인구 10만 명당 430.7건으로 OECD 1위였다. OECD 평균 수술 건수(115.6건)의 3.73배였다. 2위인 룩셈부르크는 263.8건이었다. 자궁절제 수술률이 가장 낮은 국가는 칠레로 26.2건에 그쳤다.
국내 유방절제 수술 건수도 10만 명당 102.6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유일하게 100건을 넘어섰다. 핀란드가 99.5건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멕시코는 13.8건을 기록해 수술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OECD 평균 수술 건수는 58.6건으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었다.
한국의 수술 건수는 많았지만 자궁·유방 신생물(양성 악성 등 새로 생기는 이상 조직)로 퇴원한 건수는 비슷했다. 이는 국내 환자가 특별히 많지 않다는 뜻이다. 결국 한국은 자궁·유방 질환자에 비해 절제술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이 유독 자궁과 유방의 절제 수술이 많은 이유에 대해 의료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의사들이 자궁과 유방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쉽게 들어내는 등 여성 보호에 대한 인식이 낮다"고 지적했다. 수술 비용이 적어 약물보다 수술을 선호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임순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는 "수술 비용이 적은 데다 환자들이 장기간 병의 경과를 지켜보기보다 수술처럼 빠른 치료법을 선호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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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궁·유방절제수술 ‘OECD 1위’
[한겨레] 10만명 당 수술률 각각 430·102건…34개국 평균 115·58건
우리나라의 자궁 및 유방 절제 수술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펴낸 '2009 환자조사 심층분석'에서, 2009년 국내 자궁절제 수술률이 430.7건, 유방절제 수술률은 102.6건으로 OECD 회원국 34개 나라 가운데 가장 높았다고 16일 밝혔다.
수술률은 인구 10만명 당 수술 건수를 뜻한다. OECD 국가의 유방절제 평균 수술률은 58.6건으로, 100건이 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자궁절제 수술률도 한국이 1위(430.7건)로, OECD 평균수술률 115.6건보다 무려 3.7배 높았다.
반면, 유방보존 수술률은 OECD국가 평균 수술률이 112.3건인 데 견줘 한국이 25.1건으로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나라는 독일로 245.1건이었다.
환자수를 볼 수 있는 퇴원율(인구 10만명당 퇴원 환자수)을 보면, OECD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퇴원율이 높을수록 해당질환 환자가 많다는 뜻이다. 한국의 유방신생물로 인한 퇴원율은 192.7명으로 OECD 평균(206.1명)과 비슷했다. 자궁악성신생물로 인한 퇴원율도 70.1건으로 OECD 평균(66.9명)에 가까웠다. 환자 수는 OECD평균과 큰 차이가 없지만, 절제율이 높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의료소비자연대 강태언 사무총장은 "특히 자궁의 경우 기혼 유자녀 여성일 때 보호보다 손쉽게 절제술을 결정하는 경향이 있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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