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떴다, 여의도가 놀랐다
이날 행사는 한미FTA에 찬성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지역구와 이름을 가사로 엮은 '나꼼수 매국 송'으로 시작해 공연의 목적을 알렸다.
특히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인기 팟캐스트 나꼼수 팀이 함께 한 공연에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김선동 의원, 민주당 정동영 의원 등 야5당 의원들도 무대에 올라 시민들과 함께 호흡했다.
정동영 의원은 "한미FTA를 저지하는 것이 정치를 하는 가장 큰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협정의 목적은 한미 간 자유무역의 확대를 넘어서 한국의 법과 관행을 미국식으로 바꾸는 것이기에 방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에콰도르는 2006년 미국과의 FTA를 파기한 바 있다"며 "에콰도르도 하는데 한국이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한미FTA는 미래를 헌납하는 협정이기에 반대한다"며 "백만 시민이 모이면 협정 발효를 막을 수 있다"고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통합연대 심상정 상임대표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멕시코와 콜롬비아 등 국가는 하향곡선을 그리는 반면 이를 반대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은 경제와 정치가 모두 발전했다"고 설파했다.
'나는 꼼수다' 4인방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 시사인 주진우 기자, 시사평론가 김용민 교수는 이날도 신랄한 사회비판과 유머감각 넘치는 입담으로 좌중을 사로 잡았다.
이날 콘서트에는 공지영 작가와 민주당 박영선 의원 등 4인방의 지인이 참석해 이들의 비밀과 치부를 폭로하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공씨는 "얼마 전 양산 콘서트가 끝나고 노무현재단 문재인 이사장 댁을 방문했는데 정 의원으로부터 문자가 왔다"며 "자신이 왜 안 갔냐고 사람들이 묻거든 대권 주자끼리 서로 불편한 자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전하라고 하더라"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정 의원의 저서에 추천서를 써 달라고 부탁하기에 원고를 보내라 했더니 '이제 쓸 것'이라고 말하고는 한 달도 안 돼 원고를 완성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김용민 교수의 성대모사 퍼레이드도 이어졌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 디자이너 고 앙드레김의 감탄사를 휴대폰 진동 버전으로 흉내 내는가 하면, 조현오 경찰청장,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 등의 목소리를 따라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대구·광주 등 전국을 돌며 진행되는 나꼼수 콘서트는 각 지역마다 입장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등 팟 캐스트에서 만큼이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공연을 관람한 시민들은 대부분 한미FTA 등 국가의 현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주부 조성숙(38·여)씨는 "실제 공연 현장에 와보니 인터넷 라디오로 듣는 것보다 더 큰 울림이 있었다"며 "한편으로는 우리가 나꼼수를 듣고 거리에 나와 모이는 것 외에 한미FTA 발효를 저지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학생 이윤주(23·여)씨는 "나꼼수를 들어본 적은 없었지만 사람들이 이에 열광하는 이유가 궁금해 현장을 찾았다"며 "FTA관련 현안 등 그동안 관심갖지 않았던 많은 일들에 대해 알게 된 기쁨으로 차가운 바닥에 앉아있어도 추운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주부 채은주(40·여)씨는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나와 내 가족, 나라를 사랑하는 평범한 시민이기에 한미FTA를 반대하는 것 뿐"이라며 "일각에서 좌파나 시위꾼으로 모는 것에 대해 불쾌한 심정"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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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 할아버지는 쪼는 애들에게 '빅엿'을 안겨..."
여의도공원 가득 메운 5만 인파, 나꼼수 캐럴 합창
[현장] <나는 꼼수다> 한미FTA 반대 공연..."12월10일 100만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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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7시께. 여의도 공원 맞은 편 횡단보도에 서자, 우비를 입은 수십 명의 시민들이 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향해 "나는 꼼수다", "쫄지 마, 쫄지 마"를 외쳤다. 신호가 바뀌고 여의도 공원으로 들어선 시민들은 마치 '레드카펫'처럼 깔려있는 '한미FTA 찬성 국회의원 151명'의 사진과 이름을 밟고 '공연장'인 여의도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이날 공원에서는 151명 의원 명단이 적힌 '걸레'도 함께 팔았다.
오후 7시 30분께. 비가 오면서 기온이 다시 뚝 떨어졌지만 여의도 공원은 5만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공원뿐만 아니라 공원 양옆 길에도 시민들이 앉거나 섰다. 엄마 품에 안긴 아이부터 머리가 하얗게 센 중년까지. 교복을 입은 학생들부터 퇴근 후 '공연장'을 찾은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나꼼수 캐럴 '쫄면 안 돼'를 합창했다.
"쫄면 안 돼. 쫄면 안 돼. 가카 할아버지는 쪼는 애들에게 빅엿을 안겨주신대."
'FTA 반대 특별 공연'으로 진행된 이날 공연의 슬로건은 '더 이상 지고 싶지 않다'. 정봉주 의원은 자신이 쓴 책 <달려라 정봉주>를 '21세기 성경'이라고 홍보하며 끊임없이 '깔때기'를 들이댔고, 김용민 평론가는 "나 수사권 있어. 물 '수'자에 쏠 '사'. 오늘 수사권 한 번 발동해볼까. 난 가진 게 물밖에 없어"라며 조현오 경찰청장의 성대모사와 패러디를 감쪽같이 해냈다. 추운 날씨에 벌벌 떨면서도 관객들은 웃으면서 공연을 즐겼다.
"12월 10일, 100만 명 모이면 한미FTA 멈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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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에는 유난히 아이와 함께 참석한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9개월 된 아이 은재를 품에 안고 무대 앞쪽에서 공연을 보던 이현창(30), 엄윤정(30)씨 부부도 그들 가운데 하나였다. 윤정씨는 "남편이 은재한테 부끄럽고 싶지 않다고 해서 같이 왔다"고 수줍게 웃었다. 현창씨는 "2008년 촛불 집회, 등록금 집회는 참석한 적이 있는데 FTA 집회는 처음 와봤다"면서 "모든 국민이 한미FTA의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알 필요는 없는데 저희는 가난하다,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송수진(40)씨 역시 남편 그리고 10살 된 아들과 함께 '현장학습'을 나왔다. 인터넷에서 <나는 가수다>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나꼼수>를 듣게 됐다는 송씨는 "집에서 <조선일보>만 봐 정치에 관심이 없어 몰랐던 것들을 <나꼼수>를 들으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송씨는 "한미FTA에 대해서도 '세상에,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인터넷 다 찾아보고, 외교통상부 홈페이지까지 들어가서 찾아봤다"면서 "그러고 나서 남편이랑 '너무 부끄럽다, 당신과 내가 정치에 무관심해서 세상을 이렇게 만든 건 아닐까'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송씨는 기자에게 "정치에 대해 관심 없었던 사람을 이렇게 관심 갖게 해주었다"면서 "기사 쓰면 '김어준 캡짱'이라고 적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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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방의 수다로 이루어진 1부가 끝나고 2부에서는 한미FTA 반대 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최재천·심상정 전 의원, 정동영·김선동·이정희 의원이 차례로 무대 위에 올랐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이명박 대통령은 사인해 버렸고, 총선은 한참 남았고, 일반 시민들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묻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발효 된 다음에 내년 총선·대선을 통해 정권을 바꾼 뒤 폐기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내년 1월 1일 발표되기 전에 폐기하는 것"이라며 "12월 10일, 이곳에서 여러분들 100만 명이 모이면 멈출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재천 전 의원 역시 "투표권 행사하는 것만이 주권은 아니다, 한미FTA 최종결정권은 여러분에게 달려있다"고 호소했다. 정동영 의원은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있는 에콰도르는 전 국민이 똘똘 뭉쳐서 대통령을 쫓아내고 FTA를 폐기했다, 에콰도르가 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시간 가까이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대부분의 관객들은 계속해서 자리를 지켰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한미FTA 안에 국민은 없었다, 국민이 분노하고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어준 총수는 "한미FTA는 생각보다 장기전이 될 것이다, 지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지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10시 30분께. 관객들은 다음과 같이 외치며 12월 10일을 기약했다.
"더 이상 지고 싶지 않다, 이길 때 이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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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한인여성들, 한미FTA 비준무효 '나꼼수' 특별공연에 간이방석 등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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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반대 ‘나꼼수’ 공연
시민 수만명, 정부·여당 비판 ‘비준 무효 5000인 선언’ 발표도
“쫄지 말고 불러보자~, 한-미 에프티에이 찬성 의원 151명!”
30일 저녁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특별공연을 연 서울 여의도공원. 수만명(주최 쪽 추산 5만여명, 경찰 추산 1만6000여명)의 시민이 발 디딜 틈 없이 공원을 가득 메운 채 한-미 에프티에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연은 시민들이 한-미 에프티에이 비준동의안에 찬성한 국회의원의 지역구와 이름을 외워 노래로 부르는 경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캐럴 ‘루돌프 사슴코’를 개사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추진을 비꼰 ‘내곡동 가카집’, ‘울면 안 돼’를 개사한 ‘쫄면 안 돼’ 등을 참가자들이 함께 부르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공연 중간에는 소설가 공지영씨, 정동영·박영선 민주당 의원, 이정희·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 심상정 전 의원 등이 무대에 올라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비롯한 ‘나는 꼼수다’ 출연진과 함께 재미있는 입담을 펼치며 한-미 협정 무효를 외쳤다.
친구 10여명과 함께 공연을 보러 온 김명수(55·자영업)씨는 “사는 게 고달픈데 나꼼수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 해주니 해소가 되는 것 같다”며 “4대강 사업에서부터 한-미 에프티에이까지 정부가 국민들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는데, 시민들이 무섭다는 걸 보여주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임아무개(28·자영업)씨도 “기성 정치에서는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없어 답답해 나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공연이 진행된 두 시간 반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한-미 에프티에이를 추진한 정부와 비준동의안을 날치기 처리한 한나라당을 성토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주최 쪽은 한-미 협정에 대한 시민의 분노를 총선 때까지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비준안을 찬성한 의원의 이름이 새겨진 수건을 팔았으며, 현재의 다짐을 엽서에 적으면 내년 4월 총선 전날 다시 돌려받는 행사도 진행했다.
한편 민주당·민주노동당 등 야5당과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에프티에이 비준 무효 5000인 선언’을 발표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에프티에이 무효 서명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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