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새누리당 전 의원이 ‘기소청탁 의혹’과 관련해 지난 3월23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
피의자 변호인 민병덕 ‘나꼼수’ 출연해 주장
익명의 의원 보좌진 “박희태 4급보좌관도”
지난 16일 공개된 <나는 꼼수다> 53회(봉주 14회)에서 “지난 10·26 보궐선거 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4급 보좌관과 나경원 전 의원의 보좌관 2명이 연루돼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꼼수 53회에는 익명의 국회의원 보좌관과 사건의 피의자인 디도스 공격팀을 변호했던 민병덕 변호사가 게스트로 나왔다.
민 변호사는 방송에서 “선관위를 공격했던 강아무개씨가 공범 공아무개(최구식 전 한나라당 의원 비서관)의 친구이자 강씨의 회사 직원인 차아무개씨에게 들었다”며 “공씨가 차씨에게 나경원 전 의원의 보좌관 얘기를 해서 차씨가 그 구체적인 이름까지 듣고 인터넷까지 찾아봤다더라”고 전했다. 또 “차씨의 컴퓨터에 나경원 전 의원 보좌관들을 검색한 기록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어준 총수는 “검찰 수사 기록을 보면, 구속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보좌관 김아무개씨의 통화내역에 나경원 의원의 보좌관 2인이 등장한다”며 “특검은 왜 이 부분을 수사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민 변호사는 자신이 해임된 정황에 대해서도 말했다. 민 변호사에 따르면 애초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 같다”며 증언을 거부했던 피의자 황아무개씨를 설득해 공판에 나섰는데, 갑자기 황씨가 손을 들고 “그만두라고 하셨는데 변호를 하시네요”라며 해임을 했다는 것이다. 민 변호사는 “아마, 대한민국 변호사 가운데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또 “이 공판에서 윗선 의혹에 대한 질문을 할 예정이었는데 해임을 당해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이번 방송에는 ‘나경원 보좌관 연루설’외에 ‘4급 공무원 연루설’도 제기됐다. 방송에 출연한 익명의 국회의원 보좌진은 “작년 한 검찰 직원과의 술자리에서 박희태 의원실의 4급 보좌관이 연루됐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검찰 직원이 핸드폰에 저장한 파일을 직접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 4급 보좌관은 구속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비서 김아무개씨와는 별개의 인물이다. 김어준 총수는 “이 4급 보좌관은 사건 초기 디도스만으로 (해킹 없이) 선관위 공격이 가능하다고 말한 민간 전문가 이아무개씨를 언론에 소개시켜준 사람”이라며 “사건을 움직인 주범으로, 사건이 터지자 국회의장실에서 다른 곳으로 보직을 바꿨다”고 말했다. 또 김 총수는 “ 이 민간전문가는 2012년 6월2 일 새벽 1시12분, 자신의 트위터에 ‘방송에 출연한 것은 4급 보좌관이 지시해서 인터뷰한 것이고, 선관위 디도스는 나꼼수 주장이 다 맞고, 페이지 디도스는 없는 것이다. 대국민 사과드립니다’ 라고 썼다”고 말했다.
이밖에 나꼼수팀은 “수사기록을 보면 피의자들이 사전에 선관위 홈페이지에 접속한 기록이 있다”며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 사전에 공모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