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관련

박 대통령은 ‘눈물’ 담화…경찰은 유가족 ‘미행’, 유족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

道雨 2014. 5. 20. 12:29

 

 

 

        유족을 범죄인 취급한 명백한 증거

 

 

경찰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미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전부터 그런 낌새가 있었는데 19일 저녁 유가족들에게 발각됐다.

경찰은 이를 사과하면서도 “보호하거나 도우려 한 것이지 사찰이나 미행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족 보호는 정보 형사들이 몰래 할 일도 아니거니와, 사찰이 아니라면 미행이 발각됐을 때 일부러 시비를 걸고 나온 가증스런 짓도 할 이유가 없다.

신분을 밝히지 않고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동향 파악을 위해 미행을 한 것은 명백한 불법사찰이다.

 

이런 짓은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저버린 것이다.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공감과 치유의 손길은커녕 감시와 통제의 칼을 들이대는 것은, 상처를 또다시 짓이기고 정신적 외상 위에 또다른 복합외상을 가하는 야만적인 범죄행위다.

이를 저지르고 지시한 이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유족들에 대한 사찰이 세월호 참사와 그 희생자, 유가족들에 대한 이 정부의 인식을 드러낸 것이 아닌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눈물을 흘리며 참사의 책임을 인정한 바로 그날, 침몰 현장인 진도로 내려가는 유족들을 미행했다. 앞에선 사과하고 위로하면서, 뒤로는 불법사찰을 한 꼴이다. 유족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지 않는 다음에야 이럴 수 없다.

 “유가족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뒤에서 대하는 것이 완전히 다르다”는 유족 대표의 말 그대로다.

 

그런 이중성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대통령의 담화에는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이 간절히 원하는 ‘실종자의 완벽한 구조’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가족대책위가 청와대 면담에서 요청한 ‘철저한 진상규명’의 구체적 방안도 담화문에선 여전히 모호하다. 그러고선 진상규명 이후에야 가능한 제도개선 방안만 급하게 나열하고 있다.

가족들의 고통보다 사태의 미봉과 정권의 안위만 중시한다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앞서 청와대 대변인은 ‘순수 유가족’ 따위의 말로 유가족들을 모욕하기도 했다. 이러고서 어떻게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


[ 2014. 5. 21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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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담화는 50점, 우리 유족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

 

 

 

유족 "미행경찰이 오히려 왜 쳤냐며 시비 걸더라"

 

 

세월호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19일 밤, 유족들을 미행하던 정보과 사복경찰들을 적발했을 때 "또 한 사람이 우리 가족들한테 와가지고 왜 자기한테 아까 지나가면서 쳤냐, 그래서 시비를 자꾸 걸더라"며, 신변보호차 뒤를 따랐다는 경찰 주장의 허구성을 질타했다.

유경근 대변인은 20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 저희가 버스 두 대로 이제 진도로 가던 중에, 저녁 7시경에 고창에 있는 고인돌휴게소에 내려서 우동이나 한 그릇씩 저녁으로 먹으려고 내렸는데, 그 매점 안에 들어갔다가 많이 얼굴을 본 사람이 뒤에 쫓아오는 걸 발견했다. 좀 이상해서 물어보려고 손짓을 했는데 바로 밖으로 나가버리더라. 쫓아가서 신분확인을 요구했는데, 자기는 다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왜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그러냐 그러고서 다 부인을 계속하더라. 그런데 저희가 아는 얼굴이었다. 그래서 계속 요구를 했더니 결국에는 한 15분 만에 본인이 경찰이라는 것을 인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처럼 신원미상의 남성이 시비를 걸기에 "그래서 죄송하다고, 경찰인줄 알고 그랬는데 저희가 잘못 알았다고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를 몇 차례 했다. 그리고 가시게 했는데, 알고 보니 그분도 경찰이었다"며 강한 배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더 나아가 "안 그래도 그 전부터 몇 몇 분들이 이상하다, 같은 차가 자꾸 보인다, 누가 같은 사람이 뒤에서 자기를 보는 것 같다, 이런 얘기가 나왔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민감해서 그렇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제 보니까 뭐 그런 상황이었다"며 상습적으로 불법사찰이 자행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대국민담화에 대해서도 "점수로 따진다 그러면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희 입장에서 한 50점 정도 드리고 싶다"며 낙제점을 준 뒤, 그 이유로 "어제 담화에는 실종자 구조와 관련된 내용은 단 한마디도 언급을 안 하셨다. 더군다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직접 구조를 열심히 진행해야 될 상황에서 해경 해체를 바로 언급을 해버리셨기 때문에, 과연 지금 최선을 다해야 될 해경이 과연 그 임무를 다 할 수가 있겠느냐,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겠느냐, 이런 의문이 강하게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특검특별법, 민관진상조사위원회, 이런 그 큰 틀에서의 제목들, 이런 것들은 다 수용을 해주셨는데 그러나 저희가 요구했던 내용들 중에 보면 어떻게 운영을 할 것인가 하는 그런 방법적인 측면이 굉장히 의미가 크다"며 "이번에는 어떻게 제대로 특검을 진행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냥 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언급에 그친 것이 아닌가"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오후 1시 발표 예정인 유가족 공동성명에 대해서도 "어제 오후까지만 해도 미흡한 내용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고심한 흔적이 분명히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같이 한번 보완해나가보자, 이런 성격의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불법사찰, 미행,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실은 분위기가 많이 반전이 됐다"며 강도높은 비판성명이 나올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단순히 감정이 격앙된 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 유가족들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이런 것이었구나, 그러니까 잠재적인 어떤 범죄자로 취급을 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취급을 한 거라고 저희가 분명히 느꼈다"며, "때문에 이건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하고 뒤에서 우리를 대하는 것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뭐 이런 면에서는 근본적으로 한 번 이후의 방향을 재검토해야 되겠다, 이런 식으로 많이 방향이 바뀌었고, 거기에 따라서 사실 기자회견의 내용도 좀 많이 수정됐다"고 덧붙였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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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눈물’ 담화…경찰은 유가족 ‘미행’

 

 

전남 진도로 내려가던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19일 저녁 7시30분께 전북 고창군 서해안고속도로 고인돌휴게소에서 자신들을 미행하던 경찰 정보관 2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찍은 사진. 단원경찰서 강아무개 정보관 /세월호 사고 가족 대책위 제공

단원서 형사들, 팽목항 가던 가족 대책위 미행하다 ‘덜미’
대책위 “우리가 범죄자냐” 반발…단원서장 유족에게 사과

경찰 정보관들이 세월호 사고 유가족들을 미행하다 덜미가 잡혔다. 한 정보관은 다른 정보관이 유가족들에게 붙잡히자,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일부러 시비까지 걸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간부들은 이날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차려진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에게 머리 숙여 공식 사과했다.

 

 

세월호 사고 실종자·희생자·구조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19일 “오늘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전남 진도로 가던 도중 불법 미행을 하고 있는 경찰관들을 발견하고, 이들로부터 미행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진도로 내려가던 세월호 유가족 30여명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저녁을 먹기 위해 전북 고창군 고인돌휴게소에 들렀다. 이들은 진도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려고 오후 4시30분께 안산을 출발해 진도로 내려가던 길이었다.

 

이들이 휴게소에 들어서자 양복을 입은 한 남성이 뒤따라 들어왔다. 일부 유가족들은 이 남성이 청와대로 항의 방문을 갔을 때도 봤던 낮익은 얼굴인 것을 떠올렸다. 유가족들이 손짓을 하며 부르자 이 남성은 밖으로 나갔고, 유가족들이 뒤따라 나가 그를 잡아 세웠다. 이 남성은 “경찰이냐”는 유가족들의 질문에 계속 부인을 하다 결국 안산 단원경찰서 정보보안과 소속 강아무개 정보관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던 중 점퍼를 입은 다른 남성이 한 유가족에게 접근해 “왜 내 팔을 치고 가냐”며 시비를 걸었다. 이 남성은 유가족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유가족들의 사과를 받고 마지못해 사라졌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점퍼를 입은 남성도 정보관일지 모른다고 생각해 강 정보관을 추궁했다. 결국 점퍼를 입고 유가족에게 시비를 걸었던 그 남성은 단원경찰서 정보보안과 소속 박아무개 정보관인 것으로 밝혀졌다. 2명의 정보관이 안산에서부터 진도로 가는 유가족들을 따라왔던 것이다.

이에 화가 난 유가족 10여명은 진도로 향하던 발길을 돌려 버스에 정보관 2명을 태우고 안산으로 돌아오며 경찰에 거세게 항의했다.

 

 

현장에 있던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치안 등의 이유로 동행할 필요가 있었으면 미리 밝히든지 아니면 현장에서 들켰을 때 따라온 이유를 밝혔으면 될 일인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유가족들에게 시비를 걸었다”며 “과연 정당한 정보수집이나 치안활동을 위해 따라온 것이라면 그렇게 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단원경찰서 쪽은 “유가족들이 급히 진도로 간다고 해서 따라간 것은 맞지만, 유가족들에게 혹시 무슨 일이 있을까봐 도와주려고 했던 것이다. 신분을 들켰을 때 정보관들이 당황한 나머지 미숙하게 행동한 측면이 있다.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게 되서 유가족들에게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커지자 20일 0시10분께 최동해 경기지방경찰청장과 구장회 안산 단원경찰서장은 정부합동분향소에 있는 유가족들을 찾아와 공식 사과했다.

최 청장은 “유가족을 보호하고 도움을 주려 했던 것이지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사전 동의 없이는 사복경찰의 활동을 하지 않겠다. 당황한 나머지 신분을 숨긴 직원들의 행동은 잘못됐고 엄중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안산/김일우 김기성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