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세월호 참사 인지시점' 의혹 확산
박영선 "진상규명의 핵심", "남재준, 대통령에게 언제 보고했나"
국가정보원이 최초로 세월호 참사를 인지한 시점과 방식을 놓고 정홍원 국무총리와 국정원, 언론보도 내용이 엇갈리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국정원은 그동안 세월호 침몰 인지시점에 대해 언론을 통해 "세월호 사고를 방송뉴스를 보고 알았고 최초 사고 인지 시점은 4월 16일 오전 9시44분" 이라고 주장해왔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그러나 20일 국회에 나와 "제가 듣기로는 (국정원이) 전화로 사고 보고를 받았고, 그 보고는 세월호 선원이 한 것"이라며 "세월호에서 그렇게 얘기한 것으로 아는데, 세월호 매뉴얼에도 그게(국정원 보고가 규정) 돼 있다고 한다"며 상반된 증언을 했다.
그러나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 15일 사고시 가장 먼저 국정원에 보고하게 돼 있는 세월호 매뉴얼에 따라 "김한식 청해진해운 사장 등은 사고 직후인 지난달 16일 오전 9시10분쯤 국정원에 문자메시지로 사고 사실을 보고했다"고 보도했었다.
이렇듯 국정원의 침몰 인지시점이 크게 엇갈리면서 국정원이 진상을 은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급확산되자, 국무총리실은 20일 밤 보도자료릍 통해 "총리는 보좌진이 보고한 언론의 보도 내용과 (주)청해진 해운의 세월호 운항 관리규정을 토대로 답변하였으나, 국정원 측에 확인한 결과 세월호 선원으로부터 연락받은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바로잡는다"며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
한마디로 말해, 정 총리가 국회에서 '엉터리 답변'을 했다는 해명인 셈이다.
하지만 야당은 '국정원 거짓말' 의혹을 제기하며 대대적 공세에 나섰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세월호 선원은 국정원 인천지부에 이 사실을 처음에 알린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이 이 사실을 왜 숨기고 있는지 국정원의 거짓말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국정원이 언제 몇시 몇분에 사고를 처음 알게됐는지는 이번 사고 진상규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청와대와 대통령에 대한 보고시점, 지휘체계와 직결되기 때문"이라며, "그 긴박한 상황에서 남재준 국정원장, 청와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김기춘 비서실장은 무엇을 했으며, 대통령에게 언제 어떻게 보고하고, 어떤 지휘를 건의했길래 단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했는지, 국민적 공분과 직결돼있다. 이번 국정조사에 청와대를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배가 완전히 침몰하고 6시간이 지나 대통령이 중대본을 방문해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은 어찌 됐냐'는 전혀 상황파악이 안된 질문을 하게 만든 청와대 참모진과 국정원의 거짓말에 대한 국민적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김기춘 비서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 교체를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김정현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부를 대표하는 국무총리가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원이 전화를 통해 세월호 사고 보고를 받았다고 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이를 다시 번복하고 국정원도 이를 부인하는 등 소동이 빚어진 것은 아무래도 석연치 않다"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가 얼마인데 정부가 이렇게 말도 못 맞추고 손발이 안 맞는지 정말 의구심이 든다"고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이유는 둘 중에 하나"라며 "정말 이 사건의 진상을 이 정부는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뭔가를 숨기고 있기 때문"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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