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KEB하나은행 통해 편법으로 해외송금"

 

 

 

"최순실, KEB하나은행 통해 편법으로 해외송금"

야당의원들 "최순실 도운 KEB하나은행 간부 초고속 승진 의혹도"

 

최순실씨가 지난해말 딸 정유라 명의의 강원도 땅을 담보로 걸고, KEB하나은행에서 25만유로(3억2천만원)가량을 대출받아, 독일 호텔 등을 매입하는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최씨는 지난해 12월 8일 KEB하나은행 압구정중앙점에서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일대의 10개 필지를 담보로 25만유로(3억2천만원)를 대출받아 독일에서 호텔과 주택 등을 매입했다.

통상 외화대출을 받을 때 담보가 설정되면 계좌로 돈을 송금해야 하나, 최씨는 지급보증서를 발급받고 독일 현지에서 외화를 받는 방식으로 송금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최순실씨가 정유라 명의로 외화대출을 받을 당시 정유라는 한국에 없었는데 어떻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느냐"며 "송금기록을 남기지 않으려고, 기업이 사용하는 지급보증서를 최씨에게 끊어주고 외환은행 독일법인이 돈을 지불하는 등, 편법 정황이 발견되는 등 절차상 하자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최씨 조력자로 의심되는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 이모씨가 올해 1월 한국 지점장으로 발령받고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특혜를 받은 정황이 있다"며 불법을 도운 대가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전해철 의원도 "최씨가 독일에 있으면서 부동산을 매입하려고 그 자금을 대출했다"며 "몇억원대 대출을 받으려면 본인이 가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 역시 "실수요 증빙 없이는 외화대출이 안되는 것으로 안다"며 "외화대출 시 실명확인을 하려면 직접 지점에 가서 신분증을 내고 자필 사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신 의원은 이어 "KEB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이 최씨의 독일현지법인을 지원한 사람인데, 그 사람이 지금 임원급 본부장으로 승진한 것처럼 금융계에도 최씨가 거의 신기(神氣)를 발휘하고 있다"며, 최씨의 민간기업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최씨는 앞서도 자신이 독일을 오갈 때마다 장관급 예우를 해준 대한항공의 프랑크푸르트 부장은 청와대를 통해 대한항공에 압력을 가해 승진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일반적으로는 대출을 받으러 본인이 은행에 가는 게 맞다"며 "은행 내규상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겠다"며 "금융감독원을 통해 외화송금 과정도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금융소비자원은 최 씨 모녀 등에 대해 외환관리법 위반, 조세포탈,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 실명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