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군 의혹(정치, 선거 개입)

국정원 댓글 은폐 보고서, ‘425지논파일 의혹’ 국정원 전 직원 구속

道雨 2018. 2. 5. 10:38




국정원 댓글 은폐 보고서 “민정수석 통해 검찰총장 설득해야”





장호중 공소장으로 본 댓글사건

검찰수사팀 뜨자 대응 TF 꾸려
“청 비서실장·여당 지도부 접촉”
청와대 대응전략까지 제안
“친노도 국정원 활용” 정치공작 기획도

수사대비 말맞추기 주문 내용엔
“트윗 소극 인정·개인활동 진술” 지시





‘이명박 국가정보원’의 대대적인 불법 지원을 받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 이후 국정원의 범죄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내용이 상세하게 공개됐다. <한겨레>는 4일 조응천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의 공소장을 확보했다.
공소장에는 대선개입의 전모를 일찌감치 파악한 ‘박근혜 국정원’이 청와대와 함께 정권 차원의 은폐를 기획하고, 국정원 파견 검사들이 원세훈의 ‘개인로펌’을 자처하며 국정원 직원들에게 ‘기억상실’을 강요한 내용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 “민정수석이 총장 설득해 수사범위 조율”

공소장에는 2013년 4월 검찰의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를 대비해 당시 서천호 국정원 2차장이 남재준 원장에게 보고한 내용이 나온다.
이 보고서에는 “원세훈 전 원장 부임 뒤부터 2012년 12월까지 심리전국이 주요 포털에 종북좌파 비판 및 국정홍보 글 게재 업무를 수행했으며, 안보사업 4개팀(85명)이 1067개 아이디로 1인당 일평균 23건의 글을 작성했다”고 적혀 있다. 이미 범죄 사실을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국정원’은 은폐를 기획했다. 보고서에는 국정원 차원을 넘어 청와대의 대응전략까지 제안하고 있다.
“(국정원이) 청와대 비서실장과 당 대표 등 여당 지도부를 집중적으로 접촉”하고, “검찰총장 태도가 관건이므로 민정수석을 통해 집중 설득해 수사범위 등 개략적으로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당시 수사를 이끌었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지난해 말 <한겨레> 인터뷰에서 “당시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은 물론이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나 여당에서까지 ‘선거법 위반 적용과 구속 어느 쪽도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여러 채널을 통해 압박이 들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등을 동원해 은폐하려던 국정원의 기획이 그대로 실행된 셈이다.

보고서는 또 “친노세력들이 과거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례를 간접 폭로할 것을 검토하는 등 언론·보수단체 활용”을 비롯한 또 다른 불법 정치공작을 기획하기도 했다. ‘국정원이 댓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라거나, ‘노무현 국정원도 증거를 조작했다’는 보수단체의 주장과 보도가 나온 것도 이런 기획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 파견 검사들, 국정원에 ‘집단 기억상실증’ 지침

남 전 원장의 지시로 검찰의 수사에 대비한 ‘간부 티에프’가 꾸려진 것도 이 무렵이었다. 서 전 차장을 팀장으로 고일현 종합분석국장, 문정욱 대정부전복국장, 김진홍 심리전단장과 함께 검찰에서 파견된 장호중 감찰실장, 이제영 법률보좌관실 연구관 등이 참여했다. 
 특히 파견 검사들은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사무실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이종명 전 3차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 등에 대한 수사 대응 보고서도 썼다.
‘(민간) 협조자 활용 관련 부분은 (부하)직원 조사 전 진술 내용을 협의할 필요가 있다’며 수사에 대비해 말맞추기를 주문하는 내용도 등장한다.
실제 이들은 조사를 앞둔 직원들을 미리 교육하며 ‘가령 트위터 횟수, 글 내용 등의 질문은 소극적으로 인정하고, 과한 표현은 개인적 활동이라고 진술하라’고 지시했다.

‘개인적 일탈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조직적 선거개입을 부인하기 위해 ‘정치·선거개입으로 오해될 행동은 절대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받았다고 진술하라’는 지침도 줬다. 수사를 잘 아는 검사들이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관련된 국정원 직원들에게 일종의 ‘집단 기억상실’을 요구한 것이다.

■ ‘원세훈 개인로펌’으로 전락

이런 기조는 2013년 6월14일 원 전 원장 불구속기소 뒤 재판 때도 계속 이어졌다. 2013년 9월 ‘간부 티에프’에서 지시한 대응 기조에 따라 증인신문이 이뤄지도록 직원들을 교육했다.
국정원 직원들과 관련해선 “‘결과적으로 부적절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는 등의 자인 진술은 절대 불가하며, 다른 직원의 게시글에 대해 질문을 할 경우 ‘제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는 정도로 처리한다”고 쓴 보고서(‘국정원 직원 1차 증인신문 대응방안’)가 대표적이다.

이후 국정원은 원 전 원장 공판대응을 위해 그해 10월 이제영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한 ‘실무티에프’를 발족시켰다.
당시 실무티에프 임무는 △사건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 △공판상황 정리·분석 △공판전략 수립 등이었다. 이들은 2013년 10월23일부터 이듬해 7월4일까지 공판을 직접 방청한 뒤 속기록을 작성했다.
또 ‘국정원 직원 이아무개 예상 검찰 주신문사항·변호인 반대신문사항’ 등 공판 관련 자료 총 124건을 변호인단에게 전달하는 등 원세훈 전 원장의 개인로펌처럼 움직였다.

이들은 증인신문 전 국정원 직원들을 교육하고, 법정에서는 그 진술을 사실상 감시한 셈이다. 2013년 9월3일 제2회 공판진행 상황을 담은 보고서에는 “민 전 단장의 증언은 대체로 선방인 가운데, 검찰로서는 사활을 걸었던 민 전 단장으로부터 검찰 진술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까지 담았다.

■ ‘사법방해’ 어떻게 드러났나

국정원 사법방해는 검찰의 국정원 수사과정에서 예기치 못하게 드러난 ‘진실’이었다. 2014년 4월 원 전 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한 국정원 직원은 지난해 민간인 팀장으로 구성된 ‘사이버외곽팀’을 관리하며 불법 선거·정치개입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게 됐고, 이 과정에서 “당시 (국정원 차원의) 대책회의”가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이 단서가 됐다.

검찰은 이 진술을 토대로 구속된 유아무개 전 심리전단 팀장으로부터 사법방해 관한 구체적 진술을 끌어낼 수 있었다. 이날은 지난해 10월20일로 공교롭게도 법원이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날이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유 팀장은 “말단인 자신은 문성근·김여진 합성사진 하나로 구속하면서, 어떻게 더 윗선인 추 전 국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되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하며 눈물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 뒤 드러난 국정원의 사법방해 행태는 130쪽에 달하는 공소장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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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30805.html?_fr=mt2#csidxbec0c5f2325c1fd9235fa6bb8b17d8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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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개입 핵심증거 ‘425지논파일 의혹’ 국정원 전 직원 구속

 




‘425지논·시큐리티 파일’ 작성 의혹 김기동씨
건강상 이유로 검찰 소환 여섯 차례 불응
확인결과 종합비타민제·타이레놀 등 복용
서울중앙지법 “도망 염려 있다”
원세훈 파기환송 이유 뒤집혀 촉각





2012년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밝힐 핵심 증거로 꼽혔던 ‘425지논·시큐리티 파일’을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는 국정원 전 직원 김기동씨가 구속됐다.
대법원은 김씨가 ‘이 파일 작성을 부인한다’는 이유로 2심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파기환송한 바 있어, 향후 김씨를 상대로 한 수사와 재판의 결론이 어떻게 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일 공직선거법·국정원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그동안 검찰 소환을 다섯 차례나 거부했지만, 지난달 29일 김씨의 체포영장이 한 차례 기각되면서 검찰은 그의 소재 파악에 애를 먹었다.



그러던 검찰은 지난 1일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김씨를 체포했다. 김씨는 뇌종양 치료 등을 이유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지만 그가 복용하는 약 등을 확인한 결과 ‘종합비타민’과 ‘타이레놀’ 등이 전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의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기 위해 그가 처방받은 약과 입원 중 잦은 외출 기록, 치료 경과와 관련해 ‘입원치료가 불필요하고, 조사 가능한 건강상태’라는 전문가 소견까지 체포영장에 덧붙였다고 한다.


앞서 김씨는 2014년 3월 원 전 원장의 공판에 출석해 ‘425지논·시큐리티 파일’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이 사건으로 인한 충격으로 기억력이 떨어진다”의 취지의 진술을 했다.
김씨의 증언 당일 국정원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원 전 원장 변호인이 김씨가 고령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억력 감퇴’의 신빙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고 적혀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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