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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상장 첫날 시총 100조원 돌파...99년 IT버블 재연 우려

道雨 2020. 12. 11. 17:45

에어비앤비, 상장 첫날 시총 100조원 돌파..99년 IT버블 재연 우려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기업공개(IPO) 첫날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했다. 성장주 중심의 IPO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에 따른 것이지만, ‘1999년 IT버블’의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에어비앤비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첫날, 주당 146달러(15만9200원)로 거래를 시작해 144.7달러(15만7800원)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인 68달러(7만4100원)에서 112.8%나 뛰어오른 셈이다. 시가총액은 장중 1016억달러(110조7440억원)까지 찍은 뒤 862억달러(93조9580억원)에 마감했다. 이는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약 182억달러)와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약 427억달러)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도 큰 액수다. 상장 첫날 대박이 나면서 브라이언 체스크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의 지분 가치도 114억달러(12조4260억원)까지 치솟았다.

한때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에어비앤비 공모금액이 180억달러(19조620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는 전체 직원의 4분의 1에 가까운 1900명을 정리해고하면서 비용 절감에 나섰고, 거주 지역에서 가까운 곳으로 여행하려는 소비자의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3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한 비결이다.

올해 글로벌 IPO 시장은 크게 확대됐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IPO 건수로는 13.5%, 금액으로는 43% 증가했다. 대형 IPO가 많았다는 뜻이다. 미국 IPO 시장도 6월 이후 빠르게 확대되며 9월 말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건수는 18%, 금액은 25% 증가했다.

앞서 9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미국 배달앱 1위 도어대시도 주당 189.51달러(20만6800원), 공모가(102달러) 대비 85.79% 급등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내년에도 성장주 중심의 기업공개 시장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 김진영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구조적 확장이 지속될 산업군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수익성이 아직 없는 신생기업에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시장의 과열이 우려스러울 정도라고 9일 보도했다. 헤리티지캐피탈의 최고투자책임자인 폴 샤츠는 “이들 기업은 지난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때 시장에서 마지막으로 보였던 ‘극도의 흥분과 탐욕’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뉴욕증시에서 IPO로 조달된 자금은 1400억달러(152조78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1999년 기록(108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상장한 약 200개 기업 중 80%는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이들 주식은 상장 첫날 평균 2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업들은 IPO를 통해 끌어들인 신규 자금이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의 경우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시장 과열이 크게 꺼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며 “성장은 불확실하고 시장이 너무 앞서가고 있는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