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대통령 부부 멘토' 논란 천공 거액 돈줄은 자산 9조 '장금상선'?

道雨 2022. 10. 7. 15:18

'대통령 부부 멘토' 논란 천공 거액 돈줄은 자산 9조 '장금상선'으로 드러나

 

 

대통령 취임식 천공 제자 신경애 등 2명 초청...민주당 "대통령은 무속인과의 관계를 도저히 끊을 수 없는 것이냐"

 

 

 

장금상선 회장, 천공 활동 배경인 정법재단 설립∙기부금도 5억 지원...천공 "선의로 도와준 것"

 

 

                       * '천공스승'으로 불리며 정법을 강의하는 이천공씨 ⓒ정법시대 유튜브 갈무리

 

                          * 대선 경선 당시 발언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멘토로 알려진 '천공스승'(본명 이천공)의 금전적 원천이, 국내 해운 대기업인 장금상선의 창업주 정태순 회장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은 천공이 멘토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6일 '시사저널'에 따르면, 천공이 대규모 강의와 출판∙방송 등의 사업을 이어온 배경에는 정 회장의 지원이 있었던 것이다. 천공과 장금상선 측은 시사저널에 "선의로 도와준 것"이란 공통된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천공은 각종 단체의 도움을 받아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해당 단체 중 정법시대문화재단은 유일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매체가 재단의 회계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설립자가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이었다. 정 회장은 2017년 개인 재산 3억원을 출연해 해당 재단을 세웠다. 이후 장금상선이 법인 명의로 2019년과 지난해에 각각 1억원을 재단에 기부했다.

 

정법시대문화재단은 전적으로 외부 기부금에 운영을 의존하고 있다. 회계자료를 공시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매년 수익금 총액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97%를 넘었다. 특히 기부금을 내는 영리법인 중 장금상선이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했다. 2019년에는 장금상선이 영리법인으로는 유일하게 기부금(1억원)을 내 기부금 총액(2억5400만원)의 40%를 충당했다.

 

작년에는 총 기부금 3억700만원 중 영리법인 비중이 역시 40%(1억2000만원)였다. 이는 장금상선(1억원)과 천공의 또 다른 지원 단체인 ㈜정법시대(2000만원) 등 2곳이 채운 것이다. 영리법인 기부금이 가장 많은 해는 회계 공시 첫해인 2018년으로, 액수는 약 4억원이었다. 하지만 어디가 얼마를 냈는지는 공개돼 있지 않았다. 또 영리법인 외에 실명을 밝히지 않은 '무기명자'가 2020년과 작년에 각각 3100만원, 4500만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어디에 쓰였을까.

정법시대문화재단이 정관을 통해 밝힌 목적사업은 '인성교육'과 '문화콘텐츠 보급'이다. 이와 관련해 재단은 2018년 '서울영화제' '해외문화탐방'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해당 사업에 수천만원의 돈이 들어가다 보니, 그해 사업수행비는 모든 연도 통틀어 가장 많은 3억7300만원을 기록했다.

 

재단 일반관리비(1억500만원)의 3배 이상이다. 그러다 2019년부터 일반관리비가 매년 1억2000여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반면 사업수행비는 연 3700만~56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목적사업보다 재단 유지에 필요한 인건비, 임차료, 공과금 등에 더 많은 돈을 썼다는 뜻이다.

 

같은 시기에 재단은 사업의 중점을 천공의 강의로 옮겨갔다. 시사저널이 재단 기부금 지출 내역과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업 내용을 분석해 보니, 매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사업 중에 '청춘포럼'이 있었다. 이는 천공이 서울, 울산 등지에서 20·30대를 대상으로 문답을 주고받는 행사다. 오는 10월16일 경기도 광교에서 예정된 청춘포럼도 마찬가지다.

 

그 외에 '대한민국 미래포럼' '문화재해석 랜선 페스티벌' 등, 사업의 이름은 다양하지만 모두 천공의 강의로 이뤄져 있었다. 재단의 전 관계자는 "초기에는 영화제를 기획해 정법(천공이 창시했다는 법도)의 가치를 담은 시나리오를 영화화하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정 회장의 개인돈과 회삿돈이 천공의 활동자금으로 이용된 것이다.

 

정법시대문화재단 이사장은 신경애씨다. 그는 천공이 제자로 인정한 유일한 사람이다. 신씨는 2017년 3월 서울역 별실에서 열린 재단 창립 발기인 총회에서 정 회장과 함께 모습을 보였다. 당시 신씨는 천공의 초기 지원 단체였던 ㈜정법시대의 대표 자격으로 초대 이사장에 선출됐다.

 

공교롭게도 신경애씨는 지난달 19일 윤 대통령 부부의 뉴욕 방문 사흘을 앞둔 16일 천공과 같이 뉴욕에 나타났다. 현지 네티즌들의 제보 영상과 사진이 SNS에 올라와 관심을 끌었다.

 

 

 

  * 2017년 3월 서울역 별실에서 열린 정법시대문화재단 창립 발기인 총회. 신경애 재단 이사장(가운데 앉아있는 여성)과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오른쪽 남성)이 참여했다. ⓒ 정법시대문화재단

 

               * 정법시대문화재단 2022년(사업연도 2021년) 회계 공시 내역 중 출연자 및 이사 등 주요 구성원 현황 명세서.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이 3억원을 기부한 설립 시 출연자로 기재돼 있고, 장금상선이 1억원을 기부한 사실이 나와 있다. ⓒ 국세청

 

         * 윤 대통령 부부의 지난달 19일 미국 방문 사흘 앞서 16일 천공이 신경애씨(분홍색 의상)와 뉴욕을 방문했다. SNS

                         * 천공의 유일한 '제자'로 알려진 신경애씨 유튜브 영상 갈무리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신경애씨는, 지난 6월 13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부인(김건희)은 굉장히 젊다. 특히 국제 행사를 많이 주관하신 분이라 국제적인 감각과 센스가 있으신 분"이라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기'까지 올렸다.

 

'일요신문'은 지난달 29일 "천공의 핵심 측근 두 명이 대통령 취임식 초청장을 받아 참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보도했다. 천공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은 신경애 씨였고, 또 다른 한 명은 케이에이글로벌 감사인 신모 씨다. 

 

신경애씨는 유튜브에서 "처음으로 미스코리아급 영부인이 나왔다. 선생님(천공)께서 말씀하셨던 대로, 그 사람의 외모도 실력이다. 여사님이 지금은 당분간 그림자 내조를 하지만, 그 내조를 어느 정도 하고 나면 바깥에 나오셔서 우리 여성들과 정말 멋진 일을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발언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욕설 유튜버, 주가조작법, 통장잔고증명서 위조범"에 이어 "대통령 취임식에 천공의 제자 두 명이 초대되었다는 언론 보도는 국민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다"라며 "대통령은 무속인과의 관계를 도저히 끊을 수 없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천공은 출판업계의 한 측근을 통해 정 회장에 관한 입장을 시사저널에 전해 왔다. 그에 따르면, 천공은 "재단 회계자료에 나온 (정 회장의 지원)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정 회장은 오랫동안 정법을 공부해온 분"이라며 "선의로 재단을 도와줬을 뿐 특별한 관계나 별다른 목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장금상선 "순수한 의도로 후원…정치적 의도 없다"

 

장금상선 측도 천공에 대한 정 회장의 지원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천공의 말처럼 정법을 따로 공부했다는 발언에 대해선 거리를 뒀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10월5일 시사저널과 만나 "정 회장이 천공의 책을 읽고 그의 사상에 공감해, 사회 발전이란 순수한 의도에서 재단을 후원한 것"이라며 "원래 회장이 동양철학에 관심이 많아 관련 단체 여러 곳에 기부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단 지원은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언급되기 훨씬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회삿돈이 재단 기부금으로 쓰인 점에 대해서는 "전부 기부금 영수증을 받았다"며 "회계상 100% 투명하게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신씨와의 관계에 대해선 "천공을 아는 것일 뿐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고 했다. 장금상선 고위 관계자는 "재단이 정 회장의 기부금을 어떻게 썼는지는 구체적으로 모른다"며 "앞으로 기부를 이어갈지도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정 회장이 창립한 장금상선은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하다. 그러나 해운 업계에선 공룡 기업이다. 장금상선의 모태인 장금유한공사는 1989년 한국 동남아해운과 중국 시노트란스가 50대 50의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다. 이후 1999년 당시 동남아해운 사장이던 정 회장이 양측 지분을 모두 인수해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장금상선은 2020년 자산총액 6조4000억원을 기록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에 처음 포함됐다. 이후 2년 만인 올해 초 9조3000억원으로 훌쩍 뛰어 대기업집단 자산총액 50위를 차지했다.

 

그사이 계열사는 17개에서 30개로 늘어났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1조6700억원으로 예년 대비 약 7300% 증가율을 보였다. 압도적 1위다. 프랑스 해운조사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장금상선의 컨테이너선 적재량은 세계 20위 규모다. 정 회장은 2019년 한국해운협회장에 취임한 뒤, 올해 연임에 성공하며 대외 행보의 폭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