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5 5

대학살의 재현을 거부하며

대학살의 재현을 거부하며   영현백과 종이관  "군은 계엄 몇 달 전, 시신을 임시 보관하는 영현백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종이로 만든 관 구매도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가 긴장한 표정으로 뉴스를 전달하고 있었다. ‘영현백’과 ‘종이로 만든 관’이란 단어는 일상생활에서 거의 쓰지 않는다. 사전을 검색한 후에야 영현백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물건인지 정확하게 알게 됐다. 이 두 개의 단어를 써야만 하는 상황이란, 누군가의 죽음을 전제할 수밖에 없다. 뉴스를 보는 동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 뉴스는 명확하게 우리에게 두 가지 사실을 알려 준다. 12·3 계엄령 발표 이전, 이미 실제로 군이 시신을 임시로 보관할 영현백을 대량 구매한 것이다. 또 한 가지는 군이 종이관을 구매하기 위해, 업체에..

시사, 상식 2025.03.25

국민연금 개혁이 궁금하다

국민연금 개혁이 궁금하다 2년여 전 '민들레' 통해 던진 7개 질문의 새 버전국민연금 개혁은 윤석열 파면 만큼이나 중요한 과제이번 여야 합의 개정안은 50점 보다 나은 60점짜리100점짜리 아니라고 거부권 요구는 어리석은 행동사각지대, 적립금 고갈, 충분한 보장 등 문제 여전소득재분배도 국민연금 아닌 국가 과제로 접근해야공무원·군인·사학 등 특수직역연금과 통합 필요   3월 20일 국회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민주당과 국힘당 원내대표가 합의했는데도 재석 의원 277명 가운데 84명이 반대 또는 기권했다. 정책노선이 아주 다른 진보당과 개혁신당 의원들이 공히 반대표를 던진 것이 눈에 띈다. 누구는 최상목에게 거부권 발동을 요구했고 누구는 그런 행태를 비판했다.누가 옳은지 살피려면 개정 내용을 보아..

시사, 상식 2025.03.25

한덕수도 빠져나간 '중대성' 기준, 문제 있다

한덕수도 빠져나간 '중대성' 기준, 문제 있다 헌법재판관 미임명 위헌·위법하다면서도 중대하지 않다는 헌재의 자기부정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안을 기각하면서 주요 근거로 제시한, 이른바 '중대성' 기준이 다시 논란입니다. 헌재는 고위공직자 탄핵을 기각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중대성을 내세우는 데, 이런 기준이 지나치게 자의적이고 편의적이라는 지적입니다. 한덕수 경우도 일부 사안의 위헌·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며 탄핵을 기각했습니다. 헌재가 공직자 파면의 기준을 과도하게 높여놔, 시민들 눈높이와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법조계에서 나옵니다.한덕수의 헌법·법률 위반이 가장 뚜렷히 드러나는 부분은 헌법재판관 임명보류입니다. 기각 의견을 낸 5명 중 4명은, 한덕수..

미국의 패배

미국의 패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면서,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시작한 것은, 실제로 중국·러시아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파격적이다 못해 놀랄 만한 주장을 내놓은 이는, 1976년 저서 ‘최후의 추락’에서 영아사망률 등 장기 통계를 활용해, 15년 뒤 소련의 몰락을 예견해냈던 프랑스 인류학자 에마뉘엘 토드다. 그가 지난해 1월 펴낸 저서 ‘서구의 몰락’(La Défaite de l'Occident)엔, 미국 패권을 당연히 여기며 살아온 한국인들이 깜짝 놀랄 만한 주장이 가득 담겨 있다. 현상적으로 볼 때 ‘미국의 패배’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2022년 2월 말 전쟁이 시작되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일사..

시사, 상식 2025.03.25

소득재분배 OECD 꼴찌 수준, 여야 감세 경쟁 중단해야

소득재분배 OECD 꼴찌 수준, 여야 감세 경쟁 중단해야   우리나라의 세금·복지제도를 통한 소득재분배 기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소득재분배는 현대 선진국가에 주어진 기본적인 책무 중 하나다.여야 정치권은 최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감세 정책을 중단하고, 정부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 개발에 힘써야 한다. 오이시디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세전·세후 지니계수 개선율(이하 개선율)은 18.2%로, 통계가 발표된 31개 오이시디 회원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31개국 평균은 31.9%였다. 지니계수(0~1)는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함을,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함을 나타낸다.개선율은 세금..

시사, 상식 2025.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