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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문화재 CSI``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을 가다

道雨 2007. 10. 3. 15:07

문화재 CSI-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을 가다

 

 


◇동재금은입사향로 보존처리 전(왼쪽)◇보존처리 후

국보·보물급 문화재 14만여 점이 보관돼 있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1층 수장고. 각종 보안센서와 감시카메라, 철제문 등으로 둘러쳐진 그곳 한 쪽에 보존과학실이 있다. 보존과학실은 13명의 전문가가 오랜 세월 자연, 인간에 의해 훼손된 금속·목제·서화·자기·석제·벽화의 옛 모습을 복원하거나 더 오랫동안 보존되도록 강화처리하는 ‘문화재 종합병원’이다. 이곳에서는 복원·치료뿐 아니라 엑스선 형광분석기, 잔존지방분석기 등 최첨단 과학기기를 이용해 잃어버린 역사의 퍼즐을 꿰맞추는 ‘문화재 과학수사대(CSI)’의 역할도 하고 있다.

토기·자기류 복원 담당 황현성(37) 연구원은 최근 세 달 가까이 17세기 동화백자 보존처리에 여념이 없다. 자기 구연부(주둥이) 10분의 1가량이 반달모양으로 깨진 채 발굴됐는데 이를 완형으로 만드는 게 이번 그의 임무이다. 깨진 부분의 형을 떠 에폭시수지로 접합한 뒤 채색하고 유약층을 복원하면 끝나지만 그 작업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신석기 빗살무늬토기에서부터 고려 청자, 조선 백자 등으로 이어지는 자기사의 흐름을 꿰뚫어야 하고, 안료 등에 관한 이공계 지식과 색감 등 예술적 감각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황 연구원은 “각 도공마다 분업화해 대규모로 찍어낸 중국 자기와는 달리 우리 도자기는 시대, 지역, 도공별로 기형과 문양, 농담 등이 천차만별인 데다 백자는 청자보다 색깔내기가 더욱 까다롭다”고 말했다.

지난 7년간 그의 손을 거쳐간 문화재만 800여 점. 특히 도자기류는 대부분 고가여서 보존처리 과정에서 깨지지 않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동화백자도 보험평가액이 10억∼20억원이다. 그는 “본격적인 보존처리에 앞서 관련 문헌과 전문가와의 상담 등 예비조사는 필수”라며 “기술적으로는 자기의 20%만 남아 있어도 완형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서화·지류 복원은 장연희(30) 연구원 몫이다. 온도와 습도, 빛, 곤충, 미생물 또는 인위적으로 손상된 초상화, 탱화, 고지도 복원의 핵심은 ‘티 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바래고 훼손된 부분을 감쪽같이 감춰야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만 진행된다는 점에서 다른 분야보다 갑절 힘들다.

화면에 발생한 이물질이나 얼룩을 오로지 물로만 제거하기 위해서는 한지, 비단, 모시의 성질과 특징을 알아야 하고 염료, 채색, 족자·액자·병풍·첩·책 등의 표구법에 관한 정보도 두루 알아야 한다.

강형태 보존과학실장이 “서화 보존은 10년은 해야 일을 조금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말할 정도. 장 연구원은 “종이와 물, 풀만 제대로 다뤄도 욕은 안 먹는다”면서 “손상돼 있는 옛것을 옛 기술로 복원해 후대에게 물려주는 게 서화 복원”이라고 말했다.

보존과학실의 또다른 역할은 유물을 통해 잃어버린 역사의 진실을 캐내는 것이다. 첨단 과학기기를 이용해 유물에만 남아 있는 역사의 숨은 부분을 찾아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 초 경북 경주에서 출토된 신라 도기 1점을 적외선 분광 분석한 결과 문헌에만 남아 있던 고대 동아시아 최고 천연도료인 황칠(黃漆)의 존재를 1400년 만에 확인했다.

또 5세기 쌍영총 기마인물상 벽화조각에서 7∼8세기 일본 다카마쓰즈카 벽화에서 사용된 연백(鉛白·염기성 탄산납)을 발견해 고구려 고분벽화가 일본의 고분벽화에 강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문화재분석 담당 유혜선(39) 연구원은 “문화재 보존과학은 유물의 복원뿐 아니라 잃어버린 역사를 이해하고 복원하는 작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송민섭 기자 2007.10.2>

 

 

금속문화재의 보존과정

 

금속문화재의 보존과정을 간략히 살펴보면, 먼저 육안과 현미경으로 문화재의 현재 상태를 상세히 관찰하고 크기와 무게 및 특이사항을 기록으로 남긴다.

이어서 X-선 조사나 성분분석을 통해 문화재가 얼마나 녹이 슬었고 갈라졌는지 그리고 문양의 여부 및 금속과 녹의 성분을 알아내어 문화재에 적합한 보존처리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다음은 표면을 덮고 있는 흙이나 해로운 녹을 제거하여 원래 표면을 드러내는 과정으로 고압의 압축공기로 유리가루를 불어서 작업을 하게 된다.

만약 입사나 문양 등이 있다면 현미경을 보면서 수술용 메스 등을 이용해서 문양이 보일 수 있도록 세심하게 녹층을 제거한다.

이렇게 표면의 해로운 녹과 이물질을 제거했다고 해도 문화재 내부에는 해로운 녹이 계속 생기게 하는 물질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런 물질을 빼내고 해로운 녹이 더 이상 생기지 않게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주로 문화재를 액체로 된 용액에 넣어 두고 녹이 생기게 하는 물질이 원하는 수준으로 빠질 때까지 용액을 여러 차례 갈아주게 된다.

 

이어서 문화재를 용액에서 꺼내어 건조를 시키는데, 건조가 덜 되면 남아 있는 수분에 의해서 다시 녹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진공건조를 시켜 수분을 완전히 제거한다.

이때 건조된 문화재는 약한 상태이므로 튼튼하게 하고 주위의 수분과 유해한 가스를 차단하기 위해 합성수지에 담그었다가 꺼내어 강화시킨다.

한편 강화된 금속 문화재를 전시하거나 연구하기 위해서는 본래의 모양으로 복원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분리되어 있는 조각들을 맞추어 붙이고 사라진 부분을 만들어 주게 되는데 이때 사용하는 접착제와 합성수지는 쉽게 변하지 않으면서도 나중에 다시 보존처리하거나 분리가 필요한 경우 제거가 되는 것이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복원한 부위에 색칠을 하게 되는데 관람객이 멀리서 보기에는 원래의 문화재처럼 느끼게 하여 감상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가까이에서는 복원된 부위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여 남아있는 문화재가 어떤 부분인지 구별할 수 있도록 색을 칠해준다.

 

이렇게 보존처리가 완료되었다 하더라도 전시나 보관환경이 좋지 않으면 다시 녹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적합한 보존환경을 유지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물관의 전시실을 관람하며 절대권력을 상징하는 화려한 금관부터 조상의 땀이 느껴지는 녹으로 뒤덮인 농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금속 문화재에 담긴 보존처리의 흔적을 찾아본다면 또 다른 차원의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학수(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실)

 


 

출처 : 토함산 솔이파리
글쓴이 : 솔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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