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불법선거 관련

선관위 사건 실체 못 밝히고, 축소은폐 의혹은 손도 못대

道雨 2011. 12. 9. 16:09

 

 

 

사건 실체 못 밝히고, 축소은폐 의혹은 손도 못대

[남은 과제] 사실상 원점에서 검찰로 넘어가...특검ㆍ국정조사 요구 높아질 듯

 

 

 

경찰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관위와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9급 운전기사 공 모(27)씨 단독범행이라고 최종결론 내리고 9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배후, 자금 등 사건 초기 의문 하나도 못 풀어

이번 사건은 초기부터 범행의 배후 내지는 윗선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비서의 선관위 사이버테러는 공당이 민주질서의 기본을 훼손한 '중대범죄'로 일개 운전기사가 범행을 기획하고 저질렀다고 납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 공 씨의 지시로 디도스 공격을 수행한 IT업체 대표 강 씨 일당 3명이 금전적 대가도 받지 않고 위험천만한 일을 저질렀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보안업계 전문가들은 "업계에서 디도스 공격을 수행하는 이들은 돈에 의해 움직인다"라고 공공연하게 증언하고 나서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IT업체 대표 강 씨 일당 3명을 체포하고 1일 공 씨를 체포하는 등 10일간 수사를 벌인 끝에 20대 후반의 9급 운전기사 공 씨의 '우발적 단독범행'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의 결론에 대해서는 정치권 심지어는 여권에서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은 9일 MBC 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과 전화인터뷰에서 "(단독범행 결론에 대해) 저도 못 믿고요. 일반 국민들도 안 믿으실 겁니다. 이 정도를 가지고 혼자 했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저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축소 은폐 여부에 대한 수사는 하지도 않아

경찰 수사가 불신 받는 이유는 경찰이 공 씨의 진술에만 의존했을 뿐, 배후가 있는지, 이 사건을 축소 내지는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수사 등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 씨는 사건 전 날인 10월 25일 강남 역삼동 룸살롱 술자리에서 고향 선배이자 '멘토'로 알려진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김 모 씨에게 선관위 디도스 공격 여부를 상의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그리고 공 씨는 디도스 공격이 시작된 이후인 10월 26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다섯차례나 김 씨와 통화를 했다.

김 씨는 술자리에서 "큰 일 난다"고 만류했다고 하지만 최소한 공 씨의 디도스 공격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다. 김 씨는 최구식 의원 비서 출신으로,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는 과정에서 사건을 축소내지 은폐하려는 노력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사이버테러진상조사위원장인 백원우 의원은 9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11월 24일부터 26일 사이에 진주에서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의 당사자들과 관계자들, 이 사건의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회동이 있었다는 정황이 있다"라며 사건 축소·은폐 대책회의 가능성 문제를 제기했다.

사건 축소 컨트롤 타워 존재 의심되는 대목

그동안 혐의를 부인하던 공 씨가 8일 단독범행이라고 자백을 하고, 그 직후 행방이 묘연하다던 차 씨가 자진출두한 것도 이 사건을 축소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차 씨는 강 씨 일당이 범행장소로 이용한 강남 빌라를 계약하고, 계약금을 지불한 당사자임에도 경찰이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인데, 경찰은 뒤늦게 차 씨를 소환조사하려고 나섰지만 행방이 묘연해 신병확보를 못하고 있다는 궁색한 입장을 밝혔었다.

경찰은 디도스 공격에 배후가 있는지 밝히는데 핵심 고리가 될 수 있는 자금 수사 등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도 못하면서 실체적 진실에 한발짝도 접근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듣고 있다. 경찰은 최구식 의원에 대해서는 소환조사도 하지 않았다.

백원우 의원은 "경찰은 단지 10월 25일과 26일의 통화기록들을 조사하고 있는데 좀 범위를 넓혀서 추적해 보면 사건 후에 누구 누구가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확인할 수 있다"라며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의지가 있다면 (배후를) 전부 밝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선관위 디도스 공격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문제는 검찰 수사와 국회에서의 국정조사 등으로 그 공이 넘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