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보는 지난해 10월 공사가 완료됐는데 몇 달도 안 돼 심각한 부실이 드러난 것이다.
함안보는 상류 쪽에도 예측하지 못한 파임 현상이 나타나 수자원공사가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 하류 쪽의 파임 현상이 새롭게 드러나 보를 지탱하는 상하류 강바닥 지반이 쓸려나가고 있다는 뜻이다.
함안보 외에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다른 모든 보의 하류에서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누수·침수 피해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로, 시공상의 부실뿐 아니라 설계 잘못까지 염두에 두고 정밀 진단을 벌여야 할 일이다.
4대강 사업의 부실은 정부가 절차를 무시하고 속도전으로 밀어붙일 때부터 예견됐다.
엊그제 부산고등법원은 낙동강 국민소송단이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 등을 상대로 낸 하천공사시행계획 취소 사건에 대해 국가재정법을 위반한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국가재정법은 사업비 5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국책사업은 사업시행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경제성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큰 예산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재해예방에 해당하면 예비타당성조사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시행령을 고치고 4대강 사업은 재해예방을 위한 시급한 사업이라며 그 절차를 건너뛴 것이다.
재판부는 보의 설치가 재해예방사업이라고 볼 수도 없고 보의 설치와 준설 등의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시킬 정도로 시급성이 인정되는 사업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으니, 처음부터 법적 정당성 없이 일을 벌인 것이다.
다만 법원은 행정처분이 위법하면 사업을 취소하는 게 원칙이나 공정이 90% 이상 완료된 상태라 원상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취소하지 않았다.
위법성이 확인된 만큼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사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곳곳에서 부실이 드러나고 보의 기능조차 의문시되고 있는 마당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보수 유지를 해야 하는 것도 원상복구 못지않게 어려운 일이다.
[ 2012. 2. 13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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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보 강바닥 침식…“놔두면 보 붕괴” |
‘생명의 강 연구단’ 조사팀이 12일 오후 낙동강 함안보 하류의 수심을 측정하려고 보트를 타고 보 아래 강 가운데로 나가고 있다. 조사팀은 이날 조사를 통해 강바닥에 애초 설계보다 21m나 깊은 구덩이가 생긴 것을 확인했다. |
하류 150m 지점서 21m 푹 꺼져
수압 못 견뎌…보 쪽으로 진행
“4대강 16개 보 모두 비슷할 것”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낙동강 창녕·함안보 바로 아래쪽 강바닥에 거센 물살로 최대 깊이 21m의 구덩이가 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구덩이는 계속 커지고 있어, 그대로 두면 보 구조물 아래까지 파고들어 결국 보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생명의 강 연구단,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 민주통합당 4대강사업 국민심판특위 등이 12일 음파로 수심을 측정하는 ‘지피에스 에코사운더’를 이용해 창녕·함안보 하류 강바닥의 높이를 쟀더니, 보 바로 아래부터 해발 -6m의 수준을 유지하던 강바닥이 하류 100여m 지점부터 갑자기 푹 꺼져 하류 150m 지점에서는 해발 -27m까지 내려가면서 거대한 구덩이가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대로라면 구덩이가 생긴 지점을 포함한 강바닥은 해발 -6m의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현장 조사를 벌인 전문가들은 거센 물살 때문에 강바닥이 보 보호시설(하상보호공) 끝부분부터 파여 나가기 시작해 애초 설계보다 21m나 내려앉은 것으로 분석했다.
생명의 강 연구단장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강바닥 파임 현상이 보가 있는 상류 쪽으로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이대로 둔다면 보 보호시설 아랫부분까지 깊게 파여 결국은 보가 붕괴될 것”이라며 “이런 현상은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16개 보 모두에서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창녕·함안보 건설 시행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김영우 창녕·함안보 사업소장은 “지난해 8월31일 홍수가 끝난 직후 강바닥 파임 현상을 처음 발견했으며, 지난달 19일 재측량 결과 지난해 처음 발견했을 때보다 40m가량 상류 쪽으로 더 진행돼 보 보호시설 끝부분까지 도달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강바닥 파임 현상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 보호시설이 끝나는 부분부터 가장 깊게 파인 부분까지 이어지는 구덩이의 비탈면에 길이 70m, 너비 200m의 천을 깔고 그 속에 시멘트를 투입해 강바닥에 고정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대책에 대해 박 교수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대형 댐 규모의 구조물을 강에 건설하면서도 대책은 조그만 보 수준으로 허술하게 세웠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인 만큼, 지금이라도 보 상·하류에 임시물막이를 설치해 물을 완전히 빼낸 뒤 암반층까지 강바닥을 파서 안전조처를 하지 않는 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창녕/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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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26미터 웅덩이, 보 무너질 수 있다”
뉴스타파 “함안보 상류 쪽 토양 유실”… 국토부, 인터뷰 거부-진단결과 비공개
(미디어오늘 / 최훈길 / 2012-02-12)
4대강 보의 부근에 거대한 웅덩이가 생겨, 보가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관련 취재에 일체의 인터뷰를 거부하며 안전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최근 실시한 안전진단 결과를 밝히지 않아 안전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해직언론인 등이 제작하는 10일 <뉴스타파> 3회에서, 노종면 앵커(YTN 해직기자)는 “낙동강 함안보 수문 바로 아래 수심이 26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웅덩이가 뉴스타파 현장 취재 결과 확인됐다”며 “공사를 발주한 수자원 공사, 공사를 진행한 시행사 모두 예상하지 못한 이상 현상”이라고 말했다.
노종면 앵커는 “함안보 상류에서는 유실현상이 발견돼 수중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국토부도 함안보 상류의 유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토부는 13개 보 하류에 바닥 보호공이 세굴(강물 의해 강바닥이나 강둑이 패이는 일) 또는 유실됐고 9개 보 하류에 누수가 발생해 보수 공사를 실시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보 상류 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4대강 함안보의 경우에는 상-하류 보호공 유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된 셈이다.
▲ 컴퓨터를 통해 함안보 부근 수심을 그려본 모습. ⓒ뉴스타파 |
방송에 따르면, 지난 8일 <뉴스타파> 취재진이 경남 낙동강 유역의 창녕 함안보 부근(함안보 18공구 준설단면 174~175구간)의 수심을 음향수심 측정기(MIDAS)를 통해 측정한 결과 약 26미터가 기록돼, ‘거대한 웅덩이’가 확인됐다.
컴퓨터를 통해 통계자료, 그래픽을 추출한 결과에서도 이 같은 수심을 확인한 인제대 박재현 토목공학과 교수는 “낙차에 의한 수압으로 바닥 보호공이 쓸려가면서 강바닥이 심하게 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닥 보호공은 급류에 의해 강바닥이 깎이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석재 혹은 콘크리트 보강물로 보 아래 80미터까지 설치되는데, 이 구조물이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또 함안보 상류 쪽에 바닥 보호공 일부가 세찬 물살에 쓸려가는 바람에 이에 대한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함안보 현장 취재 과정에서 공사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바닥 보호공 공사”라고 밝혔다.
▲ <뉴스타파>취재진과 박재현 교수가 음향수심 측정기(MIDAS)를 통해 측정한 함안보 부근 수심이 25미터를 넘을 정도였다. ⓒ뉴스타파 |
그러나 4대강 공사 현장 관계자나 정부 관계자들은 취재진이 이 같은 문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인터뷰를 거부하는 등 취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지난 8일 국토해양부 홍보기획팀에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요청하자, 홍보팀 관계자는 “(인터뷰 거부라는) 공식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취재진이 9일 정부 과천청사의 4대강 상황실을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국토부 측은 담당 공무원과의 면담과 전화통화 등 취재진과 일체 접촉하지 않고 홍보담당자를 통해 서면 답변을 해왔다.
특히, 공사 현장 관계자들도 취재진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로 취재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 무슨 공사하는 거예요?” (이근행 PD, MBC 해직 PD)
“밑에 콘크리트 치는 거예요.” (공사 현장 관계자)
“콘크리트를 왜 물속에다 붓는 거에요?” (이근행)
“몰라요. 이거(부실)와는 상관없고. 아니, 그런 소리 하려면 나가 빨리. 나가 빨리.” (관계자)
“나랏돈 들여서 일하는 걸 (취재)하는데 왜 그러세요?” (이근행)
“물속에 물이 다 차 있는데 왜 공사를 지금?” (이근행)
“물속에 공사를 하지 말라는 법 있습니까” (관계자)
▲ 함안보 공사 현장 관계자는 공사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자 하는 이근행 PD에게 “그런 소리 하려면 나가 빨리”라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뉴스타파 |
이번 취재 결과에 대해 학계에서는 제대로 설계,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보의 안전성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박재현 교수는 “빠른 유속 때문에 아래쪽 모래가 쓸려가면서 함안보 아래로 26~27미터 되는 수심을 보이고 있는데 그 정도는 엄청나게 패인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보의 안전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유속에 대한 고려를 제대로 못 했다”며 “설계에 제대로 반영 안 됐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보를 지지하고 있는 토양이 유실되게 되고 그 보를 지지하고 있는 토양이 유실되게 되면 보 자체가 내려앉게 될 수 있는 이유가 된다”며 “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가 무너진다면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취재진에게 “국토부는 지금까지 언론의 문제제기가 없었기 때문에 상류 쪽 보호공 유실과 보수공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보 공사 완료 이후에는 고정 보, 소수력 발전소, 어도 등으로 방류하여 유량 집중현상이 발생되지 않으므로 세굴 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세굴방지와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보강계획을 수립하였고 3월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뉴스타파>는 “정부는 암반이 기초를 견고하게 받치고 있어 보는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지난해 12월 실시한 보 안전진단은 뚜렷한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국토부 측은 담당 공원과의 면담과 전화통화 등 취재진과 일체 접촉하지 않고 홍보담당자를 통해 서면 답변을 해왔다. ⓒ뉴스타파 |
한편, 이날 <뉴스타파>에서는 4대강 문제 이외에도 기성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사안이 다수 보도됐고, 지상파 방송사 KBS의 보도를 정면으로 문제 삼는 지적도 나왔다.
4대강 문제 이외에도 등록금 심의위원회의 문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 관련 한미 FTA와 개성공단 문제, 위안부 문제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를 문제 삼은 ‘가카의 굴욕’, KBS가 단독 보도한 민주당 ‘돈봉투’ 논란이 결국 검찰의 ‘헛발질’로 끝난 KBS 보도의 문제, 고 김근태 의원의 ‘바깥사람’ 인재근 씨 인터뷰, 용산 참사 관련 농성자에 대한 사면을 촉구하는 변상욱 CBS 대기자의 칼럼 등이 소개됐다.
이번 방송에는 PD에 이근행, 앵커에 노종면, 칼럼에 변상욱, 취재에 박중석, 박대용, 정유신, 영상에 권석재, 미디어몽구, 기술에 정대웅, AD에 김현익, 리서처에 최유리, ‘등록금’ 대학생 공동취재단이 참여했다.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294
※ 본 글에는 함께 생각해보고싶은 내용을 참고삼아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언론, 학문' 활동의 자유는 헌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