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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관련 자료

道雨 2012. 3. 7. 11:48

 

 

 

  제주도, 구럼비 발파 맞서 공사 정지 명령(1보)


제주해군기지 구럼비 발파에 맞서 제주도가 공사 정지를 위한 행정명령 절차에 착수했다.

제주도는 7일 "15만 톤 규모의 크루즈 선박 2척이 접안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될 때까지 공사정지를 위한 행정명령을 내리겠다"며 해군 측에 공사정치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다.

제주도는 공문에서 공유수면관리와 매립에 관한 법률 제58조에 따라 청문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청문기간 일시공사 중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우근민 지사는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과 김재윤 국회의원, 고병수 신부 등과 만나 대책을 논의했고 도청 간부들과 회의를 가진 뒤 공사정지 명령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twom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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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이 제주도 파괴"…정동영ㆍ이정희 연좌 농성

구럼비 갈등 최고조 "해군기지 건설 중단"

 

정부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 관련 7일 11시 45분께 구럼비 바위 발파를 강행하면서 제주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현직 제주도지사가 공사 일시 중단을 요청했는데도 정부 측은 현재 막무가내다.

해군기지 시공사 측은 전날 경찰로부터 발파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발파 작업에 착수했다. 오전 중에 이미 발파용 화약 43톤을 옮겼다고 한다. 강정마을 인근에는 12개 중대, 10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된 상태다.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등도 강정마을에 집결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제주도에 내려가 화약운반 도로인 강정교에서 연좌농성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정 의원은 "의사 표현의 자유가 사라진 상황에서 공권력의 태도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국방부 장관과 해군 참모총장은 구럼비 발파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 대표도 "제주 해군기지는 절차도 미흡했고 환경을 파괴하고 있으며 설계조차 제대로 약속을 안 지켰다"며 "해군기지 계획을 백지화하고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 농성중인 정동영 의원과 이정희 대표 ⓒ 김민수 감독 트위터(@coconek)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권의 오기와 불통이 기어코 제주도의 삶과 미래를 파괴하려고 하고 있다"며 "무자비한 폭파 강행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정부가 구럼비 폭파를 강행하기 위해서 화약을 싣고 가고 있다. 천주교 사제단, 시민단체 20여명이 구럼비 바위에 들어가 계신다. 공사장 정문 밖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중에 있다. 지금 제주도의 도민들은 무섭다고 울부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강정 마을 폭파를 앞두고 과연 민주당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고민해야 한다. 공천은 총선기획단과 공심위에서하고 중요한 현안은 현안대로 정책위 등에서 함께 밝히고 싸워나가야 한다"고 독려했다.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오충진 제주도의회 의장은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제주민 군복합항 사업과 관련한 서귀포 경찰서의 발파 승인 이후 강정 주민과 해군, 그리고 경찰 사이에 커다란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며 이대로 가서는 예기치 못한 불상사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 지사 등은 "중앙 정부에 명분 있는 국가 이익과 아름다운 제주 발전을 원하는 모든 국민과 도민의 뜻을 모아 우선 물리적 충돌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공사를 일시 멈춰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우 지사는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법 제348조에 따른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지는 않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지금 당장 구럼비 폭파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제주특별자치도법 제348조에 따른 공사중지 명령"이라며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겠다고 호언장담한 우근민 도지사는 신속하게 자신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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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구럼비’의 신음소리가 들리나요?

[조정 시인의 편지] 멀리 계시는 그대에게

(진실의길 / 조정 / 2012-03-07)


▲ 해군기지 공사가 진행 중인 제주 강정마을 중덕해안. 푸른 바다와 구럼비바위가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다. ⓒ강정마을 카페/진달래산천


당초 오늘(6일) 해군이 제주 강정마을의 구럼비바위를 깨부수고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어제 우근민 제주지사 일행이 당국에 공사 재검토를 요구하며 공사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그간 제주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해 많은 분들이 애쓰셨는데요, 조정 시인 도 그 가운데 한 분입니다. 이 글은 <진실의 길>이 조정 시인에게 청탁하여 받은 글입니다. <편집자 주>
  


멀리 계시는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바깥에는 비가 내립니다. 이 편지가 조금 눅눅한 채 그대에게 닿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편지가 늦은 것은 참으로 미안한 일입니다. 우리가 무척 좋아하는 제주도 이야기를 들으면 용서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제주도 4월 하순은 고사리비가 잦습니다. 그날 안개가 덮친 중산간도로에서 오리무중을 헤치며 서귀포에서 제주로 달리는 자동차들은 하나같이 외롭고 위태로웠습니다. 점심 먹고 느긋하게 산록도로를 드라이브하여 서귀포로 갈 때는 예상치 못한 위기였습니다.

영화 촬영 때문에 여러 날 서귀포에 머무는 지인을 만나 차 한 잔 마시고, 일없이 서귀포시장을 기웃거리다가 표선 쪽으로 스며들기로 한 계획을 급변경한 탓이었습니다.

여행자가 자신을 물로 규정하고, 마음 따라 어디로든 스며들기로 할 때 계획은 무계획보다 무모합니다. 침묵을 가장하고 투명한 공기 속을 어슬렁거리던 한 지명(地名)이 어수룩한 여행자를 낚아채는 경우 이전의 모든 계획은 삽시간에 진부하고 권태로운 것이 되고 마니까요.

처음 ‘강정’에 가던 날이 그랬습니다.

잡목 숲이 연둣빛으로 타오르기 시작하는 마을 초입을 지나자 유명한 풍림콘도가 왼쪽에 보였고 제주에서 보기 드물게 수량이 풍부한 개천이 나타났습니다. 다리를 건너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장 입구를 지나쳤습니다. 저를 낚아챈 ‘강정의 혼’이 더듬더듬 입을 열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날 강정이 저에게 하는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집집에 꽂힌 노란 깃발들의 침울한 안색이 민망하였을 뿐입니다. 감귤이나 백합꽃 키우던 곳이 분명한 폐비닐하우스들은 더욱 서늘했습니다. 소문으로 듣던 강제 수용된 토지들이었습니다.

멀리 계시는 그대.
당신에게 제가 이 편지를 쓰게 될 줄 그때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강정포구와 골목 몇 개를 어슬렁거리는 동안 해가 기울었습니다. 낯선 표선보다는 제주시로 가는 편이 낫지 싶어 올라선 산업도로에서 잔뜩 움츠린 채 비안개와 싸우며 저는 두 개의 세계 사이에 서 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제 등 뒤에는 서귀포의 외진 마을 강정이, 앞에는 냉담하고 막강한 어떤 세력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무력한 제 두 손은 자동차 핸들을 꽉 쥐고 돌파를 생각하였습니다.

저자의 야바위꾼처럼 국민을 기만하는 국가 권력에 대해 그대는 늘 저보다 훨씬 분노하셨지요. 그 분노가 미처 닿지 못하는 먼 거리. 강정이 부적절하게 유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가는 언론을 통제함으로써 철저히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예산이 1조 3천억 원에 이르는 국책사업 부지 결정을 예고 후 불과 두 달 만에 강행해버렸다고 합니다. 1,900여 명 주민 중 은밀히 회유된 어촌계와 해녀계 80여 명을 중심으로 박수로 강행해 버린 시점 이후 강정에는 각종 야만이 횡행하고 있었습니다.

사태를 파악한 주민들이 나서서 민주적인 절차를 요구했지만, 4년 동안 주민들에게 돌아온 대답은 토지 강제 수용, 보상금 공탁, 벌금 부과, 법 적용이 의심스러운 연행, 체포, 구속 등이었답니다. 중앙 정부에 결탁하여 주민을 외면하는 도정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또 얼마나 깊겠습니까?

▲ 강정마을 주민과 일반 시민들이 함께 ‘해군기지 건설 반대’ 집회를 갖고 있다. 왼쪽 두 번째 붉은색 점퍼가 양윤모 씨임. ⓒ강정마을 카페/진달래산천

평화의 이름으로 오실 그대, 저를 돌연히 강정으로 부른 그는 누구였을까요?
구럼비였습니다.

당신은 구럼비에 가보신 적이 없지요. 언젠가 꼭 함께 가서 보여주고 싶은 위대한 바위입니다. 물론 제주는 모든 곳이 아름답습니다. 제주도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것처럼 저 역시 제주 해안을 여러 번 돌아보았습니다. 시야가 고고한 애월해안도로, 북촌에서 종달리로 가는 동부해안도로, 남원과 위미의 소슬하게 빛나는 바다, 솔숲 아래 깎아지른 박수기정 등 그대도 아는 모든 아름다운 곳들을 저는 찬미하는 심정으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구럼비처럼 저를 놀라게 한 곳은 없었습니다. 제주 해안의 용암 바위 중 사람을 편안하게 품에 안는 유일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납지 않은 너른 바위가 곳곳에 크고 작은 쉼터와 물샘을 풀어놓아 희귀한 생물들과 사람을 부릅니다.

아, 저는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말을 뒤로 미루었군요. 그 모든 좋은 점보다 자랑할 일은 구럼비는 그 자체로 신비하고 아름답다는 것. 한라산을 달려 내려와 흰 파도와 만난 희열을 그대로 드러낸 구럼비의 수만 가지 표정을 당신에게 반드시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대가 구럼비에 누워 창공에 뜬 낮달을 바라보지 않았는데, 그대가 범섬 앞에서 춤추는 고래 떼를 보지 못했는데 구럼비를 폭파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지난주에 해군은 서귀포 경찰서에 구럼비 발파 허가신청을 접수했다고 합니다. 이미 구럼비 곳곳에 4.5미터 깊이로 화약 장전 자리를 뚫었다고 합니다.

▲ 영화평론가 양윤모 씨는 해군기지 공사를 저지하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구속됐는데, 3월 6일 현재 28일째 옥중에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양 씨가 작년에 구속됐을 때 면회 사진. ⓒ강정마을 카페/진달래산천

멀리 계시는 그대.
저는 어제 ‘국책보다 소중하지 않게 태어난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문장을 보았습니다.

당신에게 이 문장을 보냅니다. 강정에는 양윤모라는 영화평론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강정마을과 구럼비를 지키기 위해 싸워왔습니다. 지금 양윤모 씨는 옥중에서 29일째 단식 중입니다.

……23, 24, 25…27… 누군가 옥중에서 단식하는 날짜를 헤아리는 일은 두렵습니다. 수학 시간에 난무하는 숫자들이야 귀찮으면 제 의식 밖으로 밀어내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2년 3월 6일, 2와 8 사이의 터질 듯한 긴장은 참담합니다. 양윤모 씨는 구럼비가 발파되면 물도 소금도 끊겠다 하고, 강정마을 주민 중 여러 사람이 해군기지가 백지화되지 않으면 목숨을 끊겠다고 결의합니다. 누가 이 신음에 귀를 기울일까요?

그대가 오시면 구럼비에 앉아 먼저 그 신음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참으로 이상합니다.

지금 강정에는 진압 전문 1001부대를 비롯해 천 명의 전투경찰들이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구럼비 발파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때리고 밟고 체포하고 가둘 것입니다. 경찰은 국회의 지시를 무시합니다.

국회에서는 예산을 삭감하면서까지, 해군기지 입지 선정 과정이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이다, 강정은 전략기지로 쓰기에 너무 좁고 확장 가능성 또한 없으므로 부지로서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주민 참여와 의견 수렴 과정에 절차상 하자’ 문제를 해결하라고도 명시했습니다.

그런데 지적당한 부분은 바로잡지 않고 왜 주민을 무시하고 강행만을 외치냐고 묻는 마을회장님의 목소리가 자주 갈라져 우리는 애가 터집니다.

공포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장면이 우리 편인 줄 알았던 사람이 적으로 돌변했을 때입니다. 강정에서 만나는 경찰과 군인들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강정주민들은 날마다 노래하고 춤추면서 공포보다 높은 곳으로 날아오릅니다. 경이로운 힘이랍니다. 당신에게 꼭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당신이 세상의 모든 골목과 거리와 교실에서 해주었던 말을 기억합니다.
우리 안에 평화를 구축하는 정신을 확장하자는 말이었어요.

일어날지 말지 모르는 전쟁을 빌미로 지금 이곳에 사는 사람의 평화를 빼앗고 그 삶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늘 당신도 말하지 않았나요.

▲ 해군이 기지건설을 이유로 천혜의 자원인 구럼비바위를 무참히 깨부수고 있다. ⓒ강정마을 카페/진달래산천

그리운 그대.
무기를 파는 자들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전쟁기지를 만들어서라도 몸집 불리기를 원하는 군대 역시 평화의 힘을 비웃습니다. 나라 여러 곳에 기지를 가졌으면서도 국제적 분쟁의 단초가 될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국민의 일상을 전장으로 만듭니다. 저는 우리가 무력으로 이길 수 없는 이웃나라와 사이좋게 지내기만을 바랍니다. 그것을 외교력이라고 하겠지요.

아무리 돌이켜 생각해봐도 일개 시인일 뿐인 저는 참으로 무력합니다.

사방에서 구름과 같이 몰려올 당신을 꿈꾸는 일이 제 몫입니다. 부서지는 구럼비를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도 시 한 편 지어 읽어주는 것뿐이었습니다. 곧 만나게 될 당신을 기다리며 다시 ‘돌을 위한 부탁’을 적습니다.

돌을 위한 부탁

돌이 부서지는 사진을 보았을 뿐인데
눈이 아팠다

내 앞을 지나가는 시간의 옷자락에 피가 묻어 있었다

돌도 혈연이구나

돌과 돌들을 짊어지기 위해
밥을 굶는 사람들이 뒤따르고 있었다

아, 잘 웃는 책무 하나 얼굴에 새긴 붉은발말똥게
이 하찮은 녀석이
하느님처럼 웃는

강정 오지 맙서
해군님들, 토건족님들

우리가 내어줄 수 없는 것은
한낱 돌들
한 판 순정인 구럼비

돌도 혈연인 줄 알았을 뿐인데
천 년 전 조부님이 보이고 백 년 후 손손자들이 보인다

눈이 밝았구나

심장 펄떡이는 틈에 사람이 깃들여 사는
우리가 결코 내어줄 수 없는
돌들을 위해

강정 오지 맙서

멀리 계시는 그대.

당신이 제주에 오시면 강정으로 오기 전에 4.3 평화공원에 함께 가겠습니다. 지금 보여 드리는 사진의 조각상이 그곳에 있습니다. 4.3 당시 사망한 변병생 모녀의 모습입니다. 아기를 업고 피난 중에 등에 업힌 아기가 토벌대의 총에 맞아 죽었답니다. 엄마는 업었던 아기를 돌려 안고 애가 끊어지게 울다가 그 자리에서 동사하였습니다. 겨우내 눈에 덮여 있던 모녀는 봄이 오고 눈이 녹자 발견되었다는군요. 엄마는 스물다섯 살, 아기는 두 살이었고요.

▲ 제주4.3평화공원에 있는 변병생 모녀 조각상

당신도 나처럼 이 조각상 앞에서 눈물을 흘릴까요? 보세요, 강정은 꼭 변병생 모녀 같습니다. 마을을 둘러친 펜스 저편에서 마을 할망인 구럼비 부수는 소리가 들려올 때, 거대한 삼발이군(群)이 강정 포구의 숨구멍을 짓누르고 도열할 때, 허리에 철조망 두른 바지선이 강정 바다의 내장을 긁어낼 때, 그들은 경찰의 군화에 밟힐 때보다 크게 비명을 지릅니다. 사방이 깨어지고 뚫어진 구럼비를 품에 안은 주민들은 소리 없이 우는 가슴을 가졌습니다. 그들은 울음을 너무 많이 참은 환자들입니다.

변병생 모녀는 눈이 녹는 봄에야 발견되었습니다.

▲ 조정 시인

멀리 계시는 그대, 너무 늦지 않게 오십시오. 강정마을을 해체하려는 경찰이 까마귀 떼처럼 마을을 덮고 있어요. 구럼비를 폭파하려는 화약은 해군이 이미 준비했어요.

강정 사람들이 구럼비를 껴안고 죽은 전설로 남지 않게 도와주세요. 물론 강정은 아직 소리쳐 노래도 부르고 발 구르며 춤도 추고 있어요. 이 세상의 모든 당신이 올 때까지.

아, 이곳은 바다로 가는 길이 모두 철조망과 이상한 법으로 차단된 ‘게토’입니다.

냉담한 이웃의 모든 겨울을 녹이고 달려오실 당신에게, 평화와 비 개인 아침을 동봉하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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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가세요…여러분이 들어오면 친구들이 죽어요”

 
구럼비 바위 폭파를 위한 화약 이동이 진행되고 있는 강정마을에서 7일 오전 경찰과 주민들이 충돌하고 있다. 서귀포/ 허호준 기자

[현장4신 7일 오전 9시] “가만히 있는 내아들 왜 잡어가”
‘집게’로 집어올리듯 강정마을 사람들 마구잡이 연행

“아니, 왜 잡어가. 아니, 가만히 보고 있는데 내 아들을 왜 잡어가.”

 강정마을에 사는 주민 고아무개씨가 외쳤다. 고씨는 “아들 종화(40)씨가 가만히 서 있는데 경찰이 잡아갔다”고 말했다. 고씨는 아들의 사지를 붙들고 호송차로 데려가는 경찰을 향해 “내 아들이라고, 내 아들, 아니 잡아가는 이유가 뭐야? 아니, 이놈들아, 니들이 그러면 안 되지”라고 울부짖었다. 고씨는 아들을 태운 호송차의 벽을 두드리며 한참을 뒤쫓아갔다.

 7일 오전 8시, 강정마을에선 사람을 집게로 집어올리듯, 경찰 너댓명이 붙어서 앉아있는 사람들을 마구잡이 연행했다. 사람을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바지가 벗겨지기도 했다. 취재진이 몰려들자 “바지 입혀, 바지 입혀”라고 말하며 한발 물러섰다. 연행하는 과정에서 마을 주민이 바닥에 깔리기도 했다.

 

구럼비 바위 발파를 막으려고 인간방패로 들어갔던 한 여성농민이 7일 오전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서귀포/ 조소영 피디
여성들도 여럿 연행됐다. 쇠사슬로 몸을 묶고 “구럼비 바위를 지켜야 한다”고 외치던 ‘전쟁없는 세상’ 여성 활동가, 강정마을에서 밤을 지새며 마을 주민들과 함께 ‘구럼비 폭파 저지’를 기도했던 김영심 통합진보당 제주도의원은 물론 강정마을 소식을 트위터로 알리던 김세리(@kimseriiii)씨도 연행됐다. 이들을 연행하는 경찰은 “왜 연행합니까”라는 질문에 “(형사소송법상) 일반교통방해죄로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으며…”라는 미란다 원칙을 앵무새처럼 고지했다. 말과 달리 그들은 연행자의 사지를 든 채 호송차로 집어던졌다. 7일 오전 8시50분 현재 경찰은 이런 식으로 12명을 연행했다.

 강정마을은 오전 6시부터 경찰력의 집행으로 갈등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강정항과 해군기지 건설 현장 주변에 경기지방청 소속 경력 510여명과 도내 전ㆍ의경 560여명 등을 배치하는 등 화약 수송에 따른 경비에 나서고 있다. 주요 도로 곳곳에도 순찰차가 배치돼 화약운송 차량의 이동경로를 주시하고 있다. 마을 서쪽 편에서는 월평동과 연결된 도로가 차량으로 차단된 상태다.

 한편, 구럼비 바위로 들어간 신부들은 사제복을 입고 기도를 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사제들을 둘러싼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신부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방파제 삼발이 위에 올라가 있거나 삼발이 사이 사이에 숨어 있는 상태다.

서귀포/박수진 기자, 조소영 피디 jin21@hani.co.kr

[현장르포 3신 7일 오전 7시30분] 경찰특공대 ‘인간 저지선’ 뚫고 진입
구럼비 바위에는 여전히 인간방패들 남아…2차 저지선 형성 뒤 대치 

 

“가세요, 제발 가세요. 가세요”

 7일 오전 7시20분 강정마을은 눈물 바다가 됐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구럼비 바위를 지키려고 모여든 평화지킴이 100여명이 밤을 지새우며 지켰던 ‘저지선’은 단 10여분만에 뚫렸다.

 마을 주민들은 구럼비 바위로 갈 수 있는 양쪽 길인 강정천과 강정삼거리쪽에 저지선을 만들었다. 강정천 쪽은 60~70대 농민과 평화활동가 50여명이 ‘해군기지 결사반대’ 깃발을 들고 세 겹의 얇은 ‘사람 저지선’이 만들어졌다. 강정삼거리 쪽에는 마을 주민들이 동원한 차량 20여대가 바리케이드를 쳤다.

 

구럼비 바위 폭파를 위한 화약 이동이 진행되고 있는 강정마을에서 7일 오전 경찰이 버스 위에서 한 주민을 연행하고 있다. 서귀포/ 허호준 기자
그러나 오전 7시 속속 마을로 진입한 경찰들이 10여분만에 강정천 쪽 ‘사람 저지선’을 뚫었다. 이제 강정천 쪽으로는 ‘화약을 실은 차량이 진입할 수 있게 됐다. 평화지킴이들은 저지선을 뚫고 방패와 전투복으로 무장한 특공대원들에게 ’‘가세요. 가세요. 여러분들이 들어가면 구럼비 바위 폭파하면, 그 안에 있는 제 친구들이 죽어요”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전투모를 쓴 특공대원들도 주민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세 발 뒷걸음 물러났다. 오전 7시30분 현재, 주민 50여명은 다시 강정천에서 50여걸음 물러난 곳에 자리를 잡고 ‘사람 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 경찰은 주민들에 대한 마구잡이 연행을 시작했다.

같은 시간 구럼비 바위에 인간방패로 들어간 신부들과 평화활동가들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아직 구럼비 바위 쪽에는 별다른 충돌이 벌어지지 않고 있고, 신부님들은 경찰들이 둘러싼 가운데 침묵 시위와 기도를 하고 있다.

서귀포/ 박수진 기자 조소영 피디 jin21@hani.co.kr

 


 

여성 활동가들이 지난 7일 새벽 구럼비 바위 폭파를 저지하기 위해 강정교 입구 차벽 앞에 서로 쇠사슬을 묶고 앉아 있다. 출처 여옥 전쟁없는 세상 활동가 트위터 @yeook

‘화약고 구럼비’에 뛰어든 인간방패들 “온몸으로 막겠다”
[현장르포 2신 7일 오전 6시]
제주 강정마을 폭파 임박…화약차량 진입 놓고 밤새 대치
경찰 해군기지 앞 속속 집결… 주민들 차량 바리케이드 쇠사슬 묶고 항전

 “어떻게든 구럼비 발파를 저지해보겠다는 소박한 마음일 뿐이다. 구럼비 발파는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역사적 과제와 소명을 떠올리며 지금 이 곳에 있습니다”

7일 오전 4시께. 이강서 천주교 서울교구 신부, 한재호 루카복자성당 신부 등 성직자 10명과 김정인 여성농민회 회장 등 활동가 5명과 <한겨레> 류우종 사진기자와 조소영 피디 등 취재진 5명을 포함해 20여명이 구럼비 바위에 둘러쳐진 펜스의 한 지점을 향했다. 성직자들은 펜스를 들어올리고 구럼비 바위 안으로 들어갔다.

 이강서 신부는 7일 오전 6시 구럼비 바위에서 “오전 6시 화약고에서 빠져나온 화약이 구럼비 바위로 이동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체포와 연행이 시간문제인 것 같지만 어떻게든 구럼비 바위 파괴를 막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이강서 신부는 “구럼비 바위는 바깥의 소란을 슬퍼하는 모습인 것 같지만, 너무나 아름답다”고 말했다.

  강정마을 평화지킴이 몇 명은 같은 시각 다른 경로로 역시 구럼비 바위 안으로 들어간 상태다. 칠흙같이 어두운 밤 이들 역시 “구럼비 바위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이대로 떠나보낼 수 없다”며 구럼비 바위 발파를 저지하기 위해 직접 바위로 올랐다. 구럼비 바위에 무사히 도착한 한 외국인은 “엄마를 보호하는 심정으로 구럼비 바위를 지킬 것”이라며 “지난 여름에 본 뒤 오랫동안 보지 못한 구럼비 바위를 다시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6일 오후 국방부와 경찰이 제주도지사의 재검토 요청과 강정마을 주민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약류 사용 허가를 승인함에 따라 강정마을은 일촉즉발의 화약고로 변했다.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폭파를 위한 폭약 운반이 진행되는 가운데 구럼비 바위에 인간방패로 들어간 오영덕 군사기지범대위 공동대표가 7일 오전 방파제 삼발이에 올라가 있다. 서귀포/ 조소영 피디

 6일 한차례 충돌이 빚어졌던 안덕면 동광리 (주)제주화약쪽으로도 어떤 차량이 화약을 싣고 강정마을로 올지 파악하고 차량의 운행을 저지하기 위해 마을주민과 평화지킴이 9명이 6일 밤 이동했다. 마을주민들과 강정마을평화지킴이들은 2인2조로 조를 나누어 제주도 일대를 순찰했다. 강정마을~법환포구~제주월드컵경기장~중문단지 등으로 이어지는 순찰코스에는 범섬, 중문단지 등 관광코스가 즐비했지만, 이 모든 것은 ‘경찰이 숨어있을지 모를’삭막한 배경일 뿐이다. 7일 오전 1시 순찰조는 한국콘도에서 경찰 1개 중대가 숙박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확인하며 경력이 강정마을을 덮칠 상황을 예상했다.

 7일 오전 3시30분에는 마을회관에 사이렌이 울렸다. 마을 주민들은 삼삼오오 밖으로 나왔다.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으로 모여든 마을 주민 50여명은 ‘제주해군기지 결사반대’라고 적힌 노란 깃발을 들고 가로로 길게 줄을 지어 늘어섰다. 새벽 5시까지 자리를 지킨 강아무개(68) 할머니는 “강정마을 지키자고 나왔수다”라며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60대 이상 노인 40여명은 머릿수건과 마스크로 겨우 차가운 제주 새벽 바람을 견디고 있는 중이다.

 

구럼비 바위 폭파를 위한 화약 반입이 임박한 가운데 활동가들과 취재진들이 7일 새벽 구럼비 바위 주변에 들어가 있다. 조소영 피디

오전 6시, 화약고에서 화약을 실은 차량이 이동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마을주민들은 이 화약을 실은 차량이 구럼비 바위 쪽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마을 입구를 양쪽에서 차량으로 막아놓은 상태다. 여성 활동가 2명은 강정교 입구에 설치한 차벽앞에 쇠사슬로 서로 몸을 묶은 채 경찰의 진입을 온몸으로 막으려 하고 있다.

오전 7시 현재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으로 경찰 전경버스가 끊임없이 몰려오고 있다. 마을에서는 비상을 알리는 사이렌소리가 계속 울리고 있다. 날이 밝아지면서 구럼비의 ‘대치’는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서귀포/ 박수진 기자 조소영 피디 jin21@hani.co.kr 

 


강정마을 운명의 밤 “온몸 떨리는 전율…무섭다”
[전운 감도는 강정 현장르포 1신]
제주화약 앞 경찰과 몸싸움 4명 연행…저녁 7시 화약류 사용허가
긴급소집된 주민회의 “온몸으로 막는 것 말고는 대책이 없다”

 

구럼비 바위 폭파를 위한 화약 반입이 임박한 가운데 경찰이 강정마을 주변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출처 문정현 신부 트위터 @munjhj

“어어어, 왜 이래. 왜 이러는 거야. 어어어.”

 6일 오후 4시30분.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산길. 좁은 길에 서 있는 주민과 기자 등 일곱명을 경찰 30여명이 빙 둘러쌌다. 그런 다음 점점 왼쪽으로 밀었다.

“여기가 경찰 니들 땅이야, 이게 뭐 하는 짓이야.”“어,어,어”

어어어 하는 사이에 10여명의 주민들은 길가로 밀려났다. 차 한대 지나가면 꽉 차는 길 양쪽을 경찰 50여명이 팔짱을 끼고 완전히 봉쇄했다. 그 와중에 몸싸움도 있었다.

 “어~ 이 아줌마가 내 발 밟았어.”(한 의경)

 “내가 고의로 밟은 거야, 니들한테 밀리다가 밟은 거지”(주민 김아무개씨)

 “아니 발을 밟았으면 사과를 해야지. 지금 뭐 하는 거야.”(다른 의경)

 “나도 밀려서 넘어지다가 모르고 밟은 거야. 그리고 나도 뒤로 넘어져서 허벅지를 찧었다구. 니들이 애초에 쓸데없이 양쪽으로 안 밀었으면 이런 일이 있었겠어?”(주민 김아무개씨)

 


 곳곳에서 크고 작은 말싸움이 이어졌다.

 이 소란은 43톤(t)의 화약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 위치한 ㈜제주화약 앞에서 일어났다. 6일 낮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 지킴이 몇 명은 제주해군기지 시공사 대림건설이 구럼비 바위 발파에 사용할 화약이 보관돼 있다는 사무실과 ‘화약창고’ 앞으로 갔다. 혹시나 화약 운반이 있을까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 화약회사 앞에 이미 경찰이 있었다. 한 활동가는 “경찰이 서류뭉치를 잔뜩 들고 제주화약 사무실로 들어갔고, 오늘 뭔가 일이 진행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점점 늘어났고, 1개 중대가 평소엔 사람 1~2명 지나갈까 말까 한 안덕면 동광리로 모여들었다.

 이 과정에서 네 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시민단체 ‘전쟁 없는 세상’의 박경수, 고동주 두 명의 활동가가 화약운반이 있을지 몰라 길을 막기 위해 차량을 길 가운데를 가로막도록 주차하자, 30여분만에 경찰이 박씨와 고씨를 일반교통방해 현행범으로 연행했다. 박경수씨는 연행되는 도중에 “차에 타고 있는데 사지를 들어 연행했다”며 “그 과정에서 팔을 꺾고 나를 발로 찼다”고 소리쳤다.

 현장에 있던 한웅 변호사는 “도로를 파괴하거나 폭행을 행사한 적이 없어서 매우 중한 범죄인 형사소송법상의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할 수 없다”며 “백번 양보한다 하더라도 도로교통법상의 교통방해죄에 적용될 수 있는데, 이는 경범죄로서 현행범으로 연행할 수 있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경수·고동주 두 명은 체포가 부적절하다는 체포적부심을 청구했다. 여옥 전쟁없는 세상 활동가는 “연행하기 위해 중한 죄를 적용한 나일론 법적용”이라고 경찰을 비판했다. 이외에도 현장에서 경찰이 활동가들 차량 견인을 할 수 없도록 견인차를 다른 곳으로 운전한 신부 등도 함께 연행됐다.

 교통사고도 있었다. 강정마을에서 영상을 찍는 활동가 임호영씨는 경찰차에 발가락을 치였다고 주장했다. 임씨는 “경찰 승합차가 후진하면서 뒤에 있던 밭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바로잡고 가라고 앞을 막았더니, 개의치 않고 그대로 전진했고, 내 발가락을 치었다”며 “미안하다는 사과는커녕 차에서 곧장 내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다른 강정마을 주민은 “경찰이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벌레 취급할 수 있냐”며 “당신들 눈에는 강정마을 주민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문제의 경찰 승합차에 탑승해 있던 서귀포경찰서 지능범죄팀장은 “차를 가로막았고 발을 타이어 우측으로 일부러 밀어넣었다”며 “본인이 치였다고 주장하니 다른 경찰서 교통조사과 담당자를 부르고 119도 불러 병원으로 후송조치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하나 민주통합당 제주도당 대외협력위원장은“경찰이 대림건설과 삼성물산의 경비요원 수준으로 전락한 꼴”이라며 “도에 넘치는 공권력의 투입으로 마을주민들이 매일같이 몸과 마음을 다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든 상황은 서귀포경찰서가 ‘화약류 사용 및 양도양수 허가신청’ 승인 결정이 난 뒤 있을 ‘화약 운반’을 위한 예행연습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서귀포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서류를 검토중이고 오늘 허가 승인이 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련해서 상황을 미리 살피고 연습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저녁 7시께 경찰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은 “서귀포 경찰서장이 우근민 도지사의 ‘보류’ 요청에도 불구하고 대림산업 등 해군기지 시공사가 신청한 ‘화약류 사용 및 양도양수 허가신청’을 승인했다는 소식을 방금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7시10분 곧장 ‘긴급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을 모았다. 강 회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마을 전체에 울렸다.

 “긴급 비상사태입니다. 긴급비상사태입니다. 구럼비 발파 허가가 내려졌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자 하오니, 주민 여러분 주위 분들을 동반하시고 지금 바로 회관으로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서귀포경찰서도 이날 오후 제주해군기지 건설 시공사인 대림산업 등의 구럼비 해안 암반 발파를 위한 ‘화약류 사용과 양도양수 허가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승인된 화약사용량은 43톤으로, 폭파기간은 5개월이다. 발파신청 지점은 구럼비 해안과 제주해군기지사업단 인근 부지 등 2곳이다.

 오후 7시30분부터 제주 강정마을 회관에서 열린 주민회의에는 주민과 강정지킴이를 위해 강정마을에 모인 평화운동가, 성직자 등 100여명이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강 회장은 “구럼비가 발파되는 것은 곧 강정마을이 발파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온몸으로 막는 것 말고는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문정현 신부는 “이제 강정마을과 구럼비 바위를 지키기 위한 큰 국면, 무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이게 4·3 사태하고 똑같은 상황으로 공권력이 제주도민, 강정마을 주민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신부는 “나는 이곳으로 올때부터 구럼비 바위와 명운을 함께할 생각으로 왔다”며 “그러나 그저 순박한 강정마을 양민들이 구럼비 바위를 지키기 위해 겪을 희생을 생각하면 온몸이 떨리는 전율이 오고 무섭다”고 밝혔다.

 경찰은 7일 오전 4시 경찰서별로 인원을 집결해 시공사 쪽이 화약을 운반할 때 발생할 주민들과 충돌에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은 모든 상황을 고려해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화약을 운반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구럼비 바위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강정마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서귀포/글·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사진·영상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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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신효범 분노, "강정은 당신들 것 아니다"

이효리 "구럼비 발파라니", 구럼비 폭파하려는 정부 맹비난

중견가수 신효범씨가 7일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려 하자 정부를 강력 질타하며 '구럼비 사수'를 호소하고 나섰다.

신효범씨는 이날 트위터에 "더이상 사람의 욕심으로 지구가 자연이 파괴되는 일따윈 없었음 좋겠다"며 "이런 말도 안되는 결정은 도대체 누구의 권한으로 어떤 사람들끼리 결정하는 건가. 그건 우리 모두의 것인데 자기들만의 것인양 우리에겐 묻지도 않는다"며 폭파를 강행하려는 정부를 질타했다.

그는 자신의 글에 "멋지다"는 등 극찬의 글이 쏟아지자, "멋있을라구 하는 건 아니구요. 여긴 여러분의 땅입니다. 일부 몇사람만의 땅에 세 들어사시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의 것 우리가 지켜야죠. 자연이 오랜 세월 만들어놓고 어우러져 있는 얼마 남지않은 평화를 땅따먹기로 폭파한답니다. 우리의 평화에요. 지키세요. 우리의 권리를 지키세요^^"라며 적극적 동참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아닌것에 아니라구 큰소리 쳐야 옳은 것들이 더 자리할 수 있습니다"라며 "여기서 내 일이 아니라 하면 당신의 주변엔 옳지 않은 것들로, 이기와 욕심으로 가득찰 것이고, 정작 누군가를 위하고 평화를 원하는 자들은 설곳이 없어질 거예요. 그들은 그들의 땅을 위해 평화로운 것들을 몰아내야 하니까요"라고 덧붙였다.

신효범씨는 이같은 글과 함께 구럼비 폭파에 반대하는 글을 적은 피켓을 들고 찍은 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가수 이효리씨도 6일 밤 트위터에 "날씨는 흐리고 노조상대 30억 손해배상 소식에, 구럼비 발파 소식에, 여기저기 보호소에선 강아지들이 굶어 죽어나간단 얘기에 유앤아이 녹화하러 가야 하는데 어디 웃을만한 소식 없나요?"라며 구럼비 폭파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등, 대중연예인들 사이에서도 구럼비 폭파 시도를 비난하는 글들이 봇물터지고 있다.

ⓒ신효범씨 트위터 캡처
▲ ⓒ신효범씨 트위터 캡처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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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럼비를 폭파하려면 나를 먼저 죽여라"

제주도 전쟁터로 바뀌어. 경찰, 폭파 강행 위해 주민들 연행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려 하자, 제주도가 완전 전쟁터로 바뀌고 있다.

구럼비 발파용 폭약이 강정마을로 옮겨진다는 소식에 강정마을 주민과 종교계인사, 활동가 등이 7일 새벽부터 차량을 이용해 다리 입구 등 도로를 막는 등 강력 저항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병력 1천여명을 투입해 차량을 견인한 뒤 공사현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경찰차량에 자신의 몸을 쇠사슬로 묶으며 저항하는 현애자 전 국회의원과 김영심 도의원 등 10여명을 연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저항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강정주민들과 시민.종교단체, 야당 정치인 등 100여명은 이날 새벽 5시 강정 해군기지사업부지 정문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천주교 문정현 신부는 “역사의 주인공은 우리가 될 것"이라며 "구럼비를 폭파하려면 나를 먼저 죽여라”고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올레길을 만든 사단법인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이날 새벽 강정마을을 찾아 구럼비 바위 폭파 반대 입장을 밝혔고, 오전 9시께에는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이 강정마을을 찾아 주민들의 저항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또한 구럼비 해안에는 이날 오전7시쯤 강정포구에서 카약을 타고 들어온 영국의 평화활동가로 강력한 노벨평화상 후보자인 엔지젤터씨가 구럼비 철조망에서 구럼비를 폭파해서는 안된다고 외치고 있으며, 프랑스 출신 벤자민 모네씨도 카약을 타고 구럼비 해안가 접근을 시도하는 등 국제적 저항도 확산되고 있다.

다음은 현지 언론 <제주의소리>가 전한 급박한 현장 상황일지다.

7일 강정마을 상황일지

△ 08시00분 : 강정천 인근에서 경찰 차량에 자신의 몸을 쇠사슬로 묶으려던 현애자 전 국회의원, 여성활동가 2명 등 모두 3명 경찰에 연행. 이후 연행자 속출.

△ 07시17분 : 동광리 소재 화약공장서 폭약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트럭과 호송 경찰버스 차량 등 10여대 무리지어 공장 빠져나옴.

△ 07시 15분 : 경찰병력 400여명, 주민과 잠시 대치 후 해군기지 사업장 안으로 진입중.

△ 07시 : 강정 해군기지사업장 정문 인근 주민 저지선에서 방패.헬맷 무장한 경찰병력 실은 버스 진입 중

△ 06시30분 : 바지선, 구럼비 해안에 바짝 다가선 후 정박중.

△ 06시10분 전후 : 예인선이 대형 바지선 한 척을 끌고 안덕(서쪽)에서 구럼비 해안 쪽으로 접근중.

△ 05시 56분 : 경찰, 동광6거리 주민차량 견인 완료

△ 05시45분 : 경찰, 동광6거리 차량 견인 시작

△ 05시15분 : 안덕면 화약 제조 공장에서 경찰차 1대-경찰 승합차 1대, 주민 저지선 뚫고 강정으로 출발.

△ 05시 : 강정주민과 평화활동가 100여명. 강정 해군기지사업부지 정문 앞에서 항의집회 시작

△ 04시45분 : 경찰병력 1개중대 구럼비 해안가에 투입. 사제 활동가 20여명 체포연행작전 시작

△ 04시30분 : 강정주민 안덕면 화약공장 출입도로인 동광 6거리 인근서 차량 2대로 봉쇄
경찰, 화약공장 출입 전면 통제, 외곽도로 길목 경찰 배치

△ 03시55분 : 해군기지 사업단 후문(풍림콘도~강정천 앞) 상황은 주민 차량 15대가 길을 막고 있고 주민과 활동가 50여명 집결.

△ 03시40분 : 천주교 사제 10명, 활동가 10명, 취재기자 5명. 해군기지 사업부지 펜스 넘어 사업부지 내로 진입.

△ 03시23분 : 마을 싸이렌 울린 직후 강동균 마을회장 긴급방송. 김혜영 기자

 

[출처] : 뷰스앤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8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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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해군기지 크루즈항, 사실은 항공모함용”

 

 

제주 해군기지의 크루즈항이 사실은 항공모함을 위해 설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해군기지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정부 입장을 뒤집는 주장으로 파문이 예상된다.

제주도의회 박원철의원(민주당)은 23일 해군기지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에서 "해군은 애초에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며 "크루즈항 선회장이 520m로 설계된 것은 국방군사시설기준상 항공모함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방군사시설기준상 선회장 적용기준은 '지형 등으로 부득이하게 예인선을 이용하는 경우 항공모함 520m'로 규정돼있다.

해군은 제주 해군기지의 선회장을 520m로 설계했다. 해군은 이곳에 15만t급 크루즈선박 2척이 접안 가능하다며 이를 근거로 강정마을 해군기지가 크루즈항이 포함된 민군복합형 해군기지라고 설명해왔다.

박 의원은 "민항의 경우 항만법 항만설계기준에 따라 15만t급 크루즈 선박이 접안하려면 선박전체길이의 2배에 해당하는 690m 선회장을 갖춰야 한다"며 "해군이 크루즈선박이 접안 가능한 민항을 계획했다면 처음부터 선회장 설계를 690m로 했어야 옳다"고 밝혔다. 15만t급 크루즈 선박의 전체 길이는 345m다.

박 의원은 "국방 군사시설기준에 항공모함을 위한 선회장이 520m로 지정돼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할 때 민항 건설을 명분으로 항공모함이 출입하기 위한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것으로 추정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방부는 제주도민을 달래기 위해 어차피 만들어야 하는 안벽에 15만t급 규모의 크루즈 2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다며 현혹해온 것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해군기지 항만구역의 항로 설정 역시 바람이나 조류 등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크루즈 선박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방부는 처음부터 제주 해군기지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만들려는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며 해군기지 건설공사 중단과 재검토를 요구했다.

 

 

 

 

           "한국은 미국 펜타곤 강아지의 꼬리
    부시 닮은 '불도저' MB, 해군기지 강행"

 

제주 해군기지 문제, <뉴욕타임즈> 이어 CNN 등 미 언론 잇따라 보도

 

 

  
지난 12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이 CNN을 통해 미 전역은 물론 전세계로 방영됐다. 세계적인 여성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오른쪽)의 인터뷰 장면과 제주도의 모습. (CNN 인터넷화면 캡쳐)
강정마을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이 CNN을 통해 미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방영됐다. 세계적인 권위지 중 하나인 <뉴욕타임즈>에 이어 미국 뉴스 전문 채널인 CNN까지 제주 해군기지의 문제점을 보도하면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여론이 국내는 물론 해외로까지 확산될 지 주목된다.

 

CNN은 지난 12일 자매사인 헤드라인뉴스(HLN)를 통해 세계적인 여성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지난 5월 해군기지 건설 부지인 제주도 강정마을을 직접 다녀온 스타이넘은 이 인터뷰에서 해군기지 건설은 제주도 환경에 대한 재난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위험한 군사 경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송보기>

 

제주 해군기지 항의하자, 한국 대사관 "미 국방성에 전화하세요"

 

스타이넘은 "제주 해군기지는 대한민국의 기지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 기지의 기술적인 체제는 안티볼릭 미사일 구조라고 불리는 미국의 것"이라며 "이 기술은 미국 공중위성들에 의해 의지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만약 궁금해서 워싱턴에 있는 대한민국 대사관에 전화를 해서 이 기지에 대한 질문을 한다면 그 대사관에선 '우리에겐 전화하지 말아라. 미 국방성으로 전화를 해라'라는 대답을 듣게 된다"며 "이 모든 일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력적이고 군사적인 전략적 노력에 의해서 중국을 경계하기 위해 기지를 설립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한국정책연구소 특별연구원인 크리스틴 안은 지난 6일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내가 워싱턴의 한국 대사관에 전화로 제주도 해군기지에 관해 항의하자 그에 대한 대답은 '우리한테 전화하지 말고 미국 국무성이나 국방성에 전화하세요. 해군기지를 건설토록 우리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니까요'이었다"고 전했다.

 

스타이넘은 "중국은 이미 (제주 해군기지에 대해) '21세기의 가장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이미) 양측이 상황적인 어떤 충돌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무력증축이 확실시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오늘 CNN에서 이 일을 다루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기쁘다"며 "이제까지 이 섬에 대한 어떤 초점이나 관심도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CNN의 보도로 인해 이 사실을 TV를 통해서는 처음으로 미국에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이 CNN을 통해 미 전역은 물론 전세계로 방영됐다. 앵커 제인 벨레즈-미첼은 "이 방송을 듣고 제주도를 보호하는 운동에 참여하려는 생각이 든다면 구글에 있는 성명서 'SAVE JEJU ISLAND'로 가서 싸인하라"고 호소했다. (CNN 인터넷화면 캡쳐)
강정마을

이날 스타이넘을 인터뷰한 앵커 제인 벨레즈-미첼은 "개인적으로 오늘 방송이 우리가 하는 마지막 보도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저 또한 이 문제에 냉담자가 되고 싶지 않고, 절대 그럴 수가 없다"고 공감을 표했다.

 

그는 특히 "이 방송을 듣고 제주도를 보호하는 운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구글에 있는 성명서 'SAVE JEJU ISLAND'로 가서 싸인하라"며 캠페인 싸이트를 화면에 내보낸 뒤, "만약 우리 모두가 참여하면 제주도를 보호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정 사안에 대해 방송 앵커가 반대 운동에 대한 동참을 호소하고 나서는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스타이넘이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을 스튜디오에 들고 나와 "우리가 여기에 대해 무엇인가 해야만 한다. 정말 옳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은 미 국방부 펜타곤 강아지가 흔드는 꼬리?"

 

앞서 최근 <뉴욕타임즈>에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우려하는 칼럼이 이틀 연속으로 실려 눈길을 끌었다. 우선 스타이넘은 지난 7일자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한국의 낙원을 침범한 군비전쟁'이란 제하의 칼럼에서 "과거 건설회사 사장 출신으로 '불도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해군기지 건설을 지지하는 입장에 변화가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석유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이 대통령의 건설에 대한 생각은 똑같은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은 미국 국방부 펜타곤 강아지가 흔드는 꼬리가 아닌 지 걱정이 된다.(But I fear South Korea is a tail being wagged by the Pentagon dog)"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도록 하기 위한 캠페인에 여념이 없는 이명박 대통령은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세계 7대 자연경관을 주장하는 근거가 당장 파괴될 위험에 처했는데, 어떻게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스타이넘은 칼럼에서 "해군기지가 들어설 강정마을 주민들은 위험에 처한 해안선을 따라 텐트에서 생활하면서 굴착기와 불도저를 막아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있다"며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하는 주민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그는 "반대운동을 이끄는 강정마을 이장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기지 건설 중단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고 말했다"며 "아흔두 살의 그의 노모는 그가 살아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매일 아침 마을에서 해안으로 걸어내려 온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4.3 항쟁' 등으로 인한 제주도의 "상실의 역사"에 대해서도 기록했다. 그는 특히 "이 글을 쓰면서 내 페이스북에서도 (제주 해군기지 반대)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다"며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이) '아랍의 봄'을 가져온 것처럼, (대한민국에서도) 이 캠페인이 해군기지 건립을 막을 수 있는 힘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이 CNN을 통해 미 전역은 물론 전세계로 방영됐다. 이날 CNN에 출연,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을 설명한 세계적인 여성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제주 해군기지 반대 서명을 홍보하고 있다. (페이스북 화면 캡쳐)
강정마을

제주 해군기지가 남한 보호용?...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의 일부"

 

 

역시 전날(6일) <뉴욕타임즈>에 '제주도는 미사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크리스틴 안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태계 보존지구인 제주도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의 일부가 될 한국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격렬한 저항운동의 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해군기지에 배치하겠다고 말한 이지스 구축함들이 북한의 대포동 탄도 미사일(TBM)로부터 남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1999년 미국 의회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이지스함은 남한 북부 3분의2 지역은 방위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제주 해군기지는 남한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에서의 군비경쟁을 부추겨 한국에 새로운 안보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그는 또 "미국정부는 강정마을 해군기지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그것은 특히 거액의 주한 미군기지 분담금에 대한 남한 국민들의 불만 고조와, 또 1978년에 남한 내의 캠프 캐럴기지에서 고엽제 매립이 있었다는 미군 퇴역군인 3인의 증언으로 인한 긴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정마을의 풍부한 해양 생태계와 우리에게 인간 안보를 제공해주는 농어민들과 해녀들의 생계를 '국가 안보'의 이름으로 파괴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올해 78세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정치, 경제, 사회 등 주요 이슈들에 대해 꾸준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 왔다.

특히 2010년 11월 <타임>지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5인으로 선정되는 등 미국 내 주요 정치인, 사회운동가 등에게 롤 모델로 꼽히고 있다.

'양성평등'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1972년 'Ms'라는 잡지를 만들어 여성이 결혼여부에 상관없이 불릴 수 있는 호칭인 'Ms'의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여성의 성 상품화 및 불평등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60년대 '플레이보이클럽'의 바니걸로 위장 취업해 기사를 쓴 것으로 유명하다.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정현경 교수 (왼쪽에서 두번째, 세번째) 가 중덕바닷가 입구에서 마을 활동가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