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연결부분 ‘균열’ 지난 21일 오후 영산강 승촌보 구간에서 포크레인이 물을 빼고 바닥 보강공사를 하기 위해 설치했던 가물막이를 헐고 있다. 포크레인 사이로 보 연결부분(원으로 표시된 곳)에 생긴 균열이 보인다. 광주/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
국토부 보강 단면도 보니 ‘콘크리트 채움’ 언급
4대강조사위 ““4곳 침하…주저앉을 가능성”
정부, 16개 보 특별 점검뒤 “문제없다” 말만
4대강 16개 보에 대한 특별점검을 해온 정부가 28일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보 본체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물받이공’의 침하 우려가 제기되고, 수문 이상과 균열이 추가로 발견되는 등 안전성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환경단체와 학계로 구성된 4대강조사위원회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벌인 제5차 4대강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달성·칠곡·강정고령·구미보 등 4개 보에서 물받이공이 침하 또는 하부 세굴이 됐고, 합천·함안보 등 2개 보에서는 침하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물받이공은 보의 본체와 연결된 구조물로, 물받이공의 구조에 이상이 생기면 최악의 경우 보 본체가 넘어질 수 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최근 국토해양부가 내놓은 달성보와 강정고령보의 보완공사 설명자료를 보면 물받이공 아래를 콘크리트로 채워놓는 보강공사를 한다고 돼 있다”며 “보가 주저앉을 수도 있는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위는 4대강 보에 이미 안전성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낙동강의 대부분 보에서 균열과 누수가 발견된 데 이어 이번 조사에서는 영산강 승촌보에서도 발견됐다. 조사위는 “승촌보 수문 하단의 콘크리트 블록이 가라앉고 수직이음새가 어긋나거나 벌어지는 현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4대강조사위는 “한겨울 영하 날씨에 공사를 강행하고 작업자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야간공사까지 했기 때문”이라며 “콘크리트 파손과 누수는 16개 보 가운데 12개 보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콘크리트 파손 및 누수 △기초 지반 누수 및 세굴 △수문 작동 불량 등을 댐 시설의 중대 결함으로 규정하고 있다.
4대강조사위가 시설물안전관리법에 근거해 매긴 16개 보의 안전등급을 보면, 상주·낙단·세종·백제보 등 4개 보는 D등급(미흡)이고 구미·칠곡·강정·달성·합천·함안·승촌보 등 7개 보는 E등급(불량)에 해당된다.
조사위는 “수평 방향의 보 누수는 간과할 문제가 아니며 이를 고려해 설계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별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국토부 4대강 특별점검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4대강 현장을 집중 점검한 결과 16개 보의 구조적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나 하상 세굴, 지천 합류부 하상변동, 어도 등에서 일부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반대단체에서 의혹을 제기했던 사항들에 대해 철저히 검증했다”며 “불필요한 논란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4대강 특별점검단은 결성 당시 4대강 찬성인사 위주로 구성돼 민관 합동이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물받이공 침하 문제에 대해 국토부 4대강추진본부의 안시권 기획국장은 “낙동강 일부 보에서 침하 우려가 있어 보완공사를 했지만 지금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윤세의 4대강특별점검단장(경기대 교수)은 “이번 점검에서 물받이공 침하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만약 많이 침하가 됐다면 보 구조물 안전성과 직접 연결되는 심각한 문제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보 누수에 대해서는 “이음부 누수는 있을 수 있는 일로 보 안전성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남종영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