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4대강 사업으로 가뭄 사라진다더니 ... 이게 뭔가요?
▲ 가뭄으로 갈라진 저수지 바닥과 말라 죽은 물고기. 가뭄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최병성
전국이 쩍쩍 갈라지는 신음소리로 가득합니다. 연일 내리쬐는 불볕 더위와 가뭄으로 저수지 바닥까지 드러났습니다. 거북 등처럼 갈라진 저수지 바닥에 물고기가 죽어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심각한 가뭄이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갈라진 저수지 바닥 틈에 게 한 마리가 보였습니다. 그런데 게는 타는 목마름을 견디지 못하고 죽은 지 이미 오래였습니다. 비록 죽은 게였지만, 위치가 절묘했습니다. 이미 바짝 말라버린 곳과 아직 습기가 남아있는 곳 사이에 숨어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닥까지 말라버린 저수지 바닥에서 목숨을 이어가고자 마지막까지 물을 찾다 애처롭게 죽어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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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으로 고통당하는 것은 저수지의 물고기와 게만이 아니었습니다. 요즘 한창 모내기철입니다. 모 심은 논에 물이 찰랑거려야 하지만, 물은 고사하고 논바닥이 바짝바짝 말라가는 곳이 많습니다. 심지어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한 곳도 수두룩합니다. 밭에 싹이 나긴 했지만 물이 없으니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땅이 갈라져 터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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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이 제일 고통스러운 이는 물을 찾는 농부들입니다. 가뭄의 피해를 조금이나마 덜어보고자 농부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말라버린 하천 바닥을 파서 웅덩이를 만들고, 양수기와 경운기를 동원해 논과 밭에 물을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때이른 무더위 속에서 물을 찾기 위해 뜨거운 태양 아래 땀방울을 흘리는 농부들의 수고가 마음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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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이면 가뭄이 사라진다더니
'가뭄'이란 단어는 우리 귀에 아주 익숙합니다. 4대강사업의 제1 목적이 바로 가뭄 해결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 4대강 홍보 동영상들을 비롯해 크고 작은 4대강 광고 책들을 통해 4대강 사업으로 가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누누이 밝혀왔습니다.
4대강 홍보 영상에는 지금 전국의 가뭄 피해와 똑같은 장면이 등장합니다. 가뭄으로 거북등처럼 갈라진 땅에 4대강 사업으로 모아 둔 물을 흘려보내 목마름을 해결한다는 것입니다. 이 홍보 영상에서는 가뭄 장면을 보여주며 4대강 사업이 완공되는 2011년에는 재난이 사라진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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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12년 현재 전국이 가뭄으로 타들어가고 있음에도 4대강에 모아둔 물로 가뭄을 해결했다는 소식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아직 2011년이 오지 않았기 때문인가요? 이 대통령의 시계가 궁금합니다.
이번에 청와대에서 만든 '안녕하십니까? 청와대입니다'라는 이름의 4대강 홍보책은 가뭄으로 갈라진 땅을 보여주며 "4대강 사업은 빗물을 담은 물그릇으로 가뭄을 해결하여 생명이 살아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뭄을 해결한다던 이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4대강에 물이 가득함에도 가뭄은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뭄을 해결한다던 이 대통령의 22조원짜리 4대강사업이 거짓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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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생명이 깨어나는 강 새로운 대한민국 4대강 살리기'라는 책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책은 4대강사업의 기대 효과로 물 부족과 홍수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며, "홍수 잡고, 가뭄 막고!"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가뭄 피해는 무엇입니까? 이명박 정부는 이 책에서 '강물 가득 행복 가득'이라며 밝게 웃는 어린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지금 4대강엔 강물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논과 밭은 갈라지고 농민들은 오늘도 물을 찾아 고통의 피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4대강에 물이 가득하여 행복해진 사람이 누구입니까? 하늘이 선물로 주신 강을 파괴하고 썩은 물로 채우느라 주머니 두둑해진 건설업자들과 그들과 어울려 뒷돈 뜯어먹은 몇몇 공무원들 외에 누가 또 행복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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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가뭄의 재난을 막겠다던 거짓말은 여기 또 있습니다. "맑은 강물, 청정자연, 우리의 미래 4대강 살리기"라는 홍보책에는 4대강사업을 홍수와 가뭄, 물 부족, 물 오염을 해결하는 하천복원 프로젝트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4대강사업이 완공된 지금 여전히 가뭄과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더 큰 문제는 4대강에 고인 물이 썩어감에 따라 물 오염이 심각해진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례에서 보듯, 22조 원이 넘는 혈세와 4대강 유지 관리 비용을 합쳐 매년 1조 원에 이르는 돈을 4대강에 퍼부으면서도 하늘에서 비가 내리길 기다리기만 하는 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 이 대통령의 4대강사업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3년 전에 제시한 물 부족 해결의 방법
저는 3년 전인 지난 2009년 10월 18일 <전국 0.5% 저수지 둑 높여 홍수 대비? '물 부족' 보다 '썩은 물' 대책 더 시급>이란 기사를 통해 4대강사업으로 가뭄을 대비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특히 저는 일 년 전인 2011년 6월 25일 붕괴된 낙동강 호국의 다리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4대강 준설로 영향을 받은 다리를 보강하지 않으면 무너질 것이라고 붕괴 2년 전(2009년 8월 26일), '나라발전과 지역경제를 망치는 4대강 사업'이란 제목의 블로그 글을 통해 알린 바 있습니다.
앞으로 예견할 수 있는 것은 4대강에 고인 물이 썩어 먹을 물 부족과 취수대란이 일어나고, 4대강에 가득 채워 둔 물 때문에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대홍수 재앙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4대강사업이 가뭄을 대비할 수 없는 사기극임은 너무 쉽게 증명됩니다. 4대강에 아무리 많은 물을 모아도 물이 필요한 지역에 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오늘 같은 가뭄 피해를 막는 최고의 대책은 저수지에 있습니다. 농림부 자료에 따르면 농업용 저수지는 전국에 1만7732개가 있습니다. 농사 짓는 전국 곳곳에 저수지가 분포해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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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물왕저수지입니다.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는 상황에서 주변 농경지에 물을 공급한 탓에 저수량이 10%도 안 됩니다.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며 쩍쩍 갈라졌습니다. 낚시꾼들이 앉아있어야 할 좌대가 저수지 바닥에 주저앉아 있습니다. '위험, 물에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지만, 물 한 방울 보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커다란 드럼통이 저수지 바닥에 묻혀있습니다. 홍수 때 떠내려 온 드럼통이 저수지 바닥에 계속 퇴적되는 흙에 파묻힌 것이지요. 저수지 바닥 곳곳에 떠내려 온 시멘트 블록과 퇴적된 흙더미도 쉽게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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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왕저수지에서 보듯, 대한민국의 1만7천여 개의 저수지 중에 약 70%는 축조된 지 수십 년이 지나 제방이 낡았고, 물도 샙니다. 퇴적물이 많고 저수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물을 공급하는 저수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사업이 아니라 저수지 개량에 힘썼다면, 22조 원이라는 엄청난 혈세를 탕진하지 않고도 오늘처럼 심각한 가뭄을 해결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대통령의 4대강사업 중에 총 2조2986억 원을 투입하여 96개의 농업용저수지를 증고하는 사업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증고하는 96개 저수지는 대한민국 저수지 1만7732개 중 겨우 0.54%에 불과합니다. 겨우 0.54%에 불과한 저수지로 대한민국 전체 농경지의 가뭄 피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다 아는 상식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0.54%의 불과한 96개 저수지 증고사업에 무려 2조2986억 원이란 엄청난 혈세를 퍼부었습니다. 농림부는 지난 10년간 개당 평균 약 2억 원을 들여 총 327개의 저수지 둑을 높이는 개량사업을 지속해왔습니다. 저수지 한 개당 2억 원을 투자해 개량사업을 해온 것과 4대강사업을 비교한다면, 이 대통령의 96개 저수지 증고비용 2조2986억 원은 자그마치 1만1493개의 저수지를 개량할 수 있는 엄청난 예산입니다.
옛말에 '도랑 치고 가재 잡고'라는 말이 있듯이, 단돈 2조 원으로 저수지 개량사업만 제대로 했어도 전국의 가뭄도 막고 4대강 죽이기에 투입된 20조 원과 매년 들어가야 할 1조 원을 아낄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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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가 가뭄 예방의 해결책임은 물왕저수지 주변 논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 농경지들은 물왕저수지에서 공급받은 물로 모내기를 다 마쳤고, 황로와 백로 무리들이 벼 사이를 오가며 사냥에 열중입니다. 비록 전국이 가뭄이지만 이곳엔 물이 없어 모내기를 못한 곳이 없었습니다. 물왕저수지는 주변 농경지에 물을 공급해주고, 이제 10%의 저수량만 남은 상태로 비오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4대강에 아무리 물을 가득 채운들 정작 물이 필요한 전국의 농경지에 보낼 수 없습니다. 4대강 물을 전국 산간 지역으로 보내기 위한 수로를 갖추려면 수백조 원이 있어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가뭄이 들었을 경우 농경지 바로 근처에 위치한 저수지에서 물을 공급받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예산도 적게 드는 해결책입니다. 4대강사업으로 가뭄을 막는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은 애초에 불가능한 대국민 사기극이었던 것입니다.
하늘이 준 최고의 기회를 차버린 이명박 대통령
이번 가뭄은 이명박 대통령에겐 하늘이 준 최고의 기회였습니다. "여기 봐라! 4대강사업 덕에 가뭄을 해결하지 않았냐?"라며 야당과 시민단체의 4대강 비난이 반대를 위한 반대였음을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하늘의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대통령은 4대강에 가득 채워놓고도 절호의 기회를 차버렸습니다. 결국 4대강사업이란 가뭄과 홍수 예방에 아무 쓸모없는, 건설업자 배불리기 위한 국토 파괴의 재앙에 불과했습니다.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니 며칠 지나면 가뭄은 해결되겠지요. 그러나 가뭄을 막겠다며 22조 원을 퍼붓고도 하늘만 바라보는 우리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은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국토를 파괴하는 헛된 사업에 22조 원이 넘는 혈세를 낭비한 것에 대해 대국민 사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 대통령뿐 아니라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할 분들이 더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거수기에 불과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없었다면, 이 대통령의 4대강 사기극은 불가능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주먹을 휘두르며 날치기 통과시킨 예산안 덕에 이 대통령의 4대강사업이 강행 될 수 있었고, 결국 4대강은 파괴된 것입니다.
가뭄 재난을 막는다던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사업은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했음을 하늘이 증명해주었습니다. 4대강 사기극이 다 판명되었으니, 하루라도 빨리 비가 와서 농민들의 시름이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최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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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물 못주는 4대강…"22조원 들인 그림의 떡"
"16개 보로 가둬놓은 물, 활용 방법론 없어"…보 역시 처음엔 수상레저용
(CBS 노컷뉴스 / 권민철 기자 / 2012-06-21)
정부가 4대강 사업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로 내세운 것은 가뭄해소다.
4대강에 16개의 보를 설치해 인위적으로 물그릇을 넓혀 물 13억톤을 추가로 확보해 가뭄에 대비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이 사실상 끝난 지금 12년 만의 대가뭄으로 전국 곳곳의 산야가 타들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가뭄이 4대강 주변에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4대강추진본부 관계자는 "가뭄 발생 지역은 천수답뿐이다. 관계시설 없이 빗물에 의존하는 지역에 국한된 일일 뿐 4대강 본류 주변 농경지나 대규모 농경지는 문제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나아가 "가뭄이 때아닌 폭염 때문에 정서적으로 발생한 느낌이지 실제로는 아직 나타나지 않는 착시현상"이라며 가뭄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4대강 사업이 가뭄해소를 위한 주도면밀한 검토 없이 진행된 예정된 결과라며 비판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이철재 정책국장은 "4대강을 용수 등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효저수량 같은 개념이 정립됐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게 나와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확보된 물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누락돼 있다"며 "물만 확보했지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은 빠져있는 것이 4대강 사업이다"고 말했다.
결국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13억톤의 물은 활용처가 마련돼 있지 않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는 4대강 사업의 추진과정에서도 나타난 문제이기도 하다.
당초 4대강 사업을 성안한 지역발전위원회는 2008년 12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보 설치의 목적을 수상레저용으로 규정했다.
이를 위해 도시구간에만 4개의 보를 설치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던 것이 1년 뒤 '4대강살리기 마스터플랜'에는 4대강 보가 장래 물부족 대비용으로 포장됐다.
수상레저용 보가 1년 만에 물부족 대비용으로 둔갑된 마당에 가뭄대비가 제대로 될 리 없다는 얘기다.
무엇엔가 쫓기듯 추진돼 온 4대강 사업이 도도한 자연의 흐름 속에 하나하나 실체가 드러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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