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절반 ‘다른 병’으로 사망

 

 

암환자 절반 ‘다른 병’으로 사망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조사발표
심장병·당뇨병·고혈압 등 원인
생존기간 길수록 만성질환 위험

암 진단 뒤 숨진 환자의 절반 정도가 심장병과 당뇨 등 다른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환자가 오래 살기 위해서는 암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4일 미국암연구협회(AACR)의 발표자료를 인용한 자료에서 “1988년부터 2004년까지 18년 동안 추적조사한 남자 761명, 여자 1046명 등 1807명의 암환자 가운데 42.9%(776명)가 숨졌는데 사망자 776명의 사망원인을 분석했더니 48.9%(379명)는 암이 아닌 다른 질환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한 암환자 776명의 41.8%(324명)만 암으로 숨졌다는 것이다. 사망한 암환자의 9.3%는 원인을 알 수 없었다.

특히 암 진단 뒤 5년 안에 숨진 환자 가운데 33%가 암이 아닌 다른 질환으로 사망했다. 이와 달리 암으로 진단받고 5년 뒤에 숨진 환자 가운데 63%가 암이 아닌 다른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존 기간이 길수록 암보다는 다른 만성질환에 의해 사망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암환자 1807명이 앓았던 질병을 보면, 당뇨(남자 17.7%, 여자 26.6%), 심혈관계(남자 63.2%, 여자 66.9%), 고혈압(남자 58.7%, 여자 62.9%), 고지혈증(남자 61.3%, 여자 70.5%) 등이었다. 1807명의 암환자는 전립선암 165명, 유방암 141명, 대장암 117명 등의 순이었다.

김민석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예방건강증진센터장은 “암환자들은 암이 진단되는 순간 의사나 환자 모두 암에만 전념하는 경향이 있는데,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도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