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관련

신음하는 4대강, 어찌할 것인가

道雨 2012. 8. 6. 12:09

 

 

 

4대강 사업으로 거대한 보에 갇힌 강물이 썩어가고 강 주변이 황폐화돼 가고 있다.

정부는 4대강 공사가 끝나면 맑아진 강물에서 강수욕을 즐기고, 강변공원에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처럼 선전했지만 말짱 빈말이 돼버렸다.

강 주변 시설을 넘겨받아 관리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막대한 유지관리비용 때문에 벌써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대체 왜 막대한 혈세를 들여 4대강 사업을 밀어붙였는지 한숨만 나올 뿐이다.

 

가장 심각한 게 수질 악화다.

이달 초 <한겨레>가 녹색연합과 공동조사한 결과를 보면,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낙동강 중류인 대구 주변까지 북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고온현상 탓이라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으로 보에 막힌 강물의 흐름이 느려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낙동강 중류에서 남조류가 발견된 것은 4대강 사업 이전에는 없었던 현상이라고 하니,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남조류가 식수원까지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대로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간질환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이다. 이를 제대로 정수하지 않고 장기간 마실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낙동강 정수장 중 구미정수장 등 몇몇 정수장은 마이크로시스티스를 걸러낼 장치조차 없다고 한다. 남조류 발생 원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이전이라도 우선 정수시설만이라도 보완해 수돗물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4대강에 인공으로 조성된 강변공원 234곳도 애물단지다.

수자원공사가 직접 관리하는 곳은 그나마 나은 모양이지만 대부분의 강변공원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한다. 애초부터 얼마의 비용을 들여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 없이 우선 만들어 놓고 보자며 밀어붙인 결과다. 이를 넘겨받아 해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유지관리해야 하는 지자체로서는 답답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앞으로 이런 강변공원을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자연의 흐름에 맡길지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4대강 사업은 이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을 거대한 ‘물 항아리’로 만드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성과에만 집착해 부작용을 애써 무시할 게 아니라 잘못된 것은 고치고 부족한 것은 보완해야 한다.

보를 아예 없애는 게 옳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4대강 사업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환경단체 등과 머리를 맞대야 함은 물론이다.

[ 2012. 8. 6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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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독성 남조류, 대구까지 북상"

 

녹색연합 "물고기 섭취, 물놀이 통해 독소 노출 우려"

2012-08-05 17:45:02
4대강 사업지인 낙동강 하류에서 발견됐던 간암 발생 독성물질 남조류가 경남 합천보, 대구 달성보, 창념 함안보를 거쳐 대구 인근 낙동강 지역까지 번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녹색연합이 공개한 낙동강 수질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경남 합천군, 대구 달성군, 경북 고령군 등 낙동강 중상류 지역 일대에서 뚜렷한 녹조현상이 확인됐다. 

녹조현상이 나타난 곳은 경북 고령의 우곡교 아래, 대구 달성군 도동서원 근처와 낙동대표, 박석진교 아래, 경북 고령군 고령교 하류 지역 등 낙동강 중류지역 일대의 강물이 육안으로 확인 가능할 정도로 초록색으로 변했고, 강물 속에는 녹색의 알갱이가 떠있었다.

낙동강 중상류를 통해 올라오고 있는 남조류가 대구를 넘어 구미까지 번질 경우, 구미시를 비롯해 칠곡군, 김천시의 많은 시민들이 남조류의 독성에 노출될 위험성이 커지게 된다. 구미에는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시설용량 46만톤의 대규모 시설을 갖춘 구미정수장이 있다. 

녹색연합은 "4대강사업 이전에는 낙동강 하류의 하구둑 주변이나, 경북 양산시 물금 지역에서만 녹조현상이 나타났었지만 지난 6월말 창녕함안보 인근의 경상남도 창원시 본포취수장과 경상남도 함안군 칠서취수장에서 녹조현상이 발생했고, 이번 8월에 낙동강 중류로 북상하여 대구, 고령 일대에 나타나고 있다"며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급격한 수질악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이같은 녹조현상에 대해 "남조류는 독성이 함유되어 있어서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남조류의 개체수가 대량으로 증가하게 되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물색깔이 녹색으로 변하며 녹색의 알갱이가 물 속에 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그 정도가 심해지면 진한 페인트를 풀어놓은 것과 같이 변한다"고 설명했다. 

녹색연합이 녹조 발생 지점의 시료를 채취해 전문기관에 조류분석을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녹조현상을 일으킨 원인은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였다. 이는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라는 간질환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맹독성으로 인해 미량으로도 치사에 도달 가능"이라고 밝히고 있다. 

남조류의 독성은 사람과 가축, 어류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 외국에서는 오염된 물의 투석으로 인해 50명 이상이 간질환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고, 1990년대 캐나다에서 발생한 수만 마리의 오리와 물새류 폐사, 1981년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발병한 피부 질환 및 눈병, 1991년 호주의 소 1600마리 사망 등이 직간접적인 남조류의 독성 때문으로 확인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995년 부산의 화명정수장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돼 이 사건은 이후 부산의 모든 정수장에는 녹조를 정수하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설치된 바 있다. 

녹색연합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이번 낙동강 중류 남조류 대량발생의 원인은 4대강사업으로 건설된 낙동강 8개 보에 있다"며 "대형 보로 인해 물의 흐름이 가로막혀 정체되었기 때문이다. 물이 흐르는 상황에서는 조류가 대량으로 발생하기 힘든데, 지금 보로 막힌 낙동강은 거대한 호수로 변해버려, 물의 정체시간이 길어진 만큼 녹조현상의 가능성은 높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또 '이상고온현상' 때문이라는 정부 주장에 대해 "단순히 기온이 상승한 것만를 원인으로 보는 것은, 과거에 이와 같은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남조류 발생이 수온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정체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같은 조건에서도 발생확률이 훨씬 높아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녹색연합은 '낙동강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스템이 있어 수돗물 공급의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해명에 대해선 " 낙동강 중상류에는 해평취수장과 연결된 구미정수장을 비롯해 상주 도남정수장과 안동, 예천의 몇몇 정수장 등 고도정수처리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은 정수장이 여럿 있다"며 "더군다나 대구의 문산, 매곡 정수장 또한 공사가 시작되었으나 아직 완공 전이다. 녹조의 독성을 걸러낼 수 없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녹색연합은 "정부는 4대강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질개선'을 목적으로 내세웠지만, 4대강사업으로 인해 과거에는 없었던 독성 남조류가 대량으로 발생하게 되었다"며 "단순히 정수처리기술과 화학약품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낙동강 원수 자체의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는 강물을 정체시키는 원인, 곧 4대강 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