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부정선거를 이야기 하는가
하루하루를 '후회막급'으로 채우며 살아가는 사연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2-12-29)
우리는 어떤 중대한 사안에 대해 의혹을 제기할 때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그것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국민이 절반으로 양분된 상황 속에서 그리고 같은 과라 하더라도 이념에 따라 얼마든지 갈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책임질 수 없는 의혹을 던져 사람들로 하여금 시간과 노력을 낭비케 하는 일은 피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서프라이즈 대논객이신 내과의사님의 글(☞보러가기)은 생각을 달리 하는 분들 입장에서도 반드시 읽어보고 마음 한 켠 새겨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사고에 매몰되다보면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고 끝없는 심연 속으로 빠지게 되는 우를 우리는 흔히 겪기 때문입니다. 다른 견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 대선이 끝나고 망연자실한 속에서 참으로 많은 후회를 했습니다. 제가 후회하지 않을만큼 무언가를 한다해서 대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지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악을 써서라도 이러저러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몇 가지가 저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마음깊이 후회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려합니다.
첫째는, 2010 지방선거 -‘한명숙 對 오세훈’서울시장 선거입니다.
선거 전 보수언론 대부분이 10%이상 격차로 한나라당 오세훈이 승리할 것이라는 ‘흑색 여론조사’가 난무하는 가운데 시작된 개표는 한명숙 후보의 승리를 낙관할 수 있을만큼 서울 전역에서 골고루 이기고 있었습니다. 자정무렵까지 그랬습니다. 물론 서울지역 각 구청장들은 대승을 거두며 당선확정이 되고 있었기에 서울시장 역시 승리하리라는 기쁨에 들떠 있었습니다.
문제는 자정이 지나고 부터였습니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시청 부근에서 승리를 확신하며 ‘승리 이후의 현안’을 논의하고 있었다고 하지요. 그러던 중 늦게 개표가 시작되어 진행상황이 궁금했던 강남 3구(서초, 강남, 송파)의 개표상황을 체크하기 위해 강남 개표소 민주당 참관인에게 전화를 걸었던 지도부는 황당한 사실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개표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는데도 민주당 참관인 연락이 닿지 않거나 사라지고 없었다는 겁니다. 그런 상황속에서 전세가 역전되고 결국 패배로 끝난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습니다. 참관인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제가 알게 된 것은 개표 다음날 한명숙 후보님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기 위해 몇 분과 함께 찾아 뵈었을 때였습니다. 한 전 총리께서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라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참으로 황당하고 통탄할 일인 것이지요.
저는 그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민주당 핵심라인에 닿는 분들을 통해 다각도로 알아보았습니다만 민주당에서는 어디 알려질까 창피해서 그랬겠지만 대체로 쉬쉬하는 분위기였고 그래서 더더욱 정확한 원인 규명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저 추정키로 자포자기했거나, 교육이 덜 된 탓이거나, 매수되었거나 그 외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데 참관도 제대로 못한 민주당은 더더욱 결과를 문제삼을 처지가 아니라 판단한 듯 합니다.
저는 당시 기분 같아서는 이 내용을 세상 천지에 알리고 “이렇게 형편없는 정당이 어디 있느냐, 선거대책본부는 도대체 뭐하는 데냐, 참관인 교육도 시키지 않느냐”며 난리굿을 치고 싶었지만, 글찮아도 마음의 상처가 크실 분들이 많아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저 또한 천안함 사건으로 검찰에 고소를 당한 직후라 그 이슈만 붙들고 있을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후회스럽습니다. 그때 난리굿을 치면서 미친놈처럼 날뛰었다면 이후 민주당 참관인들에 대한 교육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지금 후회합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하지만, 소를 잃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하지요. 소 키우는 일을 계속 해야 한다면 말입니다. 그래서 당시의 상황을 복기할 가치가 있어 한번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1. 한나라당의 치밀한 전략
막강한 정보기관과 조사기관을 틀어쥐고 있는 여당은 선거 전 여론의 추이와 선거 결과의 예측에 있어 가장 정확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론조사기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프리미엄입니다.
(1) 여론조사에 세뇌되다 - 한나라당은 여론조사기관을 최대한 활용하여 오세훈 대 한명숙의 대결에서 커다란 차이로 오세훈이 압승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그것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거의 ‘세뇌’수준으로 ‘한명숙은 큰 차이로 질 것’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오죽하면 선거결과를 분석한 김호기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6월2일 치러진 지방선거는 참으로 놀라운 선거였다. 1997년과 2002년 대통령선거처럼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선거가 없지 않았지만, 이번처럼 놀라운 결과를 안겨준 선거도 드물다. 여론조사가 철저히 어긋났다. 선거 막바지 여론조사 발표가 금지된 기간에 민심이 빠르게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찬찬히 돌아보면 처음부터 여론조사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 / 2010. 7. 1 신동아 기고> |
(2) 강남 3구 개표 역전극 - 이유는 알지 못하나, 선관위는 인구가 제일 많고 한나라당이 우세한 강남 3구 지역의 개표를 최대한 늦추었습니다. 거의 11시가 되어서야 개표를 시작했지요. 새벽까지 진행된 개표는 총 서울시민 443만명 투표에 겨우 26,412명의 차이로 한명숙 후보는 패배를 합니다. 그런데 개표 마감 시점에 민주당 참관인은 없었습니다.
2. 민주당의 무대책
선거를 치르는 정당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2010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겁니다. 개표가 끝나지 않았는데 참관인이 사라지는 것, 과연 상상할 수 있는 일인가요?
(1) 참관인에 대한 교육 미비 : 2010 지방선거에서, 지난 4.11 총선에서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한결같이 지적되는 문제가 참관인에 대한 사전교육문제입니다. 어떤 교육도 받지 못하고 참관인으로 참여했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투표가 끝나고 나면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투표함은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교육받지 못한다면 왜 참관인으로 가야하는 걸까요. 지난 4.11 총선 강남을에서는 55명 참관인 가운데 단 한 명만이 투표함을 지키며 개표소로 갔습니다. 나머지 54명의 참관인은 “경찰과 선관위 직원이 투표함 잘 운반할테니 집으로 돌아가시라”는 말 한마디에 모두 집으로 갔다고 하지요.
(2) 참관인들의 패배의식 : 선거전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가 큰 격차로 이길 것이라고 세뇌된 탓에 특히나 여당세가 강한 강남3구 참관인들은 처음부터 ‘패배의식’을 갖고 있었던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기든 지든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표를 지켜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어떻든 질 것’이라는 패배의식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3) 회유와 매수 가능성 : 이에 대해서 지금 뭐라고 말할 처지가 아닙니다만 최소한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라도 이러한 가능성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도망간 소 외양간’이라도 고칠 수 있으니 말이지요.
이상의 결과를 놓고 보면 한나라당의 선거전략,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 모든 과정이 계획된 것이 아니고 우연의 일치라고 친다면 ‘참으로 대단한 선거 운세’를 타고 났다고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대부분에서 패배하거나 박빙이었는데 강남3구에서 역전을 일구어 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야당 참관인까지 자리를 비켜주는 행운을 누렸으니 말이지요.
결과적으로 우리는 이 문제를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되었던 것입니다. 저를 비롯하여 당시 이것을 알았던 사람들은 창피함을 무릅쓰고라도 이 문제를 공론화하며 난리를 쳤어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민주당에서는 비록 참관인이 중간에 사라지는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강남 3구에 대한 재검표>를 요청했었어야 합니다.
물론 참관인도 없는 마당에 <‘갑’에서 빼내고 ‘을’에 더하는 방식>으로 아귀를 맞추었다면 밝혀내기 어려웠겠지만 최소한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정도의 쨉이라도 날릴 수 있었을 것이고, 그리고 그 문제가 공론화 됨으로써 민주당 내에서 대책을 수립하거나 제도를 개선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고 그 결과는 2년이 지나 금년 4.11총선에서 고스란히 같은 모습으로 반복 재현됩니다.
둘째는, 2012년 4.11 총선입니다.
불과 여덟 달 전의 일이어서 구체적인 과정은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만, 모두가 명명하기로 ‘야당이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라고 규정했던 것만큼 우리 역시 마음 놓고 편안하게 치뤘던 선거였습니다.
출구조사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동수로 나와 진보당의 승리만큼 우리가 이기는 구도로 15석의 우세를 점칠 수 있었고, 박빙지역 33곳 가운데 민주당 우세 19곳, 새누리 우세 14곳으로 나타났으니 최소한 15~20석은 승리하리라는 예측을 가능케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만큼 역전되는 것으로 결단이났으니 2010년 서울시장선거에 이어 2012 총선에서도 ‘한나라(새누리)는 역전의 귀재’칭호를 받게 됩니다.
4.11 총선 역시 개표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일들이 전깃줄에 연 걸리듯 이어졌습니다. 투표함이 뜯기고 자물쇠가 열려있는 등 부정의 흔적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지요. 저는 4.11총선에서의 부정 문제를 거의 악을 쓰다시피 물고 늘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서프라이즈 토론방에는 <민주통합당은 ‘4.11 부정선거’를 철저히 조사하라>는 당시의 성명글이 아직도 공지에 아래와 같이 걸려있습니다.
서프라이즈의 입장 서프라이즈는 이번 4.11 총선의 결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야권 연대의 참패’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1. 현재 부정선거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미 부정선거의 정황이 드러난 지역만 해도 강남갑, 강남을, 구로갑, 인천부평 등 네 곳에 이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정이 앞으로 또 얼마나 드러날지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2. 박빙인 지역에서 투표함에 대하여 하나든, 둘이든, 열 일곱 개든, 부정이 저질러 졌다면 그 결과에 대하여 어느 쪽의 승리인지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부정에 대한 법적 심판을 받고 그 결과에 따라 확정을 하든, 재선거를 하든 해야 하는 것이 옳습니다. 3. 수도권과 영남의 ‘초박빙 지역’에서 부정이 개입되었다면, 그 부정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야권연합이 박빙으로 승리할 수 있는 지역 가운데 불과 ‘다섯군데’만 뒤집어 진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열 석’의 차이가 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연성이 충분히 입증된 상황에서 ‘선거참패’를 이야기 하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4.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봉쇄 후 <봉인>을 하고 개표소로 보냈는데, 개표소에서 확인해보니 <봉인이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박스 자체가 바뀌었다>는 것 외에 어떤 해석의 여지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부정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있기 전에는 선거 결과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는 것입니다. 5. 따라서 서프라이즈는 이번 선거를 <공권력에 의하여 민의가 짓밟히고 신성한 표가 강탈당한 추악한 선거>로 규정하며, 합법적인 절차에 의하여 부정행위의 전말이 드러날 때까지 <참패>라는 단어를 쓰지 않을 것이며, <부정선거> 이슈에 집중하여 진실을 밝힘과 아울러 두 번 다시 선거에서 부정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대비하고 각성시키는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절대적인 지지를 보여주었던 민주. 개혁 시민들의 바램과 열망의 결과를 온전하고 안전하게 지켜내지 못한 민주통합당의 무능함과 투표함 박스가 종이로 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문제삼지 못한 민주통합당의 안이함에 대하여 커다란 실망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으며, 부정선거의 진상을 조사하고 밝히는 데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서프라이즈 MB와 선관위, 그리고 새누리당은 처벌받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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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치웹진 서프라이즈와 인터넷언론 진실의 길에 참 많은 컬럼과 기사를 게재하였습니다. 투표 다음날인 4월12일 <민주당은 강남을 부정선거의 진상을 파악하라>는 글을 시작으로 수 십편의 ‘부정선거 조사요구’글들로 서프라이즈와 진실의길 대문을 채웠습니다. 심지어 “천안함이나 잘하라”는 비아냥을 들어가면서도 그 문제에 매달렸었습니다.
특히 강남을구의 경우 정운현 진실의길 편집국장과 함께 직접 취재를 나가 구룡마을 운영위원들을 만나 집중취재를 하는 등 4.11총선에서 드러난 ‘부정선거의 증거’들을 세상에 알리고 대응과 대책을 촉구하는 데에 혼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 행정처에 있는 분들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대책 실무를 담당한 첵임자가 누구냐고 묻고 따지느라 목소리 제법 높였습니다.
그래서 지난 총선 ‘부정선거’이슈에 관한 한 후회가 없을 만큼 파고 들고 설쳤다고 자부하지만, 지금 다시 돌아보면 그 역시 커다란 후회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좀 더 미친 듯이 달려들었어야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도대체 얼마나 떠들고 매달려야 선거대책이 제대로 수립될지, 참관인들이 제대로 교육될지 조바심을 내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비참합니다.
총선지나고 그 난리를 쳤음에도 이번 12.19 대선에서 그 놈의 ‘부정의 그림자’는 어김없이 재현되었으니 가슴이 찢어지다 못해 뭉개져 내려 앉는 것 같은 심정입니다.
셋째는, 2010-2011 기간 동안의‘천안함 사건’관련입니다.
저는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후 민주당 추천 조사위원으로 위촉되었고 저의 조사결과와 분석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세상에 알리는 데에 주력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는 유력한 분들께는 무작정 달려가서 천안함의 진실에 대해 브리핑을 하였고 적지 않은 분들이 진실규명에 발벗고 나서 주셨습니다.
당시 제가 직접 찾아 뵙고 브리핑을 드렸던 분들은 이해찬 전 총리,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당시 의원), 박영선 의원, 최문순 강원도지사(당시 의원), 문희상 국회부의장, 안규백 의원등 국방위 소속 의원들, KBS, MBC PD분들, 참여연대, 노종면 언론3단체 위원장, 사회단체 대표분들이었고 그 분들 모두 적극적으로 천안함의 진실규명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셨기에 참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2010년 6월 검찰조사를 받고 8월 이후 재판이 시작되었지만, 각 단체(사회, 통일, 민주, 노조, 평통, 진보)의 요구에 의하여 2년간 전국을 돌며 120여회의 강연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천안함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 수구세력은 두 번 다시 정권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강한 믿음과 의지로 그것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다 바치며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2011년도엔 재판과 강연 글쓰기로 거의 모든 시간을 채우면서도 심리적으로 저를 가장 압박하였던 것은, 만약 2011년 기간동안 천안함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가시적인 노력이 정치권에서 특히 민주당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2012 대선 전 ‘천안함 진실규명’은 어렵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관심을 갖고 애쓰시던 분들도 내려놓기 시작하였고, 천안함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리고 2012년 들어서는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스케줄로 인해 ‘천안함’을 거론하는 것은 ‘종북논란의 늪’에 빠지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을 넘어 ‘가장 피해야 할 이슈’로 치부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된 것에 대해 후회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든 말든 민주당 의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붙잡고 늘어져서라도 <천안함의 진실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대선을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라는 것을 설파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더 미친 듯이 했어야 했던 것 아닌가 하는 후회는 여전이 머리를 가득 채우며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이지만 암울한 현실을 맞고 있는 지금에 와서 여전히 미련이 미련으로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넷째는, 12.19 대선 이후 - 바로 지금부터입니다.
제가 ‘마음 깊이 후회하는 것’ 그 네 번째 이야기는 바로 ‘지금부터’라는 것입니다.
무슨 얘긴고 하면 저는 요즘 하루하루를 ‘후회막급’으로 채우며 살고 있습니다. 더 많이 알리지 못해 후회합니다. 더 설치고 다니지 못해 후회합니다. 더 미친 듯이 하지 못해 후회합니다. 시간이 지나 지금을 돌이켜 보며 ‘그때 왜 더 강력하게 설치지 않았을까’ 후회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를 더 괴롭히며 후회합니다.
민주통합당을 어떻게 설득해야 이 문제의 테이블에 앞에 와서 앉으려 할까요. 깊고 긴 한 숨이 먼저 나옵니다.
대선 전,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지리해 질 때 저는 ‘감동의 감가상각’이라는 컬럼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의 핵심은 ‘아무리 단일화를 일구어 내는 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시기와 때를 놓치면 감동이 소멸하여 별로 얻을 게 없을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얘기를 담은 것입니다. 그것을 지금 다시 원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12.19 대선에서 불거지는 ‘부정선거 이슈’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지만 그것도 시기와 때를 놓치면 받아 들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결국은 벼랑 끝에 서게 될 것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인지에 대해 민주당은 참으로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민주당이 이번에 제기된 문제를 간과한다면, 오랜세월 민주당에 마음을 주었던 사람들가운데 적지 않은 분들이 주었던 마음을 접을 것이고, 그 분들은 앞으로 두 번 다시 현재의 민주당 체제가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 방향은 성향과 이념의 문제와는 별개의 형태로 흐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실수는 고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실수가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 그렇게 반복된다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무능함’이 되는 것입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조차 모르는 무지함,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조차 기대할 수 없는 무력함.. 그러한 자괴감을 맛보느니 차라리 버리는 쪽으로 흐르게 됩니다. 그것이 민심입니다.
맺으며 - 부정선거 이슈 제기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슈 제기의 목표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어줍잖은 일입니다. 부정선거 논란의 목표는 무엇이어야 할까요. 그것은 단 하나, ‘진실’입니다.
그것으로 얻어지는 것이 ‘부정에 대한 응징’이든, 더 나아가 ‘민주당 정권의 수립’이든 그에 대해 관심없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최소한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이미 실망의 수위가 도를 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중하게 모아 준 마음들을 마치 꿔다놓은 보릿자루 대하듯 하찮게 대하거나 귀찮게 느끼는 그 오만한 태도에 대해 화가 나기 때문입니다.
부정선거 파헤치는 게 두려운 일일까요? 누군가 제게 물었습니다. 제가 항해, 조선, 선박과 관련하여 전공과 학식과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천안함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그에 대해 저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한 요건들이 분명 커다란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냉정하게 판단해서 그것은 불과 채 20%정도의 비중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첫 째는 직관(instict)입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오며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운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마치 본능처럼 작동하는 어떤 직관적 판단, 그것은 어떤 사안을 어느 정도의 비중을 두고 들여다 보아야 하는지를 가늠해주는 요소입니다. 저는 그에 대해 <10% 정도>의 비중을 부여합니다. 비율은 적지만 실을 바늘귀에 꿴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두 번째는 전공, 학식, 경험에 의한 지식(Knowledge)입니다. 그것은 사안의 실체에 접근하는 통로이자 경로입니다. 그것이 있으면 빠르게 도달할 수 있고, 없으면 한참의 시간을 들여 돌아가야 하는 요소입니다. 저는 그에 대해 <20% 정도>의 비중을 부여하고 싶습니다. 이유는 그것이 전혀 없다하더라도 사안을 들여다 보며 관심을 키우는 가운데 충분히 익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세 번째가 열정(Passion)과 노력(Effort)입니다. 저는 그에 대해 나머지 <70%>의 비중을 부여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직관이 뛰어나고 지식이 많아도 열정과 노력이 없으면 실체에 접근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역으로 지식이 모자란다고 해도 노력과 열정이 있으면 거의 대부분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인터넷 상에서 <집단지성>의 힘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습니다. 모든 선거 때마다 이렇던가요? 2007년에 이렇던가요? 아닙니다. 여느 때와는 매우 다른 현상이 이번 대선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집단지성의 직관과 이성 그리고 열정과 노력 앞에 부정의 실마리가 잡힌 것이지요. 그러나 그것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쩔 도리가 없는 노릇입니다. 버릴 수 밖에요.
독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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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의 입장표명 속에서 초조함과 두려움을 본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기관임을 망각한 중앙선관위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3-01-01)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현재 온라인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18대 대선 개표부정 의혹'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그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볼 작정입니다만, 우선 내용과는 상관없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의 목소리에 귀막지 않고 자의든 타의든 관심을 표명했다는 측면에서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뭐라고 하든 개무시하고 정권만 쳐다보며 달려갈 수 있었을텐데 그래도 뒤돌아보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렇고, 한편으로는 그러한 입장표명 속에서 그들이 현재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그들의 집단적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말과 글 속에는 생각과 의도가 담겨있는 법이니까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입장 표명 관련 기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선관위 "재검표 피할 생각없지만 부정선거 의혹제기는 민주주의 흔드는행위" 유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일 일부 야권 지지자들이 제기하는 18대 대선의 개표 부정 의혹과 관련해 “국민이 결정한 의사를 부정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며 “일부에서 객관적 근거 없이 개표부정을 주장하며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는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에서 개표 결과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 제기된 의혹들은 하나같이 객관적 증거나 사실관계의 확인 없이 추측 또는 확대 해석한 것들이어서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선관위는 투·개표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정당과 후보자 측에 참관인을 빠짐없이 추천해주도록 요청한 바 있다”면서 “투표함 설치부터 투표 종료시까지 전 과정을 참관인들이 지켜보았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또한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투표함 부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하여 투표함에 전자 칩을 부착하였고, 투표소에서 개표소로 투표함을 이동할 때에도 이를 꺼려하는 참관인들의 동행을 유도하기 위해 교통비를 별도로 지급하기까지 하였다”며 “개표과정에서도 법적으로 허용된 참관인 수보다 더 많이 추천하도록 해 투표지분류기당 1명씩 참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어 “투표지 분류기는 온라인으로 직접 연결이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투표지분류기의 개표결과를 직접 온라인으로 전송할 수 없으며 해킹 또한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투표지분류기의 운영프로그램을 공개·검증하고 보안시스템 마스터키 생성권을 국회 제1당과 제2당에 할당하는 등 보안을 강화하였다. 무엇보다도 투표지분류기의 집계 결과는 최종 결과가 아니며 이를 심사집계부와 위원 검열석에서 육안으로 재차 대조·확인하고 이 과정을 개표 참관인이 확인하므로 투표지분류기를 통한 조작은 한 마디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표결과의 전송 또한 수작업으로 선관위 전산망을 통해 전송하기 때문에 해킹이 불가능하다”면서 “특히, 개표결과를 전산망으로 전송하기 전에 해당 개표소에 있는 참관인과 기자들에게 이를 배포하고 개표소 게시판에도 부착하여 선관위 홈페이지에 있는 개표결과와 대조·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모든 개표 과정을 정당이나 후보자측 참관인들이 지켜보았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또한 “개표업무 종사자들은 공무원, 교사와 정당원이 아닌 일반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숫자도 3만9000여명에 이른다.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개표부정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라며 “오히려 이와 같은 주장은 법에 따라 엄정하게 개표사무를 처리했던 분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고 발끈했다. 선관위는 “지난 2002년에 실시된 대선에서도 이번과 유사한 개표부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어 대법원 주관 하에 수개표로 재검표를 실시한 바 있지만 그 결과는 소송 제기자의 사과로 끝이 났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번 대선에서도 우리 선관위는 재검표를 피할 생각이 없다”면서 “오히려 재검표를 통해 개표의 정확성이 입증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재검표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그 방법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어서 선관위가 임의로 결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합리적 의심에 기초한 의혹의 제기는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다. 그러나 어떠한 객관적 근거도 없이 개표부정을 주장하여 새로운 정부의 정당성을 훼손시키고 나아가 국민이 결정한 의사를 부정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로서 이는 결국 우리 국민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마땅히 자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제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국민화합과 국가발전을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별도의 자료를 통해 ‘일부지역의 투표자수와 개표결과 투표수의 불일치에 대하여’ ‘충북 단양·강원 횡성 지역의 개표방송에서 100매 이하의 개표결과가 보도되어 최초 개표방송 보도부터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충남지역 후보자별 득표결과가 중앙선관위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다음)간 일치하지 않으므로 이는 개표조작의 근거라는 주장에 대하여’ ‘투표함 개함 시 특정후보자에 기표한 투표지 4장이 포개져 있어 이는 부정선거의 근거라는 주장에 대하여’ 등 일부 야권 지지자들이 제기하는 7가지 의혹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1011133331&code=910100 |
1. 유감 표명에 대한 유감 - 오만하고 안하무인적 태도
중앙선관위는 국민의 합리적인 의혹제기에 대해 “국민이 결정한 의사를 부정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고 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오만하기 짝이 없는 태도이며 무엇이 문제인지, 절차가 무엇인지, 국민이 그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망각한 언사입니다. 한마디로 국민을 졸로 보는 것에 다름아닙니다.
그들의 말 속에는 '국가기관은 절대 선(善)'이며 '국민은 국가기관의 판단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국민이 결정한 의사'가 아닙니다. '국민이 결정한 의사를 사실대로 발표하지 않고 거짓으로 발표한 행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앙선관위는 순식간에 객체를 바꾸어 버립니다. 우리의 분노의 대상은 '국민'도 아니고 '국민의 뜻'도 아닙니다. '국민의 뜻을 조작해 버린 행위'에 대한 분노이며, 그 주체는 국가기관입니다. MB정권과 선관위를 포함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기관이 그 대상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선관위는 '일부 국민의 합리적인 의심'을 '국민의 결정을 부정하는 행위'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선관위가 할 수 있는 말은 <국민의 문제제기를 존중한다. 정당한 절차를 통해 재검표를 요구한다면 적극 협조하겠다> 라는 수준을 넘어설 수도 없으며 넘어서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침묵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것이 국가기관이 국민에게 보여야 할 태도이며 자세인 것입니다. 그들은 국민 위에 군림하며 국민을 통제하는 기관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해야하는 기관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그것은 중앙선관위 스스로 그들보다 더 커다란 권력기관으로부터 비호를 받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그러한 권력기관의 입장과 그들이 겪는 두려움과 초조함을 대신하여 중앙선관위가 총대를 매고 앞줄로 나서야 하는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들의 횡설수설하는 입장 발표를 보며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2. 일부에서 객관적 근거 없이 개표부정을 주장하며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
아쉽게도 객관적인 근거, 그 대부분을 선관위가 보유 혹은 창고속에 보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자신있게 내 놓을만한 '객관적 근거'가 좀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여러 정황들에 대해 '전혀 객관적이지 않다'라고 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모두 다 설명하지는 못하더라도 한 두가지만 거론해 보겠습니다.
(1) 개표방송은 선관위로부터 받은 자료가 맞는가?
야당인 민주당은 이번 대선의 결과를 오로지 방송사들의 개표방송만을 지켜보며 판단한 것 같습니다. 자체적으로 검증하는 시스템도 없고, 취합하는 체계는 더더욱 갖추어져 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장 참관인들 역시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였으며 투표함을 철저히 지켜내지도 못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참 한심한 일이지요.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는 오로지 방송사들의 개표 방송만을 지켜보다가 <박근혜 후보 당선 유력>이 화면에 뜨고, 이후 51.6% 대 48.0%의 결과가 굳어지자 <패배>를 자인하였던 것이지요. 민주당이 <패배>를 결정짓는 데에 방송사들의 개표방송 외에 실질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어떠한 장치가 없었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야당이 그 모양 그 꼴이라고 하여, 선관위의 일탈이 합리화되거나 합법화되지는 않습니다. 민주당이 참관을 잘했든 못했든, 참관인 교육을 했든 아니했든, 정확한 개표를 확인할 수 있는 집계시스템을 민주당이 갖추고 있든 없든 상관없이, 중앙선관위는 투표와 투표함 이송, 개표와 개표집계 그리고 집계된 결과가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알려지는 전과정에 있어 정확해야 하고 부정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중앙선관위는 국가기관이기 때문이지요.
다음의 방송화면은 개표방송 중에 화면에 올라온 전국투표인수가 중앙선관위의 최종 발표 내용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 화면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방송사 화면상으로 표시된 투표자 숫자는 최종 공식발표된 숫자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투표자 숫자, 즉 누적된 투표자의 합계는 투표소에서 투표를 행한 사람들의 숫자이며 그것은 투표함의 투표용지 숫자와 일치해야 합니다. 그것을 최종 발표에서 줄여서 발표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분명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중앙선관위가 정확하지 않은 자료를 방송사에 보냈거나, 방송사가 정보를 왜곡하여 송출했거나 그외 어떤 변수가 있을까요. 이러한 사실 하나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반드시 '검증'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단순한 '실수'인지 아니면 '빙산이 일각'인지, 그에 대한 판단은 합리적 절차에 의한 합리적 검증만이 진실을 담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네 장의 겹쳐진 투표용지
부정 의혹에 관한 한 선관위의 발표와 해명은 설득력을 갖지 못합니다. 선관위 스스로 여러가지 이유로 불신의 대상이 되어 있기 때문이며, 그러한 인식은 '과연 선관위가 국가사법기관으로서 투개표 업무를 관장하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의 의무를 다했다고 보는가'에 대해 국민들은 낙제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20만명의 서명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요. 20만명의 서명은 3.15부정선거 당시 학생들의 항의와 형태만 다를 뿐 내용은 다르지 않은 닮은꼴입니다.
2007년 대선 때도 당시 선관위는 편파적인 행태를 보였었습니다. 저희 서프라이즈에도 거의 매일 공문을 보내와 MB에 불리한 글들을 모두 삭제하라고 난리굿을 쳤었고, 당시 민주당 후보에 비해 형평성을 심각하게 상실했다는 점을 들어 선관위의 명령을 따르지 않자 선관위는 서프라이즈를 고소하였습니다. 그로인해 저는 '선거법위반' 유죄판결을 받고 이후 5년간 선거권.피선거권을 박탈당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시 선관위(양승태 선관위원장)의 그러한 행태를 보며 박재승 전 변협회장께서 사석에서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양승태 저 양반 조만간 대법원장 되겠구만.." 아니나 다를까. 양승태 당시 선관위원장은 MB정권에서 대법원장에 올라 현재까지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안동에서 위의 사진과 같이 네 장의 투표용지가 한 뭉치로 접혀져 들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이것이 올려진 동영상을 보면 누가 보아도 '부정의 징후'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들이밀며 '자, 봐라. 여기 부정의 증거가 있다'라고 주장한다고 한들 선관위가 인정할까요? 법원에서 손을 들어줄까요? 천만에 입니다.
당장 선관위는 "투표용지가 들어가다 보면 그렇게 모일 수 잇다"고 주장 할 것이고, 그런 내용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을 구한다 해도 "어쩌다가 한 장씩 들어간 용지가 그렇게 모일 수도 있겠고, 지역이 안동이니 모두 다 박근혜 지지일 확률도 높겠다"라고 판결내려 버리면 그저 '닭 좇던 개 지붕쳐다 보는 꼴'되기 십상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 것은 위의 영상과 같은 현상이 불법적으로 존재한다면 분명히 '투표인 명부상의 인원수'보다 '실제 투표된 용지의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이 여러장의 투표용지를 넣은 것이므로 그것을 조사하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터인데, 그것이 바로 위의 (1)항과 같이 법적으로 발표된 투표인수보다 실제 투표인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렇듯, 부정과 부패는 날줄과 씨줄로 체크하며 밝혀내어야 하는 것이고, 그러한 합리적 의심에 대해 대국민 봉사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는 입다물고 조용히 조사에 응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3.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
만약 선관위가 "해킹은 해킹하려는 주체의 실력에 따라 가능하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해킹당하지 않았다"라고 발표를 하였다면 선관위 발표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를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발표를 함으로써 선관위의 주장은 많은 전산 전문가들로부터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컴퓨터 해킹과 방어는 '창과 방패의 싸움'입니다. 그것은 IT 최강국 미국에서도 2004년 대선에서의 해킹사건이 청문회에 오름으로써 확인된 바 있으며, 누구의 실력이 더 우수한가, 누가 더 우세한 툴(Tool)을 보유하고 있는가의 싸움일 뿐 '원천적으로 불가능 한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선관위의 무모한 주장으로 오히려 그 속에 깔려 있는 그들의 초조함과 두려움을 엿볼 수 있는 것입니다.
4. 재검표의 방법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 ?
선관위는 “우리 선관위는 재검표를 피할 생각이 없다”면서 “오히려 재검표를 통해 개표의 정확성이 입증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재검표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그 방법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어서 선관위가 임의로 결정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그들이 현재 극도의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재검표를 피할 생각이 없다'며 짐짓 태연한 척 하면서도 "재검표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그 방법이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라고 장벽을 치고 있습니다.
아마 이 부분이 바로 그들이 이번의 입장표명을 통해 알리고 싶은 내용일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들의 주장은 "만약 재검표를 하더라도 모든 것을 조사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직선거법 규정을 핑계로 <이것도 안된다, 저것도 안된다. 이런저런 자료는 줄 수 없다"라며 방어막을 칠 것임을 강력하게 예고하는 것입니다.
이미 선관위는 현재의 상황이 <분명 재검표 단계로 갈 것>이라 결론을 내리고 그에 대한 대비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것을 해야 할 민주통합당은?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5. 맺으며
선관위는 “합리적 의심에 기초한 의혹의 제기는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다. 그러나 어떠한 객관적 근거도 없이 개표부정을 주장하여 새로운 정부의 정당성을 훼손시키고 나아가 국민이 결정한 의사를 부정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로서 이는 결국 우리 국민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마땅히 자제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선관위가 한 말 그대로 선관위에 돌려드려야 하겠습니다.
“합리적 의심에 기초한 의혹의 제기는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다. 그러므로 국가기관인 선관위는 국민의 입장을 존중하여야 하며 개표에 관한 합리적 의구심을 폄훼하거나 방해하는 어떤 행위도 해서는 아니되며 국민이 의사를 무시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로서 결국 우리 국민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마땅히 국민의 경고와 심판을 받아야 한다.”
덧붙여 민주당 지도부 및 소속 의원, 당직자 모든 분들은 이번에 선관위의 입장표명 내용을 상세히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 들어 있는 선관위의 오만함과 안하무인적 태도를 쫄쫄히 맛보시기 바랍니다. 저들이 저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지난 4.11 총선 당시에 발생하였던 각종 의혹과 부정의 증거물들을 간과하고 그것을 밝히기 위한 아무런 노력과 대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뼈에 새기시기 바랍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또 다시 같은 실수와 실패를 똑같은 모습으로 반복한다면 앞으로 영원히 같은 처지를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아래의 사진과 같이 지나간 부패의 흔적들을 신물이 나도록 곱씹으면서 말이지요.
독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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