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군 의혹(정치, 선거 개입)

대선 개입 수사하면 모두 찍혀나간다. (채동욱 총장, 윤석열 팀장 )

道雨 2013. 10. 21. 12:34

 

 

 

 

     대선 개입 수사하면 모두 찍혀나간다
‘소신라인’ 해체, 불법 대선개입 얼마나 넓고 깊기에
육근성 | 2013-10-19 12:33:1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수사할 때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사실상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선거법위반 혐의 적용을 노골적으로 막아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제1차 찍어내기, 채동욱 총장 강제 사퇴

 

검찰과 법무부의 대치 상황이 한동안 이어졌다. 드디어 검찰 수사가 정치적 외압에 흔들리지 않도록 수사팀을 보호하려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측과 황 장관 측 사이에 절충이 이뤄진다. 구속영장 청구를 포기하는 대신 선거법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으로 일단 결론을 냈다. 

원 전 원장에 대한 공판이 시작되면서 다시 긴장감이 조성됐다. 특별수사팀의 공소유지 의지는 강했다. 공판을 거치며 원 전 원장의 지시에 의해 국정원 심리전단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새로운 증거들이 속속 드러났다.  

이때였다. 조선일보가 ‘채동욱 혼외아들’ 의혹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한다. 보수언론들과 새누리당은 채 전 총장을 향해 도덕성에 흠결이 있다며 융단 폭격을 했다. 결국 채 전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정상적인 수사를 계속하려 하자 검찰 수장을 찍어낸 것이다. 

 

<야당 의원들이 윤석열 팀장 수사 배제 결정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돋보였던 윤석열 팀장의 ‘소신 수사’

 

보호막이 돼 주던 검찰총장이 강제사퇴 당했지만 윤석열 특별수사팀은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윤 팀장의 소신은 변함이 없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그가 한 말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총선, 대선에 개입하라고 지시한 것은 명확한 데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지금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

“원 전 원장은 ‘종북 좌파가 여의도(국회)에 이렇게 많이 몰리면 되겠느냐. 종북 좌파의 제도권 진입을 차단하라’고 지시했고 종북 좌파에는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는 명백한 총선, 대선 개입 지시다.”

“선거개입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종북대응이라고 생각하고, 중간 간부에 의해 실행됐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코미디다.”

“국정원 중간 간부들도 검찰에 이미 윗선의 지시에 의해서 한 것이라고 시인했고 대검 공안부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데 동의했다. 채동욱 총장도 자리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어떻게든 이 사건을 최소한 불구속 기소라도 해서 공소유지를 해보려고 참고 있던 것이다.”

 

채동욱-윤석열 ‘소신 라인’ VS 김기춘-황교안 ‘은폐 세력’

 

윤 팀장의 폭로성 발언에 대해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황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신경민 민주당 의원이 “원세훈 전 원장을 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 청구하는 것을 왜 막았느냐”고 묻자 “막은 일 없다”고 부인했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항의 방문한 야당 의원들에게 “청와대가 관여하고 개입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남재준-김기춘. 야당은 이들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은폐하려는 세력의 핵심으로 꼽는다.> 

 

하지만 세간에는 원로 공안통인 김기춘 청와대비서실장과 골수 공안통인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특별수사팀의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힘겹게 버티며 수사를 지휘해온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이 국정원 수사에서 손을 땠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전 보고와 결재 없이 국정원 직원 4명에 대해 압수수색과 체포영장을 집행했다는 이유로 윤석열 팀장을 특별수사팀에서 배제한 것이다. 

 

제2차 찍어내기, 윤석열 팀장 국정원 수사에서 배제

 

채 전 총장에 이은 두 번째 찍어내기다. 제1차 ‘도끼만행’은 황교안 장관과 보수언론, 새누리당, 국정원 등이 총동원돼 감행됐고, 제2차 만행은 조영곤 지검장을 통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사단은 16~17일 사이에 일어났다. 특별수사팀은 윤 팀장의 지휘로 국정원 직원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7일 아침 8시경 이들 중 3명에 대해 영장을 집행했다. 그러자 남재준 국정원장이 직접 검찰 수뇌부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검찰은 국정원장의 고함소리에 놀랐는지 즉각 '윤 팀장 찍어내기'로 반응했다.

17일 오후 6시10분 서울지검장이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에게 더 이상 국정원 수사에 관여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국정원은 직원들에 대한 수사사실을 검찰이 미리 통보하지 않은 것은 국정원법 위반이라며 검찰을 압박했다. 윤 팀장이 물러나 힘을 잃은 특별수사팀은 결국 체포해온 국정원 직원들을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국정원 직원들이 풀려난 때는 윤 팀장에 대한 수사배제 지시가 하달된 직후였다. 

 

 <채동욱-윤석열. 국정원 사건이 최소한 진실이라도 밝히고자 했던 검찰의 '소신 라인'> 

 

윤 팀장을 찍어내야만 했던 저들의 사정

 

체포돼 조사를 받은 국정원 직원들이 무슨 짓을 했기에 이들을 수사하던 윤 팀장을 찍어낸 걸까. 

불리한 것을 은폐하기 위해서 그랬을 것이다. 특별수사팀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트위터에서 여당을 지지하고 야당을 반대하는 글을 5만5689회에 걸쳐 게시해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을 위반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팀의 수사가 댓글에서 트위터로 확대되는 시점에서 일어난 ‘만행’이다. 기소된 원 전 원장과 국정원 직원들에 대해 트위터를 통한 공직선거법 위반이 공소사실에 추가되고, 급기야 국정원 직원이 전격 체포되자 보고·결재 불이행을 빙자해 윤 팀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린 것이다. 

 

SNS 대선개입 대규모 증거 공개될 시점에 일어난 만행

 

수사를 잘해 왔다면 상을 받을 일이다. 그런데도 벌을 받았다. 보고·결재 불이행은 윤 팀장을 찍어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댓글은 삭제하는 방법으로도 증거 인멸이 가능하지만 트위터 등 SNS는 서버가 미국에 있어 증거 인멸이 어렵다.

대선 개입 정황증거가 대대적으로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윤 팀장을 배제한 것으로 밖에 달리 해석되지 않는다.

 

 

윤 팀장에게 수사 배제 지시를 내린 조영곤 서울지검장의 이력을 들여다보자. 전형적인 TKS(대구-경북-서울대) 출신이다. 영북 영천 생으로 경북고를 나왔다. 대구지검 차장검사, 대구지검 검사장을 거쳐 최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한 인물이다. 이 정도 이력이면 어떤 성향일지 충분히 짐작이 가고 남는다. 

 

‘소신 라인’ 해체... 불법 대선개입 얼마나 깊고 넓기에

 

제대로 수사해 국정원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 보겠다는 검사 한 사람이 또 잘려나갔다. 채동욱-윤석열로 이어지는 ‘소신 라인’이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이어지는 대선 개입 은폐 세력에 의해 해체되고 말았다.   

윤 팀장은 검찰 옷 벗을 각오를 하고 수사검사로서 양심에 충실하려 했을 것이다. 보고·결재 불이행으로 인한 문책을 각오한 채 공소사실을 추가하고 국정원 직원들에게 체포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

오죽 방해가 심했으면 그리했을까. 윤 팀장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는 참된 장수의 위용을 국민들에게 보여줬다.

 

불법 대선 개입의 폭과 깊이가 얼마나 넓고 깊기에 제대로 수사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검사들을 죄다 찍어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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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핵심, 원세훈 사건 승소 굳히던 수사팀 찍어내기?

윤상현, 검찰 공소장 변경에 제동…"여권 핵심이 검찰 수사 지휘"

 

윗선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검찰의 국정원 사건 수사 축소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소 유지를 담당할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낙마하고 일선 수사팀장이 보직 해임을 당한데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새누리당 친박계(친박근혜계) 핵심 인사가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나서면서 정치권에 기름을 부었다.

친박계 핵심인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검찰이 공소장 변경 신청 취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하면서 "불법으로 취득한 증거이기 때문에 효력을 인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게시판 댓글 수사에 이어 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트위터를 통한 대선 개입 수사에 대해 "효력"을 운운한 것이다.

이는 검찰 내부 기류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및 새누리당 등 여권 핵심부에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국정원 대선 개입 특별수사팀을 이끌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보직 해임되고, 검찰 수뇌부가 윤 지청장이 신청한 공소장 변경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청와대 등 모종의 권력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야당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 수사팀이 '외풍'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연합뉴스

'원세훈 사건 승소' 굳히려던 수사팀, 청와대·여당에 '찍어내기' 당하나?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지난해 대선 당시 트위터에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5만5689회에 걸쳐 확대재생산해 검찰이 공소 사실을 추가하려 하고 있는 데 대해 "체포된 (국정원 직원) 2명에게서 확인한 것이 2234건이고, 나머지 5만여 건에 대해선 추정일 뿐이지 직접 증거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법적인 의미에서 직접 증거라고 할지라도, 불법 체포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법적 효력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댓글 활동 의혹에 대해서도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러 통로로 확인했는데, 개인적인 일"이라고 못을 박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청와대 사정에 밝은데다 새누리당 안에서 '1인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현 정권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다. 그런 그가 21일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와 22일 국방부의 '대선 개입 댓글' 자체 조사 결과를 앞두고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이다. 검찰과 국방부에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윤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은 검찰의 기류와 맞물려 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현재 검찰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의 공소 유지를 진행하고 있다. 기소된 인사는 당초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이 이례적으로 민주당의 재정신청을 받아들여 군 출신인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까지 법정에 서게 됐다.

기소는 이뤄졌지만 수사는 끝나지 않았다. 인터넷 게시판 댓글 사건 외에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 선거 개입 부분이 남아 있던 상황이었다. 원 전 원장의 기소를 주도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자 의혹으로 낙마한 후 검찰의 공소 유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던 시점이라, 트위터를 통한 대선 개입 부분을 공소장에 추가하면 검찰의 '승소'가 더욱 확실시된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그러나 채 전 총장 낙마 이후 검찰 내부의 기류는 변하고 있다.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지청장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진한 2차장 검사의 보고 라인을 거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국정원 직원 3명을 전격 체포했다. 당시 수사팀 내부에서는 "수사 관련 기밀 정보가 청와대 등 윗선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말들이 나돌던 터여서 윤 지청장이 이같은 '독자 행동'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검찰은 남재준 국정원장의 '격노'에 우왕좌왕하다 '국정원 직원 체포 시 기관 통보'라는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윤 지청장을 결국 보직 해임하는 데까지 이른다. 공소 유지의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낙마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검찰 수뇌부가 공소장 변경 신청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다. 여기에 윤 수석이 '쐐기'를 박은 셈이다. 향후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이 취소될지 관심이 모인다.

결론에 따라 청와대와 새누리당 등 여권 핵심부가 '검찰 수사 개입 및 축소' 의혹으로 홍역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벌건 대낮에 여권 핵심이 검찰 수사 지휘하려 해"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의 권능은 당을 넘어 청와대와 검찰에까지 이르고 있다. 당 대표의 성이 황 씨나 최 씨가 아니라 윤 씨라는 해괴망측한 소문이 나돈 것이 지난 초여름부터인데, 당권을 주무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권에 (채동욱 전 총장과 혼외자의) 혈액형이 있다는 허위 주장을 하는가 하면, 장관 인선과 검찰 수사 지휘까지 나서는 태도에 국민들이 눈살을 찌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윤 수석은 오늘 윤석열 수사팀장 교체로 수사 방해, '찍어내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검찰 수뇌부가 수사팀이 추가한 범죄 사실과 관련 공소장을 변경할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며 "이번 일은 수사팀이 판단해서 법이 보장한 직무 권한 내에서 수사와 법 집행을 한 것이지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님에도 여당이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공소장 변경을 언급한 것 자체가 부적절한 간섭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벌건 대낮에 국정원이 저지른 국기 문란 불법 행위를 옹호하고 검찰을 수사 지휘하려 드는 여당 핵심 관계자의 태도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다"며 "윤석열 수사팀장은 원위치, 검찰 수뇌부는 수사 결과 돈터치(Don't touch)다"라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특수팀이 외롭게 열심히 수사하고 힘들게 증거 자료를 찾아냈는데 그 결과 팀장이 직무 배제됐다는 것은 외부 압력이고 수사를 축소하려는 것"이라며 "남재준 국정원장은 해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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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섭 "뜻밖에 권은희 경정, 윤석열 검사 만날 줄이야"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이 올 것이라고 확신해 목숨을 걸었을까"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는 21일 "국정원 댓글수사에서, 뜻밖에도 권은희 경정, 윤석열 검사를 만날 줄이야"라며 지난 대선때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5만5천689개의 정치개입 트위터 글을 올린 사실을 파헤친 윤석열 여주지청장을 높게 평가했다.

한 교수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말한 뒤 "현실에 실망하다가도, 이런 꿋꿋한 공직자를 보면 감동이 온다. 한명으로 세상을 바꿀수 없다지만, 그 한명의 존재는 세상을 살맛나게 만든다. 힘내시라!"고 윤 지청장을 격려했다.

그는 이어 "독립운동가들이 자신의 행동으로 독립이 올 것이라고 확신해서 목숨을 걸었을까요? 왜놈의 개가 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고 강변할 친일파들에게, '다른 길'도 있음을 대비시키는 효과도 있었던 게지요"라며 권 경정과 윤 검사 행위를 독립운동가에 비유했다.

그는 "한마리 제비가 보인다고 곧 봄이 온 건 아니다. 그러나 그 제비 한마리라도 없었다면 우리가 봄을 어찌 상상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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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조영곤 검사장, 구두로 네번 승인"

"국정원직원 체포, 법상으로나 검찰규정상 전혀 하자 없다"

 

 

윤석열 국정원 사건 특별수사팀장은 21일 공소장 변경 신청과 관련, "4차례에 걸쳐 검사장의 재가를 받아 다음날 접수했다"며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사전 재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윤 팀장은 이날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힌 뒤, "서면은 필요없다. 부장검사의 전결이고, 팀에서 배제됐지만 검사장이 구두로 네번 승인한 것이기 때문에, 절차는 법상으로나 검찰 내부 규정상으로 전혀 하자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체적으로 체포영장 발부 경위와 관련, "체포영장은 16일에 청구됐는데 수원지검 여주지청에 근무하면서 15일에 안산지청에서 수원지검 관내지청장 회의가 있어 이 과정에서 검사장에게 보고할 수 없어서, 박형철 부팀장(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에게 '내가 안산에서 돌아오면 검사장님댁에 찾아가 보고하게 준비해놓으라'고 지시했다"며 "그 직전에 확인된 트윗계정과 관련 내용물을 보고서에 담아서 신속한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와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고서에 적시하고, 향후 수사계획을 적어 검사장댁에 들고가 검사장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직무배제 경위와 관련해선 "공소장 변경 문제는 16일 영장이 발부되고 17일 국정원 직원을 체포해 조사하던 중 '직원을 빨리 돌려 보내라'라는 지시가 내려와서 '사안이 중하고 댓글과 다르기 때문에 실무 직원들도 사안이 중요하고 하룻밤을 재우던지 해야 한다, 구속수사를 해야한다고 한다'고 박형철을 통해 보고했다"며 "그러다가 중간에 직무배제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때 박형철 부장에게 '직무에서 손 떼라. 직원들을 석방시켜라. 압수물 돌려줘라'는 지시가 왔길래, '좋다. 지시를 수용하겠다. 불만이 있지만 지시를 수용하겠다. 이렇게 외압이 들어오는 것을 보니, 수사기소도 못하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검사장에게 '팀장이 검사장의 지시를 수용할 테니, 공소변경 신청을 허가해달라'고 해 박형철이 승인을 받았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저희 방에 와 있는데 검사장과 통화하는 가운데 검사장이 승인했다는 이야기를 전화통화 옆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검사장에게 이렇게 사전을 말씀을 안드리고 체포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고는 했지만 체포영장청구를 따로 말씀 안드린 것을 죄송하다고 말하러 갔다"며 "거기서 박형철이 배석하다가 '내일 아침에 신청서를 접수하겠다'고 보고했고 검사장이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은 이에 대해 "15일 밤에 찾아왔을 때는 이 보고서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적인 편한 이야기를 나누며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화기애애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갑자기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수사결과가 이렇게 됐는데, 그 보고서를 한 눈에 읽고 내용을 파악하고 결정할 것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쟁점 법리나 사건 기록자체를 면밀하게 검토할 일도 있고, 보고라는 것이 내부 의사결정의 중요한 절차 중 하나인데, 그런 것을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저는 생각도 그렇게 했고 표현도 '이것은 검토를 깊이 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시간도 늦었고 다른 대화도 좀 하다가 돌려보냈다"고 해명했다.

윤 팀장은 그러나 이에 대해 "처음에 격론이 있었다. '야당 도와주기냐, 야당이 이것을 갖고 정치적으로 얼마나 이야기를 하겠냐. 정 하려면 내가 사표내면 해라. 그리고 우리 국정원 사건 수사의 순수성이 얼마나 의심을 받겠냐'고 말하길래 저는 검사장님을 모시고 이 사건을 계속 끌고 나가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 체포에 대해서도 "그 전에 추가댓글을 찾는 것과 트위터 단서를 포착하기 위해 계정과 휴대폰 압수수색, 추적 강제수사는 제 주관하에 쭉 해왔다"며, "가끔 검사장이 그 동안 보고하라고 하면 보고했고, '이 정도 했으면 조금만 더하고 그만두자'고 했을 때, 영장확인 과정에서 이것들이 터져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에 대해서도 "17일 상황을 봐도 알겠지만, 수사하는 데 국정원 직원 체포가 불법이라는데, 국정원은 기본적으로 '댓글과 사이버 대선개입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저희가 국정원 직원이 사용한 트윗 계정이라고 추정해서 국정원에 보내준 것에 대해서도 '자기네 직원 것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며 수사에 비협조적이었음을 밝힌 뒤, "우리는 사이버추적 휴대폰 추적을 통해 심리전단 트위터팀을 추정해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체포 전에 이 사람의 소속을 알 수 없다. 체포해봐야 국정원 직원인지 알 수 있고, 체포하면 국정원 연락관에게 연락이 온다"며 "댓글 73개를 가지고 시간이 걸리는데, 6만개 트위터 수사에 사람을 넣어줄리가 만무하고, 체포하지 않고는 할 수 없다. 우리는 절차를 어긴 사실이 없다"고 체포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에 직원 체포 통보 시기에 대해선 "바로 통보했다. 6시 40분에서 7시 사이에 세 사람이 각각 체포됐다. 바로 보고를 받았고, 세면장에 가 있는 사이에 국정원 연락관에게 전화가 와서 '국정원 직원이 확실하구나'(생각하고), '맞다'고 확인해줬고, 박형철에게 구두로 통보하라고 했다"며, "국정원직원법상에는 구속의 경우에만 사전 통보하게 돼 있고, 구속과 체포는 별개다. 국정원 직원 조항은 인권보호조항이 아니라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 국정원 직원 체포와 압수수색은 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정엽 기자 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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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개입 수사 가로막는 '외압' 실체 밝혀라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 수사에 가해진 외압의 실상이 21일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드러났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전 특별수사팀장(현 여주지청장)은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며 “(황교안 법무장관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외압이 있었으리라 예상은 했던 일이지만 수사책임자가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더구나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윤 전 팀장에게 “정 수사를 하겠다면 내가 사표를 내면 해라”며 수사를 만류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런 상황에서 “검사장님 모시고 계속 이 사건 끌고 나가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와 압수수색 영장을 사전보고 없이 청구했다는 게 그의 증언이다.

한마디로 서울중앙지검장이 사표 운운할 정도로 수사팀장이 외부의 압력을 심각하게 느꼈고, 이대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봐서 스스로 책임을 감수할 생각으로 ‘결행’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검찰 수뇌부가 사실상 수사 중단을 압박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여러 차례 이 사건과 자신이 무관하다고 밝힌 것을 신호로 청와대와 법무부 인사들이 직간접으로 사실상 수사 방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그 실상의 일단이 명백한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윤 전 팀장이 말한 외압의 실체를 밝히는 것은 대선개입 사건 못잖게 중요한 일이다. 법무장관뿐 아니라 청와대까지 이번 외압에 어떻게 관여됐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

 

 

그런데도 절차 문제를 들어 윤 전 팀장이 마치 불법행위를 한 것처럼 몰아붙이는 새누리당의 태도는 어처구니가 없다.

이날 국정감사장에서 여당 의원들은 사전에 검사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은 보고사무규칙 위반이라며 공소장 변경을 다시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폈다.

그러나 윤 팀장이 밝혔듯이 4차례나 구두로 지검장에게 보고했으나 “야당 도와줄 일 있냐”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상황을 고려하면, 보고 누락을 문제 삼아 수사 결과 자체를 폄하하는 태도는 본말이 뒤바뀐 것이다.

‘문재인 대북관 간첩 수준’ 운운하는 노골적인 대선개입 글 내용을 보고도 ‘보고 절차’ ‘공소시효’ 운운하며 국정원의 불법적인 국기문란 행위까지 감싸는 건 아무리 여당이라도 도가 지나치다.

 

 

사실상 수사 중단을 압박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태도는 더 문제다. 조 지검장은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조사 중”이란 말을 앞세우며 변명과 책임회피로 일관했다. 직무배제 명령을 수용하는 대신 공소장을 변경하도록 해달라는 윤 팀장의 요청을 승인까지 해놓고도 뒤늦게 “절차 흠결” 운운한 건 비굴하기 짝이 없다. “이 정도 했으면 그만두자”라며 수사를 저지하려 했다면 직권남용에도 해당하는 심각한 잘못이다.

 

 

변호인을 통해 체포된 직원들에게 “진술하면 국정원법 위반으로 고발될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수사를 방해한 남재준 국정원장의 오만한 태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013. 10. 22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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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정원  트위터글 보고 수사팀 검사들 분노했다"

 

 

윤석열 전 수사팀장
“검사의 본 모습이라면 수사해보자고 해야 하는데, 조 지검장은 보고 안 받은 것처럼 언론플레이 했다”

조영곤 서울지검장
“이 수사는 중요해 절차 소홀히 하면 안된다 말해, 이렇게 항명이란 모습으로 갈 거라 상상 못했다”


“(후배 검사의) 보고라는 건 통보를 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수사팀에 많은 힘을 실어줬고 협의 과정에서 충분히 의견을 듣는 편이다. 이번 일도 (수사팀이) 의욕이 앞서서 수사를 한다고 저는 생각했다. (윤석열 전 팀장이) 이렇게 항명이란 모습으로 갈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이건 항명이 아니다. 수사팀이 마치 불법적으로 수사한 것처럼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브리핑을 했다. (국정원 직원 체포와 공소장 변경 신청 등을) 하나도 보고하지 않은 것처럼 오도돼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사팀은 법을 어긴 적이 없다. 항명이 아니다.”(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

 

 

21일 서울고검·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해 온 윤석열(53·여주지청장)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의 ‘폭탄’ 발언으로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수사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놓고 윤 전 팀장과 조영곤(55) 서울중앙지검장이 서로 반박하는 식으로 공방전이 전개됐다.

 

 

포문은 윤 전 팀장이 열었다. 그는 “이렇게 된 마당에 사실대로 말하겠다”며 조 지검장에게 보고한 경위와 국정원 수사 때 외압 정황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윤 전 팀장은 “조 지검장에게 보고를 했더니 파급효과를 감내하기 어려워하는 걸 보고, 지검장에게 누가 될 것 같아 모든 것을 제가 안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사상 비난은 다 감수하고 결행을 한 것이다. 그러나 절차를 위반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조 지검장은 “윤 전 팀장이 저를 염려해 준 것은 사실이다. 국정원에 비밀이 누설되면 애로사항이 생기지 않겠냐고 해서, 이 수사는 중요하기 때문에 절차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전 팀장은 “강제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보고했지만, 조 지검장이 수사를 하지 말라고 부당 지시를 했다”고 했으나, 조 지검장은 “수사하지 말라는 지시는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윤 전 팀장은 강제수사의 필요성과 관련해 “불이익이 오더라도 국정원 사건 수사는 어떤 식으로든 일정한 단계까지는 가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사라는 게 초기에 사태를 장악해야 한다. 그 정도까지는 표범이 사냥하듯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팀장은 조 지검장이 사전 보고를 받고도 언론에 “정식 보고를 받은 바 없다”며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듯 언론플레이를 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윤 전 팀장은 “수사팀 검사들은 트위트 글을 보고 상당히 분노했다.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검사의 본모습이면 이런 보고를 받았을 때 수사를 해보자고 해야 하는데 조 지검장은 보고도 안 받은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고… 수사를 책임질 분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건 공소장 변경 신청을 철회하기 위한 단계 아닌가 싶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조 지검장이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조 지검장이 국정원 사건에 대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시절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국정원 사건 수사 책임자가 누군지를 놓고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보고라인이 아니냐”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 차장은 “공보라인과 수사총괄 책임자”라고 답했다.

그러나 윤 전 팀장은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원세훈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윤 전 팀장과 이 차장은 다른 의견을 보이며 마찰을 빚었고, 이후 윤 전 팀장이 실질적으로 수사·재판의 총괄 책임을 맡아왔다.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이 “검찰은 시정잡배보다 못한 조직이다. 윤 전 팀장의 항명이고 하극상이다”라며 격한 표현을 쓰자, 조 지검장은 국감장에서 후배 검사와 공방을 벌인 데 대해 자책하는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윤 전 팀장은 “국정원 사건을 수사하면서 사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이런 중요한 수사를 하면서 압수수색영장 등이 다 발부된 것은 처음이다. 법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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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심리전단과 새누리 '십알단' 서로 RT

윤석열 지청장 확인해줘. 박범계 "이것이 대선개입의 본질"

 

 

지난 대선때 국정원 심리전단과 새누리당 SNS단장이 이끌던 '십알단(십자군알바단)'이 서로 동일한 글을 리트윗(RT)한 사실이 윤석열 특별수사팀 수사를 통해 확인돼 파장이 일고 있다.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불법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키는 수사 결과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21일 오후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여주지청장에게 "십알단의 트위터 계정과 국정원 연관 10개 계정을 구글링한 결과, 같은 글을 놓고 RT한 정황이 발견됐냐"고 묻자, 윤 지청장은 "보고 받았다"고 답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십알단과 국정원 사이의 연결고리가 된 트위터 계정은 '누들누들'(@nudlenudle)이다. '누들누들' 계정은 국정원 심리정보국에서근무하다 지난 4월부터 총무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국정원 직원 이모(43)씨가 사용해온 계정이다.

박 의원은 이에 "'누들누들'과 십알단이 서로 동일한 내용을 가지고 RT를 사이좋게 주고 받은 게 이 수사의 본질이다. 트위터글 5만 5천여건의 최종목표는 이것이지 않냐"고 물었고, 윤 지청장은 "제가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SNS단장인 윤정훈 목사가 주도했던 '십알단'과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서로 같은 글을 RT했다는 사실은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불법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키는 등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윤 목사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에 미등록 선거운동 사무실을 차리고 직원 7명을 고용, 인터넷이나 SNS에 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도록 하는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4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풀려났다.

윤 목사는 지난해 대선때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산하 조직인 국정홍보대책위원회 총괄팀장 겸 국민편익위원회 SNS 미디어본부장을 맡아 활동하다가, 대선직전인 지난해 12월13일 민주당 고발로 선관위에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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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국감장 뜨겁게 달군 윤석열 어록, 트위터 화제... 조국 "두고두고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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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상부보고' 논란으로 업무에서 배제된 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참철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 검찰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직원 체포 보고 경위에 대해 설명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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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사랑한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에서 배제된 윤석열 여주지청장(53·사법연수원 23기)이 21일 국회 법사위원회의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한 말이다.

윤 지청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직원의 체포와 공소장 변경 신청 등에 대해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에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윤 지청장은 국정원 수사에 외압이 심각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수사 외압의 실체를 물으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포함되지 않느냐는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윤 지청장의 소신 발언이 이어지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항명과 하극상"이라며 반발했다.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은 한술 더 떠 윤 지청장을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정 의원은 "이런 대한민국 검찰 조직을 믿고 국민이 안심하고 사는지 걱정된다"며 "하다 못해 세간에 조폭보다 못한 조직으로, 이것이 무슨 꼴이냐. 증인은 조직을 사랑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윤 지청장은 "대단히 사랑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갑윤 의원은 "사람(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충성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윤 지청장은 다시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 이런 말씀을 드린 것이다"라고 밝혔다.

"위법한 지휘·감독은 따를 필요가 없다"

윤 지청장의 소신 발언은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에 관한 지휘·감독 위반 사실을 지적받자, "위법한 지휘·감독은 따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누가봐도 위법한 지시가 내려왔을 때 그것에 이의제기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시 자체가 위법한데 어떻게 따르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의제기권은 어떤 사건을 조사했는데, 상관은 기소하는 게 맞다, 주임검사는 불기소하는 게 맞다고 할 때 행사하는 것이다. 물고문 해서라도 자백 받으라고 지시할 때 이의제기하나? 위법을 지시하면 따르면 안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이날 윤 지청장의 발언들은 트위터에서 '윤석렬 어록'으로 명명되며 화제를 모았다. ‏

"윤석렬 어록 - 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 검사는 진실을 밝힐 뿐이다 - 검토할 필요도 없다. 그냥 수사하는 것이다 - 왜 지검장께서 언론플레이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 트윗터 글을 보고 수사팀 검사들 모두 분노했다" (@19k***)

"국가기관의 막장 공무원들이 망쳐 놓은 민주주의를 또 다른 공무원들이 자신의 공직 생명을 걸고 눈물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번민했을까. 이들의 결단에 우리도 화답해야 한다. 권은희, 윤석열. 목숨 걸고 우리가 지켜야할 이름이다." ( @righ****)

"윤석열 수사팀장,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사람에게 아부하고 있는 해바라기 정치검찰의 가슴을 후벼 팔 것이다."(@ahn****)

조국 서울대 교수(@patr*****)는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사의 오늘 발언, 두고두고 내 마음 속에 남을 것 같다"고 글을 올렸고, 한인섭 서울대 교수(‏@trut******)는 "국정원 댓글수사에서, 뜻밖에도 권은희 경정, 윤석열 검사를 만날 줄이야. 현실에 실망하다가도, 이런 꿋꿋한 공직자를 보면 감동이 온다"면서 "한 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지만, 그 한명의 존재는 세상을 살맛나게 만든다. 힘내시라!"고 격려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박지원 민주당 의원(@jwp615)은 이날 오후 늦게 서울 고검 국정감사를 마치고 나서 "국민은 압니다. 국정원 트윗 5만6천건을 의롭게 수사한 윤석열 여주지청장! 검찰에 윤석열 경찰에 권은희! 그래서 우리는 희망이 있습니다"라는 글을 트윗에 적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 거침없는 답변과 소신 발언으로 국감장을 뜨겁게 달군 윤석열 지청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꼽힌다. 올해 4월 여주지청장으로 발령이 났지만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위해 TF가 꾸려지면서 팀장을 맡아 수사를 이끌어 왔다.

지난 6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재판에 넘기는 과정에서 구속영장 청구 및 선거법 위반 적용을 두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공안통 검사들과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지청장은 최근 지휘라인의 정식 결재를 받지 않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 등을 감행한 사안과 관련해 지난 17일 수사팀에서 전격 배제됐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윤 지청장의 경우, 검찰 생활을 하면서 정치적인 성향을 보였던 사람은 아니지만, 호방하고 분명한 성격"이라면서 "그런데 이번 사건을 하면서 느낀 바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최경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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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정원 트윗, 사상 유례없는 선거 중범죄"

[국감] "채동욱 퇴임 이후 법무장관 재가 받아 일 처리"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했던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현 여주지청장)이 21일 검찰 지휘부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 정치권이 다시 한 번 술렁이고 있다. 이제까지 '소문' 수준을 넘지 못했던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수사 외압설 역시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수사팀장의 증언을 통해 그 윤곽이 밝혀지는 등,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둘러싼 검찰 수사 문제가 다시 한 번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원세훈 선거법 적용, 법무부 2주 설득…수사 승인 안 할 것이 자명"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열 전 팀장은 작심한 듯 '폭탄 발언'을 이어갔다. 사건 수사 초기부터 검찰 지휘부의 '외압'이 있었으며, 여기엔 황교안 법무부 장관 역시 무관하지 않다는 증언도 했다.

오후 3시부터 속개된 국정감사에서 윤 전 팀장은 최근 국정원 직원의 체포 과정 전후에 있었던 수사 외압과 관련해 구체적인 증언을 이어가며, 자신이 이런 '작심 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의) 6만여 개의 트윗이 나오고, 구체적인 분석을 하면 훨씬 많이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수사팀은 선거사범 중 유례를 찾기 힘든 중범죄라고 봤다"며 "어떤 불이익이라도 감수하고 수사를 일정한 단계까지는 끌고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법무부가 (원세훈, 김용판 등에 대한) 공직선거법 적용 논란 때와 마찬가지로 신속하게 (수사) 허가를 안 해줄 것이라는 게 수사팀 입장에선 명백하게 보였고, (조영곤) 검사장님의 재가 하에 강제 수사를 하려고 했으나, 검사장님이 하는 말씀을 듣고 그 방침대로 이 사건을 끌고 간다면 효과적인 수사는 불가능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사건의 지휘 책임자였던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 '사표 내고 하라'는 등 수사팀의 방침에 격노하자, 수사팀의 독자적인 판단 하에 국정원 직원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건의 성격을 따져봤을 때 검찰의 지휘 감독도 중요한 규정과 규범이지만 그보다 더 큰 규범 차원에서 본다면 즉각 수사해야 하는 사건이라고 생각했고, 검사장님 뜻을 거슬러서라도 (국정원 직원 3명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고 수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 전 팀장은 "채동욱 총장 퇴임 이후 대검에 보고하면 법무부로 자동적으로 넘어가 법무부 장관의 재가를 받아 일을 처리하는 식으로 문화가 바뀌었다"면서 "법무부에 (사건 보고가) 넘어가면, 지난 번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 때와 마찬가지로 수사를 승인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자명해 보였다"고도 못 박았다.

'작심 발언'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언론에 처음부터 제가 '아무런 보고도 안 하고, 공소장 변경도 아무런 재가 없이 했다'는 식으로 서울지검이 브리핑만 하지 않았어도 제가 이런 말씀까지는 안 드리려고 했다"며 "책임은 감수할 생각이었지만, 저와 후배들의 수사가 규정을 위반하고 국가공무원법 등을 위반했다고 (서울중앙지검이 브리핑으로) 국민들에게 홍보를 해서 수사와 재판이 오도된 것에 대해서는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 항명이 아니다"라고 거듭 주장하며 "이건 밝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괴롭지만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영곤 "외압 느꼈다면 외압 느낀 검사에게 문제 있는 것"

반면 조영곤 지검장은 이런 '외압' 주장에 대해 "외압을 느꼈다면 외압을 느낀 검사에게 문제가 있다"며 "자기 주장을 관철하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의지가 있다면 관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수사팀의 공소장 변경 보고에 격노하며 이를 반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중요한 수사인 만큼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취지"라며 윤 전 팀장이 정치적 외압이 아닌 보고 누락 등의 절차상 문제로 수사에서 배제됐다고 거듭 주장했다.

수사 지휘부인 조영곤 지검장과 수사 담당자였던 윤석열 전 팀장의 증언이 '진실 게임' 수준으로 크게 엇갈리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의 대리전 역시 치열하게 전개됐다. 새누리당은 "수사팀의 마음에 안 맞으면 무조건 외압으로 몰고 가느냐"(김도읍 의원)며 윤 전 팀장의 증언을 '제2의 검란(檢亂)'으로 규정, 공세를 이어갔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 지휘부의 수사 축소 지시 의혹을 부각시키며 특히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인 외압 지시가 있었는지 따져 묻는데 주력했다.

한편, 윤석열 전 팀장의 '폭탄 발언'으로 그의 수사팀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정치권 안팎에서 이어졌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업무에서 배제시킴으로써 진실을 축소, 은폐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며 "즉각 윤 전 팀장을 업무에 복귀시키고 독립적인 수사와 공소 유지를 보장하라"고 촉구했고,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사회 역시 각각 논평을 통해 윤 전 팀장의 수사팀 복귀를 요구했다.

 


 

/선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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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 외압', 이건 박근혜 정부의 범죄다

[편집국에서] 공소장으로 말하려는 윤석열이 검사다

 

 

'고작' 73건.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다"는 '박근혜 선언'의 기초였다. 여권 인사들은 하나같이 인터넷 댓글 73건 때문에 대선에서 졌냐고 야당을 몰아붙였다. 국정원으로선 일부 직원들이 선거 개입 행위를 한 게 사실이더라도, '종북 대응' 활동 중에 빚어진 의도하지 않은 일탈일 뿐이라고 발뺌할 수 있는 근거였다.

최후의 방어선은 무너졌다. '무려' 5만5689건. 국정원은 SNS 전담팀을 꾸려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자행하는 방식으로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재인의 주군은 김정일", "안철수는 박쥐XX" 등 막말 뒤섞인 인신공격은 예사였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을 이끈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21일 "선거 사범 중 유례를 찾기 힘든 중범죄"라고 규정했다.

국정원의 지난해 대선 개입 방법과 규모도 충격적이지만, 정작 놀라운 건 '중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수사팀에게 가해진 '외압'이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이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진 과거 일에 국한되지 않는, 박근혜 정부가 바통을 이어 자행하고 있는 범죄의 연속성과 진행성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윤 지청장은 21일 외압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4명을 거론했다.

▲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서울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과 윤석열 여주지청장(왼쪽)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조영곤

윤석열 지청장의 증언에 따르면, 이번 수사의 지휘 책임자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은 새롭게 밝혀진 국정원의 범죄 혐의가 지난 6월 검찰이 기소한 내용에 추가되지 않도록 수사팀을 막았다. 그는 수사 상황을 정리한 보고서를 들고 집으로 찾아온 윤 지청장에게 노기를 보였다.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 야당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이용하겠느냐, 정 하려고 하면 내가 사표 쓰거든 수사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윤 지청장은 "수사를 책임져야 할 분이 보고를 받고도 전혀 못 받은 것처럼, 불법인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법원에 제기된 공소를 취소시키기 위한 과정이 아니냐"고 의심했다.

황교안

지난 5월 말 채동욱 검찰총장을 비롯한 수사팀은 원세훈 원장 등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구속기소하려 했으나 황 장관이 이에 반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혹은 윤 지청장이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 황교안 장관과 무관치 않다"고 증언함으로써 사실에 가까워졌다. 법무부가 통상의 권한 범위를 넘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또한 수사팀이 국정원 직원들의 트위터 계정 확인을 위해 미국의 서버 조사에 관한 법무부의 사법 공조를 요청했으나 법무부는 비협조로 일관했다. 윤 지청장은 국정원 직원 체포 및 압수수색영장 청구 과정에서도 "법무부가 이걸 알면 지난 선거법 적용과 마찬가지로 허가를 신속히 안 할 게 너무 자명해 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재준

검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는 국정원 직원들에게 남재준 원장이 "진술을 하지 말라"고 공문을 통해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지청장은 수사 검사들에게 "(진술 거부 지시가) 범죄 혐의가 될 수 있는데 어떻게 수사 검사가 공문을 전달하느냐"고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입회한 변호사들이 (국정원 직원들) 옆에 앉아 남 원장의 진술 불허 지시를 반복해 주입시켰다"고 했다. 윤 지청장은 남 원장의 진술 거부 명령이 직권남용 아니냐는 지적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정원의 수사 방해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윤 지청장에 따르면 수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댓글 작업을 벌인 직원들의 명단조차 국정원으로부터 제공받지 못했다.

윤상현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5만5689건의 트위터 글 가운데) 2233건만 직접적 증거로 제기됐지 나머지 건에 대해서는 국정원 소행으로 추정한다는 것일 뿐 직접적 증거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며 "2233건의 글도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2233건은 윤 부대표가 말하기 전까지 어디에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 그는 "상식과 언론 보도 내용을 토대로 유추한 내용"이라고 했으나 검찰로부터 전해 듣지 않고 이 같은 구체적 수치를 언급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윤 지청장은 수사 정보가 유출된 경위에 대해선 말을 아꼈으나 여당 실세의 수사 '가이드라인' 외압에 대해선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런 전방위적인 외압 사태를 여권은 소영웅주의에 사로잡힌 검사의 항명, 하극상으로 몰아가려 한다. 일부에선 검찰 내부의 공안통과 특수통 사이의 파벌 싸움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소장으로 말하는 검사가 국정감사장에 불려나와 "이렇게 된 마당에 사실을 다 말씀드리겠다"며 내막을 털어놓았다면, 정권의 정통성 방어를 위해 총동원된 '윗선'의 그물망 같은 사건 은폐 시도를 의심하고 그걸 걷어내는 게 우선이다. 외압의 실체는 경찰 수뇌부의 국정원 사건 수사 축소를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좌천 발령하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찍어낸 보이지 않는 손과 일치할 것이다.

윤 지청장은 "싸울 만큼 싸웠고 할 만큼 했다"며 직무배제 조치에 추가로 대응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갖은 모욕을 감수하면서도 그가 관철시키고자 하는 유일한 목표는 국정원의 추가 혐의를 반영한 공소장 변경 허가신청일 것이다. 마지막 임무인 공소장을 지키려는 윤 지청장은 그래서 검사다.

검찰 수뇌부가 이를 철회하는 무리수를 밟지 않는다면 공은 법원으로 넘어간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을 허가할지를 오는 30일 결정한다. 채동욱과 윤석열을 찍어낸 외압의 무게도 그때 가늠될 것이다.

 


 

/임경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