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관련

[세월호 침몰원인] 정부가 외면한 의혹들 ③ 레이더에 나타난 괴물체의 정체는

道雨 2014. 6. 30. 11:50

 

 

 

[세월호 침몰원인] 정부가 외면한 의혹들 ③
레이더에 나타난 괴물체의 정체는
우리사회연구소 | 등록:2014-06-28 19:05:14 | 최종:2014-06-29 06:02:3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세월호 침몰원인] 정부가 외면한 의혹들 ③
레이더에 나타난 괴물체의 정체는


세월호 침몰원인 규명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바로 침몰하던 바로 그 시각과 장소에서 세월호의 구체적 모습이다.

지난 6월 1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세월호 재판에서 세월호 3등 항해사의 변호인은 재판에서 “사고 해역은 협수로로 물살이 빠르고, 반대편에서 배 한 척이 올라왔다”며 3등 항해사는 “충돌하지 않도록 레이더와 전방을 관찰하며 무전을 듣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3등 항해사의 주장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인지라 일파만파 확산되었다. 이해할 수 없는 세월호의 급변침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레이더 영상에 나타난 괴물체

 

이어 6월 25일, <JTBC>는 9시 뉴스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세월호 사고현장의 진도 VTS 레이더 자료를 공개하였다. <JTBC>가 공개한 레이더 영상을 보면 세월호가 7시 7분경에 홀리페어리호와 600m까지 매우 근접하였으며 사고발생 10분전인 8시 35분경에도 삼영호와 근접하였음을 알 수 있다. 레이더 영상에서 삼영호의 근접시 최소 거리는 1km내외로 파악된다.

 

 

 

그러나 8시 35분에 세월호에 근접했던 삼영호는 3등 항해사가 언급했던 “맞은편의 배”로 보기 어렵다. 위 사진은 <JTBC> 뉴스가 공개한 레이더 영상인데 <JTBC>는 화면의 왼쪽에서 나타난 붉은색 선이 남동쪽 방향으로 항해하고 있는 세월호이며 오른쪽에서 서쪽으로 항해하고 있는 붉은색 점이 삼영호라고 하였다. 3등 항해사는 사고당시 충돌하지 않도록 레이더와 전방을 관찰하였다고 하였지만 위 사진을 보면 삼영호는 충돌위험성이 전혀 없을만큼 세월호의 배후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근접한 시각은 세월호가 침몰한 8시 50분경이 아니라 8시 35분경이었다.

 

그렇다면 3등 항해사가 언급한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배”는 무엇을 의미하나? 주목할 사항이 있다. <JTBC>의 레이더 영상에는 세월호 침몰 시 선체로 인식될 수 있는 명확한 물체가 포착된다. 레이더 영상에서 세월호는 8시 50분 33초경부터 급격히 우회전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세월호가 급선회하는 상황에서 8시 52분 32초경부터 세월호 동남쪽 200-300m 지점에서 괴물체가 포착된 것이다.

 

 

 

위 8시 56분 6초경의 레이더 영상에서 J자 모양의 자취를 남기며 선회하고 있는 것이 침몰 중인 세월호이다. 그런데 세월호의 남동쪽 200-300m 떨어진 지점에서 대략 길이가 100m로 추정되는 붉은색 괴물체가 포착되었다. 이를 좀 더 확대해보면 다음과 같다.

 

 

 

중앙의 붉은 형체인 세월호의 길이가 146m에 달하므로 오른쪽 하단의 괴물체는 세월호 길이의 2/3 가량으로 나타났다. 이 괴물체의 일부가 물에 잠겨 있을 수도 있지만 영상에 나타난 괴물체의 총길이는 대략 100m급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 괴물체는 세월호가 급변침을 한 직후인 8시 53분 35초경부터 레이더에 포착되어 세월호가 조류에 의해 북쪽으로 표류하는 상황에서 세월호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다가 9시 2분 이후 레이더에서 돌연히 사라졌다.


컨테이너로 보기에 의심스러운 괴물체

 

<JTBC>는 저 괴물체가 세월호가 전복되면서 세월호로부터 떨어진 컨테이너 박스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이 설명에는 숱한 의문점이 남는다.

 

첫째, 검찰은 공소장에서 세월호 선수갑판 위에는 총 45개의 컨테이너가 선적되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레이더 영상에 따르면 이 괴물체는 세월호로부터 떨어져 나온 형상을 보인 것이 아니라 8시 52분 32초 경에 세월호 동남쪽 200-300m 지점에서 갑자기 포착되었다. 컨테이너가 처음에는 물 속에 잠겼다가 200-300m를 잠수한 이후에 물 위로 떠올랐다고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방법이 없다.

 

둘째, VTS 레이더에서 컨테이너 박스가 길이 100m 가량의 형상으로 나타나는가?

진도 VTS 레이더의 분해능을 따져봐야 할 몫이다. <JTBC>가 공개한 레이더 영상을 보면 병풍도의 해안선이 매우 간략한 선으로 처리되어 있으며 해안선의 바위들이나 해상에 바다새들과 같이 크지 않은 물체들은 레이더 상에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진도 VTS에 설치된 레이더가 초정밀레이더가 아니란 점을 보여준다. 진도 VTS가 레이더를 운용하는 목적은 선박 관제이다. 선박 관제용 레이더는 최소 10m 가량의 물체만 식별해도 운항선박ml 위치를 식별하는 데에는 아무 무리가 없다. 특히 진도 VTS는 관제권역에 5개의 레이더를 운용하고 있는데 사고수역에는 이 가운데 3개 레이더의 관제영역이 겹친다. 하나의 정밀레이더를 운용하는 방식보다 여러 개의 레이더를 함께 운용해 사각을 없애는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IMO(국제 해사 기구)에서 권고사항은 시간당 25㎜의 강우량 하에서 20m의 2척의 철선을 동일방위각에서 6해리(11.1km)의 거리에서 30m의 간격의 거리를 분해 가능하면 된다고 한다. 또한 해경이 실시한 “연안VTS 확대・구축 타당성에 관한 연구용역”에 따르면 포르투갈 연안VTS에 사용되는 레이더의 탐지능력은 수면 상 2.5m 높이에서 45노트로 움직이고 있는 반사면적 20㎡크기의 움직이는 물표를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레이더 반사면적이 20㎡가 되려면 컨테이너 박스는 분해능 한계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하물며 컨테이너가 지름 100m 가량의 막대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여러 개가 함께 묶였을 가능성도 희박

 

셋째, 여러 개의 컨테이너들이 다발로 묶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검찰은 애당초 세월호의 화물고박이 부실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제대로 묶지도 않은 45개의 컨테이너는 바다에 떨어지면 하나로 뭉쳐 있는 것이 아니라 흩어질 수밖에 없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상부갑판의 컨테이너들이 단단히 결박된 상태로 동시에 바다에 가라앉았다가 동시에 떠올랐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길이 6m 가량의 컨테이너들이 100m 가량으로 추정되는 레이더 형상을 만들어내려면 적어도 10여개 이상의 컨테이너들이 일렬로 정렬해야 한다. 쉽게 말해 십 수개의 컨테이너들이 동시에 바다에 빠졌다가 이들이 200-300m를 물 속으로 잠겨 내려와서 이후에 동시에 떠올랐으며 이들이 일렬로 정렬된 상태를 유지하다가 다시 동시에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고 하지 않는 이상 괴물체를 컨테이너로 단정 짓기에는 수많은 의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두라에이스의 문혜식 선장은 두라에이스의 레이더 영상에서 나타난 세월호 주변의 점들을 보고 예인선인 줄 알았다가 이후에 그것이 컨테이너였다고 언급하였다. 이는 곧 컨테이너 박스들이 레이더 영상에서 선이 아니라 세월호 주변에 여러 개의 점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말하며 그 점들이 세월호가 가깝게 붙어 있었다는 것이 된다. 사고 직후 해경이나 119가 공개한 영상을 보더라도 세월호에서 떨어진 화물 컨테이너들은 세월호와 밀착해서 인근에 떠 있었다. 그런데 레이더 상에서 나타난 괴물체는 표류과정에서 흩어지지도 않았으며 세월호로부터 200-300m 거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였다.

 

넷째, 전복된 세월호는 조류의 영향으로 서서히 북상하였는데 괴물체는 세월호보다도 더 느리게 북상하였다. 상식적으로 레이더에 나타난 괴물체가 정말로 컨테이너 박스였다면 컨테이너 박스도 조류에 의해 표류해야 된다. 크지 않은 컨테이너 박스라면 길이 146m에 무게가 6825톤인 세월호보다 더 빨리 떠내려가야 이치에 맞다. 그런데 괴물체는 북상하는 속도가 세월호보다도 더 느렸다. 해상 위를 표류하는 컨테이너라고 하기엔 표류속도가 너무 늦었다고 볼 수 있다.


괴물체가 잠수함일 수 있다는 주장

 

8시 50분 35초에 세월호 남동쪽 300m 지점에서 갑자기 나타난 괴물체는 무엇인가? <뉴스타파>는 6월 26일 9시에 이에 익명의 전문가 발언을 인용하며 그 괴물체가 잠수함 또는 스텔스 기능을 가진 소형 군함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보도하였다.

이 전문가가 잠수함이나 군함 등 군용선박일 가능성을 제기한 배경에는 3등 항해사가 충돌위험을 언급하며 전방과 레이더를 주시하였다고 밝혔다는 진술내용에 상당히 주목하는 것이다. AIS를 통해 상대선박에게 소속과 목적지를 물어보면 될 터인데 3등 항해사는 왜 레이더만 주시하고 있었는가.

게다가 스텔스 군함이라면 레이더 상에는 보이지 않아도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두라에이스의 문혜식 선장은 사고 당일 기상상태는 매우 양호하였으며 가시거리가 약 5.5km에 달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만일 괴물체가 스텔스용 소형 군함이었다면 없던 형체가 갑자기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지는 현상이 설명되기 어렵다.

 

그래서 괴물체가 잠수함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길이가 약 100m에 달하는 잠수함은 아직 대한민국 해군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해군이 보유한 손원일급 잠수함은 전장이 65m이며 장보고급 잠수함은 전장이 55.9m에 불과하다.

구태여 찾아본다면 2013년 3월 3일에 독수리 훈련 참여차 부산항에 입항했던 콜럼버스 잠수함을 들 수 있다. 시울프급인 이 핵잠수함은 길이 353피트로 107m에 달한다.

 

 

 

물론 콜럼버스 잠수함이 VTS 레이더상에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정보는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길이가 100m인 잠수함은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북한까지를 살펴도 알려진 기종이 없다. 다만 일본 해상자위대의 소류급 잠수함은 84m이며 오야시오급 잠수함이 81m, 하루시오급 잠수함이 77m이다. 북한의 잠수함은 로미오급 잠수함이 77m, 상어급 잠수함이 34m이다.

 

8시 50분에 나타난 괴물체의 정체는 무엇인가. 물론 레이더에 나타난 영상만을 가지고 성급히 결론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여러 가지 추정이 횡행하고 있는 현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도 정부는 세월호 침몰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공개해서 레이더에 나타난 괴물체의 정체를 시급히 밝혀내야 한다. 진도 VTS 레이더에 나타난 괴물체, 세월호의 진상을 규명하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우리사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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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외면한 세월호 의혹들 ①
119 신고 전부터 비정상이었던 세월호
우리사회연구소 | 등록:2014-06-19 10:23:00 | 최종:2014-06-19 10:27:0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가 8시 48분경 3등 항해사와 조타수의 조타실수와 조타기 이상작동으로 균형을 잃었고, 이것이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결국 운전자가 운전실수로 과적차량을 잘못 몰아 전복되었다는 식의 주장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를 재구성하면 여러 가지 의혹에 부딪힌다. 세월호에는 172명의 생존자들이 살아남았다. 그리고 진도 앞바다의 어민들이 세월호를 목격하였다. 이들은 정부측 분석과는 다른 사실관계를 전하고 있다.

 

 


1) 어긋나버린 세월호 사고시간

 

세월호 선원들은 3등 항해사가 조타수에게 5도 변침을 지시하였는데, 키가 평소보다 많이 돌아가 15도 가량 돌아가면서 세월호가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고 진술하였다.

 

 

 

세월호의 AIS 항적기록이 꺼진 시각이 8시 48분 37초이고, 정부가 주장하는 항적기록에 의하면, 배는 8시 49분 13초경부터 변침하며 8시 49분 37초에 한 번 더 변침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원고 학생이 119에 구조신고를 보낸 것이 8시 52분이니, 언뜻보면 정부가 제시한 AIS 자료가 선원들의 진술에 부합하는 듯하다.

 

그러나 세월호 생존자는 이와 전혀 다른 증언을 하였다.

 

<오마이뉴스>는 생존자 이종섭(50)씨가 세월호가 변침 전에 이미 심하게 기울었다고 증언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자동화물 기사인 이씨는 3층 후미 좌측 뒤에서 두 번째 방(DR-3)에서 누워 TV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몸이 발쪽으로 기울었다고 증언하였다.

 

“세월호는 오전 7시 30분부터 식사 시간이다. 자고 있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밥 먹으러 가자고 깨우더라. 나는 그냥 자겠다며 거절하고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본 후 다시 잤다. 그 친구가 밥을 먹고 다시 들어왔다. 그리고 한 10분이나 흘렀나... 8시가 조금 넘어, TV를 보는데 배가 갑자기 기울더라. 야, 야, 이거 뭐냐, 이상하다 해서 바로 밖으로 나왔다.”

 

이때 이씨는 세월호의 밖에서 바다로 뿌려진 컨테이너를 목격했다고 하였다. 그 후 이씨는 난간대를 잡고 배가 기운 반대 방향으로 올라가, 옆에 같이 기대고 있던 한 여성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빌려 제주도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고 하였다.

당시 전화를 받은 정성준씨는 "두 번 전화가 왔다. 첫 전화는 8시 43분. 모르는 번호가 뜨길래 안 받았다. 곧 다시 왔다. 받았더니, 종섭이 형님이더라. 난데없이 큰 일 났다고, 배 넘어간다고 하길래, 앞에 있는 시계를 봤다. 8시 45분이었다. '아, 배 들어올 시간인데 장난하지 마쇼' 했다."

 

이종섭씨의 증언을 토대로 추적하면 세월호는 최소한 8시 43분 이전에 이미 조난당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항적기록에 따르면 오전 8시 43분은 세월호가 변침하기 6분전이다. 변침 6분전에 이종섭씨는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컨테이너를 보았다는 것이 된다.

 

그러나 정부의 항적기록에서 8시 43분과 8시 49분은 실로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8시 43분은 세월호가 정상운행을 하고 있었어야 한다. 세월호의 속도가 17노트였다면 그 위치가 3.1km 이상 차이날 수밖에 없다. 이는 불가능하다.

 

이종섭씨의 증언이 중요한 것은 그가 지인과 통화를 해서 정확한 통화시각을 기록에 남겼다는 점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생존자들은 대개 수 분 가량의 짧은 시간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갈 수 있다. 8시 43분에 경험했던 사실을 두고 그 때가 사실은 6분뒤인 8시 49분이었다고 말하였을 때 당사자라고 하더라도 정확하게 반박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항적기록은 6분에 3km가 차이난다.

 

결국 생존자들이 모두 잘못된 기억을 말하고 있고, 휴대폰도 일시적으로 통화시간이 잘못 기록되지 않는 이상은, 정부가 공개한 항적기록을 재검토해야 한다.

 

 


2) 7시 40분, 보일러실의 충격

 

선원들의 증언에 따르더라도, 세월호는 4월 16일 아침 7시 40분경에 이미 긴급한 이상상황에 빠졌던 것으로 보인다.

보일러실에 근무했던 승선원 전모(61)씨가 "오전 7시 40분께 업무를 마치고 업무 일지를 쓰던 중 갑자기 배가 기울었다"며 "창문이 박살나고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릴 정도였다"고 증언한 것이다.

 

보일러실은 세월호의 맨 바닥인 기관실 부근에 존재한다. 7시 40분에 창문이 박살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면 이 충격이 세월호 침몰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당시 승선원이 업무일지를 쓰던 중이라 하였으므로 그가 시간을 착각했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세월호의 높이는 굴뚝을 제외하였을 때 27m에 이른다. 보일러실에서 창문이 깨졌다고 해서 그 충격의 여파가 세월호 전체로 삽시간에 크게 퍼지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이다. 세월호의 기관실과 객실은 1,2층 화물칸에 의해 분리되어 있어 기관실의 소리가 객실까지 전달되기는 사실상 어렵다. 이는 결국, 7시 40분에 같은 현상을 경험한 승객이 없더라도 섣불리 무시할 수 없는 증언인 것이다.

 

특히 이 시점에서 이준석 선장은 오하마나호 선장에게 전화를 한다. 이준석 선장이 침몰의 긴박한 상황에서 조타실을 비우면서까지 오하마나호 선장에게 전화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3) 신뢰할 수 없는 세월호 항적기록

 

이렇듯 생존자들의 증언을 취합하다 보면 세월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수긍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만다.

특히 4월 16일, <채널A>는 세월호가 침몰사고가 나기 6시간 전부터 AIS 신호가 끊겼다고 보도하였다. 세월호 침몰 사건 직후 해양수산부에 차려진 상황실에서 대책반 직원들이 갑자기 우왕좌왕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새벽 3시 46분부터 선박자동식별장치, AIS 신호가 끊겼다는 것이다.

이때 세월호는 전라북도 군산과 변산반도 인근 앞바다를 지나고 있었다.

 

또 다른 생존자는 세월호가 군산앞바다와 변산반도 앞바다에서 원인불명의 이유로 인해 일시적으로 15도 가량 배가 기울어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생존자 서희근씨는 5월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고 전날 세월호가 변산반도와 군산 앞바다를 지나던 중 갑자기 15도 가량 기울었다가 바로 선 일이 있었다”고 밝힌 것이다.

서씨는 방송에서 “의자에 누워 있으니까 사람이 15도로 확 틀리면서 쓰레기통과 캔, 커피 이런 통들이 ‘우당탕’하고 나뒹굴어졌다”고 말했다. 해병대 출신으로 배를 많이 타보았다는 서씨는 “‘쾅’하고 잠깐 기울었다 원위치로 왔기 때문에, 감각을 못 느끼는 사람들은 ‘그러려니’ 했겠지만, 나는 큰 배가 이렇게 충격을 받아 움직이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상하다고 느껴 선상으로 나와보니 잔잔한 바다를 지나고 있어 예감이 안좋았다”고 덧붙였다.

 

이 두 가지 사실관계를 모아보면, 새벽 3시 40분께 군산앞바다에서 AIS기록이 꺼졌는데, 때마침 이 때 배가 15도 가량 기울어 각종 기물이 우당탕하고 나뒹굴었다는 것이 된다.

 

또한 진도 수역에서도 8시 48분 이전의 시각에 세월호가 떠 있었다는 주변 어민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일 생존자 구조에 나섰던 정모(52)씨는 “미역을 캐러 나갔다가 사고가 났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배를 몰고 나갔는데, 배가 이미 3분의 2 가량 물 밑에 잠겨 있었다”면서, “미역을 캐고 들어오다가 (마을 이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오전 9시 훨씬 이전일 것”이라고 했다.

조도 주민 이모(48)씨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미역 양식 때문에 사고 당일 새벽 일찍 나갔는데 큰 배가 오전 8시께 멈춰 있었다”고 증언했다. 주민 김국태씨도 “어업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커다란 배가 보여 무슨 일인가 싶어 시계를 봤더니 오전 8시 20분이었다”고 전했다.

 

물론 어민들의 증언은 관찰지점에서 세월호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달라지므로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세월호가 17노트로 항해하였다면 그 속도는 시속 31.5km인데 멀리서 세월호를 보았을 경우 마치 배가 정지한 것처럼 보였을 수 있기 때문이다.

 

 


4) 정부도 오락가락한 사고시간

 

진도군청이 사고 당일 전남도청 상황실로 보낸 ‘세월호 여객선 침몰 상황보고’를 보더라도, 사고 발생 시각은 8시 25분으로 혼선을 빚고 있었다.

국립해양조사원도 진도군청과 마찬가지로 세월호 침몰 시간을 8시 30분이라고 항행경보를 내렸다. 국립해양조사원 해도수로과 정우진 씨가 4월 21일 오전 국민TV 인터뷰에서 “해경이나 본부 상황실에 확인을 했는데, 여덟시 반쯤 일어났다. 그래서 저희도 여덟시 반으로 쓴 겁니다”라고 밝힌 것이다.

이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해경은 8시 52분에 단원고 학생이 119구조신고를 하기 이전에 이미 사고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된다.

 

논란이 확산되자 진도군청은 사고발생시각을 8시 25분으로 기입한 것에 대해 담당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신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진도군청과 국립해양조사원, 사고증언 주민들이 모두 “한꺼번에” 시간파악을 실수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 되는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언제인가? 이 의혹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4월 16일 세월호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가?

선박직 승무원 15명은 한명도 빠짐없이 탈출에 성공하였다. 심지어 배 밑바닥에서 근무하던 기관실 선원들조차 승객들에 앞서서 모두 탈출하였다.

 

이들이 모두 8시 48분까지는 배의 아무런 이상신호를 감지하지 못했다가 사고가 나자마자 신속하게 탈출했다고 보아야 하겠는가, 아니면 8시 48분 이전부터 배의 비정상을 감지한 선원들이 배가 쓰러지자 부리나케 탈출하였다고 보아야 하겠는가.

 

검찰은 모든 의혹을 남김없이 밝히기 바란다.

우리사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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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면한 세월호 의혹들 ] ②
[신뢰 잃은 증거들] 세월호 AIS는 왜 꺼졌나?
우리사회연구소 | 등록:2014-06-20 13:26:52 | 최종:2014-06-20 13:50:0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정부가 외면한 세월호 의혹들 ] ②
[신뢰 잃은 증거들] 세월호 AIS는 왜 꺼졌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의 기본은 세월호의 항적을 온전히 그려내는 것이다. 세월호가 출항 이후 침몰할 때까지 어떤 위치에서 어떤 방향과 속도로 운항하였는지를 알아야 침몰 원인도 정확히 규명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은 세월호 항적의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항적자료의 기초가 되는 세월호 AIS장비의 신호가 수차례에 걸쳐 끊겼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월호 AIS장비가 왜 꺼졌는지를 밝히는 것은 항적의 신뢰성을 회복하고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AIS-VTS는 무엇인가

 

선박용 AIS(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는 우리말로 선박자동식별장치라 하며, 해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각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본래 항공기용으로 개발된 자동식별장치를 선박용으로 개발하여 도입한 장비다.

 

<그림 1> 연안선박용 소형 AIS 표시장치 외형과 AIS가 담는 정보들
(자료 : ‘선박자동식별장치 검토’: 미래전파공학연구소)

 

 

AIS 표시장치는 <그림 1>과 같이 외형상 차량용 네비게이션과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기능 또한 유사한 측면이 있다.

 

AIS 표시장치는 화면 중앙에 위치한 자기 선박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려, 다른 선박이나 지도상 나타나는 지점까지의 거리를 표시하며, GPS 수신기를 통해 전달되는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자기 선박의 위도와 경도, 속도, 방향 등의 정보를 기본적인 정보로 제공한다. 이 외에도 AIS 표시장치는 선박의 이름과 길이, 너비, 목적지와 도착 예상시간 등도 알려준다.

 

선박용 AIS는 GPS 수신기 외에도 기본적으로 양방향 송수신기를 갖추고 있어 자기 선박의 위치, 방향, 속도 등 각종 정보를 육상기지국을 통해, 혹은 직접 다른 선박과 주고받을 수 있다. 여기에 초단파무선통신장비(VHF)도 갖추고 있어 다른 선박이나 해상교통관제센터와 육성 교신도 가능하다.

해상교통관제센터는 이 AIS 정보와 레이더 정보 등의 기초자료를 토대로 선박통항정보서비스(VTS, Vessel Traffic Services)를 운영하며 해상 교통질서를 통제하게 된다.

 

AIS장비가 도입되기 전까지 해상교통에 대한 관제는 전적으로 레이더(Radar)망에 의존되어 있었다. 그러나 레이더망은 전자기파를 물체에 발사시켜 그 물체에서 반사되는 전자기파를 수신하여 물체와의 거리, 방향 등을 알아내는 레이더의 작동 원리상 선박의 크기가 작거나 날씨가 좋지 않은 경우에 수신감도가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게다가 남해, 서해와 같이 섬이 많은 지역의 경우 곳곳마다 레이더를 설치해야만 레이더망이 운영될 수 있다. 레이더망을 통해 파악되는 정보 역시 선박의 존재 위치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다.

 

반면 AIS장비는 위성을 이용해 위치정보를 제공하고, 자기 선박과 다른 선박, 해상교통관제센터 사이에 양방향 정보 교환을 가능하게 하므로, 레이더망이 갖는 약점들을 대부분 극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해상 안전, 해상 오염문제로부터 해상운수 규격화에 이르는 대부분의 해상문제를 다루는 국제해사기구(IMO)는 2002년 7월부터 모든 신규 여객선과 총톤수 300톤 이상의 화물선에 AIS장비 장착을 의무화했고, 한국 정부 역시 선박안전법에 관련내용을 반영하여 2004년 4월 21일부터 AIS장비 장착을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다.

세월호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AIS장비를 장착하고 있었다. AIS운영을 위해 국제해사기구에 등록된 세월호의 호출부호는 121832, 영문명은 SEWOL이다.

 


수차례 꺼졌던 세월호 AIS

 

AIS장비는 선원에게 선박의 항해방법을 제공하는 ‘항법장치’의 영역에 속한다. 첨단항법장치는 오늘날 선박의 운항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첨단항법장치가 고장 난다면, 21세기의 선원들은 선박의 운항을 마치 중세시대와 같이 나침반과 지도, 그리고 태양과 별의 위치 등에 의존하여야 할 것이다. 게다가 시야가 확보되기 어려운 야간 등의 조건에서는 자기 선박 주위에 있는 다른 선박 등의 물체를 식별하기 어려워지고, 해상교통관제센터의 통제에서 벗어나므로 다른 선박 역시 자기 선박의 존재 자체를 알 수 없게 된다. 해상사고의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세월호 AIS 장비는 4월 15일 밤 9시경 출항 이후 수차례에 걸쳐 신호를 발신하지 않았다.

CBS노컷뉴스의 5월 1일 보도에 따르면, 4월 30일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세월호의 항적도 자료에, 침몰 사고 당일인 4월 16일 새벽 3시 40분 40초~43분 28초(2분 48초간), 4시 5분 32초~8분 19초(2분 47초간), 새벽 6시 11분 57~16분 57초까지 5분간, 세월호의 항적도에서 AIS 신호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림 2> 채널 A 4월 16일 보도, “침몰 세월호, 새벽부터 신호 끊겨…항로 ‘미궁’”

 

 

해양수산부는 4월 16일 오전 8시48분37초부터 8시49분13초에 이르는 36초구간도 AIS기록이 없다고 공식확인했다.

그 외에도 세월호의 AIS신호가 끊긴 정황은 계속 발견된다.

 

채널A가 사고 당일 해양수산부 사고대책반 내 상황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최초 검색된 세월호 항적은 4월 16일 새벽 3시 46분 이후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적어도 3시 46분 즈음 세월호의 AIS신호가 끊겼다는 것이다.

 

한겨레TV ‘김어준의 KFC'는 선박의 AIS신호를 추적하는 웹사이트들을 검색한 결과, 세월호가 ‣ 4월 16일 1시 41분 17초 경 군산앞바다 근처, ‣ 4월 16일 8시 1분경 전남 조도면 근처에서도 AIS 신호를 발신하지 않았다고 확인한 바 있다.

만약 세월호 AIS 발신장치가 얼마 후 다시 신호를 발신하기 시작했다 하더라도 세월호 AIS신호는 발신이 끊긴 시각으로부터 수 초 내지 수 분 가량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세월호의 AIS신호가 끊긴 사실은 9시 6분~7분 경 진도연안VTS의 호출을 받고 세월호 구난에 임했던 둘라에이스호 문예식 선장의 증언 등을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JTBC가 5월 4일 방영한 <탐사플러스>에 의하면, 이 당시 진도연안VTS의 호출을 받았던 둘라에이스호 문예식 선장은 “이 배는 AIS도 꺼져 있는 상태더라고. 그러니까 나는 이 배가 세월호 인지는 몰랐었어요.”라고 증언한다. 세월호의 AIS장비는 아무런 신호를 발신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세월호 AIS, 고의로 껐나?

 

그렇다면 최단 37초에서 최장 5분에 이르는 AIS신호 단절 구간이 발생한 원인은 도대체 무엇인가?

세월호의 AIS장비가 수차례 꺼진 이유에 대해서, 둘라에이스 문예식 선장은 ‘일부러 꺼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4월 16일 9시 6분경 세월호의 AIS신호가 잡히지 않았던 사실과 관련해 “일부러 안 껐으면 꺼질 이유가 없지. 이것은 수신 장치에요. 고장도 안 나요. 하필이면 이 시기에 전원이 꺼졌다는 것은, 이런 말을 하면 안 되지만, 사람이 인위적으로 껐든가 스위치를, 내가 추측할 때는 위치를 감추고 싶어서 껐지 않을까 싶은데”라고 추측했다.

 

<그림 3> JTBC가 5월 4일 방영한 <탐사플러스> 중 문예식 선장이 증언하고 있다.

 

 

채널A의 4월 16일 보도도 이와 같이 세월호 선원이 고의로 AIS장치의 전원을 껐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채널A는 “선박항해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정상항로를 벗어나는 것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AIS 신호를 끊는 일도 있다고 말합니다.”라며, 구체적으로 “가끔씩 어선들이 불법조업 구역을 들어간다거나 또는 중국어선이 우리나라에 왔다거나 뭔가 나쁜 짓을 할려고 하면 끄겠죠. 내 신분이 노출되는데”라 설명했다.

 

둘라에이스 문예식 선장과 채널A의 보도를 보면, 일부 선박이 자신의 신분 노출을 꺼리거나 위치를 감추기 위해 AIS를 고의로 끄는 사례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2분 40초 이상, 5분 이하의 시간동안 최소 세 차례 발생했던 세월호 AIS 신호 단절현상의 원인 역시 고의로 껐을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전으로 꺼질 수 없는 세월호 AIS

 

해양수산부는 사고 발생 시각으로 추정되는 4월 16일 오전 8시48분37초부터 8시49분13초에 이르는 36초구간에 AIS기록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 “정전(블랙아웃)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설득력이 없다. 8시48분37초 당시 조타실에 근무했던 3등 항해사 박한결씨의 법정 증언이 정전이 없었음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한결씨는 5월 1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사고 해역은 협수로로 물살이 빠르고, 반대편에서 배한척이 올라왔다. 선박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선회했다. 충돌하지 않도록 레이더와 전방을 관찰하며 무전을 듣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박한결씨의 증언은 당시 세월호 항법장치의 전원 공급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음을 알려준다.

 

통신용 비상 배터리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도, 정전으로 인한 AIS신호의 단절이 쉽게 발생할 수 없다는 근거가 된다.

이종인 알파잠수 대표는 주권방송과의 인터뷰에서 AIS신호의 단절 원인이 ‘정전’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그 이유는 “통신용 전원 밧데리는 기관 고장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작동하게 되어 있으며, 배가 침몰하는 순간까지 계속 작동할 수 있도록 제일 윗층인 조타실에 설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AIS 꺼짐 = 완전 침몰”이라는 의미다. 세월호 구조 작업에 동참하기 위해 사고 해역으로 진입하던 드래곤 썬호가 9시 46분 경 “진도 VTS, 드래곤 썬, 세월호가 지금 AIS가 사라졌습니다. 완전히 침몰된거 같습니다”라고 교신한 것도 이종인 대표의 인식과 흡사하다.

 

이종인 대표가 말한 “통신용 전원 밧데리”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Uninterruptible power supply)에 장착된 배터리를 의미한다.

UPS는 갑작스런 정전으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하여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주는 장치로, 장착된 배터리의 용량에 따라 전원을 일정시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선박의 경우, UPS는 선박의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AIS장비와 같은 항법장치나 VHF장비와 같은 통신장비를 정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설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객선의 경우는 선박의 안전이 여객의 생명과 직결되므로, 선박 내 모든 전원이 꺼지더라도 항법장치 등을 30분 정도 유지할 수 있는 배터리를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둘라에이스 선장 문예식씨가 AIS장비가 “일부러 안 껐으면 꺼질 이유가 없지”라고 강하게 주장한 이유도 이와 같은 장치가 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만약 UPS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정전이 일어났다손 치더라도 “36초”나 AIS신호가 끊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전이 발생하고 36초 후 비상 전원이 공급되어 AIS장비가 정상화 되었다는 정부의 주장은 세월호 내에 장치된 2~3대의 발전기가 모두 꺼진 후 비상 발전기가 가동되었다는 의미다.

 

선박 내 정전과 관련해 한겨레신문과 인터뷰 한 1급 항해사 이아무개씨는 “보통 배에 발전기가 2~3대 있다. 한 대가 멈추면 자동으로 15초 안에 다른 발전기가 작동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아무개씨는 “36초 동안 자동식별장치가 끊어졌다면, 발전기가 모두 멈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정전’으로 인한 AIS 신호 단절 가능성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2분 내지 5분이나 AIS신호가 단절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다. 이아무개씨의 설명대로 “36초”의 단절이 발전기가 모두 멈춘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AIS기록이 수 분 동안 단절될 정도로 발전기가 모두 멈춘 상황은 말 그대로 ‘비상상황’에 해당한다.

 

발전기가 모두 멈추었다면 선실 복도 내 비상구 유도등을 제외한 일반 조명은 모두 꺼진 상태며, 엔진이 멈추는 등의 이상현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했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게다가 이런 상황이 세 차례 이상 발생했다면 객실 내 승객들이 아무도 몰랐을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생존자들의 증언에는 선체가 기우뚱 했다는 기록은 있으나, 이처럼 한밤중에 모든 전원이 나가는 비상상황에 대한 기록은 없다.

2~5분에 걸친 발전기 가동 중단 사태가 세 차례 이상 발생한 상황에서, 세월호가 공개된 항적과 같이 운항을 쉼 없이 강행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힘들다.


AIS신호 단절 원인을 밝혀야

 

수차례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했던 세월호 AIS장비는 드래곤 썬호와 진도연안VTS의 교신기록 상 9시 46분경 완전히 꺼진 것으로 보인다.

 

<그림 4> 세월호 AIS가 마지막으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9시 46분경의 세월호 각도(자료 : 오마이뉴스)

 

 

세월호가 9시 46분에 “지금 AIS가 사라졌습니다. 완전히 침몰된거 같습니다”라는 드래곤 썬호의 교신내용과 같이 완전 침몰된 것은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9시 46분은 조타실에 모여 있던 세월호 승무원들이 승객 구조를 외면한 채 해경123정에 최초로 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9시 38분과, 이준석 선장이 해경123정에 올라 구조 완료된 9시 50분의 사이에 있다. 이는 조타실 내부에서 탈출하던 누군가가 9시 46분경 고의로 AIS장비의 전원을 껐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진도VTS와 세월호의 교신기록이 9시 36분을 끝으로 두절된 것도 정전이 원인이 아니라 승무원들이 조타실에서 탈출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승무원 중 누군가가 4월 16일 한 밤중에 수차례에 걸쳐 AIS신호를 고의로 껐던 것일까.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만약 그러했다면, 세월호 참사는 이미 4월 16일 한 밤중부터 시작되었던 셈이다.

 

세월호의 AIS신호가 단절된 이유를 명확히 밝히는 것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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