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군 의혹(정치, 선거 개입)

카메라 사진이 저절로 삭제, 혹시 국정원이 해킹?

道雨 2015. 7. 24. 15:59

 

 

 

 

카메라 사진이 저절로 삭제, 혹시 국정원이 해킹?

중국 내국인 사찰 정황 많아… 유우성씨 스마트폰도 해킹 대상이었을 가능성

 

 

 

국가정보원이 중국에 있는 내국인을 상대로 해킹 작업을 했다는 정황이 커지고 있다. 탈북해 중국을 경유하고 한국에 온 뒤 간첩 혐의를 받았던 인사의 변호인이 도감청을 당한 새로운 정황도 나오고 있다.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구입을 중계했던 업체 대표의 말과 국정원의 해명을 보면, 중국에서 대공혐의점이 있는 사람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킹했을 가능성이 높다.

국정원을 대신해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했던 허손구 나나테크 대표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해킹의 주 타깃이 중국에 있다며 "(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중국에 있는 내국인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또한 "그분(임씨)이 중국과의 일로 고민을 많이 했던 것으로 들었고, 해결 방법을 찾고자 백방으로 노력했다. (해킹팀)메일을 보면 중국 회사의 스마트폰 공격 코드에 대해 자주 확인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 중국과의 (외교) 문제를 우려해 파일을 삭제한 것으로 추측하지만, 구체적으로 뭘 삭제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해킹의 주요 타깃이 중국에 있었고, 내국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증언이다.

 

허 대표의 증언은 비록 자살한 국정원 직원 임씨의 말을 전한 것이지만, 임씨의 주문을 받고 해킹의 기술적 개선점과 구매 프로그램의 특성 등을 해킹팀에 문의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신빙성이 높다.

 

또한 이병호 국정원장은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해킹프로그램 회선 20개를 구입했고 이중 18개를 북한 공작원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사용했다고 밝혔는데, '해외 북한 공작원'이 대공혐의점을 받고 있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국적의 공작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정원이 해킹팀과 교환한 메일에서, 독자 운영체제를 가진 북한의 OS에 대한 문의는 일체 없고, 삼성 갤럭시 등 스마트폰과 국산 메신저인 카카오톡에 매달려 감청 여부를 문의한 이유도 설명이 가능하다.

 

국정원이 중국 내국인을 대상으로 해킹 작업을 벌였다면 세가지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 탈북자들은 북에 있는 가족과 연락을 한다. 송금을 하기도 한다. 이때 브로커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중국에서 여러개의 스마트폰을 구입해 탈북자들을 돕는 브로커 일을 하는데, 북쪽 정보도 자연스럽게 얻게 된다. 국정원이 이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북의 정보를 캐기 위해 해킹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행을 돕고, 탈북자들의 한국 국적 취득하는 것을 도와주는 브로커들은 북을 자주 드나드는데, 국정원은 이들을 '통일 사업'의 일환으로 주요 정보원으로 삼아 정보를 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연합뉴스

 

중국을 오가며 대북사업을 하는 내국인을 상대로 대공혐의점이 의심돼 감청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대북 무역을 하는 사람 중 사회 운동 경력을 가진 사람을 국정원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으로 국정원이 자신들이 보낸 중국 활동 공작원을 감시하기 위해 해킹을 했을 수도 있다. 정보 쪽 일을 한 사람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정원이 중국에 공작원으로 보낸 사람이 상당하다고 한다.

이들은 중국에서 탈북자와 접촉하거나 북쪽 인사들과 접촉해 정보를 캔다. 하지만 이들을 전적으로 믿을 수 없어 국정원이 감시활동의 일환으로 해킹을 벌였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이들은 보통 중국산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 관련자가 해킹 대상자였다는 정황도 계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정원이 허룽시 공안국 명의 출입경기록과 허룽시 공안국 명의 회신공문을 조작‧ 위조한 것이 들통났고, 무죄를 선고 받았던 유우성씨가 대표적이다.

유씨는 지난 2013년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직후,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이 자동으로 삭제되는 일을 겪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삭제 장면을 변호인도 함께 지켜봤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다.

 

유씨를 변호했던 변호사의 회의 내용을 도청했다는 새로운 의혹도 나왔다.

지난 2013년 유우성씨 변호인인 김진형 변호사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김 변호사는 서초구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유씨의 또다른 변호인인 장경욱 변호사와 휴대전화로 유씨 사건을 주제로 통화했다.

김 변호사는 다른 재판 일정이 잡혀 있어 통화를 끝내고 사무실 문을 나섰는데, 3~4명 무리의 남성들이 스피커폰을 켜놓고 무언가를 듣고 있었다. 사무실을 나오기 직전까지 통화했던 장경욱 변호사의 목소리로 자신과 나눴던 대화 내용이 흘러나왔다. .

김 변호사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장 변호사의 목소리와 대화 내용 문구가 그대로 흘러나왔다. 그걸 듣고 급하게 남성들을 향해 걸어갔더니 반대편으로 사라진 적이 있다"며, "확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당시 이상한 정황으로 알고 있었다. 유씨 사건 재판 때 휴대전화가 먹통이 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유씨 사건을 맡은 변호인은 도감청 방지를 위해 휴대전화 배터리를 빼놓은채 회의를 했다고 한다.

 

중국에 있는 내국인이나 대공혐의점을 받았던 사람을 감청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국정원 직원 임씨가 삭제했던 자료도, 이같이 불법적 요소가 있고, 공개됐을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것을 우려한 압박감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이재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