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83호 반가사유상, 78호 불상보다 제작기술 뛰어나"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기획부장 심포지엄서 주제 발표
우리나라 불교조각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국보 제78호와 제83호 반가사유상 가운데, 83호 불상의 제작기술이 더 뛰어나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기획부장은 30일 박물관 강당에서 '고대 불교조각의 흐름'을 주제로 열리는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국보 78호와 83호 불상을 중심으로 살펴본 '금동반가사유상의 제작방법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민 부장은 이날 미리 배포된 발표문에서 "두 불상은 밀납주조법을 기본적인 주조 방법으로 사용했다"면서, "육안 관찰과 감마선 사진 및 비파괴 형광분석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83호상이 주조 기술면에서 78호상보다 한 발짝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밀납주조법은 흙으로 대강의 불상 형태(내형토)를 만들고, 그 위에 밀납을 입혀 조각한 뒤, 다시 점토를 덧씌우는 제작 방식이다. 이후 쇠못으로 틀을 고정시키고 열을 가해 밀납을 빼낸 다음, 청동 쇳물을 부어 식혔다가 바깥의 점토를 깨면 불상이 완성된다.
발표문에 따르면, 78호상은 머리, 몸체, 왼발 연화좌(연꽃 모양으로 만든 불상 자리) 등 세 부분을 따로 제작해 나중에 붙인 반면, 83호상은 머리와 몸체를 한꺼번에 만들었다.
또 83호상은 주조가 순조롭게 이뤄져, 뒷면 대좌 아랫부분과 왼발 연화좌를 제외하면 수리한 흔적이 거의 없지만, 78호상은 곳곳에 쇳물이 제대로 흘러들어가지 않아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 부장은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이유에 대해 "83호상은 입자가 큰 사질점토를 내형토로 사용해 내부 공간의 공기를 원활히 배출시켰고, 불상의 두께를 두껍게 하는 등, 쇳물의 유동성을 확보해 주조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재료상으로는 주석이 5% 내외로 함유된 청동이라는 점에선 비슷하나, 내부 공기 제거, 쇳물의 유동성 확보, 내형토를 확실하게 고정시킨 철심 등을 통해, 주조 실패율을 최소한으로 줄인 83호상이 더 기법이 훌륭하다"고 덧붙였다.
두 불상은 11월 1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에서 나란히 전시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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