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건강검진의 거짓말

道雨 2016. 4. 22. 14:33

 

 

* 아래의 글은 『건강검진의 거짓말(마쓰모토 미쓰마사 지음)』에서 부분적으로 발췌, 요약한 것입니다.

 

** 책의 저자(마쓰모토 미쓰마사)는 1943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홋카이도 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40여 년 동안 의료계에서 할동하고 있으며, 2009년부터는 간토 의료 클리닉 원장으로 재직중인 의사이다.

진료와 강연, 저술 활동을 하며, 지은 책으로는 『고혈압은 병이 아니다』, 『암은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웃음과 건강-군자는 의사를 멀리한다』 등 여러 권이 있다.

 

 

 

건강검진의 거짓말

 

 

@ 머리말 : 장수하려면 건강검진 받지 마라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이 받지 않은 사람보다 장수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이 더 단명한다는 데이터가 있을 정도다. 왜일까?

 

첫번째는 건강검진을 받고나서 먹지 않아도 될 약을 먹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는 받지 않아도 될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세 번째는 건강검진을 받음으로써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걱정은 부정적인 사고다. 부정적인 사고야말로 만병의 근원이 되어 수명을 단축시킨다.

 

의사, 의사를 가르친 대학(의과대학)은 물론이고, 언론, 환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언론을 통해 얻은 정보가 잘못되었을 때는, 나라 전체가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

언론은 그 정보가 어디에서 나왔으며, 어떤 의도로 공개됐는지를 제대로 분석한 다음에 보도해야 한다.

 

환자는 자기 몸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자기 몸에 대해 무서우리만치 걱정한다.

 

'걱정'이라는 말 자체가 부정적인 사고다. 긍정적인 사고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몸과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부정적인 사고로 바뀐다.

 

인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강한 존재다.

부정적인 생각을 할수록 건강을 해치기 쉽다. 건강해지고 싶은데 오히려 건강하지 못한 상태가 되는 정반대 상황이 발생한다. 건강은 긍정적인 사고에서 나온다.  

 

긍정적인 사고로 의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불필요한 의료를 받아왔고, 불필요한 의료에 돈과 시간을 얼마나 낭비했는지도 알 수 있다.

 

콜레스테롤이나 요산, 혈압을 약으로 낮춰야 한다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 의사, 건강검진을 받아야 오래 산다고 믿는, 잘못된 의료를 하는 의사가 아주 많다.

 

 

 

제1장 : 건강검진을 통해 의료를 생각하다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명이 짧다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논문이 있다.

그것은 건강검진을 받음으로써 오히려 불안이 증가하고, 스트레스가 높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1. 지질검사

 

가. 콜레스테롤

 

생리를 하는 여성이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없고, 부모에게 심장병이 없으면, 360까지 정상이라는 데이터가 있다. 생리가 사라진 후라면 280까지가 정상이다.

 

지금 나와있는 220이라는 기준치는 유럽이나 미국의 백인들 기준치다. 백인은 일본인보다 5~6배나 심장 질환이 많다. 일본인의 심혈관계 병은 백인의 5분의 1에서 6분의 1에 불과하다.

 

 

나. 언론과 어용학자

 

학자가 주장하는 의견을 언론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보도하기 때문에, 전 국민이 잘못된 지식에 파묻히게 되는 셈이다.

학자의 주장이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는지, 누가 한 말인지, 그 주장의 배후에 제약업자가 있지는 않은지 등을 충분히 검증한 다음에 보도해주었으면 한다.

언론 매체를 모아놓고 자신의 주장을 소리 높여 외치는, 이른바 제약업자의 선전원, 즉 어용학자를 내세워 선전하게  한 결과가, 전 국민을 '콜레스테롤 공포증'으로 내몬다.

 

 

다. 콜레스테롤이란?

 

콜레스테롤이 몸에 해롭다고 하는데, 이는 터무니 없는 오해다. 400이나 500쯤 되면 몸에  해롭다고 해도 되지만, 250이나 300 정도를 가지고 악당 취급하는 건 비과학적이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것이다. 몸에 필요한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기초를 이룬다. 혈관을 강화하고, 신경을 형성하는 재료이기도 하다. 콜레스테롤이 없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 없다.

 

엄마의 젖에는 다량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다. 특히 출산 후 2주 이내의 모유는 고콜레스테롤 모유다. 아기는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한 모유를 먹음으로써 뇌 신경이 활성화한다.

 

서구인에 비해 심장 질환이 훨씬 낮은 일본인에게 서구인의 기준치를 적용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지금까지 일본인의 뇌졸중은 콜레스테롤이 낮은 사람에게서 발생했다. 낮은 영양 상태의 저콜레스테롤 때문에 혈관이 약해지는 것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악성 질환(암)에 걸린 사람을 보면 대부분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다.

일본인은 250 전후의 사람이 가장 오래 산다는 데이터도 있다.

 

 

라. 잘못된 식사 및 운동 지도

 

식사를 조절한다고 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바꿀 수는 없다.

열심히 운동해도 콜레스테롤 수치에 변화를 줄 수는 없다. 하루에 30분 또는 한 시간을 걷거나 뛰었다고 해서 콜레스테롤 수치에 변화가 나타나는 건 아니다.

 

운동이 쓸데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운동을 한다고 해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진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얘기다.

일본인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 낮든 조금 높든,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사람들이다.

 

 

마. 콜레스테롤 약은 먹지 말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은 이제 그만 먹자. 물론 약을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아진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진 사람이 약을 먹지 않은 사람보다 오래  살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에도 약해(藥害)의 위험이 숨어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이유는 몸이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높은 수치의 콜레스테롤이 아니면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없으니까, 몸이 그 수치를 높이는 것이다.

 

모든 생물은 수천, 수만 가지 물질의 미세한 균형으로 생명을 유지한다. 그 때문에 높아진 콜레스테롤 수치에만 변화를 준다면 좋을 리가 없다.

물론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좋다는 말은 아니다.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라도 그것을 약으로 낮추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에 대해 더 자세한 검사를 하든 안 하든 건강이나 수명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

 

낭비는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국가 건강보험의 재정을 갉아먹는다. 건강보험이 이런 것들 때문에 재정 위기로 치닫는다.

혈압약도 마찬가지다. 요산약도 그렇고, 건강검진도 똑같다.

필요도 없는 의료 행위가 의료보험의 재정을 갉아먹는다. 그 결과 정말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비싼 의료비 부담을 떠안게 된다.

 

 

바. 고지혈증보다 무서운 콜레스테롤 공포증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든 낮든 생명에는 별 지장이 없다.

정말 무서운 것은 '고지혈증'이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무서워하는 '공포증'이 아닐까?

공포는 분명 생명을 단축시킨다.

 

 

사. 기타 지질

 

기타 중성지방이나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에 대해서도, 수치의 높고 낮음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아. 중성지방

 

중성지방은 조건을 제대로 갖추고 측정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그 조건이란 공복 상태에서 측정하는 것이다. 공복 상태는 12시간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물은 제외)를 말한다.  

중성지방은 반드시 오전 중에 공복 상태에서 측정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나 기타 검사 대부분은 식사를 하고 안 하고와는 관계가 없다. 공복 상태에서 했든, 식후에 했든 관계가 없다. 하지만 식후의 중성지방 검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중성지방 검사에서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전날 저녁 식사를 가볍게 하는 것이다. 배불리, 그것도 기름진 음식을 먹었다면 다음 날 검사에서 정확하게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저녁 8시 이후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전날 마신 술도 다음 날 검사에 영향을 미치므로 가급적이면 자제하자.

 

중성지방이 200인 사람이 150인 사람보다 단명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콜레스테롤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 필요하니까 200까지 올려놓은 것이다.

 

 

자. 좋은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것도 옳지 않다. 좋은 것이라면 많을수록 좋아야 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는 정도라는 것이 있다. 지나쳐서 좋은 것은 없다. 그러므로 조금 적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음식을 가려 먹거나 운동을 해서 늘어난다면 좋겠지만, 그런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은 없다.

 

지질과 관련한 검사는 이외에도 또 있지만, 불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조금 높거나 낮다고 해서 걱정할 일은 전혀 아니다. 조금이 아니라 더 많이(?) 높거나 낮아도 걱정하지 않는 편이 낫다.

 

만약 당신이 뚱뚱한 편이라면 콜레스테롤보다는 몸무게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만약 당신이 운동 부족이라면 운동에 좀 더 신경 쓰기 바란다.

육식을 주로 한다면 채소 섭취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수면 부족이라면 잠을 좀 더 많이 자자.

무슨 일이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기질이라면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차. 정밀 검사는 불필요하다.

 

 

카. 필자가 전하는 설명문

 

총콜레스테롤의 경우 폐경 전의 여성, 76세이상의 여성, 44세 이하의 남성, 75세 이상의 남성은 360까지 정상입니다.

그 외의 분들도 280까지는 대부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본인의 경우는 250~280이 가장 건강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2. 혈당검사

 

이 검사 수치는 식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혈당의 기준치는 아침 식사 전 공복시를 기준으로 110mg/dl이다. 식후 검사치로 200mg/dl를 넘었다면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다.

 

혈당검사는 이처럼 식사 여부에 따라 크게 변화하므로, 최근에는 당화혈색소 검사를 이용하는데, 식사와 관계없이 당뇨병의 유무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3. 요산검사

 

요산은 통풍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활습관병의 한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준치는 7.0mg/dl인데, 기준치보다높거나 낮아도 생명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검사 항목으로 이해하면 된다.  

 

 

4. 간 기능 검사

 

간 기능 검사 항목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GOT(AST), GPT(ALT), 감마GTP가 가장 일반적이다.

 

GOT, GPT는 간장의 상태를 잘 나타낸다. 간장에 장애가 발생하면 반드시 상승한다.

급성 간염에 걸리면 800~1000까지 올라간다. 심지어 8000까지 올라간 환자도 있었다.

만성 간염인 경우엔 150~200이 보통이다. 그러니까 50~60 정도의 수치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GOT, GPT 수치는 비만 때문에 올라간다. 간장에 지방이 엉겨붙기 때문이다.

간장에 지방이 엉겨붙으면서 간장 세포가 팽창해 툭툭 부서지는 상태인 것이다. 이런 사람은 체중만 줄여도 검사수치가  내려간다.

비만도 없고 술을 매일 마시지 않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자세한 검사를 받아보자.

 

알코올 등으로 간장이 크게 손상되어 간경변 상태에 들어섰다면, GOT, GPT 수치는 오르지 않는다. GOT, GPT 수치의 상승은 간장의 세포가 손상되고 있는 상태이므로, 간장의 세포 수가 이미 줄어든 간경변 상태에선, 손상되는 세포가 없기 때문에, GOT, GPT 수치는 상승하지 않는다.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은 GOT, GPT 수치가 낮더라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감마GTP는 알코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매일 술을 마신다면 150~200은 당연한 수치다. 물론 이 수치가 정상이라는 말이 아니라, 술을 마시는 사람에겐 당연한 수치라는 의미다.

감마GTP를 낮추고 싶으면 음주량을 줄이자. 그러면 대부분 수치가 낮아진다.

 

술 없는 인생을 생각할 수 없다면 그냥 마셔라. 하지만 400~500에 이르면 술을 줄이는 것이 좋다. 그대로 계속 마시다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간경변을 일으켜, 술을 마실 수 없게 된다.

 

 

5. 신장 기능 검사

 

요소질소와 크레아티닌이 대표적인 검사인데, 크레아티닌 수치가 신장의 기능을 더 정확히 나타낸다.

크레아티닌이 기준치보다 높으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크레아티닌 수치가 기준치 이내라면, 요소질소 수치가 기준치(20)를 조금 넘어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요소질소 수치만 비정상이라면 정밀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크레아티닌 수치가 기준치를 넘어섰다면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신장 기능의 악화를 저지하거나 늦출 수 있는 의학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소질소의 수치가 높다거나 크레아티닌 수치가 높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만약 더 악화된다면 인공투석 방법이 있다. 다소 불편하기는 해도 생명은 지켜준다.

 

 

6. 빈혈, 혈액 일반 검사

 

가. 백혈구

 

4000 이상이 기준치인데, 3000대나 2000대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몇만 명의 건강검진을 해왔지만, 백혈구가 적어서 문제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백혈구가 적은 것은 그 사람의 체질이다.

백혈구가 많은 경우도 거의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 경우는 몸 속 어딘가에 염증이 있을지도 모르므로, 며칠 후 재검사 받을 것을 권한다. 

 

수만 단위 수치라면 백혈병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백혈병은 10만 명당 두세 사람이 걸리는 희귀병이다. 증상 없는 사람들이 받는 건강검진에선 발견되는 일이 없다. 

 

 

나. 적혈구

 

기준치는 남녀 모두 400만 정도인데, 극단적으로 적은 경우를 제외하면, 적거나 많은 것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다혈증이라는 상태도 있는데, 치료를 요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단순한 철분 부족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여성이라면 자궁근종이나 악성종양일 가능성이 있다.

 

 

다. 헤모글로빈, 헤마토크릿

 

두 항목은 혈액의 농도(빈혈 정도)를 나타낸다.

아주 높은 경우는 문제가 있지만, 문제를 일으킬 만큼 높은 수치는 본 적이 없으므로, 조금 높은 분이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수치가 낮다면 빈혈이므로, 적혈구와 마찬가지로 정밀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여성에게는 가벼운 빈혈이 자주 나타난다. 부인과 진료를 받아보자. 의외로 자궁근종이 많이 발견된다.

 

청년, 중년 남자에게는 보통 빈혈이 없다. 따라서 빈혈이 생겼다는 것은 어딘가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라. 혈소판

 

혈소판은 출혈을 멎게 하는 역할을 하며, 조금 많거나  적어도 문제는 없지만, 매년 수치의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수치가 해마다 낮아진다면 진찰 받을 것을 권한다. 혈액 질환으로도 감소하지만, 간장이 나빠도 감소한다. 간장 때문에 감소하는 경우라면 간경변을 의심할 수 있다.

 

 

마. 종양표지자

 

암을 조기에 발견한다는 기대 때문에 검진 항목에 넣은 것인데, 현대 의학에서 종양표지자는 암의 조기 발견에 적합하지 않다.

 

원래 종양표지자는 이미 발생한 암의 진행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수술한 이후의 재발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큰 위력을 발휘한다.

 

PSA(전립선 특이 항원)로 설명해보자.

전립선암 자체가 원래 그리 흔치 않은 암이다. PSA 수치를 근거로 수술을 하건 안 하건 전립선암에 의한 사망률은 같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PSA 수치가 높게 나와 자꾸만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해보아야, 전립선암의 사망률에는 변화가 없다는 사실은 PSA 수치가 암 예상 징후와 아무 관계가 없음을 뜻한다.

 

췌장암은 발견된 시점에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거나 말기다. 5년 생존율은 5% 미만이다. 항암제도 수술도 의미가 없다.

 

 

7. 소변 검사

 

가. 단백, 당, 유로빌리노겐

 

소변 속의 단백이나 당이 양성이라면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

단백은 신장이 안 좋을 가능성이 있다. 정상이라면 마이너스 값이다.

당은 일반적으로 소변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발견됐다면(+라면) 재검사하여 당뇨병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나. 잠재 혈액을 어떻게 볼 것인가?

 

소변 검사에서 문제 되는 것은 잠재 혈액(소변 속에 숨어있는 미량의 혈액,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혈액)이다. (+) 이상은 소변 속의 세포를 자세히 보는 검사나, 방광, 신장의 초음파 검사를 권한다.

 

잠혈의 (±)는 여성이라면 대부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는 좀 더 검사해보아야 한다. 남성은 소변에 혈액이 섞여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소변 속의 혈액은 소변이 통과하는 모든 길, 즉 신장, 요관, 방광, 요도 등 어디에서도 나올 수 있다.

혈액이 나오는 원인은 다양하다. 양성 종양이든 악성 종양이든 어느 쪽이나 가능성이 있다. 혈액이 (+)라면 꼭 정밀검사를 받기 바란다.

 

그런데 이 또한 대부분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필자의 경우 몇만 명을 검진했지만 한 건 정도에 불과했다. 신장이나  방광의 종양은 아주 희귀한 존재다.

 

 

8. 대변의 잠혈 검사

 

대변에 혈액이 섞여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이다.

이것이 양성이라도, 대변에 혈액이 섞여있다는 사실만 알려줄 뿐, 대장암이라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즉 출혈을 일으키는 것을 모두 암으로 결론지을 수 없다는 뜻이다.

치질일 가능성도 있고, 대장의 염증일 가능성도 있다. 대변 잠혈 양성(+)은 대변에 혈액이 섞여 있다는 것을 나타낼 뿐이다.

 

대변 잠혈 음성(-)은 대변에 혈액이 섞여 있지 않다는 사실을 나타낼 뿐, 암이 없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출혈을 일으키지 않는 암도 있기 때문이다.

 

대변의 잠혈 검사를 하든 안 하든,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과 관련해서는 큰 의미가 없다.

 

진짜 위험한 악성 질환이나 암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배가 아프거나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찾아오는 등의 복부 이상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대변 잠혈 검사 반응이 (+)로 나왔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두어도 90% 이상은 괜찮다. 그러니까 (+)라도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9. 골밀도 검사

 

나이를 먹어 노인이 되면 누구나 뼈가 엉성해지고 약해진다. 뼈가 약해지는 것은 노화 또는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다.

 

골다공증은 전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다.

치료할 필요도 거의 없다. 그리고 치료를 해도 눈에 띄게 탁월한 효과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일본인은 골절이 적은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골다공증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오히려 뼈가 더 약해졌다는 보고까지 있다.

 

뼈를 튼튼하게 하고 싶다면, 첫 번째가 운동이고, 두 번째는 식사다.

운동은 약간 무거운 물건을 들고 걷는 것이다. 뼈에 부담을 줌으로써 탈회(脫灰 : 뼈에서 무기질이 빠져나가 뼈의 결정구조가 약해지는 것)를 막는다.

 

우유가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지 여부는 의문이다. 좋아서 먹는다면 상관없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억지로 먹는 거라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말이나 코끼리 어느 쪽도 우유를 마시지 않는다. 그래도 튼튼한 뼈를 가지고 있다. 소도 마찬가지다.

소는 풀을 먹고 우유를 만들어낸다. 풀 속의 칼슘이 우유를 만든 것이다.

 

식물성 식품만으로도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무 잎, 갓, 소송채 등에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그리고 된장, 청국장, 작은 생선, 멸치, 말린 치어 등은 뼈에 좋은 음식이다.

 

요컨대 골다공증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최선의 요법이 아닐까?

 

골밀도 검사를 위한 X-선 검사는 방사선만 더 뒤집어쓸 뿐이고, 백해무익한 골밀도 정밀 검사는 전혀 필요 없으며, 이후의 치료 또한 필요 없다.

 

 

10. 심전도 검사

 

심전도는 그것을 측정할 당시의 심장 상태를 나타낸다.

그 당시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서 보름 후의 심근경색을 예측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보름 후는 고사하고 당장에 검사 다음 날, 검사 한  시간 후의 심근경색도 알 수가 없다.

 

심전도에 이상이 발생하는 원인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가벼운 증상이 대부분이다. 서둘러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할 경우는 거의 없다.

 

맥박이 빠르거나 느리다는 지적을 받았을 때는 갑상선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만일을 위해 혈액 검사를 받아보면 좋다.

 

심장을 위해 건강검진을 받아서 다행이라고 여길 만한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11. 안저 검사

 

눈의 안쪽을 보고  망막이 있는 부분, 즉 안저의 출혈 유무를 알 수 있다.

안저의 출혈은 실명으로도 이어지므로 심각한 것이다. 그 출혈을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이 검사는 유용하다.

 

또 하나, 안저를 봄으로써 동맥경화의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동맥경화의 정도를 알았다고 해서 달리 할 수 있는 있는 것도 아니다.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봤자, 그 동맥을 젊게 되돌려놓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12. 혈압 측정

 

건강검진을 할 때는 누구나 약간은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는다. 그런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하면, 혈압은 상승한다. 평소 지극히 정상인 사람도 높은 수치가 나오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한 번 잰 혈압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13. 체중 측정

 

콜레스테롤보다 몸무게 걱정부터 하라.

몸무게가 적정하다면 병에 걸릴 확률은 뚝 떨어진다. 건강검진 결과도 꽤 좋게 나올 것이다.

혈압 또한 낮아진다. 혈당도 낮아지고, 지방간도 좋아진다. 고요산혈증도 개선될 것이다.

무릎과 허리 통증이 개선되는 것도 당연하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것이 많다.

 

표준 체중 계산법(BMI 계산 방식, 체질량지수)

 

'키(m) × 키(m) × 22 '

 

즉, 키(m 단위)의 제곱에 22를 곱해서 나온 숫자가 적정 체중(kg 단위)이다.

예를 들어 키가 170cm인 사람은 1.7 × 1.7 × 22 = 63.58, 즉 63.58kg이 적정 체중이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이 계산식을 이용해 정확하게 표준 체중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평소 건강한 사람은 '키-100' 정도, 즉 약간 살이 붙은 정도도 괜찮다. 그런 사람이 오래 산다는 데이터가 많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지 않아서 살이 안 빠지는 것이 아니라, 많이 먹으니까 살이 안 빠지는 것이다. 살 빼기의 기본은 덜 먹기다.

많이 먹는 걸 알면서도 양을 줄이지 못해 살을 못 빼는 사람은,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음식(칼로리가 적은 음식)을 찾아보자.

 

곰처럼 겨울잠을 자는 동물은 겨우내 비만을 유지하지만, 대부분의 포유동물은 늘 날씬함을 유지한다. 날씬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몸이 뚱뚱해선 안 되게 되어 있는데, 뚱뚱하니까 온갖 장애가 발생한다.

 

간장에 지방이 많으면, 간장 세포가 파괴되어 지방간이 된다.

혈관에 지방이 쌓이면 혈관 세포가 파괴되는데, 이것이 바로 동맥경화다.

 

몸에 당이 많으면 당뇨병이 된다. 그러고는 혈관을 마구 파괴한다. 혈관이 파괴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일으킨다. 흔히 말하는 생활습관병, 성인병을 유발한다. 최근에는 비만이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보고까지 있다.

 

수명과 관련한 일본생명보험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표준 체중보다 약간 더 나가는 사람들이 가장 오래 산다고 한다.

 

체중 감량에 왕도는 없다. 먹으면 찌고, 안 먹으면 빠진다.

 

 

 

14. 흉부, 위 등 X-ray 검사

 

가. 흉부 X-선 검사

 

전에는 폐에 있는 결핵을 찾기 위해 사용되었다. 지금은 폐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사용된다. 그 외 심장의 크기나 대동맥의 상태 등 흉부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흉부 X-선 사진은 예전의 사진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한 장의 사진밖에 없을 때는 판단하기가 어렵다. 그 사진을 보고 의사가 고개를 갸우뚱했다면, 당신은 직접 예전의 사진을 찾아 의사에게 전달해야 한다.

 

이전 사진과 비교하는 것은 흉부 사진을 볼 때의 기본이다. 이전 사진과 비교하지 않았다면, 이상이 있다고도 없다고도 간단히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꽤 많다.

 

예전에 촬영한 사진과 같은 영상이면 걱정이 없고, 예전의 사진에는 없던 흔적이 새롭게 발견되면 암을 의심하여 정밀검사로 넘긴다.

 

정밀검사란 흉부 X-ray를 한 번 더 찍는 것이 아니라, CT 촬영을 하는데, CT는 다량의 방사능을 쬐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정밀 검사는 받지 않는 것이 좋다.   

 

흉부 X-선 사진을 일률적으로 두 방향(정면과 측면)에서 찍는 의료 기관이 있는데, 방사능의 위험을 생각할 때 옳지 않은 방법이다.

 

다른 일로 2~3개월 전에 흉부 X-선 촬영을 했다면, 건강검진 때는 찍지 말자. 2~3개월 사이에 별다른 변화가 일어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도 흉부 X-ray 촬영은 빠지지 않는 항목인데, 폐결핵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결핵에 초점을 맞춘 흉부 X-ray 촬영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사원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무턱대고 방사선을 쬐게 해서는 안 된다. 흉부 X-ray 촬영은 희망하는 사람만 받으면 된다.

결핵이나 폐암과는 거의 관계없는 젊은 사람에게까지 일률적으로 방사선을 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 위 X-ray 촬영

 

위나 장 검사는 항콜린제라는 약을 주사한 다음 실시한다.

항콜린제는 위나 장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는 약이다. 위나 장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지 않으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항콜린제는 의외로 무서운 부작용을 갖고 있다. 녹내장이라는 눈의 질환을 악화시킨다. 남성에게서는 소변 정체가 발생한다. 더 무서운 것은 급성 심장정지를 일으키는 일이다.

 

바륨도 약간의 위험을 안고 있다. 바로 장 안에서 굳어지는 현상이다.

보통은 하루 이틀 사이에 하얀 대변으로 배출되는데, 장의 움직임이 좋지 않은 사람이나 변비가 있는 사람 중에는, 가끔 장 안에서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급성 장폐색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배를 가르는 수술, 즉 개복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만저만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바륨 검사를 한 후에는 반드시 설사 유도 처방을 받게 된다. 또 물을 많이 마시라는 지시도 받게 된다. 뒤집어 말하면, 항상 그런 위험이 따른다는 말과 통한다.

 

더 무서운 것은 대장암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바륨 검사를 받은 경우다. 대장암 때문에 장이 가늘어진 상태에서 바륨이 들어가면, 바륨은 통과 장애를 일으켜 장 안에서 굳는다. 바로 장폐색이다.

 

장폐색은 매우 무섭고 아픈 병이다. 칠전팔기가 아니라 일곱 번 쓰러졌다 여덟 번 구르는 상태에 빠진다.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위장이 안 좋은 사람은 장 검사부터 해서, 대장암이 없는지 확인한 다음, 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바륨에 의한 장폐색은 아주 무서운 병이다. 그리고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위암을 알아볼 때에도 바륨 검사를 한다.

그런데 위암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도 그러한데, 2~3년 전과 비교할 때, 7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맹장염(충수염)도 세계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문헌상으로는 위암처럼 7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40세부터 70세까지 매년 착실하게 건강검진을 받는다면, 매년 흉부 X선 검사, 위 X선 검사를 받아야 한다. 모두 30회씩이나 방사선을 쬔 셈이 되는데, 너무 많다는 생각이다. 

70세 무렵에 암(위암, 백혈병 등)이 발견된다면, 매년 방사선을 꾸준히 쬔 것이 암 발생 원인이라고 말 못할 일도 아니다.    

 

 

다. 간접촬영이냐 직접촬영이냐

 

직접촬영은 필름에 직접 방사선을 쬐는 방식이고, 간접촬영은 필름에 직접 방사선을 쬐는 것이 아니라, 일단 거울에 비추고 나서 필름에 상을 맺게 하는 방식인데, 직접촬영이 훨씬 유리하다.

간접촬영은 가슴 사진을 찍을 경우, 직접촬영의 8배나 되는 방사선량이 필요하다. 게다가 직접촬영보다 사진의 질이 떨어진다.

 

간접촬영은 외부로 파견되는 건강검진 장비를 갖춘 차 안에서 대부분 이루어진다. 병원같은 의료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촬영은 대개 직접촬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본 같은 의료 선진국에서 아직도 간접촬영이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은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이른바 선진국이라 불리는 다른 나라들은 오래전부터 간접촬영을 하지 않는다.

 

간접촬영은 직접촬영보다 값도 싸고,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을 처리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사용될 것이다.

 

 

라. 판독은 누가 하는가?

 

방사선 사진을 보고 판독하는 능력은 의사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한 초보 의사들은 판독 능력이 부족하다.

 

흔히 위의 이상 현상을 발견하는 데에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다. 내과의로서 제대로 된 경력을 쌓은 사람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X-ray 진단에 관여하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의사도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요즘에는 이중 체크하도록 되어 있다.

 

고도의 전문 능력을 가진 의사가 이중 체크를 해주면 좋겠지만, 평범한 의사가 그저 한 번 더 보는데 지나지 않는 형식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

판독 능력이 떨어지는 의사 세 명이 모여봐야 판독 못하는 건 매한가지다. 전문이 아닌 의사가 세 명 모여봐야 비전문은 비전문일 따름이다.

 

 

15. 상부 소화관 내시경 검사

 

상부 소화관 내시경은 통칭 '위내시경'이라고 한다.

소화관은 식도에서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으로 이어진다. '상부'란 이 중에서 식도, 위, 십이지장의 일부를 가리킨다. 이곳을 중심으로 내시경으로 검사한다 하여 상부 소화관 내시경 검사라고 부른다.

 

위내시경의 장점은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고 위를 검사할 수 있다는 것이고, 약점은 방사선 검사보다 더한 고통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위내시경으로 인한 의료사고가 있다.

첫 번째는 마취에 의한 쇼크이고, 두 번째는 천공이다.

 

쇼크는 마취제에 원인이 있다. 목에  마취를 하지 않으면 내시경이 들어갈 때 약간의 통증이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목 마취제를 사용한다.

이 마취제에 의한 쇼크로 가끔 죽음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 일본 전체로 볼 때 연간 수십 명이 그 때문에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공은 내시경을 넣을 때, 식도를 파열시키거나 위를 손상시키는 것이다. 4000명당 1명이라는 통계나, 7000명당 1명이라는 통계가 있다.

 

항콜린제를 사용하는 것은 바륨 검사와 같으므로, 항콜린제에 의한 쇼크도 있다.

 

고통이 따르는 검사여서 전신마취를 이용해 검사하는 의료 기관도 있다.

마취를 했기 때문에, 천공이 발생했을 때 그 고통을 의사에게 알리지 못하는 바람에, 중지해야 할 내시경 검사가 계속 진행되거나, 쇼크를 일으켜 호흡곤란이나 심장정지 현상이 발생했는데도, 의사가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검사가 계속 진행되어, 더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사고를 포함해서, 위내시경 검사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연간 100명 정도에 이르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있다.

 

코로 삽입하는 내시경은 입으로 삽입하는 내시경보다 가늘다.

가늘다는 것은 빛을 옮기는 파이버 다발이 적다는 뜻이며, 위 안을 들여다보는 빛의 양도 그만큼 적다는 의미가 된다.

빛의 양이 적으면 어둡게 보이며, 어둡게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보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또 파이버가 가늘기 때문에, 위 세포나 조직을 채취하는 도구도 가늘고 힘이 약해서, 충분한 양의 세포나 조직을 떼어내기 힘들다. 충분한 양의 세포나 조직이 없으면, 제대로 된 검사를 진행할 수 없다.

따라서 암인지 암이 아닌지를 확실히 진단하기 어려운 것이 코로 삽입하는 내시경이다.

 

하부 소화관 내시경(대장 내시경) 검사도 기본적으론 위내시경과 똑같은 위험이 따른다. 게다가 장의 내벽은 위의 내벽보다 훨씬 얇아서 천공이 발생할 확률이 위내시경보다 더 많다. 

 

 

16. 초음파 검사

 

요즘 초음파 검사는 거의 필수가 되었는데, X-ray 검사와 달리 몸에 아무런 해가 없는 검사 방법이다. 그러면서 몸의 내부를 다양하게 관찰할 수 있는 매우 뛰어난 검사법이다.

하지만 의사들에게는 난처한 존재이기도하다. 왜냐하면 정밀도가 너무 높아, 다양한 이상 증상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담낭, 위, 대장 등의) 초음파 검사에서는 지금까지 (X-ray 검사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아주 작은 폴립까지 잡혔다. 이 폴립은 많은 사람에게서 발견되며, 일반적으로는 반년에 한 번 또는 1년에 한 번 재검사하자는 범주로 취급한다.

가끔이긴 하지만 그것이 커져 암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다. 그런데 오랫동안 많은 폴립을 관찰해왔지만, 암으로 발전한 예는 한 건도 없었다.

 

폴립은 어디까지나 폴립일 뿐이다. 암으로 발전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일반적으로는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에서, 내시경 검사를 통해 1년에 한 번 정도 경과를 추적하게 된다.

요즘에는 경과를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떼어내려는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다.

 

간장이나 신장에서 많이 발견되는 낭(囊)이라는 것이 있다.

낭은 장기 안에 있는 물주머니 같은 것인데, 작은 것에서 큰 것까지 다양하다. 대부분의 사람이 한두 개는 가지고 있다. 심지어 다섯 개, 여섯 개, 그보다 더 많은 사람도 있다.

이 또한 매년 경과를 추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석회화나 결석도 각 장기에서 많이 발견된다.

대표적인 것이 담낭의 돌이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방사선 검사 때 발견되지 않은 조그만 돌들도 명료하게 비춰낸다. 그 때문에 많은 담석이 발견되는 것이다.

전에는 담석이 발견되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가차없이 수술했지만, 지금은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대세다.

 

신장에서도 돌이 많이 발견된다. 또한 간장에서도 발견된다.

 

검사 기기가 발달하면서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것을 이상 증상으로 취급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건강검진이 실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부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생각하면, 검사를 받음으로써 오히려 걱정과  불안이 커지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폴립은 폴립이고, 돌은 돌이고, 낭은 낭일 뿐, 악성이 아니라는 긍정적인 사고로 생각하는 것이 마음의 안정을 찾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99.9%는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17. 뇌 정밀 검사

 

"뇌 정밀 검사를 받으면, 반드시 무언가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작은 뇌경색이 있다거나, 동맥류(動脈瘤, 동맥벽의 부분적인 약화 또는 내압의 증가로 인해 혈관이 불룩해지거나 주머니처럼 되는 것)가 있다는 등, 뭐든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조금 큰 동맥류라도 발견되어, 수술을 권유받는다면 어떻게 할 겁니까?

수술을 받을 용기가 있다면 받아도 좋습니다. 그런 용기가 없다면, 머리에 뭔가가 있다는 불안을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꼭 수술하겠다면 말릴 수야 없겠지만, 수술하기 위한 전 단계의 검사 때문에 사망하는 일도 있지요. 그리고 수술 받다가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반신불수가 되는 일도 있고요.

그래도 수술을 받을 거라면 검사를 받아보세요.

동맥류가 발견되어도, 그 동맥류 때문에 사망한다고 단정할 순 없거든요. 오히려 다른 원인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죠. 그런 위험한 수술을 큰돈 들여가면서 할 필요가 있을까요?"

 

"원래 뇌 CT나 MR(MRI와 MRA) 검사는 건강한 사람이 받는 검사가 아니에요. 뇌 질환이 발생했을 때, 그 질환이 어디에서 생긴 건지, 어느 정도나 넓어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하는 검사죠.

아무 이상도 없는 분이 뇌 검사를 받았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될까요?

불안만 키울 뿐입니다. 그만두시는 게 좋습니다."

 

뇌 정밀 검사를 받으면 대부분의 경우 이상 증상이 발견되지 않을 수 없다. 뇌도 노화한다. 인간은 40세가 넘으면 누구나 작은 뇌경색 한둘쯤은 갖게 마련이다.

 

뇌 정밀 검사에서 동맥류는 피검진자의 4~6%에게서 발견된다. 그리고 이것이 가장 불안한 재료가 된다. 수술을 권하는 경우도 많다.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했을 때의 파열 위험도는 연간 0.05~2.8%로, 평균 1%라고 한다. 0.05%의 시각에서 보면 2000명 중 1명이다. 위험이 거의 없는 셈이다. 그에 반해 수술했을 때의 위험도는 사망이 1%, 마취 등의 후유증은 5%에 이른다고 한다.

사망 1%에 후유증이 5%. 엄청 높은 위험도다.

수술을 받지 않자니 불안하고, 수술을 받자니 더 불안해지고.

 

모르는 게 약이다. 뇌 속은 모르는 게 가장 좋다.

 

최근의 뇌 과학은 뇌세포의 사멸은 없다고 한다. 사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새롭게 생겨난다는 연구까지 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어떤 일을 숙고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조금 어려운 일을 하면,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나 전두부가 수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적당한 운동도 뇌세포의 수축을 막아준다. 운동을 하면 BDNF라는 뇌 내의 활성 물질이 나와서, 새로운 뇌세포를 만들어낸다.

 

 

18. 항노화 및 동맥경화 검사

 

흰 머리는 무슨 약을 먹어도, 어떤 식이요법을 해도 검은 머리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노화는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아등바등 고민하지 않는 게 건강에 좋다.

고민하지 말고, 운동, 식사, 기타 몸에 좋은 것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하자.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을 굳이 검사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검사를 받음으로써 걱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검사를 받으니까 부정적인 생각이 생기는 셈이다.

 

뇌 정밀 검사로 발견되는 동맥류든 뇌경색이든 검사를 하기 때문에 불안해지는 것이다. 혈관 연령도 검사를 하니까 불안해진다.

혈압도 마찬가지고, 콜레스테롤도 똑같다.

 

조기에 발견해서 조치를 취하면 오래 살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알든 모르든 생명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오히려 알았을 때 생명은 단축될 게 분명하다.

 

모르는 게 약이다.

쓸데없는 검사는 하지 말자.

모르는 것이 상책이다.

 

 

19. 치매 검사

 

노인성 치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뇌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형 치매'다. 

두 종류의 치매 모두 어떤 방법을 써도 낫지 않는다. 

 

현대 의학으로 치매는 낫지 않는다.

치매에 좋다고 선전하는 약도 있지만, 효과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지금 단계에서 치매는 낫지 않는다.  

 

대부분의 치매는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해도 전혀 효과가 없다.

뇌혈관성과 알츠하이머형으로 나누거나 나누지 않거나 치매라는 사실에는 아무 변화가 없고, 치료도 되지 않는다.

 

효과가 크지는 않아도, 치매가 시작되지 않도록, 또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몇 가지 방법이 발표되었다.

머리를 쓴다. 몸을 움직인다. 무엇에든 관심을 가진다. 취미를 가진다. 남들과 교류한다. 옛날이야기를 한다. 간단한 계산을 한다. 소리 내어 책을 읽는다 등등 아주 많다. 전자 게임을 추천하는 사람도 있다.

 

대답을  잘 정리해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기, 전화번호를 모두 외워 전화하기, 새로운 노래 외우기, 계산 능력의 쇠퇴를 막기 위해 장 보러 갈 때 암산하기, 발걸음 수를 세면서 걷디, 항상 카메라를 들고 외출하기 등을 권하는 사람도 있다.

 

 

20. 암 검진

 

암의 다른 이름은 악성 종양이다.

왜 악성인가 하면, 발생한 장소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장소, 다른 장기로 옮아가 증식하기 때문이다.

 

만약 발생한 장소에만 머무르고, 거기에서만 커지는 것이라면, 그것은 악성이 아니다.

발생한 장소에만 머무르는 종양은 ,그 종양을 제거하면 걱정할 게 없으니까, 악성이 아니라 양성이다.

그래서 발생한 장소에만 머무르는 것을 양성 종양이라고 부른다.

 

암이 무서운 이유는 여기저기로 옮아가 증식(전이)하기 때문이다. 전이하여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발생한 장소에서 암세포가 멀리 옮겨가는 것을 '전이'라고 한다.

전이가 무서운 것은, 암이 발생한 장소의 바로 옆, 또 그 옆으로 차례차례 퍼져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다.

전이는 암이 발생한 장소에서 먼 곳으로 옮겨간다. 그것도 많은 세포가 옮겨간다. 바로 여기에 암의 진짜 공포가 있는 셈이다.

 

전이는 대체 언제 일어날까?

암은 아주 이른 시기에 여기저기 옮겨가는 것 같다. 아주 이른 시기(육안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시기)에 여기저기로 옮겨간다는 사실을 이해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면 완전히 나을 수 있다는 환상이 생긴 것일까?

 

전이된 암을  눈으로 봐서 알 수 있다거나 만져서 알 수 있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일본 이외의 많은 나라에서는 일본과 같은 암검진을 실시하지 않는다. 암은 조기에 발견해도 의미가 없다는 입장에 서 있는 셈이고, 수명과는 관계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만약 검진을 받지 않아서 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종양이 커졌다 해도, 양성 종양이라면 그때 제거해도 생명에는 아무 지장이 없고, 악성 종양, 즉 암이라면 어차피 그게 그거라고 이해한다는 뜻이다. 일찍 발견하든 늦게 발견하든 생명에 미치는 영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보는 입장인 것 같다.

그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이미 10~20년 전부터 암 검진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폐암 검진을 하든 안하든 ,사망률에는 변화가 없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이는 위암, 대장암, 부인과암, 모든 암이 마찬가지다.

 

전이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조금씩 주위로 퍼져가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멀리 떨어진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21. 기준치에 대해

 

각종 검사의 기준치는 대부분의 사람이 '병이 없으면 이 수치의 범위 안에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이 말은 달리 표현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지, 모든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이 수치 안에는 들지 않더라도 건강한 사람은 아주 많다.  

 

백혈구 수치의 경우, 기준치보다 높을 때는 정밀 검사의 대상으로 삼아도 괜찮지만, 낮은 경우는 거의 문제가 없다.

필자는 기준치 이하의 백혈구에서 질병이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어떤 검사를 하든, 자신만의 기준치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기준치란 어디까지나 대다수 사람들의 기준 수치일 뿐, 자신의 기준 수치는 아니다.

 

검사 수치에 대해서는, 검사 당시 한 번의 결과만으로 판단하지 말자.

1년전, 그리고 또 그 전년 식으로 해를 거슬러 올라가 판단하자. 기준치 이내라 하더라도 과거의 경력까지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매년 수치가 조금씩 떨어지거나,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면, 기준치 이내라 하더라도 주의해야 한다.

 

어떤 검사를 하든, 검사 기관에 따라 차이가 나기도 한다. 또 검사 기관마다 검사 방법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기준치가 다른 경우도 있다.

 

기준치를 낮게 설정하면, 피검진자 대부분은 환자가 되고, 이상치 마크가 붙은 사람은 정밀 검사 대상자로 분류된다. 

기존대로라면 이상 없음이 나와야 할 피검진자의 태반이, 질병이 의심된다며 자동적으로 정밀 검사 대상자가 되고 만다.

 

A라는 검사 기관에서는 암으로 판정했는데, 같은 검체를 B라는 검사 기관에 보냈더니 암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오더라는 이야기도 현실에 존재한다.

일본에서는 암으로 판정했는데, 같은 검체를 유럽의 검사 기관에 보냈더니 암이 아니라는 결과를 보내왔다는 논문도 있다.

현미경을 보는 사람에 따라 암은 양성이 되기도 하고 음성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일상 진료와 건강검진의 기준치를 제대로 재검토해야만, 의료비 지출의 대대적인 절감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2. 건강검진을 받기 전에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은, 암이 발견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미리 의사에게 말하고 나서 검사받기 바란다.

본인, 또는 가족에게 알려야 할 지, 말지를 미리 정하는 게 좋다.

 

 

23. '건강검진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건강검진병'이라는 말이 실제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이유로 병이 들게 만든 경우나 병에 걸린 경우를 가리킨다.

 

20~30년 전에 이미 고요산혈증은 뇌, 심질환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증명되었는데도 약을 처방해준다. 건강검진만 안 받았으면 걸리지 않았을 병이다. 또 건강검진만 안 받았으면 먹지 않아도 될 약까지 먹게 된 셈이다.

 

골밀도 검사를 받았을 뿐인데, '골다공증'이라는 병에 걸려 약을 먹게 된 사람도 부지기수다.

아프지도 않고, 증상도 없는 담석이 조금 발견되었다고 해서, '담석증'에 걸려 담석을 분해하는 약을 먹게 되는 등, 건강검진을 받는 것만으로 붙는 병명은 많다.

 

잠깐 검사를 받았을 뿐인데 환자로 둔갑하고 만다.

자기 몸에 쩔쩔매며 늘 걱정만 하는 부정적인 사고를 가지면, 어느새 '건강검진병'이 찾아든다.

 

 

24. 건강검진과 검진의 정리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아무리 높아도 괜찮다는 태도로 검사에 임하자.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건강검진을 받지 말자.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바보는 걱정(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기에 하는 말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일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로 이어진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도 같은 이치다. 웃음은 긍정적인 사고의 극치다.

'웃으면 복이 온다'를 바꿔 말하면, '긍정적인 생각은 복을 부르고, 긍정적인 생각은 병을 물리친다'가 될 것이다.

 

병에 걸리지 않으려고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부정적인 생각을 했기 때문에 되레 병을 불러들이고 만 셈이다.

 

당뇨병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사람이, 건강검진을 통해 본인의 높은 혈당치를 알고, 생활습관을 고쳐 당뇨병을 극복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건강검진 받기를 잘 한 경우다. 

 

건강검진을 통해 혈압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생활습관을 고쳐 고혈압을 극복한 사람도 많은데, 역시 건강검진 받기를 잘한 예다.

 

빈혈 검사, 간장 검사, 신장 검사, 요산 검사, 지질 검사(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소변 검사, 대변 잠혈 검사 등으로 목숨을 건졌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암은 많이 발견했지만, 이 때문에 모두 사망하고 말았다.

조기 발견, 조기 치료는 언어상으론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안저 촬영은 가끔 검사받기를 잘했다는 예가 있는데, 바로 '안저의 출혈'이다.

그러나 안과 의사에게 소개해도 거의 경과 관찰로 결론이 난다. 무증상의 안저 출혈이 바로 그것이다.

 

몸무게는 재보기를 잘했다는 예가 꽤 많다.

본인이 비만이라는 사실을 알고 몸무게를 줄여, 혈압, 당뇨병, 간 기능 등이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건강검진을 받아서 좋았던 항목은 체중 측정, 혈압 측정, 혈당 검사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제2장 : 국가나 언론, 의사에게 현혹되지 않으려면

 

성인병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생활습관병이라는 말이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1994년, 당시 후생성(2001년 후생성과  노동성을 폐지하고, 후생노동성으로 바뀜)은 갑자기 성인병을 생활습관병으로 부르자고 제안했고, 이후 성인병을 생활습관병이라고 바꿔 부르게 되었다.

 

성인병이라는 이름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노화라는 자연적인 현상이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개념이다.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노화 때문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누구에게나 생기는 병이라면, 국가가 그 치료의 부담을 져야 한다. 

그럴 경우 국가 입장에서는 난처해진다. 국민의 건강 따위에는 땡전 한 푼도 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의 잘못으로 병에 걸렸다면 국가가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성인병을 생활습관병으로 바꿔치기한 것이다.

 

어린이는 고혈압증에 걸리지 않는다. 청년도 걸리지 않는다. 중년 이후의 문제인 셈이다.

'생활습관병'이라는 말은 극히 정책적인 용어다.

 

 

1. 고혈압증

 

혈압의 정상 기준치가 10 낮아지면, 일본인의 고혈압 환자는 1000만 명이 늘어날 것이다.

10씩 낮출 때마다 1000만 명이 새롭게 혈압약을 먹게 된다.

 

가. 혈압을 낮추면 오래 살까?

 

사람마다 다르다.

사람(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함)은 저마다 살아온 역사가 있다. 생활습관도 있다. 그 결과가 현재의 혈압을 만들었다.

 

약을 먹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는 분은, 치료 시작 시기를 160으로 하고, 목표치를 150 이하 정도로 설정하면, 혈압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혈압약을 먹고 혈압을 낮추어 수명이 늘어났다는 데이터는 어디에도 없다. 약을 먹으면 혈압은 확실히 내려간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수명이 늘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을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는 내려간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수명이 늘어났다는 증거가 없는 것과 같다.

 

혈압약이 당뇨병과 관련이 있다는 기사도 있다. 세계 31개국 940개 시설이 참가해 실시된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 혈압약에 의한 당뇨병 발병 사례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뇨병과 고혈압이 겹쳐서 발생하면, 심근경색 같은 심장병 발병이 세 배 이상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혈압을 치료하려다가 당뇨병을 유발하여 심근경색까지 이르게 함으로써, 애써서 조기 사망을 부르는 결과가 되고 만다.

혈압약과 암 발생이 서로 관련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살이 쪘다면 살을 빼자. 그것만으로도 혈압은 눈에 띄게 내려간다. 수면, 운동, 기분 상태는 어떤가?

 

스트레스는 고혈압의 가장 큰 원인이다. 부정적인 사고가 아니라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많이 고마워하고 웃고 기뻐하며, 과감하게 기분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혈압은 내려간다. 웃음은 마음의 비타민이고 더없는 혈압약이다.

 

혈압약을 최소한으로 복용하는 것이 어떨까?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혈압약은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나. 혈압약을 먹으면 뇌경색 발생 위험이 두 배

 

혈압 낮추는 약을 먹은 사람은, 먹지 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뇌경색 발병률이 두 배라고 한다.

현재 뇌경색은 뇌출혈의 5배 확률로 발생한다. 뇌졸중의 대부분은 뇌경색이라는 얘기다. 그 뇌경색이 혈압약을 먹으면 두 배 많이 생긴다.

 

뇌경색은 고혈압과 아무 관계가 없다. 뇌혈관이 막히는 현상이므로 오히려 낮은 혈압에서 발생한다. 그런 뇌경색이 혈압약을 먹음으로써 두 배나 많이 생긴다는 것은 왜일까?

 

높은 혈압으로 뇌의 혈류가 유지되는 것을, 약으로 무리하게 혈압을 내리는 바람에, 혈액의 흐름이 정체되고, 혈관이 막혀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다. 혈압 측정법

 

올바른 혈압 측정은 10분 정도 안정을 취한 다음, 셔츠 등으로 팔을 조이지 않도록 한 후에 오른팔을 잰다. 측정할 때는 눕거나 선 자세가 아니라 의자에 앉은 자세다.

 

 

라. 가정용 측정기는 내다 버려라

 

혈압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일은 자제하기 바란다. 신경이 조금 예민한 사람은 너무 자주 혈압을 잰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혈압계를 내다 버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체온에 일희일비하는 사람은 체온계를 내다 버리자.

혈압에 일희일비하는 사람은 혈압계를 내다 버리자.

 

의사가 환자의 혈압을 재는 목적은 환자의 고혈압을 걱정해서가 아니다. 혹시 혈압이 낮은 건 아닌지를 보기 위해서다.

의사는 환자의 혈압이 높으면 안심한다. 높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의사 입장에서의 혈압 측정은 대부분 혈압이 떨어지지나 않았는지를 보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은 혈압이 높든 낮든 아무 상관이 없다.

 

 

마. 혈압은 계속 변한다. 변해야 정상이다

 

달리기를 한 직후나 걷기를 끝낸 직후에 잰다면 누구나 높게 나온다. 아니, 높게 나와야 정상이다. 걸을 때나 뛸 때는 혈압을 높이지 않으면 그런 활동 자체가 불가능하다.

왜 혈압이 높아졌을까?

그건 바로 우리 몸이 혈압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높아진 것이다.

 

기침이 나는 것은, 폐 안의 이물질을 센 바람을 일으켜 몸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현상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는 것은, 열에 약한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한 현상이다. 이 때 해열제를 먹고 열을 내리면, 바이러스는 "살았다!" 하고 다시 활발하게 활동을 재개할 것이다.

설사는 장 안에 있는 나쁜 물질을 단번에 몸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현상이다.

몸이 안 좋을 때 식욕이 없어지는 것은, '음식을 몸속에 넣지 말고 휴식을 취하라'는 신호다.

 

어떤 현상이든 우리 몸은 목적을 가지고 반응한다. 그 반응 덕분에 우리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반응을 귀찮게 여겨 제거하려고 한다. 반응을 거스르면 병은 오래 간다.

 

혈압 상승도 마찬가지다. 혈압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될 이유가 우리 몸에는 있는 것이다. 약간의 혈압 상승에는 걱정하지 말 일이다.

 

 

바. 아침에는 혈압이 높다

 

혈압은 아침에 높다. 특히 잠에서 깼을 때의 혈압이 높다. 그것은 지금부터 일어나 활동해야 하는데, 자고 있을 때의 낮은 혈압으로는 몸이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몸이 열심히 혈압을 올려 앞으로 활동할 준비에 돌입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침 혈압은 높다.

 

 

사. 스트레스가 혈압을 높인다

 

혈압과 스트레스는 깊은 관계가 있다. 스트레스나 감정의 변화는 혈압을 올린다.

혈압과 스트레스는 깊은 관계가 있으므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말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혈압을 올린다.

 

 

아.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알자

 

고혈압은 결과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혈압을 올린 원인이 나쁜 것이다. 혈압을 올리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일이 생겼기 때문에 혈압이 올랐다고 보아야 한다.

 

높아진 혈압은 생명을 지키려는 몸의 반응인 셈이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몸은 애써서 혈압을 올려주었다. 그런데 그 혈압을 약으로 내려서 어쩌겠다는 것인가?

약을 써서 내리니까 '혈압약을 먹는 사람이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뇌경색이 두 배'나 되는 것이다.

 

혈압을 올리게 만든 원인이 나쁘지, 오른 혈압이 나쁜 것은 결코 아니다.

 

 

자. 저혈압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저혈압은 대부분의 경우 병이 아니다.

 

 

 

2. 당뇨병

 

가. 당뇨병이란?

 

당뇨병은 말 그대로 소변에서 당이 나오는 병이다. 혈액 속에 당이 너무 많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내보낸 상태다.

당이 소변을 통해 나가버렸기 때문에, 체중이 줄고, 권태감이 나타난다.  당과 함께 수분도 빠져나가기 때문에 소변의 양이 많아진다.

자연히 소변으로 수분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목이 마르다. 그 결과 물을 자주 마시게 된다.

 

혈액 속에 당이 많으면 온갖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혈관과 관련된 병이다.  

당분이 많은 혈액이 혈관 속을 항상 흐르므로 혈관이 손상된다.

혈관 손상이 뇌에서 발생하면 뇌혈관 장애이고, 심장에서 발생하면 심혈관 질환이다.

눈에 나타나면 안저 출혈, 신장에 나타나면 당뇨병성 신장 장애가 된다.

이처럼 당뇨병은 혈관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혈관은 우리 몸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으므로 당뇨병에 의한 질환은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한다.

 

 

나. 과학적인 검사를 하자

 

일본의 당뇨병 인구 700만 명 중 5분의 4 정도는 약물 치료가 필요 없는 당뇨병으로 생각된다.

당화혈색소 검사가 포도당 부하 검사보다 합리적이고 값도 싸다.

당화혈색소 검사는 적혈구에 붙어있는 포도당을 측정한다.

 

 

다. 치료는 식사와 운동

 

증상이 가벼운 당뇨병은 치료를 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 사이의 수명에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인슐린 강화요법을 해야 하는 중증 당뇨병도 수명에 차이가 없는 건 마찬가지라는 논문도 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망률을 높인다는 논문까지 있다.

망막증(안저 출혈, 실명)의 발생 빈도에도 차이가 없다고 한다.

 

무증상인 경우 약물 요법은 필요 없다.

비만일 경우는 약물이 아니라 체중 감량에 힘써야 한다.

당뇨병은 대부분 과식에서 비롯된다.

 

당뇨병에는 인슐린이 갑자기 분비되지 않는 제1형과, 과식, 비만과 관련이 있는 제2형의 두 가지가 있다. 음식물이 넘쳐나고 비만이 증가하는 현대 당뇨병의 대부분은 제2형이다. 과식만 주의해도 쉽게 나을 수 있는 병이다.

약물 치료를 우선하지 말고, 식사량과 운동에 신경을 쓰자.

 

 

다. 관리는 당화혈색소 수치로

 

지금은 혈당만으로는 당뇨병을 관리할 수 없다. 오히려 혈액 속의 당분을 정확히 나타내는 당화혈색소가 더 중요하다.

식사와 관계없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당뇨병 관리에 중요하다.

 

 

 

3. 고요산혈증

 

고요산혈증(고요산혈 상태)은 병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약을 먹어야 할 필요가 없다.

 

요산은 '퓨린 염기'라는 물질이 변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퓨린 염기가 간장에서 대사된 노폐물이 바로 요산이다. 보통은 신장을 통해 소변과 함께 배출된다.

 

그런데 너무 많은 요산이 만들어지거나, 신장을 통한 배설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 속에 머무르게 된다. 하지만 기준치보다 많든 적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통풍은 술을 자주 마시고 비만기가 있는 사람 중에서 '고요산혈증'인 경우에 많이 나타나는 병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요산 수치가 기준치 이내인 사람에게 더 많은 경향이 있다.

 

통풍은 확실히 통증을 동반하는 병이다. 통증은 일주일 정도 지속된다. 그러나 아픔은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언제 발생할지도 모르는 통풍때문에 약을 항상 먹을 필요는 없다.

약은 유용하면서도 위험하다. 그런 까닭에 약은 되도록 안 먹는 것이 좋다.

 

 

4. 필자가 경험한 암 수술

 

폐암에는 항암제가 듣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항암제로 암이 나았다는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다.

 

노인의 암은 그대로 두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노인의 암은 수술이 필요 없지 않을까 싶다.

 

젊은 사람의 암도 지금까지 많이 보았다. 그리고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젊은 사람의 암은 진행이 빨라서 수술을 해도 결국 사망에 이른다. 그래서 수술은 필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암은 그 누구든 수술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크게 지배하는 요즘이다.

 

느긋하게 공존하다 보면 장렬한 죽음 같은 건 없다. 평온한 죽음이 있을 뿐이다. 싸우려 들기 때문에 괴로운 법이다.

그래서 현대 의학은 참 잘못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죽음이 눈앞에 이르렀는데도 항암제를 투여한다.

 

건강검진만 안 받았어도 암은 발견되지 않았을 것이다. 발견되지 않았으면 수술도 안 했을 것이다. 그러면 죽기 2~3개월 전에 자각 증상이 나타났을 것이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평온하게 지낼 수 있다. 물론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를 받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암이란 그런 것이다. 싸워야할 것이 아니다. 달리 표현하면 도저히 싸울 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싸움이 불가능한 상대이기 때문에 안 싸우는 것이 제일이다.

 

췌장 두부의 암은 조기에  발견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또 설령 조기에 발견했다 해도 수술은 무리였을 것이고, 무리가 아니었다 해도 수술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췌장암 수술을 해서 수명이 늘어난 경우는 한 사람도 없다.

일본에서는 췌장암을 수술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수술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수술을 하든 안 하든 예후에는 차이가 없음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췌장암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 모두 1~2년 안에 사망했다.

원래가 1~2년 밖에 살지 못하는데,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1년이나 2년씩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술 받지 않아도 1년이나 2년은 산다.

 

 

 

5. 감기와 약을 통해 '건강검진'을 생각하자.

 

가. 감기에 대해

 

(1) 해열제는 역효과

 

평소보다 체온이 높다는 것은, 우리 몸이 열심히 병과 싸우고 있는 상태를 뜻한다.

바이러스는 대부분 열에 약하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저온을 좋아한다. 고온에는 약하다는 뜻이다.

열에 약한 바이러스를 체온을 올려 죽이려는 노력이 '열이 난다'로 표현되는 셈이다.  

 

따라서 열이 나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싸울 힘이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이 2~3일 이어지면 대부분의 경우 병은 낫는다. 몸이 바이러스를 이긴 것이다.

그런데도 '열을 내려달라'고 하는 것은 '병을 오래가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꼭 일을 해야 한다거나 학교에 가야  할 때는 해열제를 복용해야겠지만, 집에서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되도록 해열제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인위적으로 열을 내리면 치유는 늦어진다. 뿐만 아니라 온갖 부작용이 생긴다. 심지어 해열제 투여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일본의 어린이가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게 인플루엔자로 사망하는 것은 해열제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러므로 해열제 투여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심하지 않은 감기로 호들갑을 떨지 말기 바란다.

'어! 감기 들었네!' 하고 느꼈다면, 큰 병에 걸리기라도 한 듯 호들갑 떨지 말고, 느긋하고 듬직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자. 그러면 얼마 안 가서 낫는다. 한갓 감기일 뿐이다.

 

 

(2) 감기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서양 의학에는 감기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다. 감기 치료는 이른바 대증요법이다.

대증요법이란 문자 그대로 단순히 증상만 제거하는 요법이다.

'증상을 제거하다'도 어찌 보면 건방진 표현일지 모르겠다. 증상을 제대로 제거할 만한 힘이 현대 의학에는 없기 때문이다. 증상을 조금 완화한다는 표현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3) 기침, 콧물, 가래도 몸에 필요한 작용

 

기침은 폐 속의 나쁜 물질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행위다. 즉 빠르고 격한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 이물질을 밖으로 내보내려 하는 것이다.

 

콧물은 비강의 점막을 촉촉하게 하여, 코가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한다.  

 

조금 남은 기침마저 무리하게 멈추려 한다면, 약은 아무리 먹어도 끝이 없다.

콧물도 그렇다. 약간의 콧물 정도는 풀면 그만이다. 무리하게 약으로 멈추려고 하지 말자. 콧물 약에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이 많다. 특히 임신 초기에 복용하면 태아에게 위험한 것도 있다.

 

감기약도 약이다. 무리하게 먹지 않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없다.

 

가래를 만드는 원인을 제거하는 거라면 괜찮지만, 가래만 나오지 못하게 하면 큰일 난다.

가래를 멈추게 하는 약은 애초에 서양에는 없다. 어떤 약도 가래를 멈추게 하는 데에는 효과가 없다.

 

붓고, 곪고, 짓무르는 등의 심한 상태가 아닌 한, 목의 통증을 멎게 해달라는 요구는 하지 말자. 감기에 걸리면 목이 아픈 것은 당연한 일이다.

 

 

(4) 충분한 휴식이 최고

 

설사는 장 내의 나쁜 물질을 배출하려는 작용이다. 무리하게 멈추려 하지 말고 그대로 두자. 차나 된장 국물을 마시는 편이 낫다.

코가 막혀 답답해도, 먹는 약 중에서 코막힘을 제거하는 약은 없다.

 

요컨대 서양 의학에서 감기약은 없는 거나 다름없다. 단순히 증상에 대한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는다. 먹든 안 먹든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푹 쉬는 것이 제일이다.

 

감기라는 확신이 선 상태에서, 환자에게 "푹 쉬십시오"라고 해보아야, 그 한 마디에 이해해줄 환자는 없다. 역시 약이 필요하다. 그래서 필자도 약을 처방해준다. 다만 필자가 처방하는 감기약은 한방약이다.

 

고양이나 강아지는 몸이 안 좋으면 아무것도 먹지 않고 푹 쉰다. 먹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5) 의사에게 '감기'란?

 

의사에게 감기란 아주 까다로운 병이다. 그것은 감기라는 질환이 사람에 따라 일상적으로 흔한 병이기 때문이다.

 

'감기'에는 다양한 병이 숨어 있다.

일본뇌염, 급성 간염, 신우염, 폐렴 등도 그 증상이 가벼울 때는 감기로 보일 수 있다.

모든 병의 초기 증상은 가볍기 때문에 감기처럼 인식된다.

 

 

나. 약에 대해

 

(1) 부작용은 모든 약에 다 있다.

 

원칙적으로 약은 안 먹는게 가장 좋다. 어떤 약이든 부작용이 있다고 이해하면 틀림없다.

약이 잘 듣는다는 말은, 약이 몸 어딘가에 작용했음을 뜻한다. 그리고 반드시 그에 대한 반작용이 일어난다. 이 반작용의 정도가 많은가 적은가에 따라 부작용이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된다.

 

반작용이 커서 눈에 보이고 몸으로 느끼게 되는 반작용이 부작용이다. 그것이 곧바로 눈에 보이지 않고, 금방 몸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도, 오랜 세월 동안 큰 부작용이 되는 경우도 많다.

 

금세 눈에 보이지 않고 몸으로 느끼지 않다가,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나타나는 부작용도 있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 대표적인 예다.

즉석에서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 뼈가 너덜너덜해져서 못 걷게 되거나, 췌장을 못 쓰게 되어 당뇨병이 나타나는 등, 많은 부작용이 생긴다.

 

무슨 약이든 부작용은 있다고 생각하기 바란다. 감기약에도, 위장약에도, 비타민제에도, 진통제에도, 해열제에도......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

감기약 정도야 괜찮겠지 했다가는 큰코 다칠 수도 있다. 심지어 감기약에 생명을 빼앗길 수도 있다.

 

스티븐스존슨증후군(피부점막안증후군)이라는 무서운 병이 있다. 시판되는 감기약이나 기타 약의 부작용으로 피부 염증이나 실명을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 2001년 4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1064개의 사례가 보고되었는데, 그중 106개의 사례에서 사망이 발생했다.

 

최근에 혈압약을 복용하던 사람들에게서 암이 발생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항생제를 먹는 습관이 있는 여성은 유방암 발병률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2) 약은 꼭 먹어야 할 만큼만

 

너무 많은 양과 종류의 약을 처방하는 의사가 있다면, 어느 약이 가장 중요한지 물러보자. 그런 다음 한 종류나 두 종류, 많아야 세 종류만 처방받자.

 

 

(3) 신약은 조심하자

 

새로 판매되기 시작했나 싶은데 금방 사라지는 약도 많다. 사라지는 약은 안 팔리기 때문이 아니라 부작용 때문이다.

스스로의 생명을 지키려면, 신약은 입에 대지 말아야 한다.

시판된 지 1년 미만이라면 안 먹는 것이 좋다.

 

 

(4) 모르핀의 필요성

 

모르핀은 대부분의 경우 암의 동통 완화에 사용한다. 모르핀을 앞서는 진통제는 없다.

암의 통증을 없애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모르핀을 사용하는 것이다.

암의 심한 통증에 모르핀이 아닌 다른 진통제를 잔뜩 투여하는 것은 훨씬 더 몸에 나쁘다.

 

 

 

6. 꼭 알아야 할 핵심 세 가지

 

가.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으면서 일어나는 현상을 '노화'라고 한다. 이 노화에 의한 현상은 '~증'을 붙이는 병이 아니다. 모두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노화하여 뻣뻣해진 혈관 속을 피가 구석구석까지 돌게 하는데 필요한 힘이 곧 높은 혈압이다. 그래서 약은 필요없고, 먹어서도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고요산혈증', '고지혈증', '골다공증' 등은 노인에게 병이 아니다. '뇌동맥경화증'이 아니라 '뇌동맥경화 상태'다. 노화에 따른 변화다. 여기에 잘 듣는 약이 있을 턱이 없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암 또한 증가하게 마련이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암이 많은 나라다. 세계에서 암이 가장 많은 것은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수명이 긴 나라이기 때문이다. 장수하기 때문에 '암'이나 노화 현상이 전면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세월은 결코 이길 수 없다.

세월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위드 에이징(with aging)', 나이와 함께 가야 한다.

 

 

나. 모르는 게 약이다.

 

혈압, 클레스테롤 등, 높든 낮든 생명에 아무 지장도 없는 것을 측정하니까 걱정된다. 측정하지 않는 것이 마음의 안정에는 제일이다.

 

건강검진을 받음으로써 조기에 암을 발견하니까 죽을 때까지 고통이 이어진다. 암은 아무리 일찍 발견해도 결국 죽는다. 모르는 게 약이다.

 

 

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원인이 있기 때문에 결과가 있는 법이다.

혈압이 높으면 혈압을 올린 원인부터 치료하자.

 

결과가 나쁜 게 아니라 원인이 나쁜 것이다.

그런데도 결과만 나쁜 것으로 취급하여 두들기는 것이 현대 의학의 모습이다.

 

 

 

제3장 : 나를 전율케 한 무서운 일본의 의료

 

시대와 함께 모든 것은 변화한다. 의학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지금은 옳다고 여겨지는 사실이 나중에 알고보니 크게 잘못되었음을 깨닫는 일이 종종 있다.

 

 

1. 한센병으로부터의 반성

 

1996년 한센병(나병)에 대해 국가가 환자들에게 사과했다.

필자는 대학에서 한센병은 격리해야 하는 병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1966년 훨씬 이전에 격리를 중단했다고 한다. 한센병은 전염력이 아주 약해 격리할 필요가 없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살아도 별문제가 없고, 의료에 대해서도 입원할 필요 없이 일반 의료기관의 외래 치료면 충분하다는 내용이다.

 

의학부를 졸업한 지 27년 가까이, 필자는 잘못된 사실을 줄곧 옳다고 믿어왔다.

 

 

2. 의원성 에이즈

 

의원성이란 의료 행위가  원인이 되었다는 뜻이다.

 

피가 멈추지 않는 혈우병에는 사람의 피로 만든 약을 사용한다. 이른바 혈소판 제제로, 여기서 발병한 것이 의원성 에이즈다.

 

혈소판 제제는 오랜 기간 열처리를 하지 않은 비가열 제재였다. 하지만 에이즈가 나타난 이후 비가열 제재는 에이즈 감염 위험이 있다고 하여 세계적으로 열처리한 가열 제재를 사용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일본은 국가나 제약회사나 비가열 제재를 계속 사용했다. 그 결과 온갖 질환을 불러오고 말았다.

국가와 제약회사가 안전하다고 인정한 약이 위험한 약이었던 것이다. 대학교수가 안전하다고 확인 도장을 찍어준 약이 안전하기는커녕 더 위험했던 것이다.

 

 

3. 의원성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인간의 프리온병, 인간의 광우병이라고 해석해도 된다)도 죽음에 이르는 아주 무서운 병이다.

뇌 질환 수술에 사람 머리의 건조 경막이 사용되었다. 대부분 독일 회사에서 만들었는데, 그 건조 경막에서 야코프병이 발생했다.

 

1987년 2월에 '사람의 건조 경막'이 위험하다고 발표되자, 미국에서는 같은 해 6월에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나서야 사람의 건조 경막 사용을 금지한다는 긴급명령 조치를 후생노동성에서 발표했다.

 

 

4. 탈리도마이드의 약해

 

1960년대에 수면제를 복용한 사람들에게서 수많은 기형아가 태어난 의료사건, 그것이 탈리도마이드 사건이다.

 

다른 나라들은 일찍부터 이 약의 위험을 알아차려 판매 금지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단지 10명의 피해자에 머무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의심스러운 정도로는 문제 삼지 않는다'는 의료 행정으로,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309명의 피해자가 나왔다.

후생성과 대일본제약이 세계의 경고를 무시하고 이 위험한 약을 판매한 결과다.

 

 

5. 10년 뒤늦게 대처한 스몬병

 

스몬병은 '키노포름'이라는 정장제(整腸劑)를 복용한 환자에게서 하지의 감각, 운동 장애, 시력장애를 일으킨 질환이다.

 

미국에서는 키노포름이 1961년에 규제되었지만, 일본에서는 정반대로 상용이 확대되었다. 그 결과 피해자가 2만 명을 넘었다.

후생성이 키노푸름을 규제한 것은 1970년이었다. 이 또한 미국에 10년이나 뒤졌다.

 

스몬병 사건은 의료 관계자 사이에 위장약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던 키노포름을 복용한 사람들에게서 발생한 사건이다.

대부분의 일본 의사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한 약이라는 점에 이 사건의 어려운 점이 있다.

 

 

6. 퇴색하는 BCG 신화

 

결핵 예방에는 BCG가 효과적이라고 대부분의 일본인이 믿고 있다. 그러나 BCG를 접종하면 결핵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는 쪽이 바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 세계에서 BCG 접종을 실행하는 나라는 아주 적었다. 미국도, 영국도, 독일도, 프랑스도 BCG 접종을 하지 않는다.

 

BCG는 이미 결핵 예방에 효과가 없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결론을 내린 상태다.

 

세계의 결핵 예방은 주로 투베르쿨린 반응 검사(결핵 피부 반응 검사)다. 이 검사가 양성으로 바뀐 시점에서 항결핵약을 예방적으로 투여하는 방법이다. 이를 항결핵약 예방 투여라고 한다. 이 방법으로 결핵을 차단한다.

 

 

 

 

@ 맺음말 : 건강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독이다!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갖는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지만, 거기에도 한계가 있다.

현대는 그 한계를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한계를 넘어 신경과민 상태가 아닌지 모르겠다.

신경과민으로 불안과 공포가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보다  강한 존재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에 일희일비할 정도로 나약하지 않다.

 

건강검진은 육체의 상태만을 진단하는데, 그 건강검진 때문에 불안과 공포로 마음이 병든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건강검진 결과로 나온 항목의 수치가 높든 낮든 생명에는 거의 상관이 없다.

 

 

 

# 역자 후기 : 건강검진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이 책에서 저자는 건강검진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에 걱정하고, 거기서 오는 부정적인 생각때문에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일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추가 검진을 통해 의료 기관의 배를 불려준다고도 한다.

 

암의 조기 진단 자체가 어렵고, 또 발견되었다 해도 치료를 통해 사망률을 낮추기 어렵다는 사실을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알려준다.

 

한국인의 갑상선암 발생률은 영국의 15배다. 이 같은 결과는 순전히 과잉 진료에 있다고 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지난 30년간 갑상선암 사망률에는 거의 변함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갑상선암이 급증하는 것은 '과잉 진단이 초래한 감염병'이다"라며 비꼬기도 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