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측근) 비리

"최경희, 정유라 선발 지시 뒤 '난 모르는 걸로 해달라'"

道雨 2017. 4. 13. 17:08




"최경희, 정유라 선발 지시 뒤 '난 모르는 걸로 해달라'"




이대 수시전형 업무 담당한 입학처 관계자 법정서 증언


최경희 전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유라 특혜 의혹'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비선실세'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1)에게 입시·학사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55·구속기소)이 정씨를 뽑으라고 지시한 뒤 "나는 모르는 것으로 해달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과거 이화여대에서 수시전형 업무를 담당했던 전 입학처 상담부처장 백모씨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진행된 최 전 총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 정씨의 입학 과정 당시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백씨는 "2015학년도 특기자 전형 당시 남궁곤 전 입학처장(56·구속기소)으로부터 정윤회씨 딸이 수시에 지원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남궁 전 처장이 관련 내용을 총장(최경희)에게 보고했고, 총장이 정윤회씨를 잘 몰라 해 그림(가계도)을 그리면서 설명했더니 총장이 뽑으라더라. 대신 본인은 모르는 것으로 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백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웃으며 지나가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백씨는 또 "남궁 전 처장이 '총장이 정윤회씨의 딸을 뽑으라고 했다'는 말을 하고 '본인(총장)은 모르는 것으로 해달라고 했다'는 말을 해 황당했다"며 "반신반의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수시 전형은) 서류평가위원이 독립적으로 하고, 그 점수로 면접 대상을 뽑는 등 총장과 처장이 뽑으라고 한다고 뽑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백씨는 이 같은 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총장이 모르는 것으로 해달라고 한 말을 듣고, 진짜 그런 이야기를 했나 생각을 했다"며 "그 말이 오래 기억이 남았다"고 말했다. 재판 과정에서 남궁 전 처장 측은 백씨에게 그와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씨는 "혹시 평소 우수 학생 유치를 강조해 온 총장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정씨와 같은 학생을 뽑으라는 식으로 일반적인 지시를 한 것 아니냐"는 남궁 전 처장 측 질문에는 "총장이 금메달리스트를 우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대에 지원하는 학생은 모두 우수하다"며 "누군가 우수하다고 직접 뽑으라고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일반적으로 표현됐다면 기억했을 것 같지 않고, 모르는 것으로 해달라는 것을 부정적인 뜻으로 받아들여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재차 말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