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청와대 특수활동비를 개혁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5월 현재 남은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127억 원 중 53억 원을 아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 예산으로 쓰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비서실에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 목적의 ‘특수활동비’와, 수사, 감사, 예산, 조사 등 특정 업무 수행에 소요되는 경비인 ‘특정업무경비’가 있습니다.
특수활동비의 명목은 국정 수행 활동에 필요한 조사나 수사이지만, 대부분 청와대나 대통령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돈입니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투명하게 공정하게 규정에 맞게 아껴서 씀으로 인해서 솔선수범이 되겠다는 뜻입니다.” 라고 밝혔는데, 대통령부터 특수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박근혜 직무정지 중에도 하루에 5천만 원씩 특수 활동비 사용’
청와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가 있었습니다. 5월 현재 청와대의 특수활동비 잔액입니다. 청와대는 5월 현재액이 127억 (12,667백만원)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왜냐하면 박근혜씨는 이미 작년 12월부터 직무정지됐기 때문입니다.
박근혜씨는 작년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이날 오후 7시 3분부터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습니다. 이후 박근혜씨는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전원일치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돼 3월 12일 오후 6시 56분께 청와대를 떠났습니다.
2017년 대통령비서실 특수활동비 예산이 총 161억이었고, 문재인정부에 남겨진 예산이 126억이라면 박근혜씨가 사용한 특수활동비가 대략 35억입니다. 70일 동안 하루에 5천만 원씩 특수활동비를 쓴 셈입니다.
박근혜씨가 대통령 직무 정지 중에 청와대에서 했던 일은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신년 기자 간담회와 정규재TV 인터뷰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만…)
“각 부처에 숨어 있는 특수활동비라는 것이 대부분 불투명 예산이다. 투명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씨와 당시 대통령비서실은 어떤 목적으로 70억이라는 특수활동비를 사용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혹시라도 특수활동비를 빼돌렸는지, 아니면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는지 꼭 밝혀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특수활동비 2016년 대비 70억 이상 감축’
청와대는 대통령비서실의 2018년도 특수활동비 예산을 112억 원으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금액은 박근혜 정부 2016년 184억에 비하면 72억이, 2017년 162억과 비교하면 50억 원 이상이 감축되는 것입니다.
2014년 박근혜정부 청와대 특수활동비는 275억으로 청와대 예산 1694억6900만 원의 16.2%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최민희 의원은 “지난해 청와대의 특수활동비는 노무현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215억9600만 원에 비해 27.4%나 늘었다”며 “이명박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 256억9600만원에 비해서도 7%나 증가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는 5월 31일 기획재정부에 요구하는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소관의 2018년 전체 예산을 2017년 대비 3.9% 축소합니다. 이는 청와대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예산 축소 때문입니다.
청와대는 전체 예산은 축소 요구하지만 ‘국가안보 및 위기관리’ 사업은 2017년 대비 5.1% 증액 요구하기 때문에 대통령비서실 본연의 업무 수행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식사비용 공제를 반대하는 이유’
문재인 대통령은 가족 식사비용, 사적 비품 구입 비용을 사비로 결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5월 25일 이정도 청와대 비서관은 “앞으로 공식 행사를 제외한 대통령 가족 식사비용 등 사적 비품 구입 비용에 대해선 청와대 지원이 전면 중단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개인 식비는 월별로 정산, 총무비서관실에서 해당 비용을 대통령 월급에서 공제하고 지급하게 됩니다.
아이엠피터는 문재인 대통령의 개인 식사 비용 공제를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건강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혹시라도 식중독 등으로 쓰러질 위험이 있어서 철저한 위생과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공적인 요소가 있기에 오히려 가족들의 식사비용은 공제하더라도 대통령 본인의 식사비용은 공제하면 안 됩니다.
김정숙 여사는 “남편이 퇴근길 광화문에 나가 막걸리 한잔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 했는데 저도 남대문시장에 가서 장을 보는 보통 사람의 삶을 살고 싶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김정숙 여사의 이런 소망이 더 구체화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굳이 돈을 내고 먹는 식사보다는 본인이 장을 보고 식사를 만드는 것이 더 돈이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이 청와대에 있는 대통령과 가족의 식사 비용을 공제할 만큼 어렵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나라의 세금을 빼돌리는 도둑들이 많았던 것이 문제입니다.
대통령이 돈을 내고 밥을 사 먹는 일보다, 얼마나 많은 세금이 허술하게 사용됐는지 밝혀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청와대부터 특수활동비를 감축하고 증빙 서류를 작성하겠다고 밝혔으니, 국정원 등 각 부처에서도 권력을 위해 사용됐던 특수활동비 내역을 밝히고 예산을 축소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