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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경호, 장소마다 경호방식 다르다. 하태경, 조선일보 주장은 잘못되었다.

道雨 2019. 3. 26. 11:57







조선일보 ‘외국 정상은 기관총을 등 뒤로 메고 다니는 경호원도 있다’
기관총 논란에 묻힌,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방문
임병도 | 2019-03-25 08:02:51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24일 ‘기관단총을 든 경호원으로 보이는 사진’이라며 페이스북에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은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 칠성 시장을 방문할 당시 청와대 경호원의 모습이었습니다.


하태경 의원은 “청와대는 이 사진 진위 여부를 즉각 답변해 주시기 바란다”며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섬뜩하고 충격적”이라고 했습니다.

하 의원은 “경호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대통령 근접경호 시 무장테러 상황 아니면 기관총은 가방에서 꺼내지 않는다고 한다”며 “민생시찰 현장에 기관총을 보이게 든 것은 경호수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 의원은 “기관단총 노출 경호는 시민들과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최악의 경우 시민들이 성난 군중으로 돌변하면 기관단총 노출은 탈취 목표가 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라며 기관총 경호가 부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과연 하태경 의원의 주장은 맞는 말일까요?


조선일보, 외국 정상은 기관총을 등 뒤로 메고 다니는 경호원도 있다.




하태경 의원의 페이스북 사진이 논란이 되자, 24일 조선일보는 <靑경호원, 文 대구 칠성시장 방문 때 기관총 노출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를 보도했습니다.


하 의원과 청와대 대변인의 해명을 실었던 24일 기사와 달리, 2017년 9월 30일 조선일보는 “외국 정상의 경우 개머리판을 접을 수 있는 기관총을 등 뒤로 메고 다니는 경호원도 있다.”라며 전혀 다른 보도를 했었습니다.

당시 조선일보는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경호하는 청와대 경호원들의 양복 단추가 잠긴 것을 지적하며, ‘0.725초 만에 대응 사격을 하는 게 원칙인데, 단추가 채워진 상태에서 이를 지키는 건 힘들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가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 원칙과 관련이 깊다”라며 청와대 경호 방식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관총 경호는 외국에서는 흔한 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의 경호원들이 기관총을 메고 경호하는 모습



조선일보의 보도처럼 외국 정상들의 경호원을 보면 기관총을 아예 양복 밖으로 꺼내 경호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경호원들은 시민들이 있는 대중적인 장소에서도 기관총을 당당하게 꺼내 놓고 경호를 합니다.

외국에서는 대통령 경호원이 기관총을 메고 경호한다고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시민들이 폭도로 변해 기관총을 탈취할 수 있다’라고 지적하는 국회의원이나 언론은 드뭅니다. 장소마다 달라지는 경호 방식에 있지, 잘못된 경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의수 경호’ 논란이 불거진 적이 있습니다.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축하 퍼레이드 당시 경호원의 오른손이 의수라는 주장에서 시작됐습니다.

2017년 미국에서도 ‘의수 경호’ 논란이 벌어졌는데, 당시 데일리메일은 “이 경호원이 한참 동안 오른손을 움직이지 않은 건 단순히 추운 날씨 탓에 손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진과 영상에서는 손가락 중 하나를 구부리고 옷깃도 여민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최첨단 경호 방식이냐를 놓고 벌인 논란도 아니고, 단순히 기관총을 휴대하고 경호했다는 사실이 문제라는 지적은, 기본적인 경호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무지에서 나왔다고 봐야 합니다.


MB 경호원들도 기관총을 휴대했다.


▲2008년 8월 26일 서울숲에서 열린 한중 청년 대표단 간담회(후진타오 중국 주석 방한) 당시 경호원들이 기관총을 휴대하고 있는 모습 ⓒ 청와대 제공



대구 칠성시장 기관총 경호가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MB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기관총을 들고 경호했다’라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경호원들이 기관총을 들고 경호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년 조선일보의 보도처럼, 과거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의 경호 방식은 “국민과 장벽을 만드는 경호를 대폭 낮춰 국민과 대통령이 가까이 만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위압보다는 친근한 경호를 원칙으로 해왔습니다. 그동안 기관총 휴대 경호가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의 해명에 따르면, 기관총을 소지하고 있는 경호처 직원들은 경우에 따라 정장을 입을지 특수복을 입을지 결정합니다. 대구 칠성 시장 경호는 상인과 시민들이 있어 사복을 입고 기관총을 휴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의겸 대변인은 “하태경 의원의 질의와 관련, 하 의원은 경호 전문가의 말을 들어 대통령 근접 경호 시 무장 테러 상황 아니면 기관총은 가방에서 꺼내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으나 그렇지 않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미리 검색대를 통과한 분들만 참석하는 공식 행사장이라면 하 의원의 말이 맞다”며 “사전에 아무런 검색도 할 수 없고 무슨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게 시장 방문”이라며 대구 칠성시장의 상황은 하 의원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기관총 논란에 묻힌,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칠성시장을 방문하자 상인들과 시민들이 몰리면서 경호원들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KTV 화면 캡처



22일 문 대통령의 대구 칠성 시장 방문 보도보다 24일 기관총 관련 보도가 훨씬 급증했습니다. 별거 아닌 대통령 경호원의 기관총 휴대 논란에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방문의 의미가 희석된 셈입니다.

대구는 박근혜씨의 정치적 텃밭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지역입니다. 대구 칠성종합시장은 대구청과시장, 능금시장 등 8개 시장이 모여 있는 복합시장으로, 현직 대통령이 칠성시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TK를 끌어안고 가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였기에 매우 중요한 정치적 행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시답지 않은 주장 하나로 공포 정치 운운하는 가짜뉴스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어설픈 지식이 얼마나 사회를 혼란에 빠트릴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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