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작 KNN 지상파 역대 최고 징계 결정
김병근 사장 직접 출석해 "책임 통감"…심의위원들 "소위 결정 바꿀 만한 내용 없어"
부산지역 민영방송 KNN이 지상파 사상 처음으로 최고 수위 징계인 과징금 부과가 결정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강상현)는 2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전원합의로 인터뷰 조작이 확인된 KNN의 메인뉴스 '뉴스아이'가 보도한 부산 신항 관련 리포트(4건)과 의학정보 리포트(1건)를안건 2개로 나눠, 각각 과징금을 결정했다.
'과징금'은 방송법상 최고수준의 징계로, 방송사 재허가 심사에 반영되는 방송평가에 10점 감점된다. 방통심의위 출범 후 지상파 방송사가 과징금 처분을 받은 전례는 없다. 과징금 액수는 3000만원을 기준으로 1500만원을 가중하거나 감경한다. 과징금 액수는 다음 전체회의 때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김아무개 KNN 기자는 부산신항 관련 리포트에서,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 부산항 터미널 관계자, 정부 관계자 등의 발언을 보도했으나,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음성변조해 내보낸 조작이었다. KNN은 김아무개 기자에게 정직 6개월 중징계를 내렸으나, 조작 사실을 공개하지 않다가, 미디어오늘이 사안을 보도하자 '시청자 사과'를 했다.
이날 김병근 KNN 사장이 직접 방통심의위에 출석해 항변했으나 징계 수위에 변동이 없었다. 방통심의위 의견진술 때 사장이 직접 출석하는 건 이례적이다.
김병근 사장은 "책임을 통감한다. 앞으로는 출처 없는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 인터뷰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전화인터뷰를 하되, 반드시 취재원 사진을 넣어 보도하겠다. 데스크 검증을 확실히 거치겠다. 마지막으로 언론계 종사자와 700만 부산·경남 시청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김 기자 징계 후 한 달 넘게 사과 방송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허 부위원장은 "시청자 사과는 징계 후 한 달이 지나고, 미디어오늘 기사가 나간 당일인 2월26일 '뉴스아이' 시간에 방송됐다. 취재기자만 정직 6개월 받았고, 당시 취재 부장은 보도국장으로 승진했다. 670만 시청자가 있는 영남지역 대표 지상파인데, 사후처리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소위에서 과징금 의견을 낸 정부·여당 추천 2인(허미숙·심영섭 위원)과 바른미래당 추천 박상수 위원은 "전체회의에서 추가 의견진술을 듣고도 소위에서 가졌던 의구심이 풀리지 않는다. 심각하게 조작된 기사로 보인다. 과징금 의견을 유지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영 위원은 "워싱턴포스트 한 기자가 마약 문제를 사회적으로 환기하기 위해, 마약에 중독된 지미라는 인물의 심각성을 다룬 기사를 쓴다. 퓰리처상까지 받았다. 그런데 지미가 가상의 인물로 밝혀지면서 상을 반납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재영 위원은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지미의 세계' 사건을 전방위적으로 진상 조사해서 낮은 자세로 사과했다. 그러자 오히려 더 신뢰를 얻었다. 그 사건이 연상됐다. 기자 개인의 일탈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문제다. 방송사 전체 구조적 문제다. 하지만 KNN 의견진술은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했다"며 과징금 의견을 냈다.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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