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자료, 기사 사진

‘부산관광공사 노조’의 이상한 ‘사장 퇴진’ 요구

道雨 2020. 7. 3. 11:12

‘부산관광공사 노조’의 이상한 ‘사장 퇴진’ 요구

 

[ 임병도 ]

 

부산관광공사 노조가 정희준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부산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노조는 정 사장의 인사전횡과 업무추진비와 회의비 부당 사용 등을 퇴진 이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노조는 “정 사장 취임 이후 18개월 동안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3차례에 걸쳐 조직개편, 5차례에 걸쳐 인사를 단행하면서 일을 할 수 없는 분위기로 만들었다”면서 “지난해 9월에는 대형버스 면허가 없는 사장 차량 운전기사를 시티투어 버스 관련 부서로 인사 조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곽영빈 노조위원장은 “정 사장이 관광공사 발전을 저해하고 직원 사기를 떨어뜨리는 한편 관광공사를 부도덕한 기업으로 만들었다”며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노조가 경영자를 비판하고 퇴진 운동을 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과 이유가 정당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팩트체크] ① 대형 면허도 없는 직원을 시티투어버스 운전기사로 발령했다?

 

부산관광공사 노조는 인사 전횡을 이유로 정희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조의 주장 중 하나가 대형면허가 없는 기관장 운전기사를 시티투어버스 운전기사로 인사발령 조치를 했다는 것입니다.

 

취재 결과 기관장 운전기사는 시티투어버스 운전 직종이 아니라 자동차보험이나 승강장 및 차량 관리를 담당하는 행정업무 관리직으로 배치됐습니다. 대형 면허 보유와는 전혀 상관이 없어 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달랐습니다.

 

[팩트체크] ② 조직개편 3번, 대규모 인사이동 5번 등 잦은 인사이동?

 

노조는 정희준 사장 취임 이후 여러 번의 인사이동이 있었다며 잦은 조직 개편이 인사전횡의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부산관광공사는 정 사장의 독자적인 결정이 아니라 외부 요인에 의한 당연한 인사이동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2019년 2월 1차 조직 개편: 2017년 경영평가 지적사항 이행을 위해 법무감사팀 신설
2019년 8월 2차 조직 개편: 전국 최초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5월) 유치 및 부산시 관광마이스산업국 신설(7월)에 발맞추기 위해 조직 개편
2020년 1월 3차 조직 개편: 부산시가 국제관광도시 선정됨에 따라 통계조사분석 TF팀 신설

부산관광공사는 외부 요인에 의한 3회의 조직 개편과 2회의 정기인사는 모두 정상적인 인사였을 뿐 아니라 필요 불가결한 조치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빈번한 육아 휴직 및 복직으로 인해 내부 인사이동도 수시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팩트체크] ③ 사장의 이상한 회의비?

 

곽영빈 노조위원장은 지역 언론에 정희준 사장의 업무추진비와 회의비 등 관련 서류를 직접 제보하고 언론은 이를 받아 보도했습니다.

 

부산관광공사 측은 “회의비를 업무추진비처럼 사용한 것은 사실이나, 예산 부족 등으로 관행처럼 사용해왔다”며 “이는 정희준 사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다수 직원도 포함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 사장이 아닌 기관 전체 지적 사항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취재 결과 감사 대상기간 부적정한 회의비 집행 사례는 전임 사장(8개월 간 107건)에 비해 현 사장 재임 기간(15개월 109건) 오히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팩트체크] ④ 사장이 사내 게시판에 직원 비하 글을 올리고 삭제했다?

 

노조는 정희준 사장이 직원을 비하하는 글을 올리고 삭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정 사장이 올린 공지 내용은 “부산관광 및 부산관광공사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의견을 청취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이고 그 대상도 직원이 아니었습니다.

 

취재 결과 삭제했다는 글은 2019년 4월 19일 등록 이후 현재까지도 사내 게시판에 게재 중이었습니다.

 

부산관광공사 노조의 사장 퇴진 요구, 본질은 ‘아르피나’

 

2019년 처음으로 3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부산관광공사는 올해 35억 이상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몇 년 뒤면 남아 있는 자본금 160억 마저 잠식될 위기입니다. 부산관광공사 적자의 가장 큰 요인은 해운대에 위치한 유스호스텔 ‘아르피나’입니다.

 

‘아르피나’는 지은지 16년 된 유스호스텔입니다. 주변에 호텔이 생기며 이용객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올해는 5월까지 적자만 14억이 넘었습니다.

 

사실 ‘아르피나’는 부산도시공사의 소유입니다. 부산관광공사는 운영만 해왔는데, 적자가 계속 늘어나자 지난달 부산시는 아르피나를 다시 도시공사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산관광공사와 노조의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한국노총 산하 부산관광공사 노조가 처음 설립할 당시 아르피나 직원들이 대거 가입했고, 노조위원장도 아르피나 출신입니다. 지금도 아르피나 출신이 절반에 가깝습니다. 당연히 노조는 도시공사로 아르피나가 넘어가는 부분을 우려하고 결사반대하고 있습니다. 더 큰 회사인 부산도시공사로 아르피나가 넘어가는 경우 노조의 입지가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외부에서 볼 때 부산관광공사보다 더 큰 조직인 도시공사 이동은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임금은 물론 복리후생도 훨씬 좋기 때문입니다. 특히 부산시는 현재의 신분과 처우 등을 그대로 유지시킬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노조는 무작정 반대에 나서는 상황입니다.

 

부산관광공사는 코로나 사태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이라, 사장 급여 30% 감축을 시작으로 팀장급들의 직책수당 등을 대폭 삭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노조는 관광공사보다 노조가 우선이라며 강경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누적되는 적자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더 이상의 재정악화를 막기 위해 발표한 비상경영체제에 대해서도 노조는 반대에 나섰습니다. 아직 본격 시행도 하기 전인데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그만 하자는 겁니다.

 

이에 사측이 부산시와 부산시민에 대한 약속이기 때문에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음에도 노조는 비상경영조차 아르피나를 돌려보내기 위한 ‘쇼’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비상경영을 통한 노력을 기울이면 29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에 “29억 아낀다고 공사재정이 건전해지느냐”고 반문하고, 사측의 “그러면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이가?”라는 물음에 심지어 “그렇다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까지 억지를 부리는 상황입니다.

 

취재에 응한 부산관광공사 직원은 “아르피나를 놓고 노조의 불필요한 힘겨루기 말고 상식적으로 판단했으면 좋겠다. 도시공사로 간 직원들은 고맙다고도 할 수도 있다.”며 “하루빨리 부산관광공사가 정상화돼 부산 관광의 컨트롤 타워로써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