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종부세 폭탄론’에 부화뇌동하면 대선도 멀어진다

道雨 2021. 11. 22. 10:23

‘종부세 폭탄론’에 부화뇌동하면 대선도 멀어진다



국세청이 22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를 발송한다. 보유 주택의 가치가 상위 2%에 드는 80여만명만 받게 된다. 98%에 이르는 절대다수 국민은 구경조차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종부세는 온 국민의 관심사일뿐더러, 적잖은 이들이 ‘부자 걱정’에 마음을 보탠다. ‘세금폭탄’이라는 비유가 그만큼 위력이 강한 탓이다.

올해도 종부세 부과를 앞두고 보수 정치권과 언론들이 일제히 ‘폭탄론’을 외쳤다. 고지서가 발송되고 나면 목소리가 한층 거세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물론 집값 폭등과 종부세 세율 상향 조정으로 전체 종부세 세액은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따져봐도 올해 종부세는 고가 주택 보유자 상당수에게는 ‘종이호랑이’에 가깝다.

국회가 지난 8월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대상 기준을 공시가격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올림에 따라, 실거래가로 15억~16억원인 주택까지 비과세 대상에 들어갔다. 서울에서는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과열지역 중소형 아파트 대부분이 해당된다. 세율 상향으로 명목상 세 부담이 늘었다고 하지만, 1세대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노령자 공제나 장기보유 공제로 실제 부담액은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많다.

 

다주택 보유자들한테서는 공시가격 상승 등에 따라 지난해보다 배 이상 세 부담이 늘어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하지만, 이 또한 극소수에 그칠 거라고 부동산 업계는 전망한다. 다주택 보유 가구들이 가족 간 증여로 명의를 분산해 종부세 부담을 줄이는 관행이 이미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올해 1~9월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6만3054건인데, 연간 최대(9만1866건)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6만5574건)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고 한다. 이런 실상을 알면서도 ‘종부세 폭탄’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의도가 세금을 줄이는 데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년 이맘때면 종부세 폭탄 걱정 없게 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통령이 되면 종부세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상위 2%를 98%가 걱정하도록 하는 구도에서는 기득권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민주당은 제대로 반론 한번 펴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야 조세정의는커녕 부동산 안정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폭탄론’에 부화뇌동하다가는 대선 승리도 그만큼 멀어질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2021. 11. 22  한겨레 사설 ]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020162.html#csidx74232c2df3109e3a8e2d896fbc56b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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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종부세 94만7천명이 5조7천억 부담…작년보다 28만명 ↑

 

1세대 1주택자 72%는 평균 50만원 예상
다주택자·법인이 세액의 88.9% 차지

 

 

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대상은 94만7천명이며, 납부세액은 5조7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다주택자와 법인이 전체 세금의 88.9%를 부담한다. 1세대 1주택자의 72.5%(시가 25억원 이하)는 평균 종부세액이 5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 자료: 기획재정부
 
 
 
22일 기획재정부는 예년과 달리 ‘2021년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고지 관련 주요 내용’이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내어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부세 납부 대상은 지난해 66만7천명에서 올해는 94만7천명으로 28만명이 늘었다. 이 가운데 개인은 88만5천명이고, 법인은 6만2천곳이었다. 세액은 1조8천억원에서 5조7천억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개인과 법인이 각각 3조3천억원, 2조3천억원씩을 부담한다. 개인 부담분 가운데 다주택자(인별 기준 2주택 이상 보유자 48만5천명)가 내는 세액이 2조7천억원으로 81.8%를 차지했다.
 
반면 1세대 1주택자(13만2천명)는 2천억원을 부담할 전망이고, 이 가운데 72.5%(시가 25억원 이하)의 평균 세액은 50만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기재부는 “다주택자 가운데 3주택 이상자가 85.6%(41만5천명)에 이르고, 이들이 다주택자 세액 가운데 96.4%(2조6천억원)를 부담한다”며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공제금액 인상, 고령자 공제 상향 등으로 (1주택자의) 세 부담은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종부세 납부액이 250만원을 넘을 경우, 이자 부담 없이 6개월간 분납할 수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20221.html?_fr=mt2#csidx687729d3d4d308e9208239b8dcba17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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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종부세 ‘세금폭탄’ 아니라 ‘이 빠진 호랑이’에 가깝다

 

국세청 22일 종부세 고지서 발송
종부세 내일 고지한다는데…집부자는 공제·증여 ‘방어막’

 
                     <한겨레> 자료사진

 

 

 

국세청이 올해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22일 납세자들에게 보낼 예정이어서, 올해 종부세 수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선 주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종부세 세율 인하, 1주택자 종부세 폐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이른바 ‘종부세 폭탄론’도 재점화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소수의 집부자를 제외한다면, 올해분 종부세는 1~2주택을 보유한 가구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주택자 세 부담 경감을 위한 조처들이 폭넓게 적용되는 데다, 다주택자들은 가족간 증여를 통해 사전에 ‘방어막’을 쳤기 때문에, 실제로는 종부세가 ‘폭탄’이 아니라 ‘이 빠진 호랑이’ 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1세대 1주택의 종부세 과세기준이 이번부터 공시가격 9억원 초과에서 11억원 초과로 상향 조정된 게 종전과 달라진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론으로 결정하고, 8월 국회에서 논란 끝에 종부세법을 개정하면서, 1세대 1주택자 가운데 상당수가 종부세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기존 과세 기준(9억원)이 유지됐을 경우 종부세 대상자가 85만4천명으로 추산됐으나, 과세 기준이 11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8만9천명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공시가격 11억원은 시가로 15억~16억원 수준으로, 서울의 경우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과열지역 내 중소형 아파트 대부분이 비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지난 19일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국민 98%는 종합부동산세와 무관하다”며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런 배경에 따른 것이다.
 
공시가격 11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1세대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종부세 세율은, 지난해 0.5~2.7%에서 올해는 0.6~3.0%로 높아져, 명목 세 부담은 소폭 늘어난다. 그러나 1세대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노령자 공제와 장기보유 공제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세 부담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노령자 공제는 만 60살 이상부터 20~40%, 장기보유 공제는 5년 이상 보유부터 20~50%가 적용되며, 양쪽을 합쳐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예컨대 만 65살(30% 공제)인 사람이 15년 이상 보유(50% 공제)한 주택인 경우에는 최대 한도인 80% 세액공제를 적용받아, 세 부담 경감폭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부부가 1주택을 공동명의로 보유한 경우에도 과세특례를 선택해, 처음으로 노령자 및 보유기간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50대 부부가 공시가격 15억원짜리 주택을 공동명의로 갖고 있고 보유기간이 10년인 경우를 가정해보자.
만일 이 부부가 과세특례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종전처럼 각각 6억원씩, 총 12억원을 공제받고 남은 금액(3억원)에 대해서 과세가 이뤄진다.
과세특례를 선택하면, 11억원을 공제받고 나머지 4억원에 대해 과세를 하는데, 장기보유 공제로 세액의 40%를 할인 받는다. 이처럼 부부 공동명의자인 경우 과세특례와 기존 방식을 적용했을 때의 세액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에 2주택을 보유했거나 3주택 이상 보유자인 경우에는, 지난해보다 공시가격이 상승했고 세율(1.2~6.0%)도 크게 높아지면서, 올해 종부세액이 지난해 대비 갑절 이상으로 늘어나는 사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는 극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다주택을 보유한 가구의 경우 가족간 증여로 명의를 분산해 종부세 부담을 줄이는 관행이 이미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종부세는 인별 과세 원칙이기 때문에, 배우자와 자식이 각각 1주택씩 3채의 주택을 보유했다고 해도, 이를 합산하지 않고 개인별로 과세하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이는 증여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를 보면, 올해 1~9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6만3054건에 이른다. 이는 전국적으로 연간 아파트 증여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9만1866건) 1~9월 증여 건수(6만5574건)에 이어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property/1020134.html?_fr=mt2#csidxc58dc6efe7ce7cfb025663e1d4dc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