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울컥하게 한 '소상공인', 알고보니 108억 매출 CEO
상시근로자 26명, 시청 홈피에도 '중소기업' 표기... "민생 쇼 벌인 것이냐" 비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자신을 '소상공인'으로 소개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실이 '소상공인'이라고 소개한 한 참석자가 "갑자기 눈물이 난다"라고 말한 뒤 울먹이며, 은행 대출과 규제 등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이를 들은 윤 대통령이 울컥하며 화제가 됐다.
<중앙일보>는 '소상공인 눈물에 북받친 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다소 감정이 북받친 듯 말을 잠시 멈추었다"면서 "기업 대출에 비해서 가계 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이 더 부도율이 적고 대출 채권이 안정적인데, (은행이) 이런 자세로 영업해서는 안 되며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를 보면, 그를 가리켜 '김포 수산물 제조 소상공인'이라고 소개했다. 대통령실의 브리핑과 공개된 영상을 보면, 마치 은행 대출이 힘든 소상공인과 대통령의 만남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드러난 정보를 접하고 보니, 당시 마이크를 쥔 그 사람을 과연 소상공인이라고 불러야 할지 의문이 들었다.
소상공인 맞나? 지난해 매출 108억, 상시근로자 26명
이날 발언한 김씨는 김포에서 수산물을 가공해 판매하고 학교와 군부대에 납품하는 업체의 대표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해당 기업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매출액은 108억 원이고 직원은 26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해당 기업 홈페이지에 나온 신축공장은 현대식 건물로 규모가 꽤 컸고, 납품 차량도 여러 대인 것으로 보였다. 2021년에는 지상파 방송에도 소개됐고, 업체 대표는 '유료광고'라고 표기한 유명 방송인의 유튜브에도 출연했다.
소상공인 기본법 제2조 '정의'를 보면, 소상공인은 상시근로자가 10명 미만인 사업장을 말한다. 제조업 소상공인의 경우 ▲상시근로자 10명 미만 ▲평균매출액 120억 원 미만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수산업체의 경우, 매출액과 상시 근로자 수 등을 종합해 본다면, 우리가 흔히 자영업자를 떠올리는 '소상공인'으로 보긴 어렵다.
해당 기업은 중소기업에 가까우며, 실제로 김포시 홈페이지에도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있다. 또 '사람인'에 올라온 해당 기업정보에도 '중소기업'이라고 표기돼 있다.
신 의원은 "소상공인 대책과 무관한 사람을 데려다 놓고 소상공인 대출 정책을 논한 것은, 대한민국의 400만 명 소상공인을 우롱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지율이 떨어지자 민생타운홀을 가장한 민생 쇼를 벌인 것이냐"며 "대통령실은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닌 제대로 된 민생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오후 대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차가운 손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정부가 되겠다"고 말했다.
[임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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