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윤 비서실장' 김대기, 재산 28억 누락하고도 "개인정보"

道雨 2023. 11. 13. 14:20

'윤 비서실장' 김대기, 재산 28억 누락하고도 "개인정보"

 

 

대검 강력부장 출신 주철현 의원, 국감서 집중 추궁

"공직자윤리위로부터 징계나 과태료 처분 받았나?"

김대기 "개인정보 밝힐 수 없어" 끝까지 답변 회피

고액 자산가에 인기 높은 '발행어음' 28억이나 누락

"일반 공직자는 1억 원만 신고 누락해도 징계받아"

"특혜 처분 탄로 날까봐 증언 거부, 당장 해임해야"

 

 

 

 

                             

*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3.11.7. 연합뉴스


 

 

"한두 푼도 아니고 20억이 넘는 거액을 누락했다.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나 과태료 처분을 받았나?"

"받았다. 그러나 개인정보라 밝힐 수 없다."

7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재산 누락 문제를 두고 밤늦게까지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검사 출신 주철현 의원이 주공격수로 나서 집요하게 추궁했으나 김 실장은 고위공직자임에도 '개인정보'라는 이유를 들어 끝까지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 엄호에만 주력했다. 주 의원과 김 실장의 주요 문답은 다음과 같다.

-작년 8월 공개된 재산은 48억 1468만 원인데 올해 3월 공개된 재산은 73억 4500여만 원이다. 7개월 사이에 25억 원이 증가했는데, 28억 7000만 원에 달하는 발행어음이 새로 신고됐기 때문으로 들었다. 누락해 신고한 것이 맞나.

"예."

-아니, 한두 푼도 아니고 20억이 넘는 거액을 (누락할)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저도 뭐 할 말은 없는데,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자료를 주면 그 자료 그대로 공식 서식에 맞게 넘기는 작업을 직원들에게 다 맡겼다. 근데 그 직원이 헷갈렸다. 저도 그때, 5월 초에 장모님도 돌아가시고 하도 정신이 없을 때라서 파악을 못 했다. 뭐 하여간…."

-누락 신고에 대해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아무런 통보나 요구를 못 받았나?

"받았다."

-뭐라고 받았나?

"그냥 뭐, 받았다. 이건 제 개인적인 거니까요."

-공직자윤리법은 중대한 과실로 누락하거나 잘못 기재된 경우에도 꼭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징계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는 말씀인가?

"그러니까 윤리위원회에서도 뭘 받았는지는 공개를 안 하고…. 개인정보니까. 공직자도 개인이다."

-윤리위원회는 공개할 수 없지만 실장님은 고위공직자로서 밝혀야 하는 거 아니냐.

"제가 밝히면 (다른 공직자들도) 다 밝혀야 한다."

 

김 실장이 이처럼 궁색한 이유로 답변을 이리저리 피하자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도 설전이 벌어졌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증인이 증인선서를 하고 증언을 거부하고 있다. 위원회 의결로 고발해야 한다"고 항의한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답변을 거부한 거라고 보지 않는다. 개인정보 맞는데 여기서 증언할 의무가 있느냐"고 받아쳐, 양측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잠시 정회한 뒤 국감이 속개됐지만 김 실장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제가 공직자이긴 하지만 프라이버시가 있는 것이다. 양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반발하며 회의장을 나오자 국민의힘 소속인 윤재옥 운영위원장이 곧바로 산회를 선포해 대통령실 대상 국감은 종료됐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7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유튜브 MBC 중계 화면 갈무리

 

 

 

앞서 김 실장은 올해 3월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때 지난해 8월보다 25억 3099만 원이나 증가한 73억 4567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는 대통령실 참모 중 재산 변동 폭이 가장 큰 것이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재산 공개 때 빠뜨렸던 '발행어음' 28억 7708만 원을 뒤늦게 추가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을 조달하려 판매하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연간 4~5%의 비교적 높은 이자를 지급한다. 자기자본이 4조 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선정된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NH투자증권·KB증권 등 4개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으며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 어음이다. 금리가 높은 편이지만 김진태 강원지사의 '레고랜드 사태' 등을 겪으면서 단기 자금시장이 경색되자 증권사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특판 등을 통해 증권사가 판매한 발행어음 상품 중에는 연금리 8%를 찍은 사례도 있어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거액의 발행어음 누락에 대해 지난 3월 당시에도 대통령실은 공직자윤리정보시스템에 금융 자료를 손으로 입력하는 과정에서 비서실 직원이 실수로 누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20억 원대 재산 항목을 단순히 실수로 빠뜨렸다는 건 석연치 않다. 고위공직자 재산 등록 시스템은 신고 당사자의 모든 금융 정보를 자동으로 불러들이기 때문이다. 설혹 직원이 실수했다고 해도 김 실장 본인은 누락 사실을 곧 알 수 있었을 텐데 재산 신고 내역을 확인한 즉시 정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공직자윤리법 제12조(성실등록의무)는 재산 등록 의무자의 성실한 재산 등록을 의무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제22조(징계 등)는 제12조를 위반해 허위 등록 등 불성실하게 재산 등록을 할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를 사유로 해임 또는 징계 의결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김 실장의 재산 등록 누락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징계를 요구했다는 소식은 없었다.

 

이번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주철현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반 공직자들은 1억여 원 정도의 재산 신고만 누락해도 견책 등 징계를 받는데 대통령 최측근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비서실장이 윤리위 처분 내용이 개인정보라며 공개를 거부하니 너무 어이가 없다"면서 "공직자윤리위 처분 기준에 따르면 3억 원 이상 누락 신고한 경우는 중과실로 보아 해임 등 징계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공직자들은 누락 액수에 따른 처리 기준에 따라 엄격한 징계를 받는데, 핵심 권력 인 비서실장은 기준에 따른 징계 처분도 제대로 받지 않은 모양이다. 특혜 처분 사실이 탄로 날까 두려워 개인정보보호법 운운하며 증언을 거부하는 비서실장의 몰염치가 가증스럽다"며 "대통령 최측근의 윤리, 준법의식이 이 정도니 윤석열 정부의 공직기강이 제대로 설리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재산 등록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국회증언감정법을 위반한 김대기 비서실장을 당장 해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주 의원은 대검찰청 공안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감찰기획관‧범죄예방정책국장, 광주지검장, 대검찰청 강력부장 등을 지냈다. 공안·특수·강력·기획 분야를 두루 거친 베테랑 검사장 출신으로 야당에선 보기 드문 이력의 소유자다.

주 의원을 비롯한 운영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실장은 끝내 '프라이버시'라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누락한 재산 신고에 대해 어떤 조치를 받았는지 제출하라는 것이 어떻게 개인정보가 될 수 있나"라며 "결국 잘못의 심각성에 비해 솜방망이 처분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커서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거액의 재산 신고 누락은 고위공직자에게 치명적인 결격 사유"라면서 "윤 대통령의 합당하고 신속한 인사 조치를 촉구한다"고 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비서실은 국정감사 요구 자료에 '소속 공무원에 대해 현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일체의 징계 처분을 내린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반면에 인사혁신처장은 국회 예결위에서 김 실장의 재산 신고 누락에 대해 '처분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며 "그러면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직자가 재산 신고를 누락해 징계받은 전례는 셀 수 없이 많다. 국회의원들 같은 경우 선출직은 재산 신고를 누락해서 의원직이 상실된 경우도 종종 있다"며 "대통령 비서실장이라고 봐줘서는 안 된다.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면 인사혁신처는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한 것이니 합당한 사과와 함께 다시 처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경 에디터haojing610@mindlenews.com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