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어설픈 연극...게는 자기 몸에 맞는 구멍을 판다

道雨 2024. 1. 26. 09:22

어설픈 연극...게는 자기 몸에 맞는 구멍을 판다

 

 

                 ▲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90도 인사하는 한동훈 위원장 (사진 = 윤희숙 진보당 대표 페이스북) 

 

 

 

 

70년대, 우리 국민은 프로레슬링에 열광했습니다. 김일 선수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농촌의 논과 밭에는 사람들을 볼 수 없었고 도시의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팬티 속에 감추었던 병따개로 김일 선수의 이마를 찍어 유혈이 낭자할 때, 분노 게이지는 천장을 뚫을 지경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김일 선수는 하얀 수건으로 이마를 싸매고 승리의 포효를 합니다. 국민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손바닥이 갈라질 정도로 박수를 쳤습니다.

“레슬링은 쇼다”

기억 하기로는 장영철 선수의 입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마의 피는 '빨간 약'이었고, 치고받는 것이 약속된 대련이었다는 겁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그 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프로레슬링은 외면받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의 봄을 탱크로 깔아뭉개버린 군사독재가 국민의 뜻을 또다시 짓밟아 버리고 대통령선거를 체육관 선거로 치르겠다고, 이른바 4.13호헌 조치를 발표합니다.

국민의 분노는 거리를 메웠고 정권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당시에는 항복 선언이라고 했습니다만-노태우 입에서 전두환의 호헌을 뒤집는 선언을 합니다. 6.29일에 있었던 이 선언은 노태우를 띄우기 위한 전두환 작품이었던 것으로 밝혀집니다. 국민을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국민에게 희망을 준 프로레슬링이 쇼라고 밝혀질 때 국민이 받을 충격파를 가늠할 수 없어 당시의 언론들은 장영철의 폭로 이전에는 입도 뻥긋 안 했습니다.

6.29 선언이 전두환이 만든 각본이었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알았을 것이지만 그 어떤 인사도, 어떤 언론도 짜인 각본이라고 하지 않았고 국민은 노태우의 결단이라고 감동했습니다. 물태우가 하루아침에 강태우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군사 정권은 연장되었습니다.

그리고 2024년 대한민국.

한편의 연극이 펼쳐집니다. 느닷없이 대통령실에서 집권당의 비대위원장에게 사퇴하라고 윽박질렀다는 기사가 터져 나옵니다.

언론은 일제히 “충돌”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었습니다. 언론의 기사대로라면 집권 여당은 일촉즉발의 대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언론은 간신 다운 면모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매시간 두 사람의 동향을 무협지 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씁니다.

나는 두 사람의 이번 갈등을 처음부터 연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정 사실화할 수는 없지만 그 이유는 대충 이렇습니다.

첫째, 윤석열은 한동훈을 내칠 형편이 아닙니다. 21년 동안 한동훈은 윤석열의 모든 것을 봤을 겁니다. 윤석열의 약점까지도 말입니다. 자신을 그렇게 매몰차게 내친다면 한동훈 역시 그냥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겁니다. 그것을 윤석열이 모를까요? 두 사람은 죽을 때까지 함께 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윱니다.

두 번째, 연출이 아니라면 한동훈은 곧바로 사퇴했어야 했습니다. 90도 각도로 인사할 정도로 절대복종인 한동훈이 감히 윤석열의 하명을 거부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또 하나, 정초, 청와대 영빈관에서 있었던 신년 인사에서 한동훈의 발언을 바라보는 윤석열의 눈빛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대견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아버지. 누구는 부러워했을 것이고 누구는 시기했을 겁니다. 그런데 정치가 아무리 비정하다 하더라도 21년 정을 단칼에 끊을 정도일까? 의리 라면 배우 김보성 보다 더 강하다고 자부하는 윤석열이 그 정도 사안으로 애지중지 키운 한동훈을 버릴까? 알량한 것이 때로는 상상 이상이 되기도 합니다.

어설픈 연극의 2 막은 갈등의 봉합, 즉, 출구 전략이었을 겁니다. 서천 화재 현장은 두 사람이 온몸으로 연기할 수 있는 안성맞춤 무대였습니다.

민생토론마저도 30분 전에 파투를 논 사람이 성치 않은 몸으로 서천까지 갈 필요는 없었습니다. 총리를 보내도 되니까요.

그런데 그는 현장에 갔습니다. 현장에 갔으면 피해 복구 약속도 약속이지만 피해 상인들을 위로하는 게 지극히 정상적인 대통령이 할 일입니다. 허나 한동훈과의 만남이 중요했기 때문에 상인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화재 현장을 처삼촌 벌초하듯 쳐다보고 한동훈을 데리고 같은 열차를 타고 상경했습니다. 여기까지가 2막입니다.

 

 

                ▲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이 울부짖고 있다 (사진 = 윤희숙 진보당 대표 페이스북)    

 

 

 

이제 3막이 기다립니다. 3막은 아마 김건희의 사과와 사저 유폐가 될 공산이 큽니다. 그 정도의 대책이 아니면 선거는 폭망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고 그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은 더 이상 속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대본까지 훤히 꿰고 있는 마당에 국민을 프로레슬링에 열광하던 시절, 6.29선언이 통하던 시절로 보는 것은 국민에 대한 불경입니다.

 

 

 

[신문고뉴스] 심춘보 논설위원 =

 

 

출처:
https://www.shinmoongo.net/165406?fbclid=IwAR1uqwIvxh4SKgJi2fNomAuM79aBEINFeVenH3UDO0XH1FHwMjNFibhUL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