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끝 모를 명태균 폭로, 윤 대통령 부부가 직접 설명해야

道雨 2024. 10. 17. 09:49

끝 모를 명태균 폭로, 윤 대통령 부부가 직접 설명해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의 충격적 폭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명씨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는 김건희 여사의 2021년 카카오톡 메시지를 지난 15일 공개했다.

이어 그날 밤에는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 “그게 한 2천장 된다. 최고 중요한 것만 까도 한 200장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사하고 주고받은 문자는 애피타이저도 아니다. 사회 파장이 그거 10배, 100배 넘는다”고 했다.

 

자신이 구속되면 ‘대통령 하야·탄핵’이라고 했던 명씨는, 대통령실 협박 발언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는 대통령실이 자신과 김 여사의 카카오톡 대화는 “사적 대화”라고 해명한 데 대해 “그럼 공적 통화, 대통령하고 한 걸 까야 되겠네”라고 말했다. 공천이나 인사 문제 등을 논의한 기록을 갖고 있다는 암시로 비친다.

 

또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 친오빠를 지칭한다고 했지만, 명씨는 “(누구를 말한 건지) 기억이 안 난다”고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명씨의 폭로가 정국을 뒤흔들며 정권을 위태롭게 하는데도, 대통령실과 여당의 대응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 대통령실은 명씨에게 ‘협박을 중단하고 사실대로 똑바로 말하라’는 경고조차 하지 않고 있다.

대선 후보 경선 시절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에도 대통령실은 침묵하고 있다. 명씨 입에 오르내린 여당 정치인들은 “모욕적”이라면서도, 누구 하나 명씨를 고소·고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명씨가 대통령실 참모와 친윤계 정치인들을 향해 “대통령께 물어보고 말하라”고 큰소리치고 있다.

이러니 국민들은 ‘뭔가 있구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명씨의 주장은 앞으로 진위를 가려야 하겠지만, 대통령실의 미심쩍은 대응은 의혹을 키우고 있다.

‘윤 대통령이 명씨를 만난 것은 2021년 7월 초 두 차례가 전부’라는 대통령실의 지난 8일 공식 해명부터, 당사자들의 반박으로 신빙성이 무너졌다.

대통령실이 움츠러드는 것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명씨 사이에 벌어진 내밀한 일을 그 세 사람 외에는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김 여사에 대한 문제 제기가 금기시된 대통령실 분위기도 얹어졌을 것이다.

 

이 어지러운 폭로와 혼돈을 멈추려면,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명씨와의 관계에 대해 국민 앞에 직접 설명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한다.

 

 

 

[ 2024. 10. 17  한겨레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