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 “윤 정부 못 믿겠다”…속절없이 무너지는 경제
코스피와 원화 가치 9% 가까이 급락
주요 40개국 가운데 하락 폭 가장 커
코스닥은 전쟁 중인 러시아보다 못해
윤 정부 내내 내수 침체 이어지는데도
‘건전재정’ 타령만…경기 부양 손놓아
이러다간 잠재성장률 달성도 힘들어
주가와 환율은 한 국가의 경제 상황과 미래 전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정부의 경제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기업들의 실적과 경쟁력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는 현주소이자 시장의 내정한 평가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 주가와 환율 흐름을 보면 윤석열 정부의 경제 운용 수준과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현실을 가늠할 수 있다.
주가와 환율이 보여주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 무능
17일 연합뉴스가 연합인포맥스의 전 세계 환율·주가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우리나라 원화와 주식 가치는 9% 가까이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주가지수 중에 거의 유일하게 떨어졌고, 코스닥은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증시의 주요 지수보다 하락 폭이 더 컸다.
정부는 말로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내세우면서 실효성 없는 대책들만 늘어 놓고 있다. 한국 재벌 기업들은 3, 4세로 경영권이 승계되며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커녕 상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주요국 대비 원화 가치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환율 안정은 경제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내내 이어지는 극심한 내수 침체에 더해, 올해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마저 비상등이 켜지면서, 원화 가치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중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경기가 회복 중이라며 재정 건전성을 위해 내수 진작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건전재정도 내수 경기 부양도 다 놓친 윤 정부
그렇다고 정부 재정이 튼튼해진 것도 아니다. 분별없는 부자 감세로 작년과 올해만 세수 펑크가 86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세입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정부는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나 국채 발행을 하지 않겠다고 하니, 결국 세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기업과 가계는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에 쓸 돈이 없다. 결국 침체에 빠진 경기를 살리려면 정부가 적극 돈을 풀어야 한다. 최소한 마중물 역할을 할 정도의 부양책을 신속하게 시행해야 하는데, 전문가들이 아무리 권고해도 윤석열 정부에게는 ‘쇠귀에 경 읽기’다.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려면 재정을 포함해 국가의 모든 생산요소를 적극 투입해야 하는데, 정부는 이런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셈이다. 이대로 가면 내년에는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2%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경제가 처참하게 망가질 수 있다.
올해 들어 한국 주가만 거의 유일하게 하락
주가와 환율로 본 한국 경제의 민낯은 민망할 정도다. 코스피는 작년 말 2655.28(종가 기준)에서 올해 11월 15일 현재 2416.86으로 8.98% 떨어졌다. 코스닥의 하락률은 더 처참하다. 지난해 말 866.57에서 지난 15일 현재 685.42로 하락률이 20.90%에 달한다. 전쟁 수행 국가인 러시아RTS(-20.79%)보다 하락 폭이 크다.
한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폭락하는 동안, 미국 3대 주가지수는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들어 나스닥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각각 24.44%와 23.08%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15.27%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유로권의 유로스톡스50과 독일DAX, 영국FTSE100도 각각 6.04%와 14.68%, 4.27% 뛰었다. 중화권 증시의 지수들도 큰 폭으로 올랐다.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항셍지수, 대만가권지수는 각각 11.96%, 13.95%, 26.84% 상승했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날개 잃은 원화 가치 추락
지난 15일 현재 원/달러 환율(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은 1398.80원이다. 지난해 말(12월 28일 1288.00원)보다 8.60% 급등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9% 가까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트럼프 집권 2기를 앞두고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원화 가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국 통화의 달러 대비 가치 절하율은 유로 -5.11%, 영국 파운드 -1.08%, 호주 달러 -5.67%, 대만달러 -5.99%, 역외 위안 -1.85%로 모두 원화보다 낮았다. 원화 절하율은 같은 기간 달러 인덱스(지수) 절상률(5.58%)과 비교해 2%포인트 이상 높았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와 엔, 파운드 등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적 가치 추이를 반영한 지수다. 달러 대비 가치가 원화보다 더 떨어진 통화는 일본 엔화뿐이다. 엔/달러 환율은 작년 말 141.181엔에서 156.295엔으로 10.71% 뛰었다.
트럼프 재선 가능성과 함께 달러 강세 흐름이 뚜렷해지기 시작한 10월 이후로 기간을 좁혀도 원화 절하율(-6.51%)은 유로(-5.60%), 파운드(-5.36%), 대만달러(-2.68%), 위안(-3.41%)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원화보다 가치가 더 많이 떨어진 통화는 엔화(-9.28%)와 호주 달러(-6.84%)뿐이다.
“정부, 상황인식부터 바꿔 내수 부양 적극 나서야”
환율과 주가 급락을 지켜보는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내수 경기 부양이 시급하다고 당부한다. 긴급하게 정부 예산을 투입해 경제를 살려놓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야기다. 그래야 구조 개혁 등 중장기 과제도 해결할 수 있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취합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부나 한국은행의 경기에 대한 상황인식, 진단부터 바뀌어야 한다. 정부나 한국은행은 ‘항상 올해도 성장률 2% 넘지 않았느냐, 내년에도 2%는 넘을 것이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쯤 되니까 나쁘지 않다’ 이런 말만 되풀이하며 문제가 없다는데 무슨 대책이 나오겠나. 근본적으로 소비를 위축시키는 과도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지역에 값싼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젊은 층의 주거비 문제를 해결해줘야 소비나 내수가 살아날 것이다.” (한 민간 연구기관 관계자)
“구조 개혁도 필요하지만, 경기 사이클상 안정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구조 개혁은 선이고, 경기 부양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를 극복하고, 내수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오늘을 살아야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
장박원 에디터jangbak6219@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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