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이상민, 계엄 때 소방청장에 “경향·한겨레·MBC 단전·단수 협조하라”

道雨 2025. 1. 13. 17:29

이상민, 계엄 때 소방청장에 “경향·한겨레·MBC 단전·단수 협조하라”

 

 

 

허석곤 소방청장은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당일,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에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상이 된 언론사는 경향신문과 한겨레, MBC 등이었다.

허 청장은 13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월3일 소방청장 주재 회의 때 이 장관의 전화 내용 중 주요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있었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허 청장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37분쯤 이 전 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허 청장은 당시 전화 지시에 대해 “특정 몇가지 언론사에 대해 경찰청 쪽에서 (단전·단수) 요청이 오면 협조하라는 얘기였다”며 “옆자리에 차장이 앉아있어서 ‘장관님 전화 왔다. 언론사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 단전·단수 뉘앙스가 있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이 전 장관의 전화 지시에 경향신문, 한겨레, MBC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조선일보가 (대상에) 들어갔냐’는 질문에는 “기억에 없다”고 답했다.

 

허 청장은 앞서 언급된 3개 언론사 외에 지시 대상이 더 있었냐는 질문에 “네댓 군데 정도 말씀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도 포함되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 민주당사 등의 포함 여부에 대해선 “기억에 없다”고 했다.

 

애초 윤 의원 질의에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던 허 청장은, 윤 의원이 “내용을 알고 묻는 것”이라며 계속 묻자 “경찰에서 협조 요청이 있으면 협조해주라는 뉘앙스였다”며 답변을 바꿨다.

 

허 청장은 이후 조치 사항을 묻는 질의에는 “과연 단전·단수가 소방 업무인지, 우리가 할 수 없는 부분이라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장 등 다른 간부들에게 관련 지시를 이첩한 적 있냐는 질의에도 “지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날 함께 출석한 고기동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과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에 대해 “들어본 적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윤석열 내란진상조사단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 수방사 비밀조직이, 지난해 2월부터 계엄 사태 당시 국회 단전을 위해 국회에 전력을 상시 공급하는 여의변전소를 사전에 답사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윤 대통령은 계엄 이후 대국민 담화에서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면, 국회 건물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부터 취했을 것이고, 방송 송출도 제한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엄 사태 당시 단전·단수를 통한 언론사 장악을 계획한 것이 드러났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8일 자진 사퇴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사태 이후 국회 행안위에 출석해 “비상계엄령 선포는 고도의 통치행위로 대통령이 헌법에 규정된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옹호했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