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디플로매트 "개헌 논의, 윤석열 내란 행위에 면죄부"

道雨 2025. 3. 12. 10:56

디플로매트 "개헌 논의, 윤석열 내란 행위에 면죄부"

 

윤과 국힘 잘못에서 이재명으로 시선 돌려

국힘 대선 출마 희망자들의 개헌 요구

"진짜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 저지하기"

윤 셀프-쿠데타 시발점은 본인의 실정

"하루 밤새 민주주의 체제 뒤엎기 시도"

 

"분주한 개헌 논의는 그 정치적 재앙(내란)에서 윤석열(대통령)이 했던 개인적 역할과 관련해 어느 정도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개헌 논의는 이재명의 형사사건들에 초점을 다시 맞추고, 개헌이 없다면 대통령 이재명이 뭔 일을 할지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잘못들에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만든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윤석열 대통령 석방과 관련한 전현희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으며 자료화면을 보고 있다. 2025.3.10 연합뉴스

 

 

 

"개헌 논의, 윤석열 내란 행위에 면죄부"

디플로매트 '제왕적 한국 대통령제' 조명

 

미국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매트>는 '한국의 제왕적 대통령제'란 10일 자 기사에서, 최근 한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분출되는 개헌 주장의 위험성을 이렇게 지적했다.

불법 군 동원을 통해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 자체를 무너뜨리려 시도했던 윤석열의 내란 행위에 자칫 면죄부를 주고, 되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정치적 타격을 줄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디플로매트는 '대통령 4년 중임제' 찬성이 64%에 달한다는 3월 4~6일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인용해 임기 단축 개헌을 거론한 뒤 현재 △ 국회에 행정입법, 예산, 공공 감사에 대한 더 많은 권한 부여 △ 법관과 검사를 관리할 독립적 헌법기관 개설 등에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결정 시 60일 안에 치러야 하는 대선과 관련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각각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대표와 김문수 노동부 장관은 개헌 관련 발언을 꺼리는 데 반해, 특히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대선 출마 희망자들은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제한하는 특별조항을 요구하고 있다고 디플로매트는 소개했다.

 

 * 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5.3.6 연합뉴스

 

 

 

국힘 대선 출마 희망자들의 개헌 요구

"진짜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 저지하기"

 

그러면서 "그들은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러 돈을 아끼자는 구실을 대지만, 진짜 이유는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이재명을 저지하는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앞서 개헌 논의와 관련해 이 대표는 지난달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고,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임기 중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 폐지 요구도 거론했다. 디플로매트는 "이재명이 몇 가지 재판을 받는 점에서 이런 요구도 이재명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하고 "현행법에선 이재명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런 계류 중인 사건들로 인한 기소를 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디플로매트는 윤석열이 지난달 25일 헌재의 탄핵 심판 최후변론에서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 개혁의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겠다"면서 탄핵 기각을 '애원'한 사실을 거론한 뒤 "아무것도 잃을 게 없는 바로 그 사람이 편하게 개헌을 얘기한다는 사실은, 개헌이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고 위험한지, 많은 걸 말해준다"라고 덧붙였다.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야 5당 대표들이 '윤석열 파면' 문구를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2025.3.8. 이호 작가

 

 

 

디플로매트, 윤석열 셀프-쿠데타 시발점은

본인의 실정…대중 분노‧줄탄핵으로 이어져

 

취임 이후 지난 2년 반 윤석열의 국정 운영 실패도 조명했다. 디플로매트는 "한국인들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본질과 위험을 지켜봤다"면서 △ 행정부와 군부에 대통령의 '똘마니' 채우기 △ 주요 이슈에 대한 윤 정부의 서투른 대처 △ 권한 없는 대통령 지인들의 국정 개입 △ 언론자유 추락 등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디플로매트는 '제왕적 대통령'이 "이런 모든 것을 하는 동안, 입법부는 반격할 역량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든 일은 대중의 공분과 야당인 민주당의 일련의 탄핵소추에 기름을 부었고, 이는 거꾸로 윤석열의 분노를 부추겨, 끔찍하게도 셀프-쿠데타 시도로 나타났다"고, 대통령 윤석열의 책임을 부각했다.

행정부 각료 등에 대한 야당의 '탄핵소추'와 관련해선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메커니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제왕적 대통령' 윤석열, 2년 반 뭘 했나

"하루 밤새 민주주의 체제 뒤엎기 시도"

 

디플로매트는 미국의 역사가 아서 슐레진저의 1973년 저작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소개한 특징과 관행이 윤석열에 딱 들어맞는다면서 △ '인민에게'보다는 '대통령에게' 권력 부여 △ 언론 괴롭히고 관리하기 △ 자기 사익을 위한 비밀 시스템 가동 △ 입법부 무시 △ 정치적 반대를 사적 원한으로 생각 △ 검찰 활용해 정치적 경쟁자와 비판자 괴롭히기 △ 본인의 스캔들과 행정부의 무능에 대한 공정한 조치 피하기 등을 구체적 사례로 들었다.

 

몇 걸음 더 나아가 윤석열은 실패한 셀프-쿠데타를 통해, 기존 정치 체제의 과격한 변경까지 시도하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대통령 권력 개념'을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디플로매트는 "한국인들은 대통령 개인이 국가의 운영을 망치고, 즉 윤석열의 경우엔 모든 걸 자기 입맛에 맞게 뒤틀고, 하루 밤새 민주주의 체제를 뒤엎는 그런 여지가 많다는 비싼 교훈을 얻었다"면서 "그건 한국의 헌법과 법률이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부여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십 년의 군사 독재는 강력한 행정부란 유산을 남겼다"면서 △ 입법부의 견제를 거의 받지 않는 막강한 공직자 인사권 △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 통제 △ 예산권 △ 모든 걸 쥐고 흔드는 대통령실 △ 거부권과 계엄령과 비상대권 선포 권한 등도 소개했다.

디플로매트는 특히 대통령의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 통제와 관련해 "편파적 제재와 선택적 정의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유 에디터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