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검경, 공권력, 공공 비리

이재명 대통령 : 12.3 내란 사건, 김건희, 채해병 사건 등 세 특검 지명

道雨 2025. 6. 13. 14:49

한동훈 장인 구속했던 조은석 특검…여야·검찰 가리지 않는 수사 정평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밤 12·3 내란 사건 특별검사로 조은석 전 감사위원을 지명했다. 조은석 특별검사는 역대 최대 규모 수사팀을 지휘해 ‘현직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를 단죄하는 역사적 소임을 맡게 됐다. 수사 대상은 역대급이다. 직전 대통령과 전임 정부 국무총리·부총리, 국방·법무 장관 등 국무위원을 망라한다.

 

조은석 특검은 검찰 시절 최고권력과 여야, 검찰 내부, 재벌, 언론을 가리지 않는 수사로 좌천성 인사를 여러 번 당했다. 호남 출신이지만 민주당 소속 대통령 최측근과 정치인을 여럿 구속했다.

평검사 때 특별수사로 명성을 얻었지만, 이후 형사부 보직을 주로 맡은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검사들이 실패한 수사를 살려내 유죄를 받아내면서 ‘재수사 전문검사’라는 별칭도 있다. 그를 잘 아는 검찰 안팎 인사들은 “수사력과 집요함은 물론 큰 수사를 이끄는 공보 감각이 탁월하다” “내란 관련자들이 독한 사람에게 걸렸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7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검사였던 조 특검은 경성비리 사건을 재수사 하며 당시 집권여당이던 민주당 정대철 대표, 이기택 전 대표 등 거물을 여럿 구속기소했다. 1999년에는 옷로비 사건 수사 과정에서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또 최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홍두표 전 한국방송(KBS) 사장도 구속기소했다.

 

같은 해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수사 때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으로 검찰 선배였던 진형구 전 대검찰청 공안부장 구속수사를 했다. 기소 뒤 2005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때까지 조 특검이 직접 공판을 맡았다. 진형구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장인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나라종금 로비 의혹 사건 재수사 때는 주임검사로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씨를 구속기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일,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재판에 넘겼다. 2004년 대선자금 수사 때는 대통령 측근인 이광재씨를 수사하고, 자금을 전달한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을 구속기소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로 있을 때는 여야 모두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다.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 수사를 지휘해 여야 의원 11명의 지역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현직 의원 6명을 재판에 넘겼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때는 세월호 사건을 두고 청와대 및 법무부와 갈등을 빚었다. 2014년 대검찰청 형사부장이었던 조 특검은 세월호 사건 현장에 출동하고도 구조 활동에 나서지 않았던 해경 정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적용을 강력히 주장했다. 국가 책임 인정을 극구 피하려던 박근혜 청와대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김주현 검찰국장은 재검토를 계속 요구했지만, 결국 해당 혐의로 불구속기소가 이뤄졌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후 조 특검은 청주지검장으로 좌천 인사를 당한다. 2015∼2017년에는 아예 비수사 한직인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거듭 좌천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위원에 임명된 조 특검은, 윤석열 정부 들어 반복된 감사원의 전 정권 표적 감사와 현 정부 봐주기 감사에 대해 절차와 법령, 규정 위반 등을 앞세워 내부 견제자 구실을 톡톡히 했다. 감사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올해 1월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감사에 대한 재심의 검토를 지시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관저 관련 뇌물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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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민중기…‘양승태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 경험

 

 

 

김건희 여사 수사를 이끌 민중기(66·사법연수원 14기) 특별검사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내는 등, 사법부 내에서 진보 성향 인물로 평가된다.

 

민 특검은 대전 출신으로 대전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뒤 군 법무관을 거쳐 대전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행정법원·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동부지법원장 등을 지낸 뒤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끝으로 2021년 퇴임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66·15기)과 서울대 법대 동기로, 둘이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법원장 재임 때인 2018년 서울중앙지법원장에 임명돼 3년간 재직했다.

 

 

민 특검은 진보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법원 재직 당시 노동법 커뮤니티 회장을 역임하고 행정법 판례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논문을 발표하는 등, 노동·행정 분야 전문가로 꼽혔다.

 

민 특검은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건 때 사태 해결을 위한 전국판사회의에 고위 법관으로 참석했고, 이후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조사를 주도했다. 위원회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박근혜 정부와 법원행정처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재판 관련 연락을 주고받으며 유착된 정황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런 조사 경험이 김 여사 사건 수사 특별검사로 지명된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 특검은 이날 서울 서초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만큼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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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의혹’ 규명 이명현 특검 “억울한 죽음 진실 밝히겠다”

 

이회창 장남 병역비리 수사 군 법무관 출신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의 실체를 밝혀낼 이명현(63·군법무관 9회) 특별검사는 군사법 전문가로 꼽힌다. 조국혁신당은 주요 수사 대상이 국방부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인 점을 감안해 군 법무관 출신인 이 특검을 추천했다.

 

이 특검은 1962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해 1990년 제9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한 뒤 군 내부에서 법조 경력을 쌓았다. 그는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 국방부 조달본부(현 방위사업청) 법무실장, 제1군사령부 법무참모, 한미연합군사령부 법무실장, 합동참모본부 법무실장 등 군 사법 분야의 핵심 보직을 역임했다. 이 특검은 군내 군사기밀보호법 해설과 보안수칙 등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은 군 수사 실무 경험도 있다. 그는 1998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장남의 병역비리 합동 수사에 국방부 팀장으로 참여했다. 당시 소령이던 이 특검은 ‘수사 외압 폭로 보고서’를 작성해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전달했다. 국군기무사령부(현 방첩사령부)와 직속 상관 등으로부터 수사 방해와 외압이 있었다는 내용의 보고서였다. 이후 언론에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면서 수사외압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특검은 군 법무관 출신인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방부 검찰단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 상병 특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수사 외압 의혹, 대구지검이 수사하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직권남용 사건 등을 넘겨받을 계획이다.

김건희 여사 또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로부터 임 전 사단장의 구명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채 상병 특검엔 최대 105명의 수사 인력이 배치되며 수사 기간은 최장 140일이다.

 

이 특검은 13일 “억울한 죽음에 대해 명백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